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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약가인하와 품절약의 함수관계

  • 데일리팜
  • 2024-02-02 18:10:26
  • 민필기 대한약사회 약국이사

대한약사회 약국이사로 품절약 이슈를 지난 2년 간 담당해 오면서 국회의원, 복지부, 식약처, 의사, 약사, 기자 등을 수차례 만나면서 관련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수많은 토론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그런데 항상 그 이야기의 처음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민필기 이사님, 도대체 약이 왜 부족한가요? 우리나라에 약이 그렇게 없나요?"란 물음이다.

그렇다. 왜 21세기 대한민국에 약이 모자란 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제약사 생산이 줄었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2년 간 품절약에 대한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그 원인을 분석, 많은 토론을 통해서 현재의 의약품 수급불안정은 우리나라의 건보재정이 처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의 구조적인 부분과 긴밀하게 연계되는 사회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2022년 처음 품절약을 담당하면서 식약처에 SOS를 쳤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소량포장의약품공급안내시스템(SosDrug.com)을 이용한 감기약 신속 대응시스템이었다. 이 사이트에는 대한약사회가 공급이 부족하다고 선정한 의약품이 10가지 공개되고 그 생산과 재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품목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문득 상당수의 국가필수의약품들의 보험약가가 너무 낮다는 것을 깨닫고 약가 검색 후 리스트를 정리해 봤다. 너무나도 저가인 의약품들이 서로 약속이나 한 듯 그리고 내가 더 저렴하다고 자랑하는 듯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그러면 이 약들은 언제부터 저렇게 저렴해진 걸까? 코대원정의 보험약가는 지금부터 24년 전인 2000년에도 30원, 지금도 30원이었다. 슈다페드정은 2006년 29원이던 약가가 점점 인하돼 2014년 23원이 된 후 지금까지 23원이었다가, 작년 10월 32원으로 인상됐다. 의약품 품절로 전국적으로 아우성이 된 후 취해진 조치였다. 건보재정 건정성을 위한 보건의료당국의 고민은 충분히 이해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간하는 2022년 진료비 통계지표를 보면 2022년 드디어 건강보험재정이 100조원를 돌파했다. 2021년 95조4800억원 이었던 것이 전년대비 1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중 병의원, 약국에서 사용된 총 약값은 22조9000억원으로 23.34%를 차지했다. 매년 10% 이상씩 증가하는 건강보험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 정부는 약가인하를 최우선과제로 선택하지 않았나 하는 판단이다. 보건당국은 2023년 9월 7600품목의 약가를 대규모로 인하했으며, 올해 2월에도 1000품목 이상의 대규모 약가인하를 예고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역설적으로 2023~2024년 초에 6개 품목의 약가가 인상됐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인상이었다. 품절로 인한 생산부족을 약가인상을 통해서라고 증산시키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약들은 많이 있고, 이러한 약들은 제약사의 생산동기가 많이 부족하다. 2023년 12월 대한약사회는 전회원 설문조사를 통해 수급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해법을 약사회원들에게 물은 적이 있다. 13번 문항 '수급불 안정의약품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회원님이 생각하는 해법은?'이라는 질문에 53% 약사회원이 '저가약 약가인상을 통한 생산증대'라는 항목을 1순위로 뽑았다. 건강보험 재정유지와 품절약 해결 사이에서 6개 품목이라도 약가인상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기에 이러한 저가 수급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필자약력

-중앙대 약대 졸업

-현 광명시약사회장

-현 경기도약사회 정책이사

-현 대한약사회 약국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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