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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약사 임의조제·슈퍼판매 놓고 '설전'

  • 김정주
  • 2010-06-25 17:30:57
  • 박형욱 "병의원-약국 경쟁시켜야" vs 권경희 "말도 안돼"

[의약분업 평가 심포지엄 패널토론]

25일 열린 '건강보험-의약분업, 평가와 정책과제' 두번째 연속기획 심포지엄에 의약사 출신 패널토론자들은 약사직능의 업무범위인 조제와 행위료, 슈퍼판매 등에 대해 기싸움을 벌였다.

특히 이날 패널토론자로 참석한 박형욱 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과 연구부교수(의협 법제이사)와 권경희 서울대학교 응용생명사업단 교수는 약사 임의진단·처방·조제, 일반약 약국 외 판매, 병원-약국 경쟁구도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박 교수는 "약사는 분업과 동시에 임의진단과 처방을 못하게 된 것이 아니라 이미 1951년부터 그래왔던 것"이라면서 "그간 약사들의 불법적 의료행위가 방치됐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의사의 조제행위는 진찰에 조제가 포함돼 있어 불법행위가 아니었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박형욱 부교수(의협 법제이사).
박 교수는 "약사의 진단·처방과 의사들의 조제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정확히 표현하자면 분업은 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 외래에 한해 원칙적으로 의사들의 조제가 금지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교수는 "의심처방에 대한 의사응대화 문제도 DUR 사전점검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막대한 비용을 들였다가 효과가 불분명하다면 비용대비 적절한 것인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큰 그림에 있어서 분업은 경부고속도로를 놓은 것보다 더 큰 제도라고 본다"면서 "10년 동안 알게 모르게 많은 부분에서 의료관행이 개선된 게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권 교수는 "의사들은 약사 임의조제로 명명하고 있지만 분업 전 행위는 '처방전 없는 조제'인 대증요법이었다"며, 박 교수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어 권 교수는 "이는 약사의 범주를 넘어 임의진료를 하는 방식이 아니지만 법령상 의사들의 조제는 의사들이 직접 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더 큰 문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증요법에 대해 박 교수는 "약사들이 무엇인지 알고 처방을 해야 하는데 열 나는 환자에게 하는 대증요법이 더 무섭다"면서 "이는 잠재적 진단이고 소비자가 약을 지정해 요구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재반박에 나섰다.

박 교수는 "경쟁이 안된다고 하는데 단골약국 활성화를 만들어 병용금기를 잡아내면서 고유 서비스를 한다면 경쟁이 왜 안되겠냐"고 반문했다.

서비스 선택권과 관련해서도 박 교수와 권 교수는 이견을 분명히 했다.

박 교수는 환자의 선택권을 고려해 의료기관과 약국을 경쟁구도로 놓으면 약제비를 포함한 비용도 낮아지고 서비스도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권 교수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권경희 교수.
권 교수는 "구조적으로 의사들의 권리가 훨씬 많은 상황에서 약국이 의료기관과 경쟁해 이길 수 없다"면서 "의료기관 간 또는 약국 간 공정경쟁 속에서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조제료 문제와 일반약 약국 외 판매 등에 대해서도 박 교수를 비롯해 의사출신 방청객들의 주장이 이어졌다.

박 교수는 "약국에 보상하는 방법 중 하나인 조제료에 문제가 있다"고 운을 떼고 "외국을 보면 조제료로 보상을 하기 보다 약가 마진에 대한 보상으로 대부분 이뤄지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조제료 폐지를 필요성을 암시했다.

이 같은 의견에 권 교수는 "슈퍼판매 논란은 약국에서 충분한 복약 서비스를 하지 못한 데서 이뤄진 것이지만 의료기관 처방에 종속된 약국 현실을 감안할 때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 24시약국 등 보완책이 활발하게 마련되고 있으니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김충환 복지부 과장.
이 같은 상반된 평가에 대해 김충환 복지부 의약품정책과장은 제도를 계속 유지하되 문제점 보완은 필요하다면서 분업 재평가 또는 재검토를 주장하는 의료계 시각에 대해 반대입장을 전했다.

김 과장은 "정부가 보건데 지난 10년 분업을 통해 당초 목표로 했던 항생제 오남용과 처방률, 사용량 감소부분이 이뤄져 왔고 약사들의 임의조제도 마찬가지"라고 전제했다.

이어 김 과장은 "국민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처방약이 이중점검 되고 복약지도로 인한 서비스 향상이 이뤄졌으며 처방전이 공개되면서 환자들의 알권리가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재 의료기관과 약국 간 거리가 3분 이내이기 ??문에 (의료인들이 주장하는) 이동 편의성에 대한 부분도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과장은 "전반적으로 평가 대조군이 없다는 부분은 분업 10년의 한계일 수 밖에 없다"면서 "국민 인식이 확고한 상태에서 편익증대를 논하자면 소극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며 분업 재평가 또는 재검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나타냈다.

김 과장은 또 "불법 리베이트는 더 이상 있어선 안된다는 것이 국회와 정부의 의지"라면서 "(다만) 의료인들이 주장하는 정보취득 문제에 대한 예외적 허용 부분은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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