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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수가협상 '2라운드'…인상폭 싸움 본격화

  • 허현아
  • 2009-09-28 06:36:57
  • 건보공단-의약단체, 재정위기 전략적 활용 치중

내년도 보험수가 계약을 위한 건보공단과 의약단체의 공방전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건보공단과 의약단체는 상견례 성격의 1차 협상을 마치고 오늘부터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돌입한다. 2차 협상까지 일찌감치 마무리한 치협을 제외하고 병협과 한의협이 28일, 약사회가 29일 각각 2차 협상에 나선다.

그간의 협상이 건강보험 재정 현황을 둘러싸고 의약계의 정황을 개괄적으로 교환하는 데 그쳤다면, 향후 협상에서는 각자의 연구용역을 토대로 한 ‘숫자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단 "보험료 7% 인상해도 부족"…수가억제 여론 고조

올 수가협상의 가장 치열한 대립점은 바로 ‘건강보험 재정 전망’에 있다.

공단과 의약단체가 각자 논리대로 재정상황을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정 위기론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돌파하느냐가 줄다리기의 최대 변수로 지목된다.

실제로 경기침체에 따른 재정 악화 전망은 의약단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공단측은 “사실상 수가 동결 상황을 전제하더라도 보험료를 최소 7%까지 인상해야 겨우 수지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정도”라면서 일찌감치 분위기 조성에 나서는 가운데, 보험료 인상 부담을 감수한 가입자들의 지원공세도 만만치 않다.

가입자측은 “올해 경기침체 여파가 내년도 건강보험 재정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대승적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수가 억제 여론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임금동결, 실업에 따른 보험료 자연증가분 감소와 물가인상, 건보료 인상까지 고려하면 가입자들의 건보료 인상 감수에 상응하는 공급자측의 고통 분담이 따라야 한다는 논리다.

공급자 "최소 물가상승률 이상"…재정악화 돌파 안간힘

하지만 정부의 선심성 급여확대 정책이나 빈약한 미래 전망을 탓하는 공급자 단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정형근 공단 이사장과 의약단체장들이 만난 상견례 테이블에서 의약단체장들은 정부의 보험재정 운용에 불만을 표출했다.

인구고령화 등 급속한 지출증가 요인을 건보재정 자체로만 감당하려는 편협한 마인드가 고질적인 협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공급자측은 “모든 것을 건강보험 재정으로 충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급자들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수가협상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면서 “복지기금화 등 재정확보 대안을 논의하면서, 최소한 물가인상률 이상의 현실적 보상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각 단체 협상 실무자들도 같은 기조에서 형편에 따라 대응 논리를 내비친다.

의협, "결렬땐 제도 탓" 배수진…병협, 급여비 상승 진화 '사력'

먼저 번번이 공단과의 수가 합의에 실패해 온 의협은 “올해는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발언의 이면에 “결렬 땐 협상 제도 자체를 불신할 수 밖에 없다”는 단서를 달아, 배수진을 쳤다.

수가 현실화에 대한 시각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추후 결렬상황이 발생할 경우 책임 공방으로 번질 수 있는 대목.

요양병원과 병원급 의료기관의 급여비 급증세로 수세에 몰린 병원계는 당기재정 500억원, 누적재정 3조2700억 가량의 흑자기조를 병원측의 경영 악화 근거로 역이용하고 있다.

공단측은 병원급의 진료비 증가양상을 수가인상의 수혜로 보는 반면, 병원급은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병원들의 투자 압박과 내원환자 감소가 개별 병원들의 위축을 부추기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는 것.

눈에 띄는 요양병원의 진료비 증가양상은 급성기 병상의 환자가 단순 이동한데 따른 지표상의 효과일 뿐 실제적인 수입 증가와 연결시킬 수 없다는 논리다.

약사회 선거 복병…치협-한의협 '비급여 방어' 이슈

한편 지난해 의협이 선거 이슈로 수가협상에 강성 기조로 나왔다면 올해는 약사회 선거가 복병이 될 수 있다.

공단은 그러나 수가 측면에서 공단과 강경한 대립 기조를 견지해 왔던 의사협회와 달리 대체로 실리를 챙겨온 약사회의 분위기를 감안, 결렬 상황을 섣불리 예단하지 않고 있다.

공단 안소영 이사는 "단체마다 성향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 만큼, 선거 상황에 반드시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때 이른 전망을 경계했다.

높은 비급여 수익에 발목이 잡혔던 치의계와 한의계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익 악화로 비급여 방어에 사력을 모을 전망이다.

더불어 첫 협상 경험을 거친 정형근 이사장의 전략적 행보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외곽에서는 지난해 정형근 이사장이 부임 첫해 협상 실적을 염두에 둬 다소 부담스러운 '인상'을 감수했다면, 올해는 '타결'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추석 이후 '수치공방' 예고…재정소위 가이드라인 관심

공단 안소영 이사는 이와관련 “매년 현실적인 수가 조정률을 놓고 공단과 의약단체가 이견이 있지만, 양측이 충분히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양보한 상태에서 원만한 합의에 이르자는 대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무리하게 타결을 추진하다가 도리어 그르칠 수 있는 만큼 세부 협의를 신중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각 단체들이 내부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를 손에 쥐고 '배팅' 수준을 가늠하는 상황에서 숫자 싸움이 가시화될 추석 이후 상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공단 환산지수 연구를 담당하는 보사연 신현웅 연구원은 "아직 연구 방법론에 대한 통상적인 중간보고만 마친 상태"라면서도 "대체로 윤곽을 잡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재정운영위원회에 관여하는 모 인사는 "수가 산출에 필요한 개괄적인 숫자들은 나왔다"며 "배분 순위와 수준을 결정하는 추가작업이 남았다"고 말해, 조만간 본격화될 인상률 싸움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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