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DUR도 '딴지'…약제업무 확대 안간힘
- 허현아
- 2009-05-09 06: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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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세미나,국내 약제비관리 감독기증 부재도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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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이 부적정 처방·조제 차단을 위한 현행 DUR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앞서 약가결정에 관한 보험자의 주도권을 주장한 연장선에서 의약품과 관련된 급여 심사까지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먼저 병용·연령금기나 요양급여기준 초과 등과 관련해 ‘사후 삭감’ 방식으로 이뤄지는 국내 의약품사용평가 시스템의 한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금기처방 사후삭감 편법 야기…급여심사도 공단 몫"
신현택 숙명약대 교수는 “병용·연령금기 의약품을 고시해 후향적으로 환수, 삭감하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다”며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고 법량상 의·약사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따지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예를 들어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의사의 역할인 만큼, 위험요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라는 의미로 알려주는 것 이상은 필요가 없다”며 “약사가 처방검토를 통해 위험을 알렸는데 의사가 듣지 않았다면 과실에 대해 법령상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의대 박병주 교수도 “금기약 처방이 필수불가결했는지 심층적인 평가시스템이 미비한 상태에서 바로 삭감하는 시스템이 편법을 야기하는 것”이라며 “근거에 기반해 의료진을 설득하고 대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형근 이사장이 세미나 강평을 통해 “DUR이 성공하려면 처방, 조제 단계에서 실시간으로 병용금기나 중복처방, 요양급여기준을 벗어난 처방 등을 걸러주는 동시에 급여심사와 청구가 이루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약제비 심사의 주된 기능을 공단으로 가져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날 세미나는 더불어 심평원의 독립적인 심사·평가 기능을 보험자가 관리 감독해야 한다는 속내를 내비친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PBM 3년 재평가 조명…심사평가 통제 '염두'
숙명약대 신현택 교수와 박병주 교수, 허순임 교수가 발표한 세미나 자료를 종합하면 미국에서는 50여개의 민간 약제비관리 섹터인 기업형 ‘PBM(Pharmacy Benefit Management)’가 미국 전체 인구의 90% 이상, 처방약 70% 이상을 관리하고 있다.
PBM은 선별등재시스템, 사전승인제도, 의약품사용평가(DUR), 질병관리 프로그램, 약물치료관리 프로그램, 처방약 조제 우성서비스, 대체조제 촉진, 리베이트 계약 등 비용절감 프로그램을 전반적으로 운영하면서 실질적인 보험약제 관리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민간보험이 주류를 이루는 미국에서는 특히 의료보험 분야의 표준을 설정하는 비영리기관인 UREC(Utilization Review Commission)이 PMB의 약제비 관리기능을 3년마다 재평가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 질 관리 통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는 자료도 제시됐다.
정 이사장은 앞서 금요세미나에서 “미국은 보험자가 약제비관리기구(PBM)를 3년 단위로 평가해 제대로 약제 관리가 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는 구조”라며 “우리도 심사 평가에 있어 어느 정도 경쟁구조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다.
지난 4월 전문지 기자간담회에서는 “심평원의 역할에 대해서도 보험자가 재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보험자 역할을 강조했다.
따라서 공단이 미국 PBM 시스템을 시찰하고 공론의 장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은 심사평가 기능에 대한 보험자의 관리 감독 권한에 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약제비관리 별도 기구, 중복논란 심화 우려"
그러나 이날 세미나에서는 우리와 사정이 미국 약제비 관리시스템의 정책적 시사점에 대한 반론도 제기됐다.
보건사회연구원 허순임 박사는 “미국 PMB 형태가 우리나라에 적합한지는 고민이 필요하다”며 “급여목록 선정, 가격협상, 의약품 사용관리 등 기존 정책 및 보험자 기능과 중복될 뿐만 아니라 의·약사 반대 등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박병주 교수도 “미국 PBM 체제를 국내에 도입할 경우 공공의료보장 개념으로 구축된 단일의료보험 체계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며 “약제관리의 독립을 주장한다면 병원, 한방 등에 대한 독립 운영 주장이 잇따라 대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어 “미국과 같은 복수 PBM이 아닌 제3의 단일 독립기관 설립이 추진된다면 공단과 심평원의 기존 기능과 중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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