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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美 소형 개인약국 처방 건당 수익률 '겨우 2%'

  • 데일리팜
  • 2011-11-07 12:15:48
  • [43] 처방약 대신 예방접종, 상담료, 잡화판매 할 밖에

내년 4월이면 손주가 태어나 할아버지가 될 운명인 남자 약사가 갓 고용된 '신참' 플로터로 약국에 등장했다. 캘리포니아도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처방건수가 증가하자 내가 일하는 지점도 월요일마다 약사를 한명 더 얻게 됐는데 그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된 것이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주말에 일한 스탭 약사가 쉬기 때문에 월요일과 화요일에 일하는 스탭약사는 대개 플로터 약사와 일하게 된다. 디스트릭에서 약사 한명을 더 보내준다길래 어떤 약사를 보내려나 했더니 '예상한대로' 월그린 시스템을 몰라 혼자서는 약국을 운영할 수 없는 정말 신참을 보냈다.

그 신참이 정말 시스템을 몰라서 월그린에서 일한지 얼마나 됐냐고 물어보니 90일이 안됐다고 했다. 그럼 월그린에서 일하기 전에는 어디서 일했냐고 물었더니 장기요양원에 속한 약국(long-term care pharmacy)에서 파마시 디렉터(director, 한국으로 치면 약국장)로 있다가 해고됐으며 그 전에는 독립적으로 약국을 운영했는데 적자가 심해서 정리 매각했다는 것이다. 파마시 디렉터로 일하다가 해고된 이래 6개월 동안 실직한 상태였는데 운좋게 월그린에 플로터로 고용됐다며 만족해했다(미국에서도 50세가 넘어 해고되면 갈 데가 없는데 정말 운이 좋았다).

아마도 동작이 느리고 시스템을 모르는 고령 신참 약사를 좋아하는 지점이 없나보다. 그 약사는 큰 파일을 옆구리에 끼고 들어오길래 뭐냐고 물었더니 스케줄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30여개 약국주소와 약국문 패스워드를 파일로 정리했다는 것이다. 플로터가 일을 잘하면 1주일에 2~3일은 고정적으로 몇개의 지점에서 일하는데 정말 아무도 이 약사를 원하지 않나보다. 이 약사의 말을 들어보니 하루 전에도 스케줄이 바뀐 적이 있기 때문에 전날 밤에 확인을 해야한다는 것이다(그야말로 디스트릭에서 땜빵 약사로 쓰고 있는 것이다).

나이들어 플로팅하는 사정이 딱해보여서 어쩌다 디렉터를 그만 두었냐고 물었더니 약국이 약사 수를 줄이면서 자기를 해고하고 자기 아래의 젊은 약사가 디렉터가 됐다고 했다. 그럼 그전에는 도대체 약국이 얼마나 운영이 안됐길래 팔았냐고 했더니 처방약 한건당 순수익률이 1.8%로, 처방약만 조제해 팔아서는 먹고 살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도 그 매각한 약국이 존재하느냐고 물었더니 아직 문은 열고 있으나 겨우 운영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약사 일기를 시작하면서 여러번 언급했듯이 미국에서 처방약만 팔아서는 약국을 운영할 수 없다. 약국에 처방약 받으러 들어왔다가 나가면서 사가는 사탕, 과자, 건강식품, 계절용품, 비누, 전구, 배터리 등등 각종 잡화와 사진현상 및 즉석 여권사진 등이 수익을 올려준다. 약사가 소유주인 소형 약국들은 잡화 구매력이 약할 뿐 아니라 제품 구색도 완전히 갖출 수 없기 때문에 대개 처방약을 주로 파는데 처방약으로 돈을 벌 수 없으니 점점 사업이 쇠할 수 밖에 없다.

미국에서 건강보험회사마다 환급금은 너무 적다. 월그린이 미국의 대형 건강보험회사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스 가입자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익스프레스 스크립스 가입자에게 처방약을 팔아 별로 남는 것도 없으니 외형 매출이 줄더라도 수익성 위주로 경영방침을 바꾸고 매출규모에 맞게 다운사이징을 하겠다는 의도다. 최근에는 비교적 환급을 잘해주는 캘리포니아 정부 건강보험인 메디칼(Medi-CAL)마저 환급금을 10% 삭감한다는 통지를 보내왔으니 경영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 같다.

독감주사는 대형체인약국에서 처방약 대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안으로 생각해낸 아이템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월그린의 보험이 없는 경우 독감주사 현금가는 약 32불이며 보험처리되는 경우 건강보험회사에서 접종료를 약국에 따로 지급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익이 있다. 독감주사가 환자의 보험정책상 약국에서는 급여되지 않더라고 의사를 방문할 때마다 25~30불씩 코페이를 내야하는 환자들은 의사와 약속해서 기다리고 코페이 내고 독감주사를 맞느니 그냥 가까운 약국에서 아무 때나 시간날 때 들러서 한방 맞고 가는 것이 더 편하다면서 선선이 현금가로 독감주사를 맞는다. 또한 대형체인약국의 구매력이 강하기 때문에 병원보다 약국에 독감주사가 훨씬 일찍 들어오는데 몇년 전 독감주사 공급난을 경험했던 환자들은 약국에 8월말에 독감주사가 들어왔다는 간판이 걸리면 보험급여에 상관없이 일단 맞고 보자는 주의다.

독감주사는 약국에 수익도 올려주지만 독감주사를 놓아주면서 건강상태에 대한 질문도 하고 신체적 접촉이 있어서인지 약사와 친해진다. 약국에서 컴퓨터와 약만 만지고 상담만 하는 것에 비해 실제적으로 환자에게 예방접종을 하기 때문에 '행위'로 인식되어 약사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진다.

최근 약국 수익을 위해 등장한 또 다른 아이템은 인슐린 주사방법에 대한 전문상담이다. 장기지속형 인슐린인 란투스(Lantus)의 제조사인 사노피의 후원으로 약사가 란투스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와 함께 인슐린 주사 접종법에 대한 상담을 해주면 첫 상담료로 24불, 재상담(follow-up consultation)시 12불이 약국에 지급된다. 첫 시작은 빅토자(Victoza)였는데 이제는 란투스까지 확장됐다. 월그린에서 제공하는 21장의 슬라이드로 구성된 교육자료를 약사들이 읽고 지침에 따라 상담하도록 디스트릭이 지시하여 최근에 그 바쁜 가운에 허겁지겁 교육자료를 읽어야했다.

건강보험회사에서 처방약 조제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해주면 좋으련만. 처방전 리뷰하고 의사의 처방실수 때문에 전화하고 신처방은 상담도 해주는데 왜 이렇게 환급을 안해주는지. 이런 저환급율 때문에 전쟁터같은 약국에서 사이사이 예방접종도 하고 시간이 오래걸리는 인슐린 주사 상담까지 하라고 하니 시간당 임금은 동일한데 하루종일 더 정신없이 떠들고 움직이게 됐다. 약사의 성격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어쨌든 그런 다이나믹을 즐기기 때문에 간호사와 점잖게(?) 언쟁을 벌이는 조용한 병원 약국보다 리테일 파마시를 좋아한다.

전에 일했던 스탭약사는 내성적이었는데 리테일이 맞지 않아서 정부가 운영하는 감호소 약국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감호소 약국은 환자와 직접 맞닥드릴 일이 별로 없다고는 하지만 우울한 감옥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시끄러워도 동네 약국에서 일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감호소 약국 약사는 일종의 공무원으로 각종 혜택이 아주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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