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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약국 성공열쇠, 지명구매 줄여라"

  • 한승우
  • 2008-03-04 12:11:58
  • 춘천 백세약국 김기범 약사…약사의 '능동적' 약 선택 강조

약국환자: A약 하나 주세요 약사: 어디가 어떻게 아프신데요? 약국환자: 그냥 머리 아파요. A약이나 주세요. 약사: 그래도, 어디가 어떻게 아프신지... 약국환자:(말자르며)아 그냥 A약 달라니까요.

한번이라도 이같은 경험을 당해 보지 않은 약사가 있을까?

약사로서 열정을 갖고 일하다가도, 이런 고객을 한번 만나면 힘겹게 약대를 졸업해 지금에 이른 세월이 주마등처럼 흐르며 무력감에 빠지기 일쑤다.

강원도 춘천에서 완연한 동네약국을 경영하는 김기범 약사(백세약국·43)는 환자가 약을 선택하는 ‘지명구매’가 아닌, 약사가 권하는 약을 환자가 100% 신뢰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에서부터 동네약국 성공이 시작된다고 주장한다.

조제·투약 시간 줄이라고?...NO, 환자와 친해질 수 있는 시간

약사가 환자들에게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약사가 환자를 '길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다시말해, '이 약국에 오면 내 상태를 천천히 말하고 약사의 조언을 듣는 것이 나에게 이득이다'란 생각을 고객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약사가 상담의 기술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약사는 분업 이후 많은 지인들로부터 조제에서부터 투약에 이르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하지만, 약국에 찾아온 고객을 될 수 있는대로 '짧게' 대기시켜 놓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란 생각이 김 약사의 머리에 스쳤다.

일부러 대기시간을 지연시킬 필요는 없지만,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여러 시설들을 갖추는 것도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처방전을 들고 어렵게 약국을 찾은 고객들을 빨리 내보내기 위해서 설비투자를 할 필요는 전혀 못느꼈습니다. 대신, 한번이라도 더 눈을 마주치고 한 마디라도 더 따뜻한 말을 건네려고 했죠. 그러다 보면, 알지 못하는 소소한 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되고 자연스럽게 매약도 이뤄지고..."

이런 점에서 김 약사는 한방 과립제가 약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주장한다. 환자들의 지명구매를 거부감없이 약사의 '선택'에 의한 투약으로 바꾸는데 이만한 아이템이 없다는 것.

12년간 3번의 인터리어 교체...변화보다 '변신'해야 할 시점

더 솔직히 김 약사는, 일반약으로 단골을 만드는 방법이 가격경쟁, 즉 '난매' 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환자들이 지명구매를 할 때는 상담과 투약까지 걸리는 시간이 불과 몇초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상담과 판매가 반복되다보면 단골 잡기는 쉽지 않죠. 그래서 약사의 선택과 권유, 판단까지 판매할 수 있는 한방 과립제는 동네약국에서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죠."

김 약사는 지난 12년간 한 지역에서 약국을 경영하며 3년 주기로 총 3번의 인테리어를 교체했다.

강원도 춘천에서 3년 주기로 약국 내·외관을 바꾸는 김 약사는 동료 약사들로부터 '돈이 남아도느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지만, 오히려 김 약사는 변화하는 약업 환경에서 자신의 결정은 적절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처음 개국할 당시 '약 잘 짓는 집'의 이미지를 강조했다면, 분업 직후엔 동네 주민들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동네약국' 이미지를 살렸고, 최근에는 약국 규모를 늘리며 다양한 품목을 구비해, '건강지킴이' 느낌이 들도록 했다.

김 약사는 "최근의 약업 환경은 약국의 변화가 아닌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두려운 건 그럭저럭 '먹고살만한' 약국으로 안정을 찾고 싶어하는 내 자신"이라고 했다.

강원약대서 한방 강의...후배들, "학생때 많이 보고 준비하라"

김 약사는 또한번의 변신을 준비 중이다. 드럭스토어 같은 잡화를 파는 약국보다는 '약사'이기 때문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아이템을 찾기에 분주하다.

그는 "인테리어 뿐 아니라, 3년에 한번꼴로 자신이 경영하는 약국에 대해 객관적인 재평가를 해 보고 어떤 점이 부족한지를 꼭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김 약사는 강원도약사회와 강원대학교 약학대학에서 한방관련 강사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김 약사.

그는 학생 시절 최대한 많이 준비하고, 졸업후엔 자신이 한 결정에 과감히 자신을 내던지라고 누차 강조했다.

"약대를 들어왔다는 것은 삶에 대한 기대치가 다른 사람들보다 높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졸업후 약업 환경은 그리 만만치만은 않습니다. 학생 시절에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하고, 졸업 해서는 그 경험을 토대로 과감히 결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세요."

-독자제보- 데일리팜 특별기획 '나는 이렇게 약국을 경영한다'는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주변에 소개하고 싶거나, 추천하고 싶은 약국이 있으면 제보해 주십시오. *데일리팜 편집부(02-3473-0833 jj0831@dreamdr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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