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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약가제도 개편, 국산 혁신 신약 창출 원동력
노병철 기자 2023-06-03 05:50:55
보험약가제도 개편, 국산 혁신 신약 창출 원동력
노병철 기자 2023-06-03 05:50:55

제약바이오, 국가 신성장산업...블록버스터 약물 개발 화두

R&D 선순환 위해서는 메가펀드 조성·세액공제 등 절실

'경제성평가·면제' 외 다양한 약가협상제도 도입돼야
[데일리팜 창간 24주년 기획] 5인의 연구개발·약가전문가에게 듣는다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1000조원 글로벌 헬스케어시장에서 대한민국이 차지하고 있는 포지션은 2~3% 수준이다.

불과 30여 년 전, 1% 이하 비율이라는 제약바이오 변방 국가를 넘어 이제는 명실공히 'K-바이오'의 위상을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일부 제약기업의 경우 국산 신약 상용화 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저조한 효능효과와 많은 부작용 등을 이유로 시장에서 도태·사장되는 일도 비일비재 했지만 고혈압·위궤양·항암치료제 단일 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는 제품력을 갖추며 성장가도에 진입한 점은 고무적이다.

여기에 더해 내수 뿐만 아니라 수출을 비롯한 라이선스 아웃 전략 등을 구사하며, K-바이오 확장 세계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하지만 국가 신성장 동력산업으로서 제약바이오 그중에서도 혁신신약 개발·활성화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정책·제도 지원은 필수불가결요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은 국가 차원의 메가펀딩 조성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바이든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 백악관을 중심으로 산학연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수십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R&D 자금을 투입, 결과적으로 압도적인 백신·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위한 다양한 사업 프로젝트가 있지만 부처별로 산재해 있고, 예산 규모도 미국·유럽에 비해 열악한 구조다.

대통령 직속 R&D위원회와 메가펀딩도 제약바이오업계 숙원 사업이지만 아직까지 묘연한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이 제언하는 국산 혁신신약 개발·활성화를 위한 제언은 R&D·약가시스템·세제혜택 개편으로 대별된다.

다시 말해 바이오헬스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신약의 기술 개발부터 시장 출시까지 전 주기 혁신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약가정책으로 귀결된다. 그 중 신약의 등재와 사후관리 과정에서의 개선은 선결과제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사장, HK이노엔 송근석 R&D 총괄전무, 김진이 보령제약 개발전략실 상무, 신재수 일양약품 중앙연구소장(전무)을 만나보고, 국산 혁신신약 개발 현주소와 미래전략에 대해 들어 봤다.

 ▲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
"산학연 오픈 콜라보...R&D 선순환 원동력"

국산신약 36호 엔블로정0.3mg(이나보글리플로진)은 ▲단독요법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메트포르민과 제미글립틴 병용요법 총 3건에 대한 적응증을 확보, 지난 5월 1일 출시됐다. 국내 최초 SGLT-2 억제제 개발이었던 만큼 엔블로의 개발과 투자 과정에서 그 비용에 대한 고려보다 제품 자체의 효능·안전성에 대한 임상 결과 확보가 주요 고려사항이었다.

엔블로는 3개 적응증 임상에서 동등 이상의 약효를 입증함으로써 시장 1위 제품에 뒤지지 않는 효능효과를 보였다. SGLT-2 억제제를 고유 R&D 역량으로 국산화 했다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저용량으로 동등 이상의 약효를 입증해 업계의 기대와 주목을 받고 있다.

엔블로의 탄생은 한국인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의료진들의 헌신적 임상 연구와 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등 다양한 정부기관의 제도적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엔블로는 2020년 신속심사 대상 1호로 지정돼 수시동반심사 제도를 활용해 미리 심사를 받고, 품목설명회 및 보완설명회 등을 통해 수시로 심사자와 소통해 심사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특히, 심사완료 마지막 단계에서는 심사자가 관련 가이드라인 등을 직접 찾아서 설명, 주말도 없이 자료 준비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등 식약처의 신약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지 덕분에 엔블로의 빠른 출시가 가능했다.

