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더 살릴 수 있는 약, 쓰고 싶다"
- 안경진
- 2016-06-27 06: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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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철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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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는데 현실은 한참 뒤쳐지는 느낌이다"
요즘처럼 '#다발골수종'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된 적이 있었을까.

질환의 특성상 재발이 잦다보니 치료 차수가 진행될수록 반응률과 반응기간이 감소해 어떤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은 '불응'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따라서 재발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생존율 개선을 위한 치료옵션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다발골수종 분야 연구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생존율 개선을 입증하는 신약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
현재 다발골수종 치료에는 크게 탈리도마이드 계열 면역조절제와 프로테아좀 억제제, 단클론항체 3가지가 사용되는데, 이들 약제를 적절히 병용하면 재발불응성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드라마틱하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근거들이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4년 8월 #포말리스트(포말리도마이드)와 지난해 11월 #키프롤리스(카필조밉)가 식약처 허가를 받아, 급여 관문만 통과한다면 수백명 환자들을 살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일리팜은 국내 다발골수종 전문가인 서철원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를 만나 다발골수종 치료의 최신 경향과 함께 국내 환자들이 직면한 비급여 현실들을 들어봤다.
- 다발골수종은 다른 혈액암에 비해 인지도가 높지 않은 것 같다. 현재 국내 유병 현황은 어떤가?
혈액암 내에서 환자 수를 비교하자면 국내에서는 비호지킨림프종 유병률이 가장 높다. 두 번째가 급성과 만성을 합친 골수성백혈병이고, 다음 세 번째가 다발골수종이다. 과거에는 비호지킨림프종과 다발골수종 환자수 비율이 약 4:1이었는데, 요즘은 3:1 정도 되는 것 같다. 60~70대에 주로 발병하는 질환이라 인구 고령화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된다.
- 다발골수종은 재발이 잦은 질환으로 알고 있다. 현재 다발골수종 치료의 가장 큰 한계는 무엇이라고 보나?
다발골수종은 재발도 문제지만 치료를 통해서 질환을 억누르는, 완전반응(CR)을 얻어내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오랜 기간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을 가장 큰 한계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림프종, 백혈병의 경우 완전반응을 꽤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반면 다발골수종은 그렇지 않다. 즉 완전반응을 이끌어내면서도 이를 오랫동안 유지시킬 수 있는 치료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몇년새 다발골수종의 신약개발이 매우 활발하다. 그에 반해 국내 신약도입은 다소 더디다고 여겨지는데?
국내 도입된 다발골수종 치료제 중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약제는 벨케이드(보르테조밉)와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 단 2종에 불과하다. 현행 기준에서는 10년 생존율 30%, 전체생존기간(OS) 5년 수준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나마도 5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가 5% 미만이었던 1~2년 전과 비교하면 비약적 발전이다. 이들 약제로 1~3차 치료까지는 어떻게든 커버가 가능하지만 문제는 다음 단계에서 쓸 수 있는 옵션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다발골수종이 재발한 환자에게 급여가 적용된다는 이유만으로 출시된 지 오래된 약제를 다시 써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급여제한이 없다면 6~7년까지도 생존율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환자가 1~2년 먼저 사망한다고도 볼 수 있다.
신약이 임상현장에 신속하게 공급되는 것은 의료진은 물론 환자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건강보험재정을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암 보장성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행정적인 고려가 필요하겠지만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좀 더 빨리 건강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되면 좋을 것 같다. 신약이 적절한 시기에 공급될 수 있을 때 치료 성과는 더욱 나아질 것이다.
- 이번에 출시되는 키프롤리스를 포함해 다발골수종 신약도입이 치료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고 기대하나?
생존곡선의 기울기가 점차 가파라지는 추세를 본다면 10년 생존율이 5년 뒤에는 40%, 7~8년 뒤에는 50%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다발골수종 환자들이 대부분 60~70대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환자분들이 질환을 잘 조절하면서 10년 가까이 삶을 더 누리실 수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레블리미드+덱사메타손 2제요법(Rd 요법)과 키프롤리스+레블리미드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3제요법(KRd 요법)을 비교한 ASPIRE 연구를 예로 들어보자. 연구에 따르면 KRd 요법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은 26.3개월로, 기존 Rd 요법보다 8.7개월 더 연장됐다.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치료 역사상 최장기간 연장 효과였다. 이들 환자군의 평균 기대여명이 3년임을 고려할 때 전체 생존기간과 맞먹는 무진행생존기간을 입증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KRd 요법은 전체 반응률(ORR) 역시 20% 높아진 87%를 기록했다.
- 치료제 급여 평가에는 환자 규모도 중요한 고려요소이지 않나. 키프롤리스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수는 어느 정도로 예상되나?
2013년 기준 다발골수종으로 신규진단 받은 환자수가 1300명 정도였다. 이들 중 15~20% 가량이 2년 내에 사망하고, 나머지 생존 환자들은 2차, 3차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군이 된다. 현재 Rd요법을 적용받는 환자가 500~600명 가량인데, 이 중에서 일부 환자를 KRd 요법의 대상군으로 추정해 볼 수 있겠다.
- 비급여 신약을 병용할 경우, 기존에 급여가 되던 치료제마저 비급여가 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키프롤리스도 그런 상황에 도달할 수 있지 않나?
신약에 대한 급여적용 여부와 기존에 사용하던 치료제의 급여를 유지하는 문제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식약처 허가는 Rd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과 전체반응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임상적 근거를 인정해준다는 것과 다름 없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당연히 환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치료 옵션을 사용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Rd 요법에서만 급여가 유지된다고 더 치료 효과가 뛰어난 치료제가 있는데도 쓰지 않는 것은 어떤 의미에선 최선의 진료를 하지 않는 위법행위(malpractice)지 않나. 키프롤리스가 이미 국내에 출시된 만큼 기존 치료제들의 급여를 인정해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키프롤리스의 보험 급여를 인정해 줄 것이냐는 문제와 별개로 기존 치료제에 키프롤리스를 병용하는 상황에서는 기존 치료제만이라도 급여를 유지해줘야 한다.
- 교수님이 직접 참여하신 ASPIRE 하위 분석연구에는 국내 환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효과는 어느 정도였나?
치료 반응이 빨랐다. 기존 치료제가 4~5주기 정도에 목표한 치료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면, 키프롤리스의 경우 1주기 만에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확인됐다. 전체적으로 80~90%의 환자가 목표한 치료반응을 얻었다. 특히 부작용이 적게 나타났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60~70대 노인이다보니 기존 치료제들은 신경계통 독성이 상당했다. 기본 용량을 투여하면 잘 걷지를 못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지 못한다든지 혼자 샤워를 못하는 등 부작용이 꽤 나타나는 편어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투여용량이나 주기를 줄이거나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제형을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임상현장에서는 완전반응이라도 혈청학적 완전반응인지, 유전학적 완전반응 또는 미세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반응인지를 세분화 하는데, 다발골수종 신약은 더 정밀한 기준에서 완전반응을 보이고 치료반응이 깊어진다. 덕분에 무진행생존기간이 길어지고 삶의 질이 올라갈 수 있는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한다.
이제는 국내 환자들도 미국립암연구소(NCI)나 식품의약국(FDA) 홈페이지에서 새로운 치료제의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경제력이 있는 일부 환자들은 미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 경우에도 임상연구의 일환으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이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약제의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하더라도 경제성평가 기간이 길고, 그 과정에서 진입장벽에 걸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의료진들이 환자상태에 맞게 최적의 치료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급여 기준을 완화해주는 것이 환자들은 물론 전체적인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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