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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별 자율계약 기대속 총액계약 '시한폭탄'

  • 허현아
  • 2009-10-19 06:59:14
  • 오늘 결론…인상 반발여론에 일괄타결 중압감

의원, 병원, 약국, 치과, 한방, 조산원, 보건기관 등 7개 의료공급자 유형에게 돌아갈 내년도 보험수가가 오늘 결정된다.

건강보험공단과 각 유형별 의약단체는 19일 자정을 기점으로 2010년도 환산지수 계약을 위한 막바지 협상에 나선다.

올해 협상에서 가장 주목할 관전 포인트는 유형별 계약 전환 사상 첫 자율계약 성사 여부.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따른 수가인상 반발기류에도 불구하고 평균 수가 2% 인상을 마지노선으로 협상에 나선 만큼, '일괄타결'에 대한 중압감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반면 지난주 재정운영소위원회 ‘가이드라인’ 도출을 계기로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실리확보에 사력을 다하는 공급자측 표정은 엇갈리고 있다.

의원 '맑음…약국 '흐림'…한방' 난기류'

막판 협상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한 쪽은 의사협회로 관측된다.

유형별 계약 도입 2년간 결렬 행보를 걸어온 의협을 제도의 틀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정책당국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타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는 것.

여기에 2~3% 인하안에서 동결로, 동결에서 다시 최대 2% 인상안으로 흘러온 재정소위 '가이드라인'이 타 단체와의 역학관계에서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의협측은 “건정심으로 가더라도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해 둔 만큼, 분위기에 떠밀려 납득할 수 없는 수치를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표정을 관리, “결렬 땐 수가계약제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벼르던 그간의 강경 노선에서 한 발짝 물러섰다.

올해 이례적으로 의협과 연합전선을 구축한 병원협회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두 자릿수 진료비 증가율 등 재정 변수로 초반 협상부터 수세에 몰렸던 한 병원은 스스로도 "작년보다 어려울 것 같다"며 진통을 예상했지만, 예상치 못한 수가인상 가이드라인이 틈새를 제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뿐만 아니라 협상 중 불거진 '총액계약제' 이슈에서 의협측과 연합전선을 형성한 점도 초·중반 흐름에서 불리하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반면 수가계약 무대에서 ‘빅3’ 중 하나인 약사회 표정은 다소 어두워졌다.

재정영향이나 연구결과 측면의 쟁점보다는 여타 단체와의 역학관계에서 오는 고민으로 풀이된다.

타 단체와 달리 ‘동결’에서 샅바싸움을 시작한 정황을 감안할 때 상대적인 난조를 예견할 수 있는 대목.

단체장 선거를 앞둔 약사회는 실제로 “계약 결렬에 따른 건정심행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부담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치과의사협회는 환산지수 연구용역이나 협상 분위기로 볼 때 비교적 긍정적 배분이 예견되는데다, 19일 오전 가장 먼저 협상 일정을 잡고 나서 계약을 조기 마무리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총 진료비 증가율 등 변수를 놓고 공단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의사협회는 어느 때보나 난기류를 만난 형국이다.

하지만 진통이 예상되는 일부 단체들도 섣불리 '결렬'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수가조정 이후 계약 결렬 단체에 대한 '패널티' 요구가 나왔던 정황이 결렬 이후 또 다른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과 2% 중·후반-병·약 1% 중반대 각축 전망

이 가운데 유형계약 2년 동안 '결렬' 행보를 걸어온 의협은 올해 '계약'이 유력시 되고 있다.

지난해 최종 협상에서 2.5% 인상을 거부하고 건정심에서 2.1% 인상을 확정했지만, 올해는 공단의 계약 의지를 바탕으로 초반 심리싸움에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평균 수가인상 마지노선, 타 단체의 최근 협상 결과를 감안할 때 계약 지점은 대략 2% 중·후반대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이와함께 지난 5차 협상에서 공단으로부터 각각 1% 인상안과 동결안을 받아들고 상황 파악에 나선 병원협회와 약사회의 협상 양상은 1%대 중반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병원수가 1.9% 인상, 조제수가 2.2% 인상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치지만, 올해 협상 판도가 전적으로 '의료계 잡기'로 모아진 실정을 감안한 예상치다.

기존의 계약 관행과 재정영향, 올해 공단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를 감안하면, '빅3' 공급자 유형별 격차는 의협, 약사회, 병협 순으로 관측된다.

공단이 지난해 최종 협상 테이블에서 의협 2.5%, 병협 1.9%, 약사회 2.2% 인상률을 제시, 평균 2.4% 인상 가이드라인을 꽉 채운 점 또한 공급자들의 막판 줄다리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총액계약 전제 사라지고 수가 퍼주기만”…비난 쇄도

종반 협상에서 인상 기조가 굳어지자 평균 수가 최대 동결, 지불제 개편을 전제한 소폭인상을 주장했던 가입자 진영에서는 "공단이 지불제 개편을 의도적으로 배제시키고 타결실적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의료계를 제외한 여타 공급자단체들의 경우 지불제도 개편을 고민할 여지가 있지만, 의료계와의 협상에 강박관념을 느끼고 있는 공단측이 논의 채널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공급자단체가 총액계약 부대합의 의사를 피력했지만, 공단이 오히려 부담감을 표했다는 비난이 제기되는 상황.

가입자단체 관계자는 “공급자가 제안한 총액계약제를 공단이 오히려 가로막는 주객전도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눈앞의 계약 실적에 급급한 공단이 의료계의 눈치를 보느라고 제도개선 합의 기회를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정소위에 참여한 가입자대표단체들은 특히 “공단이 재정소위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상태에서 수가를 퍼주려 하고 있다”면서 원천적인 약속 파기를 주장하고 있다.

외부의 반발을 감수하고 협상 가이드라인을 최대 2%까지 수용해가며 총액계약제 개편 발판을 주문했는데, 지불제 개편에 대한 전제는 사라지고 ‘인상률’만을 협상에 활용해 계약 실적에 대한 정치적 욕심을 채우려 한다는 것이다.

재정소위 관계자는 “애초 총액계약을 전제로 동결 내지 인하방침을 선회하면서까지 공단에 협상 자율권을 준 것인데, 공단이 약속을 파기하고 협상 테이블에서 지불제 논의 자체를 가로막고 있다”면서 “어떤 협상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추인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처럼 올 수가협상은 '의료계 눈치보기'에 좌우됐다는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계약 시한 이후 '총액계약'을 둘러싼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가입자단체측은 "계약 결과와 관계없이 공단은 올 협상에서 의료계의 눈치를 보느라 보장성과 국민 부담을 외면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논란을 불식시키려면 협상을 중단하고 가이드라인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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