단기적으로는 3년 내 누적매출 1000억 달성이 목표다. 엔블로는 기존 SGLT-2 억제제 대비 30분의 1 이하에 불과한 0.3mg만으로 3개 적응증 임상에서 동등 이상의 약효를 입증함으로써 시장 1위 제품에 뒤지지 않는 효능효과로 당당히 오리지널 제품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최근 의결된 보건복지부의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지원 종합계획(2023~2027년)'에 따라 정부 주도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과 관련한 전략적인 R&D 투자가 예상된다. 2027년까지 민관이 협력해 R&D 분야의 총 25조원 투자를 추진한다는 목표를 공언한 만큼 미국·유럽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신약 개발 10개를 목표로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인 R&D 지원이 기대된다. 특히, 병원에서 산출되는 다양한 의료 정보에 대한 학계·민간 제약 연구의 접근을 활성화 하게해 실제 의료현장의 데이터가 신약개발로 연결될 수 있는 법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한다면 국내 신약개발의 역량이 한 단계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국산신약의 경우 정부의 역할과 지원이 매우 많은 도움이 되어왔고 앞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내 신약은 다국적사 신약의 후발주자로 개발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특허가 풀린 저가의 대체약제와 비교해 비용효과성 평가를 받게 된다. 이는 국산신약의 가치가 단계적으로 낮아지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국내 제약사들의 국산 신약 개발 원동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언급되곤 한다.

다만, 이러한 약가 제도의 애로사항이 보완되어 국내 제약사들의 국산 신약 개발 역량과 동기가 강화된다면 국내 환자들의 우수 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더욱 높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또, 국산신약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적절한 가치의 약가 산정이 이루어진다면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 역량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고 블록버스터급 약물 창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정부가 적극 나서서 R&D 투자를 기반으로 하는 선순환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 주길 희망한다.

 ▲ 김열홍 유한양행 R&D총괄사장.
"대체약제 범위 축소...약가협상 다양화 노력필요"

유한양행 렉라자는 2015년 오스코텍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오픈이노베이션 형태로 도입한 비소세포폐암치료제다. 도입 시점에는 비임상 직전 단계 약물이었고, 유한양행에서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비임상과 임상 연구를 통해 가치를 높여 글로벌 제약회사인 얀센에 2018년 11월 기술 수출을 이뤄냈다. 렉라자의 2022년까지 자산화 인식비용은 880억원 수준이다. 지금도 임상 3상 추적관찰이 진행되고 있으며, 개발 비용 또한 계속 투입되고 있다.

국산 신약 31호 렉라자는 2021년 1월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전에 EGFR 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의 2차 치료제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같은 해 7월 1일자로 국내 품목 허가 반년 만에 2차 치료제로 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이후 글로벌 3상 임상시험(YH25448-301)을 통해 1차 치료제로서 레이저티닙의 임상적 유효성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을 수행했다. 지난해 10월 EGFR 활성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로 수행한 다국가 임상 3상 시험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무진행 생존기간(PFS, progression-free survival) 개선을 확인, 그 결과를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총회(ESMO Asia)에서 최초로 발표했다. 현재는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1차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를 위한 허가 변경이 진행 중이며, 급여까지 조속한 시일 내 추진해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식약처 및 심평원 등 정부 유관기관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렉라자의 1차 치료제 글로벌 임상3상은 13개국 119개 시험기관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유한양행 역사상 단일규모 최대 임상과제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 대유행은 커다란 걸림돌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유럽 국가들에서 내려진 이동 제한 조치는 여러 국가에서의 IND 심사, 환자 모집, 임상시험 운영 관리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유럽 국가 중 가장 많은 환자를 등록했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두 국가 간 전쟁으로 인한 임상시험 운영과 관리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어려움이 더해지다 보니, 과제 팀원들이 더 집중하게 되고, 더 살피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전세계 팬데믹 상황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으나, 비대면 미팅들이 활성화되면서 기존의 임상시험의 방법들이 개편되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였다.

