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복지부 아닌 다른 부처의 약사법 뽀개기
- 김지은
- 2023-11-26 15: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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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충남 보령시 원산도에서 진행된 ‘주소기반 드론배송 시연회’에서 만난 행정안전부 소속 직원이 한 말이다. 이번 실증사업을 주관하는 행정안전부는 이번 자리에서 올해부터 배송 대상을 공공재인 의약품, 우편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 행안부는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보령 원산도에서 시행 중인 드론배달 서비스에서 배달 물품 중 비상의약품을 포함하고 있다. 비상약이란 이름으로 안전상비약을 택배로 드론에 실어 배송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을 위해 관련 드론 배송 업체는 원산도 주민이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을 개발했고, 이 어플에서는 생필품 이외 상비약도 주문을 하면 드론으로 배송받을 수 있는 형편이다.
안전상비약이 별다른 제한 없이 드론으로 배송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골목상권 살리기’ 일환으로 사실상 안전상비약의 슈퍼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규제개혁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골목규제 뽀개기' 일환으로 안전상비약 판매자 등록 요건 완화 방안을 의제로 올린 중소벤처기업부는 24시간 운영 하지 않는 시골이나 약국이 먼 동네 슈퍼마켓에서는 안전상비약을 판매할 수 없어 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는 만큼 해당 규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 사업은 분명 의약품을 다루고 있음에도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아닌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 추진하고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의약품 관리의 주무부처인 복지부와 사전 소통이나 의견 조회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관련 부처들은 안전상비약을 배송하고 판매 범위를 넓히려는 취지이자 명분으로 ‘주민 편의’, ‘골목상권 살리기’를 내세우고 있다. 주민이 더 편리하게 약을 복용하게 하고, 죽어있는 골목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안전상비약을 드론으로 배송하고, 슈퍼마켓에서도 판매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제도 추진 그 바탕에 의약품을 혹시 안전보다 ‘편의’가 우선인 생필품 개념으로 보는 인식이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국민 편의를 등에 업고 의약품을 약국 밖으로, 또 약사 손을 떠나 판매하고 배송하려는 시도가 지속되는 이 상황에서 의약품 정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중심 잡기와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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