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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보험 쪼개자"…경쟁도입 찬반 '팽팽'

  • 허현아
  • 2009-06-29 16:14:29
  • 지사분할-공단분할-통합 유지 타당성 설전

단일보험에 근간을 둔 전국민 건강보험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보는 토론회가 역설적이게도 다보험자 경쟁체제 도입을 둘러싼 논쟁으로 들썩였다.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지불제도 다변화에는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과거에 집착한 발상이다" vs "너무 큰 실례 아닌가" 전국민 건강보험 20년을 기념한 학술대회에서 보험자 경쟁체제 도입을 두고 토론자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29일 강보험공단이 주최한 ‘전국민 건강보험 2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보건의료계 전문가들은 ‘21세기를 향한 건강보험의 발전방향’을 토론한 가운데, 보험자 형태를 둘러싸고 “일정 부분 다변화를 통해 제한된 경쟁체제라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과 “단일보험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붙었다.

먼저 주제 발제에 나선 문옥륜 인제대 보건행정학과 교수가 지사 분할 형태의 보험자 경쟁체제 도입을 주장해 논쟁에 불을 붙였다.

“제한적 경쟁 필요” vs “과거 후퇴 주장, 실효성 의문”

문 교수는 “제한된 경쟁이라도 있는 것이 독점 체제보다 낫다는 점은 너무나 명확하다”면서 “공단 지사를 분할해 보험료와 보장성을 경쟁시키는 방식으로 의료 공급자의 숨통을 터주면서 피보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남현 의사협회 정책이사는 다보험자 경쟁체제를 원론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세부 실행 방안에는 이견을 표했다.

조 이사는 “보험자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구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지사 분할보다는 공단을 5~6개로 분할하는 방식으로 경쟁 체제를 도입해 가입자와 의료기관이 지역에 상관 없이 보험자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조 이사는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수요와 비용의 폭등에 대비해 단일보험 체제를 벗어나야 한다”면서 “다변화된 의료욕구에 맞춰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사공진 교수는 플로어 발언을 통해 단일보험제 유지 주장에 반박, 공단 지사 분할 등을 통한 경쟁체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수차례 논란을 거쳐 확립된 단일보험체제를 다보험체제로 되돌리자는 주장은 실효성과 현실성 측면에서 실익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김진현 서울대 교수는 “피보험자에게 지사 선택권을 주는 방식은 과거 이미 실패한 경험이 있는데다, 오랜 논쟁 끝에 단일 보험제도로 발전해 온 배경이 있다”며 “4대 보험이 공단으로 통합되고 있는 시점에서 효과도 불분명한 지사 선택권을 주장하는 것은 막연한 제안”이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지사별로 급여 수급률을 차등화하는 것을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지, 가입자의 선택을 받지 못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지사를 폐업할 수 있는지, 현실적으로 의문”이라면서 “경쟁의 본질적 측면에서 공급자의 의료서비스 독점에 대해 수요자를 하나로 묶는 것이 (양자의)힘을 대응시키는 데 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인센티브 활용한 지불제 개편 '필요'…의협 “소득보장 전제돼야”

반면 지불제도 개편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의협측은 “소득 보장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문옥륜 교수는 “저수가 구조 하에서 행위별수가제를 고집하기보다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진료에는 상을 주고 수준 이하의 진료에 대해서는 벌을 주는 인센티브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면서 “최소한 물가인상률과 연동하는 등 합리적인 협상 창구를 열어둔 상태에서 다른 제불체계를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관련 김진현 교수도 “현재 방식에서 어떤 형태로든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총액예산제 하에서 재원 배분 수단으로 행위별 수가와 포괄수가를 활용하는 사례들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영리병원 도입 등 일정부분의 산업화를 주장한 이기효 인제대 보건대학원장도 “지불보상제도를 건드리지 않고서는 의료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데 공감하고 “의료비가 GDP 대비 8~9% 수준으로 상승되는 시점에서 실질적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의협 조남현 이사는 그러나 “우수한 성과를 낸 건강보험제도의 이면에서 의사의 일방적인 희생이 강제되고 있었기 때문에 의사들의 적개심은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공급자와 보험자 관계는 파트너가 아니라 적대 관계에 놓인 지경”이라고 불만을 성토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의사 소득이 보장된다면 수가제도는 중요치 않다”면서 “의료공급자들이 행위별 수가제를 유지하려는 근본적 원인은 고질적 저수가에 따른 것으로, 교과서적인 진료로도 경제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포괄수가가 나을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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