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팔은 안으로? 동문이 밥 먹여 주지 않는다
- 조광연
- 2015-10-21 12: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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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장 선거가 시작됐다. 12월10일 밤이면 어김없이 새 회장은 선출될 것이다. 그 날의 주인공을 꿈꾸며, 오랜동안 뜻을 품어온 인사들이 출마 선언을 하며 대열을 갖추고 있다. 좌석훈 제주시약사회장(49), 김대업 전 대한약사회 부회장(51), 박기배 전 경기도약사회장(62)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력 예비후보 4명 중 3명이 유권자들에게 진정성과 의지를 호소했다. 남은 한 사람은 일찌감치 몸은 풀고 있었으면서도, 스타트 라인엔 서지않고 때를 기다리는 조찬휘 현 회장(67)이다. 전국 유권자들, 다시말해 약사들에겐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약사들의 직능 이익을 지켜내야만 살 수 있는 고단한 약사회장이란 의자에 앉겠다는 인사가 4명이나 되고, 모두 헌신 봉사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유권자 직접선거로 회장을 뽑는 대한약사회장 선거는 대한민국 직능 단체 선거에서 단연 발군이자, 자랑거리다. 12년을 대과없이 선거를 이어온 까닭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약사들의 민주적 역량은 검증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만큼 약사 유권자들은 충분히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질 자격이 있다. 약사회 선거는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처럼 민주적 절차로 진행된다. 선거 운동기간에는 진영을 나눠 치열하게 공방을 펼치면서도 그 결과에는 깨끗하게 승복하는 훌륭한 모습을 그간 보여왔다. 선거운동 중에는 후보자들의 정견발표가 있고, 후보자 간 토론이 열린다. 이 장면은 탄탄하게 구축된 여러 전문언론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선거관리위원회 감시 아래 진행되는 절차도 대통령선거 못지 않다. 3년에 한번씩 치러지는 직접선거는 모처럼 민의를 모으고, 전국 약사들의 에너지를 집약하며, 약사직능의 미래를 고민해 보는 계기로 약사사회여론을 모처럼 생물로 만든다.
세상사 모든 일에 빛과 그늘이 있듯 직선제도 마냥 긍정적일 수많은 없다. 여러 부작용이 지적되지만, 그중 가장 큰 문제는 동문회가 일반 정치의 정당처럼 행세하는 것이다. 동문회가 후보 단일화에 압력을 행사하고, 동문회장은 당대표처럼 나서 다른대학 동문회와 손을 잡고, 추후 자리를 약속하는 등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선거가 풀뿌리 약사들의 민의를 수렴하고, 대변하는데 주력하기보다 정치공학적으로 흐르는 경향도 점차 짙어지고 있다. 이런 셈법으로 따져보면 약사사회에는 약학대학 숫자만큼 정당이 있는 것이나 한가지다. 서른 다섯개다. 6년제와 함께 신설돼 졸업생이 많지 않은 학교를 제외하면 20개 정당은 되는 것이다. 예전 대의원 선거에서 횡행했던 밀실 합종연횡이 직접 선거에서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해서 선약사 후동문, 약사당 같은 구호는 선거철이면 무력할 뿐이다. 외려 선거판을 제법 읽는다는 제갈량들만 목에 한껏 힘을 주고 득세를 하는 실정이다. 개인정보법강화로 약사대상 여론조사 리스크 커 죽기살기로 약사 유권자들에게 다가설 수 밖에
후보자들은 당선되기 위해 동문회 프레임에 갇히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이 프레임에 스스로 걸어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판이 이처럼 견고한데도 좌석훈 예비후보와 박기배 예비후보가 선언을 했다. 물론 다른 후보들이 '동문회를 등에 업겠다'고 한 적은 없지만 좌, 박 두 예비후보들은 "동문회에 의탁하지 않고 풀뿌리 약사들의 마음을 얻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과연 이같은 도전이 약사들의 마음을 움직일지 현재로선 알지 못한다. 개인정보법 강화에 따라 약사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역시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사회가 되고보니, 두 후보는 좌고우면 할 것 없이 그저 앞만 보고 뛸 수 밖에 없다. 대한약사회가 발간한 회원명부를 가지고 여론조사를 하는 경우에도 유권자들이 문제 삼으면, 개인정보법에 저촉된다. 후보들은 가슴을 칠 일이겠으나,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더 좋은 일일지 모른다.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위해 피니시 라인까지 혼신을 다해야 달려야 하기 때문이며 그 결과는 약사들에게 이롭기 때문이다.
대놓고 말해, 동문이 밥먹여 주지 않는다. 동문이라는 이유로 지지해 회장에 당선되면 정서상 당연히 기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때 그 순간 뿐이다. 약사 입장에선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아주면 된다. '우리 동문회는 누구를 밀기로 했다'는 말에 혹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그렇게해서 당선시켜봐야 결국 돌아오는 건 '한자리 좋아하는 어느 동문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허무함 뿐이다. 동문간 우정은 동문회 행사에서 쌓으면 된다. 정작 중요한 건 누가 약사의 직능을 더 공고하게 다져줄 수 있느냐는데 있을 터다. 약사로서 본업에 충실할 때 자신을 대신해 촉수를 한껏 치켜 세울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일에만 몰두하면 된다. 약사의 미래와 관련해 절박한 사람은 자신이지, 복잡한 정치적 함의로 머리를 굴리는 동문회나 동문회장은 아닐 것이다. 이제부터 출신대학은 단순 참고사항으로 치부하고 개개 인물과 그의 진성성과 그가 내놓게 될 실효성 높은 정책에 주목하면 된다. 동문회의 걱정과 약사의 걱정은 성격이 천양지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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