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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비대면진료→대면투약?…"DT시대, 약사역할 따로 있다"

  • 강혜경
  • 2023-05-23 11:29:25
  • 박정관 DRxSolution 대표이사(위드팜 부회장)
  • 약사만 단합되면 배달 막을 수 있다?..."언제까지? 어떻게?"
  • 약국·약사 역할 '변곡점'…약국·약사회 중심 제도 세팅 강조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서 약 배달 전면허용을 막았다고 해서 약사회가 선방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과연 코로나 3년간 비대면 진료를 경험했던 환자들에게 진료는 비대면으로 받고, 약은 약국에서 직접 수령해야 한다면 얼마나 수긍할까요?"

디지털 대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과 맞물려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전반에 변화를 예고했던 박정관 DRxSolution 대표이사가 내달 시행되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비대면 진료 허용 이후 일본은 단골약국 개념의 동네약국이 활성화된 반면, 플랫폼이 시장을 주도했던 중국은 약국의 기능이 사실상 상실됐기 때문이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준비하고 세팅하는 과정이 보건의료시스템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걸 목격한 그는 '약사 주도, 약국 주도' 방식을 고민하고 제언하고자 나섰다.

◆"대면·비대면, 약 전달 방식에 지나지 않는다"= 박 대표는 '업무의 디지털 전환'은 불가피한 영역이라는 입장이다. '보안' 등의 이유로 가장 늦게 디지털화 되리라 예상했던 은행 업무의 80% 이상이 이미 온라인으로 전환됐으며, 오프라인 영업점의 90%는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 마저 나오고 있다는 것.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일반약 판매, 조제, 투약이라는 일련의 약국 업무 역시 기술적인 측면에서 온라인 전환은 가능하다는 게 박정관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약국이 온라인으로 전환됐을 때 약사가 어떻게 역할을 확장하고 지속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디지털, 온라인, AI를 활용해 약사의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에 아직도 대면투약 프레임에 갇혀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쇄국정책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미 배달음식은 물론 편의점에서 조차 배달을 받는 시대에, 소비자들의 요구는 정해져 있다는 것. 약사회가 대면투약을 고수하는 사이 이 시장을 닥터나우 같은 플랫폼이 비집고 들어왔다는 주장이다.

닥터나우는 사업 초기 '배달약국'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었다.
닥터나우가 사업 초기 '배달약국'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다 회사명(서비스명)을 교체한 것처럼 사실상 닥터나우, 올라케어와 같은 플랫폼은 비대면 진료를 위한 플랫폼이 아닌 약 배달에 초점이 맞춰진 플랫폼이라는 게 그가 주장하는 바다.

박 대표는 "대면, 비대면은 약사가 고객에게 약을 전달하는 방식에 지나지 않는 내용"이라며 "오히려 대면, 비대면에 함몰돼 직능 자체가 고립될 수 있다는 부분이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오히려 비대면 전달 방식에 관한 시스템을 약사주도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인 'KGMP'에 맞춰 의약품을 제조·관리하고 있고, 의약품유통품질관리기준인 'KGSP'에 따라 의약품 유통 품질을 관리하고 있듯 약국에서 환자에게 가는 전달 시스템 역시 'GPP' 혹은 'GSP'가 마련될 수 있도록 약사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의약품의 생산·유통 전과정이 GMP와 GSP로 관리되는데, 약국에서 환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음식물과 함께 뒤섞여 배달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결국 소비자는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에 대한 니즈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전제 하에, 약국에서 소비자에게 안전하게 약이 배달될 수 있는 방식을 시스템화 하고 사전 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약사회에서 주도한다면 얼마든지 헤게모니를 잡을 수 있고, 의약품 비대면 전달이라는 산업을 일궈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비대면 진료를 받고 약을 배달로 받아 본 결과, 배달원이 공동현관에 약을 두고 '배달을 완료했다'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약이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약국에서 전달된 약을 환자가 잘 복용하고 있는지, 건강상 이슈는 없는지 등을 관리하고 소통하는 게 앞으로의 역할 확장이 될 것"이라며 "이런 일련의 시스템이 만들어질 때 환자들은 더욱 약사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개월 시범사업, 결국은 불 보듯 뻔한 '환자 불편'= 박정관 대표는 당정협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안이 결코 환자의 불만과 불편을 해소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일부 환자에 대해서만 재택 수령을 허용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당정협의안.
'진료를 대면으로 받고, 약국에서 약을 받으라'는 데 대한 환자들의 불만과 불편이 새어나올 것이고, 결국은 약 배달을 허용해야 한다는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실제 미국 등 해외선진국가에서는 의사와 대면 진료를 하고, 약을 비대면으로 받는 방식이 보편화돼 있으며, 미국의 경우 비대면 투약이 전체의 30% 수준까지 근접했다는 것.

그는 "현재의 시범사업안은 소비자도, 약국도 수용이 불가능하다. 라스트 마일이라고 할 수 있는 소비자의 요구가 강해질 것이고, 비대면 진료 후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으로 처방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사용하는 약이 다르고, 병·의원의 처방 바코드가 각기 달라 결국 처방전 수용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며 "정부가 처방 전달 방식을 표준화하고, 소비자에게 약국 선택권과 환자 약력 정보가 갈 수 있도록 처방전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약국들 역시 '플랫폼=약사의 적'이라는 인식을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 약국 역시 정보를 교환하며 가치가 창출되는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플랫폼이 곧 약사의 적이라는 인식을 옳지 않다"며 "오프라인 플랫폼을 가진 약국들에 온라인 플랫폼을 하나씩 더 만들어 주자는 게 DRxSolution '내 손안의 약국'의 도입 취지이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약사회 역시 환자와 약국이 직접 연결되는 플랫폼을 구상하고 나선 데 대해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약 전달 방식을 넘어 약국에서 환자의 약력을 관리하고, 환자를 케어하고, 건강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을 해야 약사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산업과 국민의 요구에 끌려가다 보면 약사의 역할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관 대표는 '비대면 진료가 가져올 약국의 변화'에 대해 ①아파트 공동 현관에 덩그러니 놓여진 조제약 ②라스트마일 배송 딜레마:약국 관행의 변화와 수용 ③대면 투약만이 약사의 미래를 보장할까 ④과연 플랫폼은 약사의 적인가 ⑤처방전달시스템의 중요성 ⑥처방전달표준화에 대한 필요성 ⑦비대면 진료가 시행되면 약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⑧세상은 급변하는데 언제까지 우물안 개구리로 살 것인가를 주제로 8편의 특별 기고를 하게 된다.

박 대표는 "약의 전달 방식을 넘어 그 이상을 준비하자는 주장에 일부가 '매약노'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채 단합만 요구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 지 짚고 싶다"며 "디지털로 확장할 수 있는 약사 역할을 기고를 통해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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