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압박·지진여파…일본 제약계 "한국을 선택했다"
- 이탁순
- 2013-02-01 0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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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원료의약품 수출 급증...제2 생산기지 국가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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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고혈압신약 개발업체인 보령제약은 고혈압약 성분인 '알라세프릴'을 일본 다이니폰 스미토모사에 수출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알라세프릴'은 다이니폰이 개발한 고혈압치료제라는 것. 보령제약이 원개발사의 의약품 성분을 역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월에는 일본 제약회사 코칸도가 우리나라 제주도에 생산기지를 마련하겠다면서 국내 사업단과 협약식을 가졌다.
코칸도그룹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2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의약품 생산라인과 연구기반 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

1일 동양증권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한국의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1조48억원으로, 이 가운데 대일본 수출액이 239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일본 수출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은 작년 의약품 원료 수출실적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일본 수출물량을 대비해 생산시설을 확장해 나간 것이 주효했다. 최근 엔화 약세로 주춤하지만 연간 생산규모 1800억 수준의 충주공장 증설까지 완료되면 기존 충북 음성공장에 더해 총 26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이 갖춰져 일본 수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에스텍파마 두드러져
코오롱생명과학은 현재 일본 70여개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18개 제네릭 원료의약품과 1개 신약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에스텍파마도 작년 증축한 화성공장이 올해부터 본격 가동됨에 따라 대일본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엔 일본 대형 제약업체와 수출 계약도 맺었다.
에스텍파마도 전체 매출의 67%를 일본 의약품 원료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다.
이밖에도 화일약품, 유한양행, 보령제약 등 원료의약품 비중이 높은 제약사들도 일본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 현지 제약사들이 한국산 의약품 원료를 선호하는 까닭은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상황과 닮아 있다.
지속적인 약가인하에 따른 원가 부담 해소, 고령화에 따른 저가 제네릭 장려정책, 오리지널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 침투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중국, 인도보다 한국기업의 품질력을 인정하면서 한국산 의약품 원료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의약품원료 수출업체 관계자는 "일본은 2년마다 보험약가가 지속적으로 인하되면서 제약사들이 원가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고, 여기에 정부가 고령화에 따른 저가 제네릭 장력정책을 쓰면서 API(원료의약품)의 경우 자체 투자보다는 해외 아웃소싱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오롱생명과학이나 에스텍파마 등 원료업체들이 현지의 신뢰를 쌓아가면서 최근엔 국내 제약사들도 일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 해외 생산시설 구축도 고려
한편에서는 일본이 2011년 대지진과 방사능 누출사고를 격고 난 이후 자국보다는 해외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칸도그룹의 제주 생산시설 건립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작년에는 일본 제약업계 3위 기업인 에자이가 국내 생산시설을 인수하려다 불발에 그친 적도 있다.
국내 제약업체 한 연구소장은 "지금도 몇몇 일본 제약사들이 국내 생산시설을 인수해 유사시 공급하려고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진과 방사능 누출사고로 불안감이 높아져 중국, 인도보다 믿을 수 있는 한국을 세컨드 생산기지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cGMP 도입 등 국내 생산시설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있는 일본 제약기업에 대한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수익률이 떨어진 국내 제약업체의 새로운 활력소로 일본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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