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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집행부, 슈퍼판매 승부수…국민설득 관건

  • 박동준
  • 2011-01-24 06:49:43
  • 결의대회 통해 내부결속…"최종 목표는 청와대"

[이슈분석] = 슈퍼판매 저지 결의대회 이후 약사회 대응방향

23일 대한약사회는 김구 회장을 비롯한 250여명의 전국 약사회 임원 및 분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일반약 약국외 판매 저지를 위한 긴급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을 비롯한 약사회 집행부는 혈서까지 쓰는 등 일반약 약국외 판매 저지를 위한 사실상의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이 같은 약사회가 실제 약국외 판매 저지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집행부에 대한 내부 비판을 극복하고 싸늘해진 국민 여론을 되돌리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김구 회장, 슈퍼판매 저지, 피로 맹세…분회장들 "사진찍기용 행사인가"

김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쓴 혈서에서도 단적으로 확인된 바와 같이 이번 일반약 약국외 판매 결의대회에서 김구 집행부가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은 회원들의 '단결'이었다.

이는 김구 집행부에 대한 회원들의 비난 여론이 고조되면서 약사 사회가 사분오열돼 자칫 일반약 약국외 판매 저지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약사 사회 일각에서 김 회장이 결의대회를 통해 회원들의 단결을 강조하며 유례없이 강도 높은 대응을 선언하고 나선 것도 약국외 판매 논란을 기점으로 악하되는 회원들의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라는 의견도 제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회장은 결의대회를 통해 "전국 임원 및 분회장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풀어주지 못한 점은 대단히 죄송하다"면서도 "하나로 모아진 굳센 의지가 필요하다. 함께 행동하는 결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만 이번 결의대회를 통해 일반약 약국외 판매 저지에 대한 내부결집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분위기가 집행부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일부 분회장들이 일반약 약국외 판매 저지에 대해서는 이견을 제기하지 않으면서도 대회 이후 '겨우 사진이나 찍자고 모인 것이냐'는 등의 불만을 토해낸 것도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방의 한 분회장은 "슈퍼판매 저지를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어느 정도 성과를 얻어냈는 지는 미지수"라며 "의지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약사회, 정치권 설득에 집중…"여당 흔들어야 청와대가 움직인다"

결의대회를 통해 일반약 약국외 판매 저지를 위한 의지를 하나로 모은 약사회는 향후 행보는 정치권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약 약국외 판매 갈등이 일반약이 의약품이라는 이름으로 슈퍼판매가 이뤄지는 분류체계 논란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문제의 핵심을 쥐고 있는 청와대에 약사들의 민심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정치권 공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일반약 약국외 판매 논란이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발됐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이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의 판단을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차기 총선이 1년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정치권이 약사들의 민심 이반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경우 청와대도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계산이다.

최근 약사회가 한나라당 의원이 포진한 각급 약사회에 일제히 공문을 발송, 의원들을 직접 면담해 약사들의 입장을 전달해 줄 것을 요청한 것도 이를 감안한 것이다.

특히 약사회는 정치권에 대한 공략을 통해 이번 논란을 상반기까지 끌고 간다면 사실상 총선 정국으로 접어드는 하반기부터는 약사들의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반약 약국외 판매가 쉽게 추진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정치권도 일반약 약국외 판매가 허용된다고 해서 국민들이 지지 정당을 바꿀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약국외 판매가 허용된다면 약사들의 표심은 완전히 등을 돌린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이번 논란의 한계시점은 올 상반기"라며 "일반약 약국외 판매를 요구하는 쪽도 이를 의식해 상반기 중에 결과물을 얻어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약국외 판매 반대, 시민단체는 '싸늘'…약사회, 국민여론 달래기 고심

일반약 약국외 판매 저지를 위해 약사회가 풀어야할 또 하나의 과제는 싸늘해진 국민여론을 되돌리는 것이다.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불성실한 복약지도 등으로 약사직능의 존재감이 갈수록 저하되는 상황에서 의약품의 안전성을 이유로 약국외 판매를 반대하는 약사회의 주장은 국민들에게 ‘이익단체의 밥그릇 지키기’ 정도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를 비롯해 일반약 약국외 판매를 반대하는 측에서 조차 약사회가 국민불편 해소를 위한 새로운 카드를 내놔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반약 약국 외 판매 저지가 한계에 이를 경우 결국 약사회도 일부 일반약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약국외 판매에 대한 압력을 낮출 것이라는 예상도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약사회가 우호적인 소비자단체들과의 접촉 빈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것도 단순히 약국외 판매 요구를 무마하기 위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 행보라는 것이다.

소비자단체가 의약품 재분류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상황에서 향후 의약품 재분류 논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재분류 논의 과정에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이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과 동시에 추진될 경우 국민불편 해소라는 시민단체의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일반약을 빼앗겼다는 내부의 반발을 동시에 무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약사회는 일반약 약국외 판매 논란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일반약 가운데 의약외품으로 전환이 가능한 품목에 대한 검토를 진행한 바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일반약의 외품전환이 논의된다면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은 당연히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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