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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고객관리가 약국성패 가른다"

  • 홍대업
  • 2007-11-30 13:27:56
  • 고경호 약사 "대나무야, 안녕?"…소아환자 수천명 이름 기억

7년 단골인 환자와 상담중인 당하메디칼약국의 고경호 약사.
“약국 성공의 노하우요? 글쎄, 다른 건 몰라도 제가 인사 하나만큼은 잘 하죠.”

인천 서구 당하메디칼약국 고경호(41·우석대) 약사의 너스레다.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것이 무슨 노하우이겠냐고 하겠지만, 당하메디칼약국의 경우는 다르다.

'인사 잘하기'로 단골확보…처방 30건서 200건으로 훌쩍

지난 2001년 이곳 당하동에 둥지를 틀 때만 해도 1일 처방 30건에 매약매출 40만원에 불과했다. 인구도 적은데다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었던 탓이다.

하지만, 그 이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인구도 늘어나면서 고 약사의 ‘인사 잘하기’는 빛을 발했다. 7년이 지난 지금 1일 처방은 200건으로, 매약매출은 150만원 이상으로 4배가 뛰었다. 그 사이 약국 규모는 15평에서 25평으로 늘었다.

고 약사의 ‘인사’는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다. 처방조제가 뜸한 시간이면, 약국 문앞에 나와 기지개를 켜곤 한다. 그때마다, 약국 앞을 지나가는 고객이자 이웃에게 안부를 묻거나 특정질환자에게는 몸 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을 ‘살갑게’ 건네는 것이다.

“지난번에 고 약사가 준 감기약 먹고 다 나았어. 고마워.” “그래요, 다행이네요. 아버님, 앞으로 몸 관리 잘 하셔야 해요.”

고 약사가 데일리팜 기자와 약국 부근을 거닐다가 마주친 노인과의 별스럽지 대화내용이다. 하지만, 그 간단한 말섞기에 살가운 정들이 묻어난다. 이처럼 ‘인사 잘하기’는 약국 고객관리 차원에서 아주 유효하다.

꼬마고객 2000∼3000명 이름·병력 모두 기억

고 약사가 고객관리의 두 번째 노하우는 바로 꼬마고객들의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는 것이다. 예전에 비해 아파트 규모가 2∼3배 커지면서 인구도 늘었다. 특이하게도 이 지역 아파트 단지에는 맞벌이 부부가 많고, 아이가 셋이나 되는 집도 적지 않다.

약국 내부전경. 당초 15평 규모에서 현재는 25평 규모로 확장했다.
그러다보니, 꼬맹이들도 많다. 고 약사가 이 곳에 처음 자리를 잡았을 때 간난장이였던 놈들이 이제는 대여섯살짜리 꼬맹이가 됐고, 그 녀석들과의 교감은 이름을 기억해주고 불러주는 일부터 시작된다. 그 숫자만해도 2000∼3000명에 달한다.

물론 간난장이일때부터 봐오던 녀석들의 병력과 약력도 꿰고 있다. 그것이 전제되지 않는 것은 약사에겐 무의미하다.

꼬맹이들 중에는 특이한 이름도 적지 않다. ‘이대나무’, ‘사민승’, ‘오채린’ 등이 그것이다.

'이대나무', '사민승' 등 꼬맹이 자주 놀러오는 약국

이대나무는 5살짜리 남자아이로, 호흡기질환으로 약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약국에 가끔 놀러오는 사민승에게는 “너는 사인승이냐 삼인승이냐”고 골리기도 하고, 오채린에게는 “채르니 몇 번까지 배웠니?”라고 농을 건네기도 한다.

고 약사가 어린 아이들의 이름을 잘 외우는 것은 약국 경영과도 직결된다. 당하메디칼약국이 있는 건물에는 소아과는 없지만, 인근 소아과 처방이 이곳으로 흘러들어 오는 것이다.

“이런 효과는 바로 ‘인사 잘하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실은 저희 외삼촌께서 옛날에 면장을 하셨는데, ‘인사면장’이라고 통했죠. 그 덕을 보는 것 같아요.”

고 약사는 환자와의 피드백도 약국경영에서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경우 퇴근 후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자신이 상담했던 환자들에 대한 약력관리를 한다.

환자의 얼굴빛이나 병의 차도 정도를 떠올리며, 어떤 건강정보를 제공할지 고민하는 것이다. 다음에 환자가 방문했을 때 이를 꼼꼼히 챙겨두었다가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넨다는 것이다.

고경호 약사.
처음 당하메디칼약국을 방문하는 환자에게는 고혈압과 당뇨, 불면증 등 100여개 질환에 좋은 음식을 추천하며, 직접 작성한 프린트물을 제공한다. 약을 먹기전에 식이요법을 통해 먼저 해결하라는 취지다.

환자 약력관리 철저…"약사, 직무유기하면 안돼"

“근무약사 시절부터 정리하던 것이 벌써 100여개나 됩니다. 책자나 인터넷에서 중요한 정보들을 찾아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이죠. 반응이 나쁘지 않습니다.”

고 약사가 마냥 환자에게 인사만 잘 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환자와도 싸우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혈압약과 심장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가 게보린을 달라고 하면 대번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친다. 자칫 이를 함께 복용했다가는 알러지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탓이다.

“손님과 티격태격하는 경우는 잘못된 의약정보를 제대로 잡아주려는 것이죠. 문제가 있으며, 아무리 뭐라고 해도 우리 약국에서는 게보린을 사갈 수 없습니다. 그냥 주고 만다는 생각을 하면, 그건 약사로서의 직무유기에 해당합니다.”

고 약사는 약국경영 활성화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약사로서 직능에 충실하고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약국을 찾는 환자들의 눈빛을 교감하다 보면, 자연 매출증가로 이어진다는 말이다.

기자를 버스정류장까지 배웅하던 그가 도로변 한켠에서 새살거리며 키낮은 기둥을 안고 장난 치는 꼬맹이의 엉덩이를 토닥거린다. “빨리 가야지. 엄마가 저 앞에서 기다리잖니.”

-독자제보- 데일리팜 특별기획 '나는 이렇게 약국을 경영한다'는 독자 여러분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주변에 소개하고 싶거나, 추천하고 싶은 약국이 있으면 제보해 주십시오. *데일리팜 편집부(02-3473-0833 yamaha47@dreamdr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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