렉라자는 2022년도 매출 330억원을 달성했다. 2차 폐암치료제 시장규모는 1000억 수준임을 고려할 때, 렉라자의 시장 점유율은 30~40% 가량으로 파악된다. 렉라자는 1차 치료제로의 적응증 추가변경허가를 지난 3월 17일자로 식약처에 제출, 이후 허가변경 및 급여까지 조속한 시일 내 추진해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식약처·심평원 등 정부유관기관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해외 판매에 있어서는 임상 자료(13개국이 참여한 다국가시험) 등을 기반으로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의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허가 신청 권한은 얀센에있으므로 LASER301의 우수한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렉라자 허가·판매전략에 대해 얀센과의 긴밀한 소통 및 협업을 통해 FDA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의 허가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임상데이터를 기반한 비용효과성을 논하는 '경제성평가' '경제성평가 면제' '대체약제의 가중평균가' 등 일정부분 표준·객관화 된 약가제도가 존재하고 있지만 모든 약제에 대해 99.9% 합리적 결과를 도출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A7국가들의 보건당국·기업·환자단체 등 사회적 합의를 통한 약가정책도 처한 환경에 따라 저마다 지향·산출 방식이 상이하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국가는 예산 한정적인 건보재정 상황 속에서도 합리적인 약가제도를 꾸준하게 재창출 해 환자의 치료권 확대와 헬스케어산업 동반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야야 하는 부분은 이견이 없다.

신약의 가치를 보험약가에 올곧이 반영하려면 우선, 신약 가격책정의 기준이 되는 대체약제의 범위를 좁혀야 한다. 현재처럼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약제들을 모두 대체약제로 삼는 점은 다양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약가협상제도의 협상방식을 다양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또 특허 중인 신약에 대해서는 사후관리 약가인하 유예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특허를 보호하고 혁신을 장려하는 또 다른 해결책이도 하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제약강국으로 일거에 도약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차근차근 성장하며 발전할 수 있도록 항암제나 희귀질환약제에 대한 관심과 지원 그리고 일반 신약에도 균형 잡힌 약가우대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안전·유효성을 입증한 신약은 그 중요성이 커졌으므로 한국인에 가장 적합한 신약 개발을 유인하기 위해서라도 재정에 추가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약가우대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일도 신약 개발 백년대계를 세우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 김진이 보령제약 개발전략실 상무.
"특허 만료 의약품, 대체약제 선정 시 제외돼야"

국산신약 15호 카나브는 ARB(안지오텐신차단제) 계열 피마사르탄 성분 최초의 국산 고혈압 치료제로, 급속히 증가하는 고혈압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탄생했다. 보령은 1992년 ARB계열 고혈압 신약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 6년 간의 후보물질 탐색기간을 거쳐 1998년 최종 후보물질을 도출했다. 이후 총 18년의 개발기간과 500억원의 투자를 바탕으로 2010년 9월 식약처로부터 신약허가를 획득, 2011년 3월 1일 마침내 국내 시장에 카나브를 첫 출시했다.

카나브의 주성분인 피마사르탄은 혈압 증가에 관여하는 안지오텐신-II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안지오텐신-II가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막아 혈관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카나브플러스(라코르)는 여기에 추가적인 혈압강하를 위해 이뇨제 '하이드로클로로티아자이드(HCTZ)'를 더한 제품이다. HCTZ는 이뇨 작용을 통해 체액을 줄이고 혈관으로 이동하는 체액의 양을 감소시켜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출시 첫 해인 2011년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카나브는 ARB 계열 혈압강하 단일제 부문에서 줄곧 처방액 1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 역시 2020년 국내 처방실적 1000억원(라코르 포함, UBIST기준)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 2022년에는 1418억원을 기록하면서 국산 신약의 시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는 2021년 1271억원 대비 11.52%, 2020년 1075억원 대비 31.88% 급성장한 수치이며, 국산 신약 및 패밀리 의약품 중 1위에 빛나는 실적이다. 또한 카나브는 국내 뿐만 아니라 멕시코, 중남미, 동남아 지역에서 활발한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는 등 세계에서 국산 신약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보령은 카나브 품목군에 대해 2026년까지 연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복합제 라인업 바탕으로 올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한편 다양한 임상 연구를 통해 임상적 우수성을 증명해 나갈 방침이다.

