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수가협상 '미니총액제'…공급자 희생 한계점"
- 김정주
- 2016-03-28 06: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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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협 수가협상단, 전열정비..."배급 아닌 보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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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보험수가 계약을 앞두고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가 이른 채비에 나섰다. 협상단 구성원이 대폭 교체된 탓이다.
2주 가량 비교적 짧은 기간 진행되는 협상 '소나기'에다 노련한 보험자와 승부를 겨루려면 다른 단체보다 서둘러 전열을 다듬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협상단은 27일 오후 5시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첫 대면을 갖고, 올해 수가협상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협상단은 이날 회의 직후 건보공단 출입기자협의회와 '프리토크' 자리를 마련했다. 이들은 1차의료에 대한 담론과 현 유형별 협상에서 나타나는 '제로섬 게임'의 문제, 앞으로의 협상 방향 등을 하나 둘 풀어냈다.
자문단인 이철호 전 의협 부회장, 홍경표 광주시의사회장, 안양수 의협 총무이사, 김주현 의협 기획이사, 이진석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이평수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 김계현 의료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등도 배석했다.
[토픽 1] "생필품 된 1차의료 고사, 불구경만 할 건가"

1차 의료기관 수입의 가장 큰 부분(portion)은 진찰료인데, 행위량이 덜 늘어나 진료비 상승도 더뎠다.
이렇게 되면 의원 경영은 마이너스다.
얼마 전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장에 임명된 조재국 교수가 "공급자의 일방적 희생 아래 수가협상이 진행되진 않을 것"이란 말을 했다고 들었다.
조 위원장은 2012년에도 재정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어서 이미 경험을 갖고 의견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우리 입장에선 긍정적으로 들린다.
현재 건강보험재정은 17조원 규모의 누적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보험자 측은 이 돈이 언제 사라질 지 모른다고 하지만, 우리 입장에선 1차 의료가 언제 어떻게 사라지고 망할 지 모르는 입장이다.
이번 협상에서 서로 역지사지 해봤으면 한다.

사실 전국민 의료보험제도 도입 당시 의원급은 원가 이하에서 출발했다. 그때 이미 동네의원 몰락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옛날엔 쌀 농사를 많이 짓는 이들이 부호가 됐고 이들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었는데, 정부가 가격조정에 들어가서 농부들은 농촌을 버리고 떠났고, 그 결과 몰락했다.
바꿔 말하면 현재 의식주(衣食住)에서 '의'를 의료(醫療)가 담당한다.
의료의 위치가 중요한 생필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정부가 가격조정에 나선 것이 그 때(전국민 의료보험 도입)였다.
환자들이 대형병원에 쏠리는 것은 1차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으로도 보인다.
갈수록 열악해지니 대형병원들처럼 투자할 수도 없고 악순환이 계속된다. 원가 이하의 진료 때문이라고 본다.
하다못해 핸드폰 가격에도 광고비나 모든 제반비용이 포함되지만 의료비는 그렇지 않다.
심지어 화장실 휴지값도 의료기관 순이익에서 처리한다. 이러니 의원급은 남아날 수가 없다.
또 정서상 환자들은 호텔같은 병원에서 의료서비스 받기를 선호하는데, 투자할 순이익이 줄어드니 낙후된 진료 환경의 1차 의료기관은 '창고'같은 이미지마저 생겼다.

환자들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받으려고 큰 병원으로 몰린다.
여러가지 진료비 상승요인 중 중요한 하나가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할 수 있는 것을 큰 병원으로 가는 경향이다.
급여진료비 규모가 늘어나고 1차 의료기관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국가 차원에서 진료비 증가율을 제어하려면 우선 1차 의료기관들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의원 활성화를 위한 보상이 충분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토픽 2] 벤딩(bending)에 '딴지 걸기'
김주형 단장= 마음같아서야 회원들이 원하는만큼 인상률을 충분히 얻어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추가재정소요액( 벤딩, 인상분) 폭 안에서 다른 유형들과 나눠 가져야 하니 욕심만 부릴 순 없다.
그래도 협상에 임하는 단장으로서 두자릿수 인상분을 받고 싶다는 소망은 있다.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웃음).

의사들이 동네의원을 개원하면 의사협회 가입을 하지 않는다.
곧 망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기 때문이다. 진찰료로 이익을 볼 수 없으니 계속 지역을 옮기고 폐업을 반복한다.
경영이 잘 되지 않는 (수익)구조로 인한 현상이다.
이런 마당에 보험자는 '잘 안되니 얼마만큼 더 주겠다'고 나와야 하는데 되려 파이를 정해주고 나눠 가지라고 하니 싸움만 유발된다. 협상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건 문제가 있다.
건보재정 17조원 흑자라는 데 공단은 남은 돈을 계속 모으고 싶어 한다.
이건 국민을 위해서도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협상은 '수치'의 장난이다.

내가 수가협상에 참여했던 2014년에도 벤딩을 보험자만 알고 협상이 진행됐는데, 그게 현재까지 고쳐지지 않고 있다.
공단이 벤딩 폭을 (초기에) 공개하지 않으면 협상 과정에서 보험자-공급자 상호 협의가 되지 않고 추후 일방적 인상률 통보로 끝나고 만다.
이제 시작부터 벤딩을 알려주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논의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지난해 진료실적을 분석해보니 의원급은 진찰료도 줄고 고사 위기다. 의원이 망하면 1만 여원을 쓰면 되는 감기 환자들이 큰 병원 가서 4만~5만원을 써야 한다.
결국 국민들과 재정 부담이 커지는 보험자 손해인 것이다.
홍경표 자문위원= 더 이상 협상장에 수가를 '배급'받으러 가지 않았으면 한다.
[토픽 3] 보험자 납득 관건…'적정보상' 가능할까?
김주형 단장= 통계적으로도 의원급 의료기관이 열악한 사정이지만, 경험적으로 보험자를 설득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제로섬 게임'이라 (적정보상은)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통계적으로 보더라도 의원급은 경영이 '마이너스'란 점이다. 협상 중에 계속 강조하고 싶다. 큰 틀을 갖고 우리 협상단원과 자문단 협조 얻어서 최선을 다해야 겠다.

과거 우리가 아무리 통계로 근거를 제시해도 어차피 정부와 보험자는 정해진 액수로 현실을 반영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1차 의료기관이 열악해진 건 누구나 피부로 느끼고 있을 거다. 그분들도 다 알고 있으리라 본다.
복지부 행정관료들도 더 이상 정권이나 정치권 눈치보지 말고 소신을 갖고 적정보상을 해줄 수 있도록 진실과 이성에 호소해야 한다.
임익강 협상위원= 십수년 간 원가보전 못해준 것을 모두 보상해주지 못한다면 적어도 근접한 수준으로 수가를 인상해줘야 한다.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공단 측 협상단이 "얼만큼의 인상률을 원하냐"고 묻는다. 웃음 밖에 안나온다. 이 구조로는 우리가 공단 측에 "얼마나 줄 건가"라고 묻는게 맞지 않나.
이번 협상에서는 지난해 환산지수를 적용해서 의원들이 얼마나 보탬이 됐고 힘들었는 지 피드백을 해볼 계획이다. 조만간 데이터가 나올 것이고, 결과에 따라 전략을 짜서 대응책을 연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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