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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주총시즌에 불안한 인사

  • 데일리팜
  • 2008-02-25 06:40:08

12월 결산 상장제약사들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총에 보고할 최종결산 작업으로 분주하다. 대체로 보면 작년도 경영실적은 그 추계가 양호다. 지난해에는 유난히 외부의 온간 어려운 악재들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력은 대단하다. 2007년은 그야말로 악재가 겹친 혹독하기 그지없던 한해였다. 포지티브제의 시행을 시작으로 전례 없는 대규모 약가재평가와 대폭적인 약가인하, 미생산·미청구 보험약의 대량삭제, 일반약 비급여 품목 확대, 실구입가 사후관리 강화, 공정위 및 검찰의 대대적 조사, 생동조작 파문과 잇따른 품목취소, PMS 사태와 마케팅 위축 등의 이슈들이 제약계를 강타했다. 그러나 지표상으로는 제약사들이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지표만 보면 평소 제약사들이 올해는 최악이다 하면서 볼멘소리를 하는 것이 도무지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인지 이해가 안갈 정도다. 데일리팜이 분석한 12월 및 3월결산 3분기 말 누적실적을 보면 국내 제약사들의 성적표는 한마디로 ‘굿’이다. 이들 지표는 최종결산까지 매우 좋을 것이라는 확실한 징조를 보여준다. 지난 4분기 영업이 대체로 호조세를 이어갔고 몇몇 주요 제약사들의 실적 최종발표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12월 결산사 26곳의 3분기 누적실적은 매출 9.3%, 영업이익 12.6%, 순이익 20.5% 등의 순증이다. 3월 결산 주요 7개사의 누적 3분기(2007년 4월~12월) 실적도 매출 10.1%, 영업이익 24.4%, 순이익 17.1% 등으로 각각 증가했다. 하나같이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측한 연초 전망치와는 확연히 다르다. 올해 상위 제약사 24곳이 잡은 매출목표를 보면 무려 그 성장률이 작년 대비 21.15%에 이르기도 한다.

유난이 어려운 가운데 성과를 낸 제약사들은 사실 박수를 받을 만 하다. 그 중에서도 매년 제약사 매출랭킹을 거침없이 갈아 치우면서 지각변동을 일으켜온 업체에 주목이 간다. 한미약품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년대비 18.7% 증가한 매출 5010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익률도 작년의 영남방송 매각대금과 올해의 공정위 과징금 등을 감안하면 경상이익과 순이익에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한미는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약기업의 자리에 등극한 것이다. 박카스 매출을 감안하면 한미약품은 치열한 2위 다툼을 한 끝에 사실상 제약 순위 1위의 자리를 거머쥐었다.

상장제약사들은 지금 양호한 실적에 가슴이 두근거릴 줄로 안다. 어려운 가운데 해냈다는 자긍심이 클 것이다. 주총은 전례 없이 잔치 분위기가 될 것이란 기대다. 지난 12일 정기주총 테이프를 끊은 11월 결산 현대약품은 매출 7.8%, 당기순이익 47% 증가를 보였다. 이 회사는 현금배당을 15%나 결정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가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정작 주주들은 배당에 대한 기대 보다는 올해 걱정이 더 크다. 그래서 쏠리는 것이 임원 인사다. 그 인사가 불안하다. 인사를 좌우할 오너 십이 그래서 관심사다. 특히 2~3세 오너들이 상당수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기에 그들의 이번 주총시즌 행보가 주목거리다.

우리는 솔직히 인사에 관한한 걱정이 앞선다. 2~3세 오너 십이 불안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상위제약사들의 양호한 실적은 리더십 보다는 창업오너가 닦아 놓았거나 후광 등에 의한 일종의 시스템적 영향이 적지 않다. 실제로 창업오너형의 리더십을 갖춘 2~3세 CEO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인(人)의 장막에 가로막혀 헤어 나오질 못해 소위 ‘안방대장’ 역할을 CEO의 역할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장실을 박차고 나와 영업현장을 누비고 경영환경 네트워크를 강력하게 구축할 노력들이 안 보인다. 이런 리더십으로는 내부 인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어서 걱정이다. 그래서 이번 주총은 2~3세 오너 십의 판단력을 가늠하는 계기이자 그들의 2~3년 후 진퇴까지 판단케 하는 장이다.

중하위 제약사들의 상황을 보면 안다. 상위제약사와는 다르게 1천억원대 이하의 중하위 제약사중 무려 30여개 업체가 공장을 매물로 내 놨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공공연한 빅뉴스가 됐을 정도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매우 안 좋은 것은 상위제약사들까지 영향을 미칠 불길한 징조다. 12월 결산 15개 코스닥업체들의 3분기 누적실적을 보면 매출은 7.3% 증가에 그쳐 예년과는 확연히 달랐고, 이익률은 아예 곤두박질해 영업이익 10.3%, 순이익 12.0% 각각 감소다.

오너 십이 유난히 강한 국내 제약업계다. 그들이 더 밖으로 뛰어 나와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갈수록 방에만 머무른다. 의료기관과 약국 현장을 뛰어다니고 정부와 유관단체 등의 인사들과 직접 부딪치고 만나야 한다. CEO들이 명함에 으레 핸드폰 번호를 숨기는 것을 당당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안주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심지어 아쉬울 게 없다는 식이다. 당연히 인사도 좋은 게 좋은 식이고 그것이 옳다는 그릇된 판단까지 한다. 업체별로 마지막 정지작업에 들어간 중심 없는 임원인사 내지는 비켜가기 인사가 불안하다. 호황에는 안주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불황은 극복하기 위해 최소한 3년이라도 대비하는 정면돌파 인사를 주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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