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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법 반대, 상정자체 막는 건 문제"

  • 최은택
  • 2016-06-20 06:14:54
  • 양승조 20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위원장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지난주부터 본격 가동됐다. 다른 상임위보다 빠른 행보다.

보건복지위원들은 '맞춤형 보육' 현장방문에 나서는 등 현장 행보에도 선도적인 모습이다. 보건복지위의 이런 활력은 신임 상임위원장으로부터 나왔다.

바로 변호사 출신인 양승조(58, 천안병) 위원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4선 의원인 양 위원장은 17대부터 12년 의정활동을 하면서 10년을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했다. 그야말로 준비된 위원장이다. 간절함도 있었다.

양 위원장는 누구보다 보건복지위원장이 되길 희망했다. 국회 전문기자협의회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기쁘고 영광스럽다. 비약하자면 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왜 보건복지위를 고집해왔을까. 왜 보건복지위원장이 그토록 되고 싶었을까.

"처음 국회에 왔을 때 법사위에서 활동하려고 했다. 그러다 우연히 보건복지위로 배정돼 보건복지분야를 경험하게 됐는데,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의 삶과 직결된 문제, 민생현안들을 다 다루고 있었다. 지금도 현안들이 산적한데, 특히 저출산·고령화 대응문제는 우리나라의 미래 존망이 걸린 정책이다. 이런 중요한 과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보건복지위를 떠날 수 없었다."

양 위원장은 이렇게 저출산·고령사회 문제에 대응하는 걸 자신의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 20대 국회 임기동안 보건복지위에 한정하지 않고 폭넓게 입법안을 발의한다는 목표다.

원격의료법 등 이른바 의료영리화 논란과 결부된 법률안에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양 위원장은 그러나 "법률안 상정과 심사자체를 거부하는 건 온당치 않다. 국민입장에서 제대로 심사하고 맞지않다면 폐기하거나 삭제하면 된다"며, 원격의료법 등을 일단 상정할 뜻을 내비쳤다.

양 위원장은 보건의료계 종사자들에게는 "한 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조급함, 그리고 승리 아니면 패배라는 흑백논리식 접근을 버리고 열린 자세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민 건강 증진과 열린 자세를 가지고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양 위원장과 일문일답.

-17대부터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했고, 이제 위원장이 됐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기쁘고 영광스럽다. 좀 비약하자면 사원으로 입사해서 사장이 됐다고 할까? 지난 12년 의정활동 중 10년을 내리 보건복지위에 있었다. 흔히 힘들고 실속 없다고 얘기하는 보건복지위 활동을 계속한 이유는 우리 시대적 과제인 복지강화를 담당하는 상임위이기 때문이다.

OECD 국가 중 출산율 꼴찌, 자살률 1위, 노인빈곤율 1위 그리고 사회양극화 심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선배, 동료의원들과 함께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면서 이런 국가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19대 국회 보건복지위는 의료영리화 논란으로 붙힘이 적지 않았다. 20대 때도 같은 양상일 것 같은데, 어떻게 조율해 나갈 계획인가

=보건의료 분야는 산업이라는 측면과 공공적 측면이 공존하는 영역이다. 가격을 낮추면 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 있고, 가격을 높이면 환자가 의료를 이용하기 어렵게 된다. 같은 맥락에서 규제를 완화하면 의료 이용자가 위험해지고 규제를 강화하면 신기술 개발이 더딜 수밖에 없다.

결국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작은 규제 완화, 가령 가습기 살균제 경우와 같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부담을 낮추는 게 우선 원칙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보건복지위는 유독 이해관계자가 많고 직능단체의 활동도 적극적이다. 입법과정에서 의견대립은 합리적인 법률을 만들어나가는 필수과정이지만, 때로는 갈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어떻게 조율해 나갈 계획인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업무구분 사례를 보자. 서로 오랜 갈등이 있었지만, 목표는 모두 국민 건강에 기여하고자 하는 데 있었다. 다행히 작년 연말에 보건복지위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고, 합의안도 서로 상생하는 방안이었다고 생각한다.

한약분쟁, 의약분업 등 보건의료 직능의 역할에 대한 갈등은 꽤 오래 이어져 왔고, 앞으로도 전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건 이런 갈등이 직능의 영역 확대가 아니라 국민 건강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한 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조급함, 그리고 승리 아니면 패배라는 흑백논리적 접근을 버리고 열린 자세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건복지위를 고집한 이유는 뭔가. 또 보건의료분야 정책 중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를 꼽는다면

=처음 국회에 왔을 때 변호사 출신이니까 법사위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우연히 보건복지위로 배정돼 보건복지분야를 경험하게 됐는데,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의 삶과 직결된 문제, 민생현안들을 다 다루고 있었다.

