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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구매 노력 없이 차액 20% 챙기는 장려금제?

  • 최은택
  • 2014-06-24 06:14:59
  • 새장려금제 속살 들여다보기 ② 제약 "1~2년 뒤 효과 재검토"

새 장려금제도는 이해당사자가 머리를 맞대고 고심끝에 마련한 시장형실거래가제도의 대안이다. 그러나 제약계나 시민사회 진영조차 인센티브율만 낮췄을 뿐 저가구매인센티브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제도라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인센티브'와 '장려금'은 같은 의미이고, 결국 병원에 약가마진을 인정하는 제도라는 것이다. 복지부는 반박한다. '마진'이 아닌 저가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장려금으로 성격이 다르다는 게 일관된 설명이다.

특히 약품비고가도지표( PCI)에 의해 장려금이 산출되는만큼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와 다른 작동원리라고 주장한다. PCI가 새 제도의 '키'가 되는 셈인 데, 제약계 일각에서는 제도시행 후 1~2년 뒤 정책효과를 분석해 제도 존폐나 개선여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PCI에 따른 장려금 산출=처방·조제약품비절감장려금제도는 '사용량감소장려금'과 '저가구매장려금' 두 가지로 구성된다. 요양기관에 따라 1개에서 4개까지 받을 수 있다.

가령 약국은 약가차액의 20%만을 '저가구매장려금'(기본지급률)으로 받게된다. '사용량감소장려금' 지급대상은 아니다.

의료기관은 입원 PCI와 외래 PCI를 각각 산출해 '사용량감소장려금'과 '저가구매장려금'을 각각 받는다. 가령 병원이라면 입원 PCI를 근거로 각각'사용량감소장려금'과 '저가구매장려금', 외래 PCI를 근거로 '사용량감소장려금'과 '저가구매장려금'(외래원내조제분) 4개가 산출된다.

◆PCI로 통제되는 장려금='사용량감소장려금'은 상대적으로 지속하기 어려운 제도다. PCI 가격요소가 '실구입가'가 아닌 '상한가'로 정해졌기 때문에 상대적 저가약을 선택하고 처방품목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기대약품비' 대비 '실제약품비'를 낮출 수 있고 PCI도 계속 개선시킬 수 있다.

복지부는 PCI에 두 가지 잠금장치를 해뒀다. 먼저 입원 PCI든 외래 PCI든 단 하나라도 2.0 이상이면 장려금 자체를 주지 않는다. PCI는 동일사업군(같은 종별)간 상대지표이기 때문에 다른 요양기관의 행태와 연계돼 경쟁하게 만드는 구조다.

다른 하나는 '사용량감소장려금'에 한정되는 데, 전년도와 비교해 PCI가 낮은 경우에만 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외래처방 인센티브와 같은 '룰'로 병원 입장에서는 지속가능한 장려금 수급을 어렵게 만드는 장치다.

논란은 이렇게 PCI에 자물쇠를 채워도 '저가구매장려금'엔 거의 영향이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

◆노력안해도 차액의 20%는 받는다?=기본적인 불신은 PCI가 2.0 이상인 의료기관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왔다. 특히 "시장형실거래가제도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저가공급을 강제했던 대형병원은 더욱 그렇다"고 제약계 일각에서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국적의약산업협회 김성호 전무는 "PCI가 2.0 이상인 의료기관이 더러 있다고해도 의약품 원내사용량이 많은 대형병원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해 준 대목이다.

김 전무는 "결국 지금과 똑같은 방식으로 제약사를 옥죄면 대형병원은 별다른 노력없이 장려금으로 기본지급률인 20%를 마진으로 챙길 수 있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PCI 수준은?=정부는 그동안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외래처방 인센티브 사업을 진행해왔다. 입원은 이번에 새로 들어오는 개념이기 때문에 데이터가 없지만 외래 PCI는 2013년 상반기 평가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보공개 사이트를 통해 의료기관 개별적으로 검색 가능하다.

데일리팜은 이 시스템에서 요양기관 종별 PCI값과 '빅5병원'의 PCI값을 추출해봤다.

외래 PCI는 장려금 지급제한 기준인 2.0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평균값은 상급종합병원 1.03, 종합병원 1.04, 병원 0.96, 의원 0.93이었다.

편차는 의원이 최저 0.66에서 최고 6.64로 매우 컸다. 반면 상급종합병원은 최저값(0.88)과 최고값(1.23)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빅5병원'은 모두 1.0을 밑돌았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이 각각 0.88로 동일했고, 서울아산병원 0.93, 가톨릭서울성모병원 0.96, 신촌세브란스병원 0.97 수준으로 분포했다.

이 PCI는 외래기준이기 때문에 입원과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심평원 관계자는 "입원은 새로 도입된 개념이어서 현재로썬 PCI값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과거 저가구매 인센티브를 제공받았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적용한 시뮬레이션 결과값을 공개할 수 없다고도 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겠다는 것인 데, 정책을 추진하면서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상황이 어찌됐든 외래 PCI를 통해 추정가능한 건 대형병원인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PCI 격차, 다시 말해 변별력이 별로 없을 것이는 점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PCI가 2.0을 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고, 약가차액에 따른 '저가구매장려금'을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이 챙길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PCI 이중통제 필요?=상황이 이렇다보니 '저가구매장려금'에도 전년도 PCI를 연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씨제이헬스케어 김기호 상무는 "저가구매인센티브와 같은 스킴이라는 비판을 최소화하려면 '사용량감소장려금'과 동일하게 전년도 PCI보다 낮은 경우에 한해 '저가구매장려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의료기관별로 전년도 대비 PCI 개선노력이 없으면 단 한푼의 장려금도 받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상대적 저가약 사용, 처방품목수 축소 등 처방행태 개선노력 뒤따를 것이라는 게 김 상무의 주장이다.

우려가 거센만큼 정책효과를 두고 곧바로 재검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개정법령안에 1~2년 뒤 정책효과를 평가해 제도 존폐여부 등을 재검토하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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