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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역할 않고 싸게팔면 그게 선행인가

  • 데일리팜
  • 2012-04-11 06:44:48

데일리팜이 공중파 방송의 '약값은 약사 마음대로?'라는 방송을 계기삼아 서울과 경기권 약국을 대상으로 다소비 일반의약품의 마진율을 조사했더니 평균 10% 선이었다. 조사 품목중에서도 인기품목의 평균마진율은 10%를 밑돌기까지 했다. 고물가시대를 사는 소비자 입장에서 언뜻 다행스러워보이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무작정 반길수 만은 없다. 저마진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끼치는 폐혜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행 일반의약품 가격제도는 판매가표시제, 다시말해 재판매가격제다. 약국이 도매상이나 온라인쇼핑몰, 제약회사에서 구입한 가격에다 부가가치세, 소득세, 전기요금 등 기타 제반비용과 진열 관리비, 약사 인건비 등을 계상한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제도다. 통상 약사들이 도매상 등에서 구입한 가격을 원가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다소비의약품 마진 10%는 사실상 구입한 가격과 별차이가 없다. 과연 이같은 약국에서 고품질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을까?

저마진을 바람직한 현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약사 사회 내부적으로는 복약지도를 열심히 하면서 적정마진을 취하는 동료들을 사기꾼처럼 비치게 만들고, 서로를 믿을 수 없도록 만든다는 점 때문이다. 단가는 낮지만 많이 판매되는 다소비 의약품이 저마진 구조일 때 어디선가는 이를 만회해야 한다는 압박감 역시 전문인의 역할과 기능을 훼손하면 훼손했지 긍정적으로 작용할리 만무하다. 결국 소비자들마저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게되는 셈이다.

가격안정을 위해 정찰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과거 난매를 뿌리뽑는 것이 거의 유일한 목표가 됐던 표준소매가격제도를 돌이켜보면 설득력이 크지 않다. 유사 이래 소비자는 늘 1원이라도 싼 가격을 원한다지만, 의약품의 경우 만큼은 좀 더 합리적인 구매를 원하는 경향도 있다.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싸게 사는 것 못지 않게 '전문가의 이야기'도 함께 듣고 싶어한다. 이웃동료보다 100원, 200원 싼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작태는 약사 직능 미래의 장애물이다. 소비자에게도 결코 선행이 아니다.

적정 마진을 붙인 가격안정이 필요하다고 해서 약사회가 전면에 나서 판매가격을 가이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재판매가 성격에 맞춰 통상 소매점 마진율을 기준 삼아 약사 스스로 설정할 일이다. 무엇보다 전문인에 대한 스스로의 자긍심 확립이 중요할 것이다. '여기는 왜 이렇게 비싸'라는 아주머니의 불평에 흔들리지 않을 자존심이 절실하다. 결국 전문인 자긍심의 표출은 질높은 정보제공 등으로 나타나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심판받게 된다. 개별약국들의 자존심을 건 투쟁의 세월이 쌓이면 그게 바로 대한민국의 의약품 투약문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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