19대 국회 때만 봐도, 국민기초연금 도입, 국민기초생활제도 개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 아동학대와 보육교사 처우개선, 진주의료원 폐쇄로 붉어진 공공의료 논란, 백수오 사태로 대변되는 식품안전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현안들을 처리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대응문제는 우리나라의 미래 존망이 걸린 정책이다. 이런 중요한 과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보건복지위를 떠날 수 없었다.

보건의료분야 우선과제는 제약산업 육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공공의료체계 강화 등을 꼽을 수 있겠다. 특히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사안은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소득중심으로 개편하는 일이다.

-보건복지위 소관 법률안 발의건수가 다른 상임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미처리 법률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안소위를 상설화(매달 개최)하거나 보건과 복지로 나눠 2개 소위원회를 운영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19대 국회 때 1996건의 법률안이 발의됐고, 이중 860건이 처리됐다. (처리율은 낮지만) 전체 발의건수로는 16개 상임위 중 2위, 처리건수로는 3위였다. 심사해야 할 법안, 민생법안이 많다는 점에서 법안소위를 보건분야와 복지분야로 나눠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20대 전반기에는 여당의 반대로 보건복지위는 복수 법안소위 상임위에서는 제외됐다. 1년 정도 지나면 법률안이 쌓이고 그만큼 심사하지 못한 법률안이 많아질텐데, 그 때 이 문제를 공론화해보려고 한다.

-부가적으로 19대 때는 법안소위를 (취재가 가능하도록) 공개했었다. 장소가 협소하거나 일부 부담을 호소한 의원들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의정활동에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평가였다. 법안소위 공개에 대한 의견은

=의사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되도록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이 됐다. 상임위원장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동안 보건복지위는 여야간 충돌을 최대한 자제하고 충분한 협의를 통해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의사결정을 해 왔다. 20대도 여야 4당이 모두 민생을 위해 협력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의사진행을 할 생각이다. 소수정당이라고 해서 논의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하겠다. 충분한 협의와 솔직한 논의를 기본으로 여야 4당의 협의를 이끌어내겠다. -의료기술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최대현안이 원격의료 논란인데

=화상통화가 가능하다고 해서, 또 쌍방향 데이터 교환이 가능하다고 해서 원격의료가 대면진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갖췄는지 의문이다. 신의료기술이나 신약이 그런 검증과정을 거친 후에야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듯이 원격의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19대에서 폐기됐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법이 20대 개원과 함께 바로 발의됐다. 이들 법안에 대한 견해는

=보건의료분야를 제외한다면 충분히 논의가 가능하다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다. 우리나라 보건의료분야는 공공성이 취약하다. 구체적으로는 공공의료기관이 부족하고, 주치의 제도가 없다. 건강보험 보장성이 미흡해 약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여기에 민영화나 영리추구를 전제로 한 서비스법을 적용시키면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의료 서비스 이용의 안정성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

-19대 때 이런 의료관련 쟁점법안들은 상임위에 상정조차되지 못했었다. 이 때문에 여야 간 갈등도 적지 않았는데

=발의된 법률안은 기본적으로 상임위에 상정돼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있는 법률안이라면 심사를 통해 우려스런 조문을 삭제하거나 아예 폐기시키면 될 것이다. 상정 자체를 하지않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격의료법 등도 마찬가지다.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추진하고 싶은 입법과제를 꼽는다면

=저출산·고령화 대응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관련 입법안들을 발의하려고 한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은 이미 발의했다. 이어 청년 고용, 안정적 일자리, 최저 임금, 주거 지원 등 보건복지위 소관 법률에만 국한하지 않고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입법 정책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19대 국회 마지막 개정법률 중 하나인 신해철 법안을 두고 각계 의견차가 크다. 국회 차원에서 개입할 여지는 없을까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은 사망,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장애인복지법상' 장애 등 1급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로 자동개시사건의 범위를 신설했다. 복지부가 앞으로 법안 취지에 부합하는 후속조처를 취할 것이다. 상임위에서는 후속조치 내용을 보면 대응여부나 방향을 판단할 것이다.

-끝으로 의약계에 당부할 게 있다면

=보건의료계가 직능간 갈등이 심하다고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국민을 위한 정책을 추구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한약분쟁, 의약분업 등 보건의료 직능의 역할에 대한 갈등은 꽤 오래 이어져 왔고 앞으로도 전혀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이런 갈등이 직능의 영역 확대가 아니라 국민 건강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한 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조급함, 그리고 승리 아니면 패배라는 흑백논리식 접근을 버리고 열린 자세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국민 건강 증진과 열린 자세를 가지고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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