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약사회, 외줄 올랐는데 바람은 멈추지않고
- 조광연
- 2011-12-29 12: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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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전문성과 직역을 살리려면 몸의 일부를 스스로 잘라낼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은 비장하다. 일견 그럴 듯 하게도 들린다. 대약 집행부가 극소수 상비약의 약국외 판매를 인정하는 것으로 대규모 일반약 '약국 엑소더스'를 막아내기로 한 이야기의 줄거리가 이렇다. 몸의 일부를 떼어내는 것으로 오래된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것이 집행부의 판단일 터다. 반면 이를 분노와 비난으로 받아치는 일선 약사들의 생존법은 그 반대편에서 출발한다. 손발을 스스로 잘라낼 때 '실체 불분명한 요구'는 자기 복제를 거듭해 한없이 비대해 질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이누이트가 눈 썰매를 끌고 집으로 돌아갈 때, 따라붙는 북극곰의 이야기는 협상론에 등장하는 대표적 사례다. 이누이트가 이를 달래려 사냥한 고깃덩어리를 하나 둘 던져주다가는 마지막 순간 자신의 몸까지 바칠 수 밖에 없다는 원초적 불안감이 약사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탓이다.
대한약사회나 보건복지부가 지금까지 내보인 협의의 결과는 눈보라 치는 날처럼 흐릿하다. 선명하게 드러나 보이는 것이라고는 '상비약이 약국 밖으로 나간다'는 그 사실 뿐이다. 그래서 일선약사들은 눈보라 너머 그 무엇이 더 전개될것지 의구심을 풀 수 없고 불안에 떨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약사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 '약국 밖에서는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수십년된 믿음이 확 뒤바뀌는 현실도 쉬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협상'이라는 책을 쓴 허브 코헨은 '협상 중의 협상'은 상호 윈윈의 기반 위에서 주고 받는 결실로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고받는 양에 큰 차이가 없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따라서 복지부와 대한약사회가 최소한의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협의했다면 그 결과는 약사들에게도 납득이 되도록 명료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국민 불편만 지나치게 강조돼 약사 직능에게만 양보를 강요하는 모양새면 약사들은 받아 들이지 못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복지부와 대약의 협의가 어떻게 진행될 지 알 수 없다. 속이 불편할 때 소화제, 머리 아플 때 진통제 등 국민불편은 최소한으로 좁혀져야 한다. 불편 해소라는 명분이 자칫 국민들의 정상적인 진료 접근권을 막아서는 안된다. 배보다 배꼽이 크면 비정상이다. 결과적으로 협상의 결과도 의약품 안전성은 최대한으로 유지하고, 약사 전문인의 역할은 최소한으로 양보되는 방향이 돼야한다. 덧붙여 더 이상 상업적 논리가 개입돼 의약품을 돈으로 바꾸려는 세력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명확한 장치를 해야한다. 새 제도가 자본가들의 수익모델이 돼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대한약사회 집행부가 약사들의 반대가 분명하게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외줄'에 오른 것은 바로 이같은 결과를 목표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약 집행부는 일선 약사들에게 '계란 세례'를 받더라도 소신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 설득에 실패한다면 당연히 약사들의 뜻을 수용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협의에서도 약사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를 때엔 생각을 달리한다는 각오도 다져야 한다. 약사들에게 이것을 약속하지 않고는 앞으로 나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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