국내 신약 개발에 대한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국내 제약기업들에게 신약 개발에 대해 도전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첫째, 현재 식약처에서는 혁신의약품의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해 신속심사 제도 및 글로벌 혁신제품신속심사 지원체계(GIFT)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대상으로 지정된 개발과제의 경우, 개발 초기 단계부터 허가요건을 고려해 임상·품질 설계를 위한 컨설팅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제약사 입장에서는 신약 개발에 따른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까지 20여 품목이 지정되었는데, 대부분 임상 2상 이후의 후기 개발단계에서 지정됐다. 희귀의약품이나 항암제 등은 임상 설계 단계에서 환자 모집과 효과 평가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큰 만큼 임상1상 이전 단계의 초기 약물도 신속심사 지정 대상으로 고려가 된다면 치료적 필요성이 큰 항암제와 희귀질환 분야 신약개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둘째, 신약 개발 과정 중 가장 많은 기간을 차지하는 임상시험에서 RCT 임상 외에 RWE·RWD를 활용한 임상자료 또한 심사자료로서 검토하는 방안에 대해 제안한다. RCT 임상이 기본이어야 하나 대상자 모집 자체가 어렵거나 위약 대조군 임상이 윤리적으로 어려운 경우 대조군 약물의 효과를 RWD로부터 도출해 신약의 유효성 결과와 간접적으로 비교하는 방식 등이 해외에서 인정된 바 있다. 또한 신약의 경우 허가 이후에도 안전성,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바, 해당 의약품의 적응증 확대 및 시판 후 안전성 평가 등의 활용에 RWE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면 국산신약의 제품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신약 개발은 막대한 자금을 들여 불확실함에 도전하는 일인 만큼, 국내 기업들의 조세지원 혜택 폭이 더 확대되어 유동성을 확보해야만 업체에서는 신약 개발에 도전할 수 있다. 신성장동력·원천기술 연구개발비 관련 조세 혜택을 최대 50% 이상으로 확대하고 백신 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분야 R&D 전반으로 국가전략기술 지정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이런 국가전략기술의 세액 공제 대상에 토지 및 건축물은 제외되어 있는데 제약바이오 R&D를 위해서는 연구·생산설비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만큼 토지 및 건축물도 세액 공제 대상으로 확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이오헬스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신약의 기술 개발부터 시장 출시까지 전 주기 혁신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핵심적인 요소가 바로 약가정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중 신약의 등재와 사후관리 과정에서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먼저 신약 등재 시, 신약끼리 비교 할 수 있도록 대체약제 선정 기준의 개선이 필요하다. 신약 가격 기준이 되는 대체약제가 특허 만료 및 사후 관리 등으로 지속적인 인하가 발생하고 있어 신약의 약가가 대체약제의 제네릭보다도 낮은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투자금 회수의 어려움 뿐만 아니라 R&D 성과에 따른 가치 보상이 요원한 실정이다. 따라서 신약의 적정가치 평가를 위하여 특허 만료된 의약품은 대체약제 선정 시 제외 또는 보전할 수 있는 방안 등의 개선을 요청한다.

아울러 등재 이후 반복적인 사후관리로 인한 약가인하의 보전 방안의 도입이 필요하다. 국내 개발 신약의 경우, 출시 이후 꾸준한 임상 경험 축적 및 적응증 확대 등으로 시장에서 서서히 성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로 인해 반복적인 사후관리(사용량약가연동협상, 사용범위 확대 등)의 대상이 되고 있어 지속적인 약가인하를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약가인하는 국내 개발 신약의 제품 경쟁력 약화·글로벌 경쟁력 저하를 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반복적인 약가인하를 보전할 수 있는 방안 검토가 시급하다. 반복 인하 등의 보전을 통해 국내 개발 신약의 적정한 제품 가치가 유지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 개선을 기대해 본다.

 ▲ 송근석 HK이노엔 R&D총괄전무.
"연구개발 투자비 세액공제 확대필요"

