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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높은 알츠하이머약…아밀로이드베타 타깃이 맞나
정새임 기자 2022-06-18 06: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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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높은 알츠하이머약…아밀로이드베타 타깃이 맞나
정새임 기자 2022-06-18 06:00:54

로슈, 크레네주맙 3상서 1차 변수 충족 못해 임상 중단

바이오젠·로슈 신물질로 재도전…릴리도 속도

아밀로이드베타 타깃 물질에 의문…"접근 달리해야" 의견도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도전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달아 난관에 부딪혔다. 최초의 신약 아두헬름이 외면받은 데 이어 로슈도 임상에 실패하면서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 기전에 근본적 의문도 제기된다.

로슈 자회사 제넨텍은 16일(현지 시간)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ADAD) 치료 신약 '크레네주맙'이 콜롬비아 3상 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크레네주맙은 아밀로이드 베타를 타깃하는 신약 물질이다. 해당 임상은 콜롬비아 ADAD 회원 252명을 대상으로 크레네주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측정했다. 참가자의 3분의 2는 인지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었다. 이들은 5~8년 간 크레네주맙 또는 위약을 투여 받았다.

중간 분석 결과 1차 평가지표인 인지능력 및 일화 기억(개인이 경험한 사건을 장소와 시간적 맥락 속에서 의식적으로 회상하는 것) 능력을 유의하게 개선하지 못했다.

제넨텍의 크레네주맙 개발 실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제넨텍은 초기 산발성 알츠하이머를 대상으로 CREAD1과 2 임상을 실시했으나 중간 분석에서 1차 지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2019년 임상을 종료했다.

이후 회사는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희귀 유전성의 ADAD를 타깃해 개발을 이어갔으나 이번에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연구를 이끈 에릭 레이만 배너 알츠하이머 연구소 박사는 "크레네주맙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임상적 이점을 나타내지 못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오젠은 지난 5월 최초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상용화를 사실상 포기했다. 미국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미국 공공의료보험 메디케어가 아두헬름 보험 적용을 제한하면서 시장 확대에 큰 제약이 걸렸기 때문이다.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지난 4월 아두헬름 임상에 참여한 환자에만 보험 급여를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바이오젠은 아두헬름 상업화를 위한 모든 인프라를 최소화했다. 아두헬름 부진 책임으로 미셸 보나토스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고, 아두헬름에 투입된 총 1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키로 했다. 유럽 허가 신청도 취소했다.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바이오젠·릴리·로슈 재도전…아밀로이드베타 치료법 의문 대두

알츠하이머병 신약 개발의 어려움 속에서도 다국적 제약사들의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젠은 아두헬름 대신 새로운 물질로 재도전에 나섰다. 아두헬름과 같은 아밀로이드 베타 타깃 항체인 '레카네맙'이다. 에자이와 공동 개발 중이며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대상으로 한다.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856명 환자의 2b상 연구 결과를 대상으로 빠르게 가속승인 신청을 마쳤다.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레카네맙 생물학적제제 허가 신청(BLA) 제출과정에 돌입해 지난 5월 신청을 마쳤다. FDA가 레카네맙 허가 신청을 받아들이면 심사 완료 날짜가 설정된다.

레카네맙은 856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2b상 연구에서 레카네맙이 뇌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베이스라인 대비 0.306유닛 감소시켰다. 아밀로이드 감소 정도는 알츠하이머 종합 점수(ADCOMS), 임상 치매 척도 총합(CDR-SB) 및 알츠하이머 인지 세부 척도(ADAS-cog)의 점진적 하락과 상관 관계를 보였다. 다만 1차 평가지표인 치료 12개월 시점에서 병증 악화 억제율 25% 이상에 이를 확률 80% 목표치에는 다다르지 못했다.

양 사는 확증 임상인 레카네맙 3상 Clarity AD 연구를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릴리도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하는 항체 '도나네맙' 허가를 받기 위해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1분기 신청 작업을 보류하면서 레카네맙보다 속도는 뒤처졌다. 릴리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2분기 내 가속승인 신청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나네맙은 2상에서 치료 72주 차에 위약군 대비 알츠하이머병 인지기능평가검사 ADAS-Cog13과 일상생활수행능력검사 ADCS-iADL을 결합한 iADRS 지표를 32% 감소시키며 1차 평가지표를 달성했다. 릴리 역시 확증 임상인 3상과 더불어 아두헬름과의 직접 비교 임상에 돌입했다.

크레네주맙에서 실패를 겪은 로슈도 다른 신약 물질로 알츠하이머에 도전한다. 크레네주맙과 같은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항체인 '간테네루맙'이다.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대상으로 3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4분기 첫 결과를 내놓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올해 알츠하이머병을 진단 받지 않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예방적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에도 나섰다.

다만 이들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접근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현재 상용화를 앞둔 치료제는 모두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제거하는 기전이다.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는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물질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아두헬름을 비롯한 여러 아밀로이드 베타 타깃 항체들이 임상에서 생각만큼 치료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에는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외부 축적되기 이전에 리소좀 내부 산성화가 결핍되는 현상이 뇌 세포를 손상 시키는 첫 단계라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면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에 대한 접근법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이주현 뉴욕대 연구팀이 이달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내놓은 연구 결과의 핵심은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할 때 리소좀 내부 산성화 결손이 세포 외부 아밀로이드 베타가 침착되기 4개월 전부터 확인됐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제거해도 질병의 진행을 막지 못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플라크가 세포 외부에 형성되기 이전에 뇌 세포가 이미 손상된 상태라는 지적이다.
정새임 기자 (same@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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