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식약처장-제약사 CEO 간담은 '돈되는 만남'
- 조광연
- 2015-02-10 06: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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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 식약처장은 4일 아침 7시께 르네상스 서울호텔 3층에 마련된 회의장에 있었다. 그의 가시권엔 김관성 의약품안전국장, 이선희 의약품심사부장, 이동희 의약품정책과장이 머물렀다. 같은 시각, 익숙한 얼굴의 제약업계 사람들도 한명 두명 나타났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 김진호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장,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 등 단체장과 국내 제약회사 CEO들, 잉그리드 드렉셀 바이엘헬스케어 대표 등 다국적 제약회사 한국 브랜치 대표들이 모여 들었다. 전문언론 기자 이십여명도 서둘러 노트북 전원을 켰다. 이들은 악수를 나누고, 명함을 꺼내 주고 받았다. 활동적인 CEO들은 목소리를 크게 내며 회의장을 가로질러 인사했고, 수줍은 CEO들은 배정받은 테이블에 앉아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났다. 연례 행사로 자리잡은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제약업계 CEO 간담회'는 그렇게 시작됐다.
'설명과 고견 청취의 시간'이라는 정승 식약처장의 말대로 이날 간담에서 식약처는 제약기업 비즈니스와 직간접 적으로 연관된 정책들을 모두 꺼내 놓았다. 부작용 피해구제제도 시행과 PIC/s 가입 등은 2014년도 핵심성과이자 자랑거리로 소개했다. 새 계획도 밝혔다. 연차별 어린이 의약품 타르색소 저감화, 시장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필수의약품 등에 관한 위탁제조 및 공급, PIC/s 기준에 따른 3년 주기 354개 제조서 전체 제형 GMP 재평가, 페넴계 시설 분리 검토 등이다. 뿐만 아니라 페루와 국내 허가 의약품의 자동 승인 협의, EU 원료의약품 수출 때 GMP 서면확인서 제출 면제국가 추진, 국제 제네릭 의약품규제당국자 협의체 회의 등도 설명했다. 이 딱딱한 제목들의 정책이나 행사는 기업들이 사업 방향을 잡는데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실무자 냅두고 번거롭게 CEO를 부르느냐"는 일각의 불평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를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제약회사에게 돈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정책의 향후 진로를 보고 투자할 것인지, 말 것인지 아니면 정책이 바뀌기를 희망하며 기다릴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 그 자체가 '돈에 관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규제 당국인 식약처와 기업 사이의 '정책 메신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름하여 '대관 담당자'인데 흔히 줄여 '대관'이라 스스로 말하고, 부른다. 이들이 회사와 식약처 사이를 KTX와 승용차로 부지런히 오가는데도 식약처가 CEO들을 굳이 한자리에 모아 정책을 설명하는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찾아가는 행정의 실현이라는 면도 있지만, CEO를 직접 만나 설명하는 것이 현장에 적용하려는 정책의 실효성과 확산성이 커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규제 정책은 제약회사의 투자를 담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CEO의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실제 3년 일정으로 진행되는 PIC/s 기준에 따른 전 제형 GMP 평가의 경우 CEO가 인지해야 회사가 일사분란하게 준비를 할 수 있다. 정책 이해도가 낮거나 굳이 이해하려 애쓰지 않는 CEO의 경우, 정책을 이해시키는데 여간 공력이 들지 않는다고 대관들은 말한다. 이런 면에서 식약처-CEO 간담은 식약처가 그동안 모종처럼 기른 정책을 현장에 이식하는데 필요한 밭갈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간담회장에서 식약처는 때때로 달콤한 이야기도 듣는다. 기업에 필요한 민원을 제기한 다른 CEO들과 다르게 홍성한 비씨월드 대표는 "처장님께 여쭤보는데요, 처로 승격된 이후 업무도 크게 확대돼 식약처 식구들의 애로와 노고가 많으실 텐데 어떻게 대처를 하시는지요"라며 국회 여당의원이 행정부 공무원에게 은근히 PR할 발언의 기회를 주듯 공손하게 물었다. "격려의 말씀으로 받겠다"고 수줍은 듯 고마워한 정승 처장은 이후 일정 때문에 움직여야 한다면서도 플로어에 꽤 오랫동안 머무르며 "업무량이 늘어난 것과 비례해 조직과 예산도 늘어나야 겠죠. 생각이 바뀌어야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뀌어진다. 처 직원들도 (제약업계가) 민원을 신청하면 제약업계 일이 내일이다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화답했다. 규제에 입각한 갑을 관계에도 식약처장과 제약업계 CEO간 간담은 더 넓은 소통의 통로를 내고 있다. 한 행사 참석자는 "제약산업 관련 다른 기관들도 식약처처럼 해 주면 좋을 텐데"라고 말하며, 회사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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