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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66.7% 확보' 표대결로 가나...한미 분쟁 재점화 가능성

  • 천승현
  • 2024-08-01 06:20:10
  • 임종훈 대표, 모녀 측 임시 주총 청구에 거부감 표명
  • 이사회 정원 확대 표대결 가능성 제기...의결권 66.7% 확보 표대결 시나리오
  • 모녀 측 신동국 회장 우군 확보로 지분율 압도에도 박빙 승부 전망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들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모녀 측이 주요주주와 연대를 계기로 이사회 개편을 시도하고 있지만 현재 경영권을 쥐고 있는 형제 측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확대 정관 개정을 위해 의결권 66.7%를 확보하려는 표대결 시나리오도 나온다. 경영권 분쟁 종식 이후 가족들간의 갈등 봉합이 다시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임시 주주총회 개최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대주주 연합은 지난달 29일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과 신규 이사 3인 선임 안건을 의결하는 내용이다. 한미사이언스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새로운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지난달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과 신동국 회장이 의결권 공동행사 연합을 맺은 이후 경영진 재편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모녀 측과 대립각을 펼친 형제 측은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상황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3월 주주총회 이후 송영숙 회장과 임종훈 사장의 모자 공동 대표체제로 전환했는데 지난 5월 이사회에서 송영숙 대표이사 해임 안건을 통과시키며 임종훈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구축됐다.

송 회장과 신 회장 측 대주주 연합은 임시 주주총회를 청구하면서 "한미약품그룹 경영 상황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형 선진 지배구조 체계’를 확립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어 "최근 다른 대주주들께서 언급하셨던 한국형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이미 현재 한미사이언스를 중심으로 가동되고 있다"라면서 임시 주주총회 청구 반대 의지를 드러냈다. 임종훈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미사이언스 모녀 측이 OCI그룹과 통합 법인 출범을 결정했을 때와 비슷한 분위기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지난 1월 각각 이사회 결의를 거쳐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간 통합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이 성사되면 OCI의 지주회사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03%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임주현 부회장은 OCI홀딩스 지분 8.62%를 확보하며 개인주주로는 OCI홀딩스의 최대주주에 등극하는 내용이다. 이후 임종윤 사장이 즉각 통합에 반대를 표명했고 주주총회에서 표대결까지 펼쳐지며 갈등이 고조됐다.

한미사이언스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오너 일가들의 갈등이 또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정관상 이사회 정원은 최대 10명이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는 3명 이상 10명 이내로 하고 사외이사는 이사총수의 4분의 1이상으로 한다’고 명시됐다. 올해 초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는 송영숙 회장과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 등 4명으로 구성됐다. 한미사이언스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거치면서 이사회 구성원은 9명으로 늘었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구성원이 확대되고, 모녀 측 추천 이사 3명이 선임되면 이사회 구성원은 모녀 측 7명과 형제 측 5명으로 재편된다. 모녀 측이 경영권을 탈환하는 셈이다.

우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임시 주주총회 개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구성원 9명 중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 형제 측이 5명으로 과반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표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이사회를 장악했다.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 형제 측은 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2인, 사외이사 1인 등 총 5인의 이사 선임을 제안했다. 사내이사 후보 2인은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2인은 권규찬 디엑스브이엑스 대표이사와 배보경 고려대 교수다. 사봉관 변호사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추천한 이사 5명이 주주들의 과반 득표를 얻어 이사회에 진입했다.

형제 측 추천으로 이사회에 진입한 이사 5명 중 신동국 회장 측 인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신동국 회장 측 인사가 형제 측 추천 이사에 포함됐다면 모녀 측은 연대와 동시에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사회 개편이 필요하지 않다. 신 회장은 지난 5월 한미약품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사회에 진입한 바 있다.

송 회장·임 부회장 모녀 측은 지난달 신 회장과 의결권공동행사약정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대를 맺었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보유 중인 주식 중 444만4187주(지분율 6.5%)를 매수하고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합의하는 내용이다. 송 회장 측이 신 회장 측을 우호세력으로 편입하면서 특수관계인과 함께 보유 지분율은 35.76%에서 48.19%로 크게 상승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임시 주주총회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모녀 측의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 지분의 절반 가량을 보유한 대주주의 제안이라는 점에서 현 이사회가 반대하더라도 주주총회 개최를 저지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모녀 측과 형제 측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과 이사 선임을 두고 또 다시 표대결을 펼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만약 표대결이 펼쳐진다면 또 다시 박빙의 승부가 불가피하다.

