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떠난 병원, 약 없는 약국...환자들만 '뺑뺑이'
- 김지은
- 2024-02-26 17: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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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료계 대치 속 응급 환자 사망…병원, 신규 환자 거부
- 약수급 불안정 지속 불구 현실적 대책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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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의식장애를 겪다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가던 80대 여성이 전화로 진료 가능한 응급실을 확인했지만 7곳의 병원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고 전전하다 8번째 병원에서 10분 만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전소방본부는 지난 20일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 등 단체 행동에 나선 뒤 이날 오전 6시까지 대전 지역에서 발생한 구급 이송 지연 사례가 23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의료계 집단행동이 응급 환자에 직접적으로 영항을 미친 사건이 발생하면서 보건의약계에서도 현재의 정부, 의사 간 대치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상황이 됐다.
응급 환자뿐만 아니라 대형 병원들에서는 최근 신규 환자의 진료 예약도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환자 불편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대형 병원 약제부 한 관계자는 “병원 내부에서 신규 환자는 최대한 진료 예약을 받지 않고,기존 환자 진료 예약도 뒤로 미루며 진료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신규 환자의 진료 예약을 기존처럼 받게 되면 다른 병원에서 예약이 취소되는 환자까지 대거 넘어올 수 있다는 부담이 있어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외래 환자는 20% 정도 감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 약국을 방문하는 환자들의 불편도 심화하고 있다. 의약품 수급 불안정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뾰족한 해법이나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관련 정부 기관, 단체들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가 운영되고 있지만 당장 현장에서 체감할 만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게 약사들의 말이다.
이 가운데 환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특정 약 조제나 판매가 가능한 약국을 공유하는 등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의약계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결국 환자에게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건의약계 한 관계자는 “결국 모든 피해가 환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게 안타까운 지점”이라며 “전문가들은 본인의 직을 걸고 싸우는 거라지만 환자는 목숨이 달린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대증원 사태와 관련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해 정부는 의료계가 환자를 볼모로 잡고 있다지만 정부에게도 분명 책임이 있다”며 “더불어 약 품절 문제에 대해서도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 마련을 떠나 당장의 급한 불도 끄지 못하고 있는 건 이 문제를 안일하게 여긴 정부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정부가 보건의료 재난 경보를 최대 수치인 심각 단계로 상향하면서 내놓은 대책이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라는 점에 보건의약계는 허탈을 넘어 분노하는 분위기다.
현실적으로 대안이 될 수 없는 카드 제시에 현 의료계와의 대치 상황을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를 위한 발판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보건의약계 또 다른 전문가는 “정부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확대 시기를 두고 고민하고 있었다는 건 이미 기정사실화 됐던 부분”이라며 “의료계와의 대치가 극심해지면서 결국 이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 사실상 이 위기 상황을 이용한 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현 비대면 진료 시스템이 정부가 말하는 심각 단계의 보건의료 상황과 매칭되지 않는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비급여 진료, 처방이 주를 이루는 비대면 진료가 현재의 응급 상황을 얼마나 대체하고 보완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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