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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약사가 만든 약 교품 플랫폼 정부도 '엄지척'

  • 강혜경
  • 2024-04-02 11:34:05
  • 유상준 약사, 작년 5월 사비 들여 '스마트 교품 거래내역서 서비스' 개발
  • 유례없는 품절 따른 교품 플랫폼, 민관협력 사업으로
  • 강동구약→전국 확산…"유의미한 성과 나오길 기대"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유례없는 품절약 사태에 개국 약사가 만들어 낸 교품 플랫폼이 민관협력 사업으로 관심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와 손잡고 '민관협력 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국민·기업·정부가 사회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찾아서 해결하는 민관협업플랫폼(DPGcollab)을 구현하는 사업으로 지정하고, 우선 '약국 간 품절 의약품 거래서비스 확대'와 '도로침수사고 예방을 위한 내비게이션 고도화'를 우선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약 부족 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국민불편사항인 '전문의약품 품절 이슈' 해소를 위해 과기정통부, 디플정위, 한국 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약사회가 협력하는 방안이다.

과기정통부는 "민관협력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민간 약사가 개발한 '스마트 교품 거래내역서 서비스' 운영 및 기술지원을 제공해 품절된 의약품에 대해 약국 간 온라인 거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함으로써 환자는 필요한 처방약을 제때 구할 수 있었으며, 약사는 의약품의 수급 불균형 해소와 수기로 작성하던 의약품 거래 내역서 작성에 대한 업무 부담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히며, "올해는 동 서비스를 전국의 약국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용 확산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여전히 품절약으로 인한 약국의 고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될까?' 했던 일이 이뤄진 것이다.

◆진해거담제, 해열진통제 찾아 삼만리, '교품장터' 넘어 '거래내역서'까지= 스마트 교품 거래내역서 서비스를 만든 유상준 약사(48·성균관대) 역시 품절 문제로 고통받는 약사 중 한 사람이었다.

주처방 병원이 코로나 검사와 재택 치료 등을 하다 보니 진해거담제와 해열진통제 부족 문제를 피해갈 수 없었다. 그 역시 교품장터방을 드나들며 교품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유 약사가 속해 있는 서울 강동구약사회(회장 신민경)는 오미크론 초창기인 2022년 3월 긴급상임이사회를 열어 강동구약사회원만 참여할 수 있는 오픈채팅방 형식의 '강동팜교품장터'를 만들고 지역약국을 중심으로 약을 교환하고 수급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보통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가 종이 형태 거래내역서 대신 스마트폰이나 PC 등을 활용해 약국 간 거래내역서(바로가기)를 손쉽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약이 없어 조제를 못 하는 상황에서 약국들이 할 수 없이 교품을 하고 있지만 약사법상 의사, 치과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이 없어 해당 의약품을 긴급하게 구입하는 경우와 폐업 등의 사유에만 약사 간 거래를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한 차례 논란이 됐던 청구불일치 역시 약국 간 교품의 발목을 잡았다.

신민경 강동구약사회장과 유상준 약사(정보통신위원장).
어렵게 약을 수급해 조제해 주면서도 혹시 모를 불안을 안고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보다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뜻에 약국 이름과 연락처만 알면 거래내역서 생성이 가능한 스마트 교품 거래내역서 서비스를 만들게 된 것이다.

실제 스마트 교품 거래내역서 서비스는 최근 슈다페드·세토펜 과다사입·교품으로 지목된 일부 약국에서 '근거'로 사용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동구약사회-NIA 업무협약= 강동지역 약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스마트 교품 거래내역 서비스는 점차 사용처가 확대돼 올해 2월 기준 1380개 약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작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1500건의 의약품 거래가 발생했으며 코막힘약의 경우 약국간 약 22만5000정이 거래됐으며 유아(4~6세) 기준 약 7만5000명이 필수의약품 거래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데이터화'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와의 협약 체결이 주효했다. 작년 10월 31일 구약사회와 NIA는 ▲스마트 교품 거래내역서 서비스 운영 및 약국대상 이용 확산 ▲민관협력 지원 플랫폼을 활용한 교품 서비스 개발·운영 ▲민간 클라우드 자원 활용 및 기술지원 등에 대한 상호협력을 체결했다.

의약품 거래내역서를 넘어 교품 서비스에 약국별 의약품 입고 기록 조회 및 데이터 공유 모듈, 의약품 사용 데이터 실시간 수집 모듈, 약사 참여 기능을 개발해 고도화 해 약국 현장 데이터 기반의 전문의약품 수급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신민경 강동구약사회는 "강동구약사회원들의 나눔 정신으로 품절 사태를 지혜롭게 대처했으며, 나눔의 실천이 IT기술을 타고 전국적인 규모로 이뤄져 의약품 품절 사태 완화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데이터가 힘" 거래내역서, 품절약 데이터 된다= 과기정통부는 아울러 실제 서비스 이용자인 약사들의 의견을 DPGcollab을 통해 수렴하여 국민 체감 효과를 한층 더 고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국 약국으로의 서비스 확대를 위해 아직까지 유 약사와 NIA가 의견을 조율해야 할 부분은 남아있다. 또 규제영역과 맞닿아 있는 부분 역시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유 약사는 "NIA가 초고속 인터넷망을 설치했던 조직으로 전문성이 뛰어나고, 공공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품절약에 대한 이슈를 귀담아 선도적으로 지원해 주신 것 같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 약사는 거래내역서가 품절약의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코로나 사태를 넘기기 위해 개별 약국의 노고가 매우 컸다. 매일같이 품절약을 확보하기 위해 서칭을 하고, 약국 간 거래를 하고, 명세서를 남기는 등 일련의 행위가 수반됐지만 약사님들의 노고를 통계화하기는 쉽지 않았다"며 "거래내역서가 모아진다면 품절약 사태의 심각성이나 이로 인한 노고를 통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코막힘약 22만5000정 거래' 등이 예시다. 그는 "이같은 데이터가 누적되면 대체조제 활성화와 성분명 처방 등에도 힘이 실릴 수 있지 않겠느냐"며 "민관협력 사업으로 관심을 받게 돼 많은 연락이 오고 있다. 특히 구약사회와 함께 한 성과인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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