상법상 정관 변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해야 하는데 특별결의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현재 모녀 측과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48.19%로 형제 측 29.07%을 압도한다. 만약 오너 일가와 신 회장 측 특수관계인만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가정하면 모녀 측 득표율은 62.4%로 찬성 요건 66.7%에 못 미친다. 지난 4월1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6.04%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모녀 측을 지지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모녀 측 득표율은 65.1%로 계산된다. 국민연금이 형제 측의 손을 들어주면 형제 측 승산이 높아진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모녀 측을 지지한 바 있다.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첨예한 대립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는 형제 측이 평균 득표율 52.0%로 모녀 측 평균 득표율 48.0%을 근소하게 앞섰다.

당시 양 측의 우호세력 확보 경쟁 이외에도 이탈표와 환매조건부매매계약 주식 수가 승부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모녀 측은 총 2984만3912주(42.66%)를 확보하며 형제 측의 2849만8254주(40.56%)를 134만5658주(2.1%포인트) 앞선 상태에서 주총을 맞았다. 하지만 모녀 측에서 이탈표가 나오면서 승부가 뒤집어졌다.

당시 모녀 측과 형제 측이 사전 확보한 의결권에 환매조건부매매계약 주식이 포함돼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은 주식을 매도했지만 일정 기간 이후에 다시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조건부 주식매매 형태를 말한다.

환매조건부매매계약이 체결됐더라도 주식을 매수한 에쿼티스퍼스트홀딩스가 아직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의결권은 유효하다. 하지만 에쿼티스퍼스트홀딩스가 주식을 팔았다면 의결권은 없다. 실제로 에커티스퍼스트홀딩스가 주식 일부를 처분하면서 모녀 측과 형제 측이 공시한 보유 주식보다 실제 의결권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의 오너 일가가 또 다시 표대결을 펼치게 되면 가족들의 갈등 봉합은 더욱 멀어지게 된다.

신 회장은 모녀 측과의 의결권공동행사약정 계약 이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모녀도 형제도 모두 함께 뜻을 모아 '모두가 승리하는' 차세대 한미의 탄생을 맞이하는 순간이다"라면서 경영권 분쟁의 종식을 선언했다. 신 회장은 "두 형제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책임경영과 전문경영, 정도경영을 하이브리드 형태로 융합시키는 방안을 논의중이다"라면서 형제 측과의 공동경영도 시사했다.

하지만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립각이 펼쳐지면 신 회장이 선언한 ‘경영권 분쟁 종식’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한미사이언스 모녀 측의 지분 매각의 배경이 상속세라는 점에서 신 회장이 형제 측 지분 매입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 회장은 모녀 측의 주식 444만4187주(지분율 6.5%)를 매수하기로 합의했다. 신 회장은 송 회장으로부터 주식 394만4187주를 매입하고, 임 부회장의 주식 50만주를 취득하는 내용이다. 총 매매대금은 1644억원이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의 주식 처분 금액은 각각 1459억원, 185억원으로 계산된다.

이 중 한양정밀이 신 회장이 인수하는 송 회장의 주식 중 220만2702주, 임 부회장의 주식 50만주를 각각 취득한다. 한양정밀이 취득하는 한미사이언스 모녀 측 주식은 총 270만2702주로 매매대금은 총 1000억원이다. 신 회장이 취득하는 주식의 60.8%를 한양정밀이 매입하고 신 회장 개인은 459억원 규모의 지분만 사들이는 모습이다. 신 회장 입장에선 당초 주식매매 계약에 비해 매입 비용이 1000억원이 줄어든 만큼 추가 지분 취득 여력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신 회장이 형제 측 지분도 인수하면 그룹내 지배력이 더욱 강화된다. 신 회장과 모녀 측의 주식 거래가 종료되면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1294만2441주(18.93%)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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