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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틴 당뇨병 위험 88% 증가" 발표, 성급했다

  • 안경진
  • 2016-05-24 12:21:03
  • 대한당뇨병학회, NECA 연구보고서 한계점 지적

대한당뇨병학회가 ' 스타틴이 당뇨병 발생률을 높인다'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발표에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가 고지혈증 환자의 스타틴 치료에 관한 잘못된 인식뿐 아니라 일선 진료현장에 불필요한 혼선을 초래할 수 있어 이에 대해 입장표명이 필요했다는 의견이다.

NECA는 지난 19일 '스타틴 사용과 당뇨 위험도에 대한 비교효과연구' 보고서를 내고, 심혈관계 과거 병력이 없는 고지혈증 환자가 스타틴을 복용할 경우 복용기간 및 용량에 비례해 당뇨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그 근거로 제시된 연구에 따르면, 2005~2012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수검자의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활용해 고지혈증(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으로 스타틴을 처방받은 사람과 비처방군을 비교한 결과 스타틴군이 비스타틴군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1.88배 높았다. 복용기간과 용량에 따라서는 최대 2.62배까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책임자는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스타틴의 이득과 위해를 분석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면서 향후 한국형 스타틴 사용지침을 마련하는 데 유용한 근거로 활용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학회 입장은 달랐다. 스타틴과 당뇨병 위험도에 대한 기존 연구 결과들과 이번 NECA 보고서의 연구 결과가 이토록 차이가 큰 이유에 대해 근거와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

스타틴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의학계에서도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고, 이미 스타틴을 사용하는 경우 9~27%까지 당뇨병 위험이 올라간다는 메타분석도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NECA 연구에서는 한국인의 당뇨병 발생 위험이 평균 88%나 증가한다고 분석돼, 연구방법상 오류로 인해 과다하게 위험이 추정된 것은 아닌지, 한국인에서만 유독 스타틴으로 인한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은 이유가 있는지 추가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는 게 학회의 주장이다.

NECA 연구는 후향적 코호트연구인 만큼, 당뇨병 발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여러 교란변수 중 미처 고려하지 못한 변수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심혈관질환 조기 발생의 가족력이 있거나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 복부비만이 있는 경우 등 단순한 콜레스테롤 수치 외에 다른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따져 스타틴이 처방됐을 수 있는데 이런 변수들이 반영되지 못했을 확률도 배제될 수 없다. 이러한 변수는 인슐린저항성과 대사증후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당뇨병의 고위험상태를 의미한다.

또한 분석에 포함된 연구기간(2005년부터 8년간) 동안 스타틴 처방에 관한 진료지침이 상당히 변화됐다는 점도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으며, 약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검진이나 외래 방문이 잦은 탓에 당뇨병이 더 많이 진단됐을 가능성도 고려돼야 한다.

학회는 이번 연구에서 고지혈증의 당뇨병 발생 위험이 심혈관질환보다 수십배 높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비스타틴군에서 당뇨병 발생은 1000인년당 6.85명인데, 심혈관질환 발생은 0.45명이었다.

이는 55세 정도의 중년 나이에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으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상당히 높으며, 당뇨병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동시에 스타틴이 한국인에서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33%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검증한 것이기도 하다.

당뇨병학회는 "과학적 근거를 통해 의료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국민의 건강 향상에 기여해야 할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1년 전 아스피린 연구와 같이 건강보험청구자료를 토대로 후향적 코호트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오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자료를 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사례와 같이 후향적 코호트연구에서 스타틴과 당뇨병 발생 위험에 대해 알게 됐다면 보다 확고한 근거 창출을 위한 전향적인 연구를 통해 입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섣불리 후향적 연구결과만 가지고 스타틴 관련 진료지침에 적용하는 조급함과 오류는 절대적으로 경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회는 "고콜레스테롤혈증에서 스타틴을 사용하였을 때 어떤 집단에서 당뇨병 발생 위험이 올라갈지 유전자 분석을 포함한 정밀의학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건강보험 자료를 토대로 임상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들이 많아질수록 자료의 특성을 정확히 알고 연구를 설계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민 건강과 보건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민감한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공인된 학술지 등 동료 평가의 과정을 거친 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신중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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