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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권리금 장사에 피멍드는 동료약사

  • 김지은
  • 2015-08-31 12:14:52

처방전이 나올만한 자리에 치고 들어가 1년도 채 안돼 거액의 권리금을 챙기고 빠지는 일명 '메뚜기 약국'. 의약분업 이후 고개를 들기 시작한 메뚜기 약국들이 점차 그 수법을 지능화하면서 동료 약사들의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일부 약사들 사이에서도 특정 약국장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해당 약사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약사들의 증언도 적지 않다. 약사들이 말하는 그만의 방식은 한마디로 '치고 빠지기'다. 동일 건물, 또는 바로 옆 건물 병의원 처방전에 의존하는 약국이 있는 건물 1층, 또는 층약국에 치고 들어가 적게는 3~6개월 정도 약국을 운영한 뒤 다른 약사에게 1억여원 상당의 권리금을 받고 빠진다는 것이다.

이 약사 나름의 약국 운영 방식(?)에 동료 약사들의 가슴에는 피멍이 들고 있다. 2년도 채 안돼 8개 약국 개폐업을 반복하며 권리금 장사를 이어가다 보니 치고 들어간 곳 인근 약국은 경영 적자로 폐업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양도한 약국도 인근 의원이 들어간 지 3개월도 채 안돼 폐업해 수억원대 권리금과 임대료만 손해본채 폐업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 같은 일부 약사들의 행태는 약사들 간 법정 다툼으로까지 심심치 않게 이어지고 있다. 법적으로 보장될 수 없는 부동산 권리금 특성상 약국을 양수한 약사가 패소할 확률이 크지만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두고 벌이는 싸움은 당사자들에겐 생존권이나 다름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투자와 이익을 기본으로 하는 부동산 생리를 고려할 때 물론 약국 자리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도를 넘어선 투기로 서로 간의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양도자도, 양수자도 모두 같은 직종의 동료 약사라는 점은 어딘가 모를 씁쓸함을 남긴다. 이 일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약사들도 이들 메뚜기 약사를 손가락질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터이다.

이제는 약국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권리금 분쟁을 단순히 양수 약사의 불운이나 실수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양도, 양수 약사 간 문제를 넘어 최근에는 이를 교묘히 이용하는 중간 브로커들까지 난립하고 있는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어제의 선후배이자 동료가 오늘의 적이되는 사태가 더는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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