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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수가중재 '낙제점'

  • 허현아
  • 2009-11-13 06:35:24

계약 대열에서 낙오한 의·병협 수가 결정이 만만치 않다.

한정된 재원을 둘러싸고 주는 쪽과 받는 쪽의 실랑이는 예견된 일이지만, 정부의 미숙한 조정 역할이 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모양새다.

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 가입자는 계약의 이해 당사자로서 대립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여기서 협상의 묘를 발휘해 상극을 향한 양측의 견해차를 조정하고 중재하는 방향키를 복지부가 쥐고 있다.

하지만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복지부의 때이른 전략 노출 내지는 부재로 볼 수 밖에 없는 정황이 심심치 않게 드러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기침체 여파와 비관적인 건강보험 재정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협상 초장부터 ‘물가인상률’ 수준의 수가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알려져 있다.

3%대 인상요구를 내포한 ‘물가인상률’은 매년 수가협상의 상징적 갈등지점이자, 미충족 지대다.

이같은 상황을 모를 리 없는 복지부 관계자는 수가인상 가이드라인의 상향조정을 도리어 압박했다는 정황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지난 제도개선소위원회에서도 유사한 정황이 또 한 번 노출됐다.

계약 결렬 단체의 수가를 협상 최종 제시안보다 높일 수 없다는 재정운영위원회의 부대의견을 적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공급자측에는 여지를, 가입자측에는 허탈감을 안겨줬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협상'의 틀을 원천적으로 깨뜨리는 것이자, 수가 의사결정의 근간인 재정운영위원회와 건정심의 구조를 무력화시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계약을 체결한 공급자단체도 복지부의 유보적인 태도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계약 결렬 단체들이 공단과의 협상 결렬로 정치적 명분을 챙기면서 인상률도 고스란히 가져간다면 회원들의 불만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내년도 유형별 계약에 비관적인 정서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책적 정치적 함의를 해석하는 눈은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조정역을 담당하는 복지부 담당자의 '입'은 보다 무거워야 한다는 지적에 일리가 있어 보인다.

의협과 병협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날을 세우고, 가입자는 "이대로라면 퇴장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고 성토하는 상황이고 보면, 조정역할을 맡아야 할 복지부 담당자의 신중한 언행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블랙홀로 빠져들어가는 ‘수가갈등’이 보장성과 보험료율이라는 중대한 논의의 진전을 발목잡고 있다.

하루빨리 수가문제를 매듭짓고 국민의 복지 혜택에 눈을 돌려야 할 복지부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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