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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화가친의 계절, 이 책 어때요"

  • 최은택
  • 2009-10-12 06:42:59
  • 정숙영 대리(MSD 의학부)

“이 계절이 가기전에 이런 책들 한번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국MSD 의학부에 근무중인 정숙영(31) 대리는 요즘 다시 책읽기에 빠졌다.

바쁜 업무 탓에 뒤전으로 밀렸던 책들이 오히려 직장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매개체가 된 것이다.

더욱이 이 계절은 잠시 한눈만 팔아도 ‘멜랑꼴리’해지는 수상한 계절 아닌가.

“청소년 시절부터 원체 책 읽는 것을 즐겼어요. 고3 시절에도 책을 손에 놓지 않았죠. 지금도 박경리 선생의 '토지' 마지막권을 다 읽고 표지를 덮었을 때의 그 가슴벅찬 감정이 가끔 떠오릅니다.”

그가 즐겨찾은 책은 유명작가들의 '문학선'으로 그 중에서도 대하소설이나 역사기행기를 주로 탐독했다.

삶이 단단해지기 전, 정 대리가 위안 삶았던 것이 바로 작가들에 의해서 그려진 천태만상의 인간군상의 모습이었던 거다. 그래서 일까. 그는 ‘인생의 책’으로 주저없이 ‘토지’를 꼽았다.

하지만 어느덧 30대 초입에 접어든 정 대리의 독서는 다방면의 영역을 넘나든다.

사내 독서모임인 ‘MBC’(MSD 북 클럽)의 독특한 운영방식 때문이다. 정 대리는 2007년부터 이 클럽을 이끌고 있다.

"‘MBC’는 매달 한번씩 ‘회원오프’ 모임을 갖는데 그달에 선정된 도서를 읽고 참석합니다. 불가피하게 나오지 못하면 사내 ‘인트라넷’에 독서후기를 올려 돌려 보죠."

도서는 회원 중 한명이 두 권의 책을 후보도서로 제안하면 다른 회원들이 투표해 '그 달의 책'이 선정된다. 부지런한 회원들은 두 권을 다 읽는다.

‘MBC’는 2004년 3월 창립 때부터 이런 원칙을 흐트러짐 없이 지켜왔다.

"추천자가 자신의 기호와 취향에 맞춰 도서를 추천하다보니 다른 회원들도 여러분야의 책을 접할 수 있게 됩니다. 회원들은 이렇게 매년 적게는 12권, 많게는 24권의 책을 읽게 되죠."

1년에 30~40권, 열흘에 한권가량을 소화하는 정 대리도 좋아하는 소설책 외에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자기계발 서적들을 고루 섭취하게 됐다.

“처음에는 물설고 불편한 잠자리처럼 눈에 익지 않았지만 어느덧 상식의 창고가 넓어지고 관심분야도 더 넓어졌어요.”

정 대리에게 ‘MBC’ 활동은 중요한 의미가 또 있다.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 된 것이다.

“의학부는 부서 특성상 외부 사람위주로 만나기 때문에 직장 동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요. MBC는 이런 측면에서 다른 부서동료들과 만나고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죠.”

‘MBC’는 지난해말 기준 회원수가 50명이 넘을 정도로 사내 최고 인기 클럽이 됐다. 그만큼 정 대리의 교우폭도 넓어진 셈이다.

'MBC' 회원들이 올해 상반기 읽었던 책들.
“옛말에 등화가친(燈火可親)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날씨가 선선해 불을 가까이 해도 덥지 않아 글 읽기 좋은 계절인 가을을 일컫는 말이죠. 그래서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최근 통계를 보면 가을에 오히려 더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하네요.”

정 대리는 이 때문에 앞으로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사내 게시판과 인트라넷에 ‘이달의 책’ 또는 ‘이달의 추천도서’ 목록을 게재할 계획이다. ‘책읽기’ 붐이 정서적으로든 업무적으로든 직원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

이번 가을에 읽을 만한 책으로는 신경숙씨의 ‘엄마를 부탁해’를 손수 추천했다. 이 책은 최근 인생의 반려를 만나 결혼한 그에게 지난 삶을 곱씹어보게 만들었다.

“한권의 좋은 책은 평소 잊고 살던 중요한 가치들을 현재의 나에게 던져 줍니다. 그 고민의 깊이와 성찰 만큼 성장판은 또다시 자극을 받아 세포분열을 하게 되죠. 나이를 먹는다고 자연히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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