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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마음의 주름까지 편다?" 보톡스, 우울증 치료에 도전

  • 안경진
  • 2017-04-10 06:14:54
  • 엘러간, 여성 우울증 환자 대상 2상연구 근거로 3상임상 돌입

엘러간의 '보톡스'
'톡신'의 도전은 끝이 없다. 세균(Clostridium botulinum)에서 생성된 #보툴리눔 톡신(botuluium toxin)의 대명사 격인 #보톡스로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엘러간이 정신신경의학 영역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엘러간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자사의 홈페이지에 #주요우울장애(MDD)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2상임상 결과를 공개하고, 3상임상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2상임상에 따르면 주름개선을 주적응증으로 갖고 있는 보톡스를 #우울증 환자들에게 주사했을 때 환자들의 증상이 유의하게 개선됐다는 결과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보톡스 투여환자, 우울증상 개선= 연구팀은 중등도~중증의 주요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여성 환자 258명을 선정한 다음, 보톡스 30단위(unit) 또는 50단위 2가지 용량을 투여하고 24주간 유효성, 안전성 및 내약성을 살펴봤다. 해밀턴우울검사(HAMD-17)라 불리는 우울증 평가척도 점수가 18점 이상이거나 전반적임상인상척도(CGI-S) 점수가 4점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무작위 배정을 통해 보톡스 30U 투여군 또는 보톡스 50U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분류됐다. 일차종료점으로는 우울증 측정지수로 사용되는 몽고메리-애스버그 척도(MADRS) 변화를 기준으로 삼았다.

엘러간의 글로벌 홈페이지에 게시된 재무현황
그 결과 보톡스 30U은 위약군 대비 MADRS 점수를 유의하게 개선시킨 것으로 확인된다. 30U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3주차에 우울증 점수가 평균 4.2점 감소됐고, 6주차에 -3.7점, 9주차에는 -3.6점에 이르는 변화를 보였던 것. 다만 50U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유의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 2차종료점으로 설정됐던 HAMD-17과 CGI-S 역시 동일한 경향을 보였는데, 50U 투여군은 예외적이었다. 내약성의 경우 두 용량 모두 우수했다는 보고다.

엘러간에서 글로벌 연구개발 책임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니콜슨(David Nicholson)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주요우울장애 환자에 대한 보톡스의 잠재적인 효능을 입증하게 됐다"며, "그간 축적해 온 임상근거들을 기반으로 우울증을 포함한 중추신경계(CNS) 증상의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3상임상 프로그램에 착수하겠다"고 전했다.

◆안면근육이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2상 단계인 데다 50U을 투여받은 환자들에서는 유의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기에 3상임상 결과를 기다려봐야겠지만, 엘러간의 새로운 도전은 상당히 흥미롭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항노화(anti-aging)에 대한 전 세계 소비자들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미국과 독일, 프랑스 같은 선진국과 더불어 인도, 중국 등 대규모 수요층을 가진 개발도상국의 급부상으로 글로벌 안면미용 시장규모가 2020년 5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리란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엘러간이 발표한 보톡스의 글로벌 연매출액은 13억 8300만 달러. 한화로는 1조 5700억원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미용성형 외에 뇌성마비 후 근육경직이나 요실금, 편두통 등 질병치료 영역까지 포함한다면 보툴리눔 톡신의 성장잠재력이 엄청나다고 보고 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미간주름 외에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을 적응증으로 허가받고, 메디톡신의 메디톡스가 눈꺼풀 경련이나 소아 뇌성마비 환자의 첨족기형, 뇌졸중 관련 상지근육 경직 등의 적응증을 보유하는 등 적응증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러한 관측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보톡스의 우울증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초기연구
흥미로운 건 보톡스가 우울증상 개선에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 전문가들은 표정을 바꾸면 감정상태가 달라진다는 '안면 피드백 이론(facial feedback theory)'에서 원인을 찾는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의 명언을 떠올리게 되는 대목이랄까.

실제 2010년 위스콘신대학 매디슨캠퍼스의 데이비드 하바스(David Havas) 교수는 40여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보톡스 시술이 인지나 감정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관한 소규모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Psychol Sci. 2010;21:895-900). 미간주름을 만들어내는 부위에 보톡스를 피하주사한 뒤 분노나 슬픔을 불러 일으키는 글을 읽도록 요구했을 때 행복이 느껴지는 글을 읽게 한 경우보다 이해하는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졌는데, 당시 하바스 교수는 "안면부에 해당 감정의 표현이 어려워짐에 따라 뇌의 처리속도마저 느려졌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역으로 지나친 보톡스 시술로 인해 감정표현이나 공감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이후 보톡스와 인지, 감정에 관한 일련의 연구가 이어지면서 엘러간의 이번 연구와 같은 성과에 도달하게 된 모양이다. 아직까지 3상임상의 구체적인 계획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향후 거대한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향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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