대한민국 신약 30호 케이캡정은 2010년부터 시판허가까지 총 개발기간 9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케이캡은 정부 국책 지원 56억원을 포함해 많은 연구비용이 투자됐다. 케이캡은 위산 관련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로 P-CAB 계열 약물 중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 케이캡의 적응증은 위식도역류질환(Gastro Esophageal Reflux Disease, GERD)이다. GERD는 위산이나 음식물 등이 식도로 역류되어 가슴 쓰림이나 위산역류에 인한 제반 증상 또는 이로 인해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식도에 미란(erosion)이 있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erosive GERD, ERD)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on-erosive GERD, NERD) 등으로 분류된다. 또한 제형과 용량에 있어서도 50mgIR정(정제)뿐만 아니라 구강붕해정 및 25mg정제까지 추가 출시, 의료인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 및 환자 상태에 맞는 선택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케이캡은 P-CAB 계열 약물의 국내 임상을 리드하며, 소화기 분야 임상개발 기반 환경을 조성했고,신약 개발 전략은 후발 제품 개발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식약처는 케이캡의 임상시험과 품목허가 과정에 있어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임상 2상 완료 후 3상 진행 시 적정 용량 선정에 대해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웠었는데 품목허가까지 고려한 식약처의 적극적인 의견제시가 회사 내 빠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었고,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 임상시험 과정에서도 대상자 모집이 어려웠다.

그러나 기허가된 유사 품목의 허가사항에 국한하지 않고, 진료 지침 등을 고려하여 대상자 선정 제외기준을 현실적으로 변경하는 것을 수용해 임상시험 진행을 가속화 시킬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최초 적응증 도전 사례인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용법 적응증 허가에 있어서도 각종 근거문헌과 가이드라인, 진료지침, 해외 심사사례 등을 근거로 식약처에서 전향적으로 수용해주어 허가사항 추가가 가능했다

케이캡정은 2019년 3월 1일 출시된 이래 첫해 304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초블럭버스터 반열인 1107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케이캡은 구강붕해정과 25mg정제가 추가 되면서 2022년 1321억원을 달성, 2030년 전세계 연매출 2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약개발 성공률은 매우 낮아 평균 연구개발 기간 10년 이상 동안 실패 위험 부담을 감수하며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투자 돼야만 한다. 글로벌 신약개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국내 개발신약에 대한 약가우대, 세제 감면 제도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이 포함된 인센티브 정책이 검토돼야 한다. 정부는 이미 바이오헬스산업을 미래 유망 신산업으로 규정,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또한,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및 지원 종합계획에서는 제약바이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2027년까지 글로벌 매출 1조원 수준의 블록버스터 신약 2개, 글로벌 50대 제약사를 3개 이상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 중점과제로 혁신 신약개발을 위한 제도 지원, 세부과제로 신약가치 적정 보상을 위한 약가결정 및 관리제도를 보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에서 많은 계획과 지원 정책을 펼쳐왔지만 건강보험 지속가능성과 국제 통상 이슈 등을 이유로 실효성 있는 정책이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선 R&D 측면을 살펴보면,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플랫폼 구축과 수요조사에 따른 혁신기술 지원센터 설립 및 활용지원, 그리고 만성질환에 대한 국내 임상연구진행시 상급기관이 주인 임상시험지정기관에서 환자 모집이 어려울 수 있어 제도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혁신신약의 기준과 정의를 정립한 후, 개발을 위한 규제과학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검토해 도입할 수 있도록 식약처의 우수인력 확보 및 심사 역량강화를 위한 예산 확충 또한 시급하다.

국내 시장 진출 만으로는 수익 창출이 저조하고 개발 투자비 회수 기간도 길어짐에 따라서 제약업계는 R&D투자 확대에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약가우대 제도와 함께 세제 혜택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신약 개발 성공 시 세제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제도 및 연구개발 투자비에서의 세액공제제도 확대한다면 신약개발을 하는 국내 회사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정부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약품비 절감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무분별한 약가인하 정책은 기업의 연구개발비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는 물론 글로벌 진출 위해 국내 약가 수준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낮은 국내의 약가로 인해 국산 신약의 해외 진출 시, 국내 약가를 참조하는 국가의 경우, 진출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현재 적용 가능한 국산 신약 약가우대 정책은 부재한 상태다.

빠른 연구개발비 회수와 이를 연구개발에 재투자 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국산신약의 약가우대 정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신약 등재 시 약가 우대를 위한 별도 제도마련은 물론, 글로벌 진출을 위한 환급제 확대 시행, 그리고 약가 사후관리 제도에서도 감면, 면제 제도를 도입하여 국산신약의 빠른 시장 안착과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연구개발비 투자 수준에 따른 약가 차등 정책이 도입된다면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R&D 선순환 체계 구축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규모의 한계로 신약 개발 시, 단계적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갈 수 밖에 없으나, 급여기준 확대에 대한 검토 기한이 지연되고 있어, 국내 시장 확대는 물론 해외 시장 확대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국산신약의 신속한 국내외 시장 확대를 위해 급여 등재 및 급여 확대 검토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신속 검토제와 같은 제도 도입도 필요하다.

