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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경평면제 사후관리시스템 RWD 과연 필요할까?

  • 데이터 자체 근거 수준 미흡 지적...RCT 대비 한계 명확
  • 성과기반·총액제한형 등 기존 제도로 고가약 관리 가능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재정은 한정돼 있는데, 비싼 약은 늘어난다. 신약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꺼내 든 제도에 대해 정부는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경제성평가 면제제도는 그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매번 도마위에 오른다.

"사후관리시스템 도입의 목적은 환자의 안전성과 효능이 불분명한 의약품에 대한 추가 근거 확보다. 해당 의약품에 대한 의학적인 재확인 절차를 마련해 의료 질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정부가 밝힌 의도다. 목적이 나빠 보이진 않는데,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제도의 도입이 결국 '약가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 탓이다.

여기에 경평면제제도로 등재된 의약품 재평가에 RWE(Real-world evidence), 혹은 RWD(Real-world data)라 불리는 실제처방 데이터를 활용하겠다는 복안은 곱잖은 시선을 더 키우고 있다.

RWE 근거 수준 미흡...코리아패싱 부추긴다

보통 신약의 허가는 RCT(무작위배정 임상, Randomized Controlled Trial)를 근거로 이뤄진다. 보험급여 등재시에도 해당 데이터를 근간으로 경제성평가가 이뤄지고 비용효과성을 평가한다.

그런데, RWD는 RCT와는 달리 정확하게 약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컨트롤된 데이터가 아니다. 해당 약을 투약받은 환자가 어떤 동반질환이 있는지, 이전에 어떤 약을 먹었는지, 투약 용량과 주기는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 변수가 많아 얼마든지 편향(Bias)이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규정하는 데이터의 근거 수준은 메타분석·문헌고찰-RCT-대조군 임상 및 관찰연구-비대조군 관찰연구-사례보고-전문가 의견 등 순인데, RWE는 여기서 '비대조군 관찰연구-사례보고' 수준으로 판단된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RWE는 취합하는 주체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원하는 결과 추출이 가능하다. 편향성(Bias) 발생 우려가 높은 데이터를 등재약 사후관리에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RCT처럼 통제된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교차 투여가 수없이 발생하고 기저질환, 병용약제 등 고려할 사항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이어 "RWE를 통해 근거 수준이 더 높은 RCT 결과를 뒤집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 RWE는 오히려 허가 단계에서 불확실성을 보완하기 위한 보충적인 용도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후관리제도가 도입되면 제약업계의 '코리아 패싱'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등재 후 RWE 등과 같은 자료 제출이 의무화 되면 해당 데이터 구축을 위한 추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될 수 밖에 없고, 그것이 약가인하의 근거로 활용된다면 신약의 한국 출시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제약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다국적사 약가담당자(MA, Market Access)는 "개별적인 한 국가를 위해서 맞춤형 RWE 자료를 생성하는 것은 제약회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만약 사후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활용하는 데이터는 국가 주도의 레지스트리를 구축해 생성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 퀄리티가 담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꼭 RWD여야 하나, 현 제도로 사후관리 할 수 있다

굳이 RWD를 꼭 활용할 필요가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한 논란도 상당하다. 우리나라의 사후관리시스템은 당연한 말일 수 있겠지만 이미 업계로부터 타이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용량 약가연동, RSA 재계약 등을 논외로 하더라도, 고가 신약과 관련해 복지부는 2023년 고가 중증질환 치료제에 대한 급여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고가 의약품'을 ▲1회 치료로 장기 효과를 기대하는 '원샷 치료제' 또는 1인당 연간 재정소요 금액이 3억원 이상인 약제로 정의하고, 급여 관리방안 적용 대상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등재된 불확실성이 있는 혁신적인 신약들(킴리아, 졸겐스마, 럭스터나 등)은 위험분담제(RSA, Risk Sharing Agreement) 유형인 성과기반 환급형, 비용효과성 기반 사후 평가 등을 통해 임상 효과 및 재정 측면의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있다.

이미 현제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신약 효과의 불확실성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KRPIA는 "고가 의약품들은 성과기반, 총액제한형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형태로 위험분담제(RSA)를 통해 등재가 이뤄졌다. 특히 성과기반 계약 자체가 효능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환자를 걸러내고 해당 투약 분에 대해서는 제약사가 환급하는 형태인데, 여기에 더 이상 사후관리를 추가 적용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1인당 연간 소요금액이 3억원 이상인 초고가 약제이면서 대상 환자수가 소수인 경평생략 약제의 경우 환자단위 성과기반 위험분담제 또는 약제별 상황에 맞는 자료생성 개별 계약 기반 약제성과평가 대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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