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약사는 가끔 피를 본다
- 데일리팜
- 2011-03-21 11: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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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처방약 마진 적어 회사는 백신접종 밀어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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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에서 약사는 일정기간 교육을 받으면 예방접종 자격증 을 받는다. 최근에 미국에서 약대를 졸업한 약사들은 약대교육과정 중에 예방접종이 포함되어있어 따로 교육받을 필요가 없다. 반면 이전에 졸업한 약사들은 원하면 일정기간교육을 받고 예방접종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사실 나는 이뮤나이저 (immunizer)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몇년 전 약국에서 약사가 한 환자에게 독감주사를 접종한 후 실수로 그 바늘로 자신을 찌르는 사건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 환자가 에이즈나 B형 간염 등 혈액으로 전염되는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 예방접종을 한 그 약사에게 그런 질환이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날 그 약사는 근무를 중단하고 근처 병원의 응급실에서 처치를 받았다 (그래서 내가 그 바쁜 약국에서 혼자 남은 일을 처리하느라 진땀뺐었다). 그 약사가 감염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최종 확인하기까지 장장 6개월이 걸렸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미국에서 처방전 마진은 정말 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체인약국은 마진이 높은 약국 바깥의 잡화에서 이윤을 남긴다(게다가 보험회사가 정기적으로 보험처리 감사를 나와 보험일수를 잘못 계산하거나 패키지 크기를 잘못 선택하면 일정액을 보험회사에 환급해야한다). 작년부터 약국내 마진을 높이기 위한 월그린 본사의 경영전략 중 하는 전지점의 예방접종센터화다. 약사가 독감주사나 백일해주사 등 예방접종을 하면 예방접종 1건당 최소 20-30불의 짭잘한 순익이 남기 때문.
약국이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전지점의 예방접종센터화는 결국 전약사의 예방접종자화로 이어진다. 이런 경영전략은 예방접종 자격증이 없는 모든 약사들에게 자격증을 사실상 강제했고 나 역시 원하지 않았지만 예방접종 자격증을 받기 위해 8~10시간 가량의 온라인코스와 디스트릭 오피스에서 8시간의 이론 및 실기, 마지막으로 4시간 가량의 심폐소생술(CPR) 이론 및 실기 교육을 받아야했다.
이전에 예방접종 자격증이 순전히 선택이었을 때에는 8~10시간 가량의 온라인코스를 근무시간으로 간주하여 시간당 약사임금을 계산해주었는데 전지점의 약사에게 강제했을 때는 주말을 공부하느라 다 보내야했음에도 아무런 떡고물도 없었다.
면역접종자 자격증을 받기 위한 100여쪽의 교육자료는 예방접종장려자로서의 약사의 역할, 면역학, 백신으로 예방가능한 질환 및 백신의 종류, 약국 예방접종프로그램, 백신접종방법을 다룬다. 오픈북으로 온라인 테스트를 보고 이론 및 실기교육을 디스트릭 오피스에서 받은 후 24시간이내에 온라인 테스트를 통과하면 면역접종 자격증이 나온다. 백신으로 인한 앨러지 반응으로 실신할 경우 심폐소생술(CPR)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면역접종자는 심폐소생술 자격증까지 겸비해야 약국에서 환자에게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 백신접종 실기교육은 옆자리에 앉은 약사와 식염수를 주사기에 넣어 피하주사 한번, 근육주사 한번 서로 놓아주고 끝이다.

주사 두방 실습하고 약국에 온 손님에게 과연 예방접종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올 것이 온 것이다. 제약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병원약국에 잠깐 근무한 적이 있어 사실 바이알이나 주사바늘은 익숙했으나 이제 바깥에 앉아 있는 저 청년의 피부를 바늘로 깊숙이 찔러야 하는구나 생각하니 바이알에서 백신을 뽑아내는 손이 덜덜 떨렸다. 작성한 서류를 보면서 금기나 주의에 걸리지 않나 확인하고 배운대로 세가지 질문을 했다.
"Are you sick today?"
"Are you allergic to any medication or food?"
"Have you had a serious reaction after a shot?"
그 청년은 아프지도 않고 앨러지도 없고 독감주사는 처음이라고 했다. 환자의 소매를 걷고 알코올 패드로 주사할 부위를 닦아낸 후 드디어 바늘을 잽사게 꽂았다. 너무나 운이 좋았던 것은 근육이 잘 발달하고 피부결이 좋아서 바늘이 근육으로 미끈하게 쑥 들어갔고 근육이 잘 발달한 덕에 피한방울 보지 않은 것. 오히려 피부결이 너무 촘촘해서 바늘이 나온 자리를 찾을 수가 없어 반창고를 대충 짐작해서 붙여줘야할 지경이었다.
휴우. 항상 첫걸음이 어렵다고 건장한 흑인 청년 덕에 첫 환자 독감주사 접종에 성공적으로 끝난 후부터는 자신감을 얻고 경험도 쌓아 70~80세 할머니들은 근육이 별로 없어 주사바늘이 뼈에 닿거나 간혹 바늘이 혈관을 스쳐 출혈이 생각보다 많을 때에도 지금은 침착하게 대처하는 경륜이 생겼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주사바늘 사고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찜찜함이 남아있었다. 회사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B형 간염백신 추가접종을 거부했으나 한국에서 대학다닐 때 맞은 것은 사실인데 과연 세번을 다 맞았는지는 정확히 기억할 수가 없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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