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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클래스

뒤뚱거리는 오리, 백조보다 고귀

  • 데일리팜
  • 2013-05-27 06:30:04
  • 민화 속 오리, 부부금실 상징…농경사회 풍요 염원

금실 좋은 오리(김혜경 作). 민화 속 오리는 부부금실과 장원급제, 농경사회의 풍요를 염원하고 있다
[15]오리 그림-부부 사랑과 장원급제 상징

그다지 화려한 새도 아니고, 걸음걸이도 뒤뚱거리는 오리가 민화에는 자주 등장합니다.

예로부터 오리는 선비화가나 화원화가들이 그린 감상용 그림 외에도 민화에 자주 등장했습니다.

오리는 부부의 사랑과 화목을 상징하는 새입니다. 암컷과 수컷의 사이가 좋아 부부간 금실을 기원하는 그림을 선물하려고 할 때 언제나 그림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리는 대표적인 물새입니다. 오리가 서식하는 곳은 물이 풍부하다는 뜻입니다.

과거 농경민족에게 물은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에 오리가 풍요를 기원하는 솟대의 장대 끝에 모셔지게 된 것은 물을 부를 수 있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또 알고 보면 오리는 복을 불러오는 상서로운 길조(吉鳥)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새라서 그다지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낙동강 오리알 같다'는 표현도 낙동강에 오리알이 무수히 많았기 때문에 생겨났습니다.

이 말은 인간의 소망을 천상의 신에게 전해주는 신성한 중재자인 오리가 처량한 신세로 전락했음을 의미합니다.

단지 흔하다는 이유만으로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 어디 오리뿐이겠습니까? 그런데 오리는 부부 금실과 물이 필요한 곳에서만 불러 주는 새가 아닙니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매력적인 새입니다. 오리 압(鴨)자를 파자(破字)하면 갑(甲)과 조(鳥)로 되어 있다.

甲은 과거에는 장원급제, 요즘에는 1등 혹은 A학점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과거에 장원급제하는 새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리가 두 마리 있으면 이갑(二甲), 즉 향시(鄕試)와 전시(殿試)에 모두 장원급제함을 의미하다 보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선비 방에 오리 그림을 여러 점 붙여 합격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드러낸 것입니다.

한편 연꽃에 오리 두 마리가 그려지는 그림도 있습니다. 연꽃의 연밥을 뜻하는 연과(蓮顆)는 연달아 합격을 의미하는 연과(連科)와 발음이 똑같습니다.

그래서 연꽃에 오리 두 마리를 합하면 '연과이갑(連科二甲)', 즉 연속해서 두 군데 시험에 장원을 하라는 뜻이 됩니다.

과거시험에서 장원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으며, 벼슬하고자 하는 바람이 얼마나 강렬했기에 우리 민화 속에서 오리 그림이 무수히 많이 그려졌을까 하고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만약 수험생 가족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 시험을 앞 둔 자녀에게 오리 고기를 먹이면서 힘내라고 응원을 한다면 오리 고기의 맛은 더욱 좋을 듯 합니다.

끝으로 오리 그림이 민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우리 선조들이 가정의 행복과 노후의 안락한 생활을 인생의 주요 목표로 삼았기에 민화 속에서 오리가 주요 소재로 선택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처럼 우리의 민화는 보면 볼수록 흥미가 있습니다. 우리의 생활상을 꾸밈없이 그림에 담기도 했지만 민화에는 많은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화는 자연과 생활의 정서를 담은 민중의 그림으로써 우리 민족의 건강, 장수, 입신양명 등 복된 삶에 대한 주술적 염원을 담은 예술작품입니다.

오랫동안 민중의 삶에 뿌리를 내려 왔기에 우리민족의 삶의 모습과 멋과 신앙이 담겨진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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