 ▲ 신재수 일양약품 중앙연구소장(전무).
"이중약가제, 해외진출 교두 필요충분조건"

국산 신약 14호 놀텍은 1987년 후보물질 합성을 시작으로 1992년 과학기술부 선도기술개발사업(G7프로젝트)과 1998년 보건복지부 신약개발과제 수행을 통해 2008년 출시됐다. 1988년부터 2008년까지 20년 간 총 300억원(보건복지부·과학기술부 지원금 37억원) 가량이 투자됐다.

놀텍은 위·십이지장궤양, 역류성식도염 및 헬리코박터제균 병용요법 치료제로 시판 중이며, NSAID 병용요법에 대해 적응증을 확대하고자 관련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기존 PPI치료제제 보다 월등한 위산 분비억제 효과(넥시움에 비해 24시간 동안 높은 위내 pH 유지)를 가지며, H. Pylori균 양성 궤양 치료효과가 높고 중증 미란성식도염 치료에 뛰어난 치료효과와 초기 치료율, 열작감 증상에서도 높은 치료효과를 보였으며, 약물관련 심각한 이상반응 및 부작용이 개선됐다.

다른 PPI에 비해 CYP3A4 대사로 유전다형성에 의한 약효개인차 및 약물의 상호작용이 낮고, PPI중 가장 높은 산해리상수, pKa (5.1)로 위 내에서 빠른 활성화율을 나타냈다. 국내외 임상시험을 통해 기존 PPI제제 보다 강력한 위산억제와 위내 pH (4-6) 유지시간이 길고 위·십이지장궤양, 중증 미란성식도염 등의 치료에 뛰어난 효과와 열작감(Heartburn) 증상이 매우 낮고, 설사, 복통, 두통 등의 부작용이 개선, 1일1회 복용으로 우수한 약효를 입증했다.

신약개발은 규모가 작은 제약사에게는 고난의 연속이다.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것을 시작으로 약효가 우수한 후보물질을 도출하기까지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듭했으며, 국산 신약 14호로 승인 받기까지 긴 개발기간을 거쳐야 했다. 특히 기술이전을 위해 수개월 동안 중국 파트너사에 체류, 그곳의 환경에 맞는 합성 및 생산조건을 구축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최적의 제조조건과 기술화로 안정된 생산이 진행되고 있다.

일양약품의 첫번째 신약 놀텍은 물질특허 도입시기인 1987년에 후보물질 합성을 시작으로 과학기술부 선도기술 개발사업(G7 프로젝트), 보건복지부 신약개발과제 지원 등을 통해 전임상 및 임상개발이 진행, 20여년의 연구기간과 1149번의 합성, 1만5300마리의 동물실험을 통해 2008년 탄생됐다. 중국 라이선스 파트너사인 립존사는 2019년 1677억원 외형을 달성, 2020년에는 3061억원 상당의 매출을 발생했다. 멕시코 외 37개국에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글로벌 경쟁력과 경제적 가치가 우수한 First-in-Class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구(타깃 발굴, POC 규명 및 입증)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하고, 메디칼 미충족수요를 충족시키는 차별화된 후보물질 도출 그리고 다양한 R&D 지원도 중요하다. 국가 R&D 지원은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신약개발에 초점을 두고 지원과제를 선정함은 물론 기초연구, Discovery, Development(preclinical & Clinical)로 나누어 비율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개발과제의 최종목표를 시판허가(NDA)에 두고, 단계별 평가를 통해 성공과 실패를 가늠해야 한다. 글로벌 신약개발을 성공시키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충분한 자금 지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신약개발 R&D에 사용된 투자비는 전액 세제혜택을 부여, 해외 유수기업들과 대등하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0~20% 정도가 될 때까지 지속적인 세제혜택 마련이 필요하다. 국내 신약품목허가(NDA) 후 약가를 산정 시, 충분한 보상과 이중약가제도 마련은 해외 진출 교두보 확보의 필요충분조건이다.
노병철 기자 (sasiman@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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