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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억 조달·임상 확장...큐로셀, CAR-T 신약 차별화 전략

  • 차지현 기자
  • 2025-12-10 12:03:54
  • DLBCL 적응증 림카토 연내 허가 목표, 허가·상업화 병행 전략
  • 루푸스 신염 임상 2상, 1차 평가지표 강화…'퍼스트 무버' 도전장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신약개발 바이오텍 큐로셀이 국산 1호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허가를 추진하는 동시에 적응증 확장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AR-T 분야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자가면역질환 영역까지 개발 범위를 넓혀 차세대 면역세포치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큐로셀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신 홍반성 루푸스(SLE) 대상 CD19 CAR-T 치료제 후보물질 'CRC01' 임상 1/2상에 대해 임상시험계획(IND) 변경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임상 변경은 임상 2상 효능 평가 기준을 보다 명확히 설정하기 위한 조치다. 회사는 기존 임상 설계에서 1차 평가지표를 최대 내약 용량(MTD)과 임상 2상 권장 용량(RP2D) 확인으로 설정했는데 이번 변경을 통해 1차 평가지표를 24주 시점의 완전 신장 반응률(CRR)로 구체화했다.

CRR은 루푸스 신염 치료 후 신장 염증과 손상이 회복돼 소변 내 단백질 수치가 낮아지고 신장 기능이 정상 수준을 유지하는 등 최고 단계 호전을 의미하는 지표다. 단백뇨 감소·신장 기능 유지·구제약물 미사용 등 세 조건을 모두 충족할 때 치료 효과가 완전하게 나타났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회사는 임상 2상에서 CRR 달성률에 따라 CRC01 유효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먼저 임상 1상에서 MTD와 RP2D를 확정한 뒤 임상 2상 단계에서 투여 24주 시점의 CRR이 기존 치료 반응률(30%)을 통계적으로 상회하는지를 핵심 지표로 평가하게 된다.

큐로셀은 2016년 설립된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독자 개발 OVIS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세대 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OVIS 플랫폼은 CAR-T 치료제를 만들기 위한 세포 분리–활성화–유전자 도입–배양–동결보관 등 전 과정을 표준화·자동화한 제조 플랫폼으로 이를 활용하면 제조 편차를 줄여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는 현재 국산 1호 CAR-T 치료제 '안발셀'(제품명 림가토) 국내 허가와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안발셀은 이번에 임상 변경이 이뤄진 CRC01과 같은 물질이다. 큐로셀은 작년 말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을 적응증으로 안발셀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올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제급여평가를 접수해 허가–평가 병행 심사를 진행 중이다. 큐로셀은 안발셀의 연내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큐로셀 CAR-T 치료제 '안발셀'(제품명 림가토) 개요 (자료: 큐로셀)

이번 SLE 임상은 큐로셀이 CAR-T 치료제 활용 범위를 확장하려는 행보다. 현재 회사는 동일한 CD19 CAR-T 물질을 기반으로 SLE와 성인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ALL) 등 임상을 동시 진행하고 있다. 여러 질환군에서 임상을 추진하며 CD19 CAR-T의 활용 가능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이 가운데 SLE 임상은 CAR-T의 적용 가능성을 암 치료에서 자가면역질환으로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점에서 의미가 크다. SLE는 면역체계가 자기 조직을 공격해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다. 특히 루푸스 신염으로 불리는 신장 침범이 발생하면 예후가 나빠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크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CAR-T 치료제는 주로 림프종, 백혈병 등 혈액암 분야에 국한돼 있고 고형암이나 자가면역질환은 미개척 영역으로 분류된다. 혈액암은 암세포 표적이 뚜렷해 CAR-T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반면, 이외 질환군은 표적이 분명하지 않고 면역환경이 복잡해 CAR-T 반응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LE·루푸스 신염을 대상으로 한 CAR-T 치료제 역시 아직 전 세계에서 허가받은 제품이 없다.

큐로셀은 SLE 분야에서 CAR-T가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국내에서 CRC01을 투여한 SLE 환자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관해를 보이며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점이 이러한 기대를 뒷받침한다. 지난 3월 주지현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용 의약품 치료목적사용 승인 제도를 통해 기존 치료에 실패한 중증 SLE 환자에게 안발셀을 투여했다. 치료목적사용 승인 제도는 기존 치료법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중증·희귀 질환 환자에게, 아직 허가되지 않았더라도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해당 환자는 급성 부작용 없이 면역억제제를 중단한 이후에도 질환 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임상적 관해(CR)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국내 최초 자가면역질환 CAR-T 치료 사례로 CAR-T가 난치성 면역질환에서도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전례라는 게 큐로셀 측 설명이다.

큐로셀은 잇따른 자금 조달을 기반으로 CAR-T 상업화 준비와 적응증 확장 전략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큐로셀은 올 초 330억원 규모 CB 발행을 결정한 데 이어 지난 9월 100억원 규모 CB를 추가로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큐로셀은 2023년 말 기업공개(IPO)를 통해 320억원을 모집했는데 코스닥 상장 이후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아 430억원에 달하는 외부 투자를 추가 유치한 셈이다.

큐로셀은 이번에 발행하는 CB 사용 목적에서 루푸스 신염 치료제 개발에 45억원, T세포 림프종 치료제에 40억원, 바이러스 벡터 내재화에 15억원을 배정했다. 앞서 발행한 2회차 CB의 경우 안발셀 적응증 확장에 140억원, 신규 CAR-T 치료제 개발에 120억원 등을 투입하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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