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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비 유발 창고형약국…'언젠가 쓰겠지' 소비자들 지갑 열어

  • 강혜경 기자
  • 2026-05-08 09:33:30
  • 약준모, 소비자 1000명 대상 설문조사
  • 결제 금액 '3만원 초과' 비율, 동네약국 대비 11배
  • 창고형 약국서 대량 구매→동네 약국서 '재상담'
  • 약준모 "지출 팽창, 정보 단절, 공공성 훼손 3가지 붕괴"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창고형 약국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돈을 더 쓰게 하고, 약을 덜 안전하게 복용하게 한다는 소비자 대상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언젠가 쓰겠지'라는 생각과 '싸게 느껴지는 가격 착시', '대용량·진열에 혹해서' 더 약을 샀다는 건데, 실제 소비자들은 비타민·영양관련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진통제·해열제 등을 추가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회장 박현진, 이하 약준모)이 최근 3개월 이나 창고형 약국을 방문하거나 구매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구매행태 관련 설문 결과를 8일 공개했다.

묶음 판매-충동구매 결합, 3만원 이상 결제 41.5% 
설문에 응답한 45.3%는 '계획에 없던 약을 장바구니에 담았다'고 응답했다.

1회 결제 금액 역시 3만원 초과가 41.5%, 2~3만원이 39.7%로 동네약국 대비 높게 나타났다.

'가계 지출 체감도'를 묻는 질문에는 창고형 약국 방문시 돈을 더 많이 썼다는 답변이 49.3%, 창고형 약국 이용이 가계 지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39.4%였다.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29.8%에 불과했다.

대용량 묶음 판매와 충동구매가 결합해 전체 장바구니 규모를 비대하게 만든 셈이다.

집에 약 있는데도 구매…방치·중복 복용 위험↑
창고형 약국 이용자 가운데는 가정 내 사용하지 않고 남은 품목이 존재한다고 답변한 비율이 39.4%에 달했다.

문제는 보관량 증가가 '방치'와 '중복 복용'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분이다.

가정 내 방치된 대용량 의약품은 유효기간 경과와 변질의 우려를 낳으며 비축의 편리함은 곧 건강의 위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

더욱이 상담없는 대량 구매는 가족 간에도 치명적인 정보 누락을 발생시킬 뿐 아니라, 60대 이상 고령층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고령층의 경우 75% 이상이 동네약국에서 복약법을 다시 묻는다고 응답했다.

구매는 창고형 약국에서, 상담은 동네 약국에서? 
설문 결과 소비자들이 구매는 창고형 약국에서, 상담은 동네 약국에서 하는 기형적 분리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에 대한 최종적인 안전성 검토는 여전히 지역 약사에 의존, 동네약국이 복약지도라는 공공적 책임과 시간적 비용을 떠안는 구조적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약준모는 "의약품이 일반 소비재처럼 취급될 때 '지출의 평창', '정보의 단절', '공공성의 훼손'이라는 3가지가 연쇄 붕괴될 수밖에 없다"며 "창고형 약국은 단순한 유통의 변화가 아닌 보건의료 시스템의 위협"이라고 꼬집었다.

스웨덴 등 북유럽의 약국 규제 완화 사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듯, 대형화와 체인화는 의약품의 과잉소비를 부추길 뿐 실질적인 건강 증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착시 효과 검증 ▲대용량·묶음 판매 규제 ▲약료 상담 가치 인정 ▲고령층 보호망 강화라는 4가지 정책적 제언을 제시했다.

창고형 약국의 경제적 효과를 평가할 때 단가가 아닌 '총 구매금액'과 '폐기량'을 포함한 실질 지출 효과로 분석이 이뤄져야 하며, 의약품의 과소비와 오남용을 막기 위해 대용량 진열 판매에 대한 복약 안전성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고령층 보호망을 강화하기 위해 다제약물 복용자를 위한 중복 성분 및 병용 금기 확인 시스템 등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외부 구매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를 수행하는 지역 약국의 상담 행위에 대해 독립적이고 공적인 보상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약준모는 "약국은 단순 유통 채널이 아닌 가장 가까운 보건의료 안전망이어야 한다"며 "가격표에 가려진 진짜 가치, 즉 전문가의 상담과 안전한 복약 관리를 포기하는 유통 구조의 변화는 결코 혁신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설문은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실시됐으며, 응답 연령층은 경제 활동 및 소비 주력 계층인 30·40대가 각각 25%씩으로 가장 많았으며 50대 22%, 60대 이상 13% 등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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