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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신세포암, 치료 패러다임 급변...국내 지침은 제한적"

  • 박인근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 1차 치료에 면역항암제 등장해 생존율 개선했지만…후속 옵션은 제한적
  • 카보메틱스, 효과 입증했지만 급여 불가…”최신 가이드라인 국내서도 적용 필요”

박인근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신세포암 치료에 면역항암제가 등장해 글로벌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지만 국내선 최신 진료지침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제기됐다

박인근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신세포암 재발 환자의 치료가 제한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고 피력했다.

신세포암 1차 치료에서는 면역항암제가 허가돼 생존율 개선에 성공했다. 다만 재발 환자에게서는 치료옵션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신세포암은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 예후가 좋지 않고 재발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각 치료 차수에서 다양한 옵션 확보가 중요하지만 2차 치료제 현황을 살펴보면 1차 치료제보다 사용할 수 있는 약제 수가 적다.

박 교수는 국제 진료지침을 참고해 면역항암제 이후 신세포암 치료옵션을 확보해야 국내 신세포암 환자의 생존율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포암에 면역항암제 등장…치료 패러다임 바꿔

박 교수는 면역항암제가 신세포암의 치료 판도를 완전히 바꿨다고 평가했다.

현재 신세포암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를 조합한 4가지 치료옵션이 국내 허가됐다.

▲BMS·오노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BMS의 면역항암제 여보이(이필리무맙) 병용요법 ▲옵디보+입센의 표적항암제 카보메틱스(카보잔티닙) 병용요법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에자이 표적항암제 렌비마(렌비티닙) 병용요법 ▲키트루다+화이자 표적항암제 인라이타(엑시티닙) 병용요법이 신세포암 1차 치료에서 사용가능하다.

면역항암제+면역항암제, 면역항암제+표적항암제는 신세포암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켰다. 다만 국내에서는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만이 급여가 적용된다. 해당 병용요법의 보험급여 적용기간은 2년이다.

박 교수는 “면역항암제가 신세포암의 치료 판도를 완전히 바꿨다고 생각한다. 생존기간 4~5년을 내다보는 시대가 됐다”며 “표적항암제 수텐(수니티닙)이 표준치료요법인 시절에는 안 좋은 예후인자를 갖고 있는 환자들의 예상 수명이 1년 남짓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무진행생존기간(PFS)이 1년 이상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건강보험 적용이 2년 밖에 되지 않아 그 이후 결과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비급여로 면역항암제 치료를 이어갈 수는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옵디보 만해도 환자가 비급여로 한 달에 500만원 이상 지불해야 한다.

박 교수는 “1차 치료도 보험 약제가 제한적이다 보니 거의 대부분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병목 현상이 일어났다.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1차 치료에서 저위험군에 옵디보+카보메틱스 병용요법과 키트루다 병용요법 등을 권고하고 있지만 비급여로 인해 현장에서 사용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1차 치료 이후 급여 적용되는 치료옵션 제한적

면역항암제 사용 후 신세포암 2차 치료옵션은 더욱 제한적인 상황이다.

국내 신세포암 2차 치료에서 급여는 화이자의 수텐, GSK의 보트리엔트(파조파닙), 인라이타 만이 해당된다.

카보메틱스는 노바티스 표적항암제 아피니토(에베로리무스) 대비 신세포암 재발 환자의 전체생존(OS), PFS, 객관적반응률(ORR)을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보험급여는 불가능하다. METEOR 임상에서 카보메틱스는 PFS 중앙값 7.4개월, OS 21.4개월, ORR 24%로 신세포암 2차 치료제 중 유일하게 세 지표에서 유효성이 확인됐다.

다만 카보메틱스는 허가 사항으로 인해 급여는 물론 사용도 제한적이다. 카보메틱스는 이전에 VEGF(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표적요법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진행성 신장세포암 환자에서의 단독요법으로 국내 허가된 상황이다.

이에 카보메틱스는 1차 표준치료요법인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사용 후 내성 환자에게 사용이 불가능하다. VEGF 억제제를 앞 치료 차수에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카보메틱스는 다른 2차 치료 약제들 대비 효과가 확인됐다. 또 카보메틱스는 중등도 및 고위험도를 나타내는 신세포암 1차 치료에서 수텐과 비교했을 때 더 좋은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리얼월드 연구나 소규모 이상의 연구에서 면역항암제 치료 후 카보메틱스를 투여한 데이터를 살펴보면 결과가 나쁘지 않다. 반응률이 30%에서 높게는 50%까지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제한적인 허가 사항으로 인해 2차 치료에서 카보메틱스 투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치료 패러다임 변화…전문가·국제진료지침 고려돼야

박 교수는 신세포암의 국제 진료지침이 변화된 만큼 국내서도 최신 치료 트렌드가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유럽비뇨의학회(EAU)의 국제 신세포암 진료지침에는 신세포암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를 사용했다면 이후 카보메틱스를 최우선으로 권고하고 있다. 다만 국내서는 제한적인 허가사항과 급여 조건으로 인해 카보메틱스 처방이 어려운 상황이다.

박 교수는 “임상결과를 중심으로 약제의 효과에 대해 면밀하게 살펴보는 정부의 입장도 이해한다. 하지만 신세포암 1차 치료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에 후속 치료의 보험 기준에 대해 약제 기전과 관련된 전문가의 의견 및 국제 진료지침 반영이 필요하다. 허가 사항을 바꾸기 위해 임상을 다시 진행하기에는 여러가지 제한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타 국가의 사례를 살펴보면 일본은 하나의 암종에서 보험급여가 적용되면 치료 차수에 관계없이 급여로 사용이 가능하다. 미국은 허가 외 처방(off label)에서도 근거가 있다면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적으로 신세포암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나 임상시험 결과가 없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치료 트렌드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근거중심의학을 지향해야 하지만 결국 국민에게 최선의 치료가 무엇일지 정부가 조금 더 배려해주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치료 기준은 전문가의 의견과 국제 진료지침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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