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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움직인 '가다실9' 파워…한국에도 통할까?

  • 안경진
  • 2016-08-23 06:14:56
  • 2가·4가 경쟁구도에 9가백신 합류로 혼란 예상

9가지 혈청형을 커버한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백신이 새롭게 등장했다.

MSD의
이름하여 '#가다실 나인(가다실9)'.

MSD가 공급하는 이 백신은 기존 '#가다실'에 포함됐던 HPV 6, 11, 16, 18형 외에 HPV 31, 33, 45, 52, 58형 5가지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

70%에 머물렀던 #자궁경부암 예방률을 90%까지 높인 것으로 보고되며(NEJM 2015;372:711-723), 특히 국내 여성들의 유병률이 높다고 알려진 52형과 58형이 포함돼, 임상현장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한부인종양학회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가이드라인 제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관 교수(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는 "4가와 2가백신이 처음 도입됐던 2006년 당시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큰 흥분과 기대를 불러 일으켰지만 자궁경부암의 70% 정도만을 예방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며, "9가백신은 기존 4가백신보다 20%가량 예방률이 높은 데다 외국 여성들보다 상대적으로 빈도가 높은 HPV 52형과 58형을 예방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새로운 백신의 등장은 '어떤 백신을 선택해야 할지' 환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동시에 2가백신 '#서바릭스'를 보유하고 있는 GSK에겐 싸워야 할 적수가 하나 더 늘어났다는 의미기도 하다. 자칫 초기대응에 밀리면 경쟁사에 민간시장을 전부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자궁경부암 예방효과 '2가 vs. 4가' 차이없어= NIP 도입과정에서 논란은 많았지만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군만 놓고 보면 서바릭스가 불리한 상황만은 아니다.

가다실이 HPV 6, 11, 16, 18형 4가지, 서바릭스가 HPV 16, 18형 2가지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어 개수 면에서는 밀리는 듯 하지만, 자궁경부암 발병원인의 70%를 차지한다는 HPV 16형과 18형은 두 백신 모두에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HPV 백신의 혈청형 비교
전 세계적으로 HPV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도입하고 있는 국가들을 살펴보더라도 쉽게 파악된다.

NIP 도입 66개국 가운데 가다실(4가백신)을 단독 선정한 국가는 영국, 캐나다, 호주, 오스트리아 등 39개국, 서바릭스를 단독 선정한 국가는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등 7개국, 두 백신을 복수 선정한 국가는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 17개국으로 국가별 현황이 다양하다.

HPV 백신 NIP 도입 국가현황
일각에서는 자궁경부암 병변 전암 단계인 3기 자궁경부 상피내종양(CIN3+)에 대한 예방효과는 서바릭스가 뛰어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HPV에 감염된 경험이 없는 환자군에서 서바릭스의 유효성(93%)이 가다실 4가백신(43%)보다 높았다는 리뷰논문이 그 근거다(J Immunol Res. 2015;2015:435141).

해당 연구진은 "환자수가 적긴 하지만 HPV 감염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는 고등급 자궁경부전암병변에 대한 2가백신의 유효성이 더 높다"면서 그 원인을 항원보강제(adjuvant)인 'AS04'에서 찾았다. 항원보강제 시스템이 기존 알루미늄염과 달리 AS04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유도되는 T세포 반응이나 항체역가에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종합해 볼 때 전문가들은 HPV 6, 11형에 의한 생식기 사마귀나 전암성 또는 이형성 병변을 제외한 채 자궁경부암 자체 예방효과만 따질 경우 2가와 4가백신 간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재관 교수는 "외국의 경우 어떤 나라에서는 2가 백신을, 어떤 나라에서는 4가 백신을 NIP로 도입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는 특정 백신이 낫다는 논의가 오히려 일반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질병관리본부에서도 많은 논의를 거쳐 두 백신을 복수 선정한 만큼 암 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내년부터 '2가·4가' 빠지고 '9가백신' 독점= 문제는 민간시장이다. 사실상 MSD가 '가다실9'으로 타깃하는대상은 NIP에 포함되지 않는 이외의 연령대라고 봐야 한다.

7월부터 풀리기 시작한 가다실9의 접종가격 역시 대략 18~20만원 선으로 기존 가다실(4가백신)보다 50%가량 비싸다. '자궁경부암 예방률 90'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프리미엄 백신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부작용 우려 등으로 인해 무상접종군에서조차 접종률이 미미한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전략이 얼마나 통할진 모르겠지만 두 가지 무기를 장착한 MSD 입장에선 다소 여유를 부려봐도 무리될 것이 없어 보인다.

비록 시스템은 다르나 미국에서는 2015년 '가다실9'이 출시된 이후 점유율이 오르면서 4가백신과 2가백신이 시장철수를 앞두고 있다.

CDC가 공개한 ACIP 회의자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에 공개된 미국예방접종자문위원회(Advisory Committee on Immunization Practices, ACIP)의 6월 23일자 회의록에는 '현재 미국에서 가용한 HPV 백신이 3가지이나 2016년부터 거의 모든 백신이 9가백신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4가백신과 2가백신은 지난 4월 내년분 계약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명시됐다.

가다실(4가) 판매를 담당하는 MSD는 2016년 말까지, 서바릭스를 담당하는 GSK는 2016년 11월 경까지 재고분을 전부 소진한 뒤 시장공급을 중단하게 된다. 물론 미국을 제외한 프랑스, 독일, 한국 등 다른 국가들에서는 4가백신과 2가백신 모두 차질없이 공급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도즈당 가격이 약 250달러(28만원), 3회 접종 시에는 750달러에 육박하는 고가의 백신이 NIP 대상에 단독 선정된다는 사실이 놀랍긴 하다. 이와 관련 한국MSD 관계자는 "미국에서 가다실9의 시장점유율이 빠른 시일 내에 높아짐에 따라 CDC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에선 3회 접종이 요구되는 9가백신이 NIP로 선정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민간시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으리라고 장답하기 어렵다. 9가백신이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향후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재관 교수
이재관 교수는 "9가백신 접종가격이 더 비싸리라고는 충분히 예측됐었지만 자궁경부암 예방률을 20% 높이는 댓가로 얼마의 비용을 추가 지불하는 것이 적절할지는 차후 분석이 필요할 것"이라며, "국가별 자궁경부암 발생률과 국민 수득수준, 국가별 자궁경부암 검진비용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다실9이 3회 접종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만큼 2회 접종에 대한 근거가 확보될 때까지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도입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비용효과성을 따져볼 때 개인적으로는 12세 이하 여아의 경우 국가접종에 참여하게끔 하고, 13~14세 여아는 4가 또는 2가 백신 2회 접종을, 15~26세 여성은 9가, 4가, 2가 3가지 백신 중 1가지를 선택해 3회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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