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제약 만들 돈이면 희귀질환자 돕는게 낫다"
- 최은택
- 2012-10-09 0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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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계 "뜬구름 잡기 중단해야"…전문가들 "위험한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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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는 "뜬구름 잡기식 탁상공론이다. 그 돈이 있으면 질병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희귀질환자들에게 쓰는 게 더 낫다"고 비난했다. 관념 속에서나 가능한 탁상행정은 집어치우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도 공적 개입이 필요한 이유와 타당성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제약사 설립을 검토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솔직한 심정을 말하면 화가 난다. 약값을 반토막 내놓고 공공제약사까지 만들어 압박하겠다는 것은 제약산업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리베이트 등 불공정한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국내 제약산업은 그동안 국민 건강에 기여해 왔다. 가격 거품도 일괄인하로 사라졌고 새로 진입하는 신약도 과거처럼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없는 구조"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황당한 논리를 내세우는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국적 제약사 한 관계자는 "초고가 희귀약이나 항암제 등의 보험등재 절차가 지연돼 질병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면서 "공공제약을 설립할 자금이 있다면 이런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정부와 보험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공공제약사의 설립목표가 불분명해 지금은 역할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비싼 수험료(사회적 비용)만 부담하고 무산될 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건강보험공단 임원 출신인 한 전문가는 "어떤 정책을 검토하거나 추진하려면 사회적 필요성(니드)과 명분이 숙성돼야 하고, 이에 기반해 목표를 분명히 세워야 한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공공제약은 어느 것 하나 충족시키기 어려운 사생아"라고 지적했다.
정부 측 한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경제원칙에 맞지 않는다. 보험자 병원인 일산병원도 기준병실을 4인실로 운영해 병실환경을 개선시킨 것 이외에 표준병원으로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 지 의심스럽다"면서 "또하나의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보완적 측면에서의 공공제약 모델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공감하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한 대학교수는 "제약산업에 대한 공공의 직접 개입은 대체 개념보다는 보완 개념으로 접근했을 때 의미가 있다"면서 "진료상 필요하지만 제약사들이 수익성이 없어 공급을 포기한 의약품이나 퇴장방지의약품, 초저가 의약품, 필수예방백신 등을 제조하거나 개발하는 공공제약은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공공제약이나 국영제약의 필요성이 제기됐던 영역은 공급거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초고가 필수약제와 관련된 부분"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성에 상관없이 환자를 위해 연구할 수 있는 공공연구소와 이와 연계한 공공제약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부 측 관계자도 "약가제도 이외에 공적 개입 필요성은 초고가 희귀약제 등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이런 약제들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유명무실한 희귀질환센터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공공제약 등을 통한) 특화된 접근은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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