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들과 아구찜, 내몫이 1만7천원…맘이 편해"
- 이혜경
- 2016-10-08 06: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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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이혜경 기자가 현장서 만난 김영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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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졌다. 고백컨대, 그간 '공짜밥'에 거리낌 없었다. 만났던 사람들도 계산하려하면 계산대까지 득달같이 쫓아나와 내밀었던 카드를 빼앗아 손에 쥐어주고는 했다. 처음엔 낮설었던 이 장면, 시간이 흐르니 당연한 줄 여겼다.
회사는 오래전부터 취재원들과 식사를 하는 경우 이를 처리해주고 있었지만, 별로 활용할 기회가 없었다. 공연히 명세서만 보고하는 게 귀찮았을 따름이었다. 가끔 커피나 음료정도를 사는 것으로 회사 정책에 순응하고 있음을 보여줬을 뿐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9월 27일부터 시행됐다. 김영란법을 앞두고 데일리팜 기자들 또한 여러차례 교육을 받았다.
회사 방침은 '직무관련성'이 있을 경우, 무조건 '더치페이'다. 기자들에게 직무관련성은 취재가 이뤄질 경우다. 우리는 업무시간에 만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재원이다. 결국 나는 모든사람과 더치페이를 해야 한다.
9월29일. 김영란법 시행 이틀이 지났을 때, 시월에보리밥 압구정점에서 모 제약회사 홍보팀 직원과 만났다. 이 직원은 내 고등학교 친구다. 20년 지기다. 김영란법 관련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직무관련성이 있는 '20년 지기 친구'의 사례가 주변에도 있었다.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가 이뤄졌다. 2만8000원어치 밥을 먹고, 1만2000원어치 차를 마셨다. 친구 카드로 계산하고 2만원을 친구 손에 쥐어줬다. 앞으로 우리 둘 사이에 "한턱 쏘겠다"는 말은 오갈 수 없다는 농담도 오갔다.
같은 날 저녁, 2주 전부터 잡아뒀던 취재원과 저녁 약속에 참석했다. 솔직히 김영란법을 의식해 만나기 전부터 'N분의 1'을 강조했다. 휴대전화 계산기를 열고 1차 삼겹살 17만6000원, 2차 물회 7만2000원을 더치페이했다.

하지만 취재를 하느라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다. 손은 약사들의 대화를 타이핑 하느라 바빴고, 아구 두 입과 콩나물 몇 번 먹고 나니 모임이 끝났다. 억지로 다이어트는 잘 했지만, 살짝 억울한 느낌도 들기는 했다.
총 15만3000원이 나왔고, 1만7000원을 따로 계산했다. 모임에 참석했던 한 약사는 "우리는 자영업자라, 한 사람이 내도 되는거죠?"라며 한번에 카드를 긁어버렸다. 대체 이건 뭐지?
병원문화도 달라졌다. 출입하는 병원들 마다 '김영란법 안내문'이 부착됐다. 진료·수술·입원과 관련한 청탁 금지 및 감사선물 수수 금지를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병원 홍보팀은 제약업계 홍보팀보다 살짝 느슨한 분위기다. 아마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야하는 제약업계와 다른 성향 때문일 수도 있다.
요즘 병원 홍보팀 관계자들은 "식사하러 들어오라"는 말과 함께, "3만원 이하는 괜찮지 않느냐"는 말을 잇는다. 그때마다 직무관련성을 언급하며, 더치페이를 해야 한다고 답한다.

솔직히 아직까지 "총 얼마나왔어요? 우리가 몇명이죠?"라는 말이 어색하다. 하지만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달라지고 있다는걸 김영란법 중심에서 몸소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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