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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필름사진의 추억과 약국
데일리팜 2021-10-08 06: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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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필름사진의 추억과 약국
데일리팜 2021-10-08 06:00:20
강민구 우석대 약학대학 교수



 ▲ 강민구 우석대 약학대학 교수.
'리더십(Leadership)과 약사(藥師, Pharmacist)' 라는 주제로 지난 컬럼에서는 리더십(Leadership)이란 "긍정적이며 비점진적 혁신(non-incremental change)을 만들어내는 것으로서, 사람들이 장애물을 극복하고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비전을 설정하고 이끌며, 구성원의 협력을 만들어내고, 변화가 지속적으로 가능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역량"으로 정의한 낸시 코헨 교수의 주장을 공유했다.

여기에서 비점진적 혁신이란 기존의 것과 연속적인 관계에 있는 형태가 아닌 기존에 사용되지 않았던 자원이나 속성들을 사용해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것으로써 하버드대학 크리스텐센 교수가 주장한 파괴적혁신(Disruptive Innovation) 이론과 어느 정도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서 예를 들면 우버(Uber)나 넷플릭스(Netflix) 등 많은 기업들이 기존의 사고를 벗어나 새로운 영역을 창조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소비자와 함께 윈윈(Win-Win)하는 모습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많은 독자 분들은 아마도 코닥(Kodak)필름을 구매해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필름사진기를 이용한 사진이 우리의 삶 속에서 유일한 것이라 여겼으며 이러한 일상을 지배하고 있었던 필름사진 산업 중심에는 코닥(Kodak)이라는 회사가 있었다.

1988년 뉴욕소재 은행 서기였던 조지 이스트만(George Eastman)에 의해 창립된 코닥은 “당신은 찍기만하세요,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You press the button, We do the rest).”라는 광고와 함께 필름카메라 사진 산업에 뛰어들었고 그후 필름을 코닥이라 부를 정도로 사진산업에서 세계 1위 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1975년 코닥회사 엔지니어인 스티브 새슨(Steve Sasson)이 처음으로 디지털카메라를 발명했을 때, 경영진은 필름 없는 사진이 디지털 사진으로 대체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으며 수십 년간 기존 필름 사진이 가져다 주는 성과에 만족하며 변화를 주저했다.

코닥 경영진은 기존의 사고 틀 안에서 머물러 있으면서 필름이 없는 새로운 사진 영역, 즉 파괴적 혁신이 보여주는 가치를 인지하지 못했거나, 인지했지만 디지털사진 시대를 대비할 충분한 시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다.

과거로부터 단단하게 만들어진 필름사진 산업 영역에서 나오는 필름 매출이 코닥 회사에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이는 오히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쉽게 대체될 수 있는 매우 취약한 매출 구조가 됐다.

코닥은 뒤늦게 필름 사진을 대체할 디지털 사진 기술에 집중했으나, 사진을 통한 추억과 정보의 공유 같은 변화된 소비자의 서비스 욕구가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결국 과거에 머물러 있는 사고로 접근한 경영 방법은 시장에서 외면 받게 됐고, 마침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 시킬 수 있는 사진 기능이 확장된 스마트 폰과 같은 파괴적 혁신 제품의 등장으로 회사는 결국 2012년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 됐다.

지금 대부분 약국의 역할과 기능이 조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많은 약국들의 매출이 대부분 처방조제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조제 기능은 약사와 약국의 중요한 역할이며 약사법에 따라 보호 받고 있다.

하지만 100여년간 필름 사진 시장을 장악해 온 코닥이 바로 그 필름 매출에만 의존하고 환경변화에 따른 파괴적 혁신에 대한 인식과 이에 필요한 변화된 행동을 하지 않은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금번 코로나 사태는 한국의 약사와 약국의 역할과 기능이 어떻게 이 사회에서 자리잡고 있었는지 그리고 약사 사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준 매우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코닥필름에 이어 2인자의 자리에 있었던 후지(Fuji)필름의 파괴적 혁신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필름 매출로 인한 이익이 코닥처럼 압도적이며 안정적이었지만 후지필름은 2000년도 초반부터 정밀화학제품인 필름 개발의 노하우를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사진 필름의 주요성분인 콜라겐 가공 기술을 재생의료분야에 적용하여 신약개발을 추진하고, 사진 필름의 변색을 방지하는 기술을 화장품에 응용하거나, 나노입자 생산기술을 약물전달물질 개발에 활용하면서 바이오 헬스케어산업으로 회사를 확장하고 있고 현재까지 이러한 변화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상품에는 수명이 있지만 기술에는 수명이 없다" 라는 말이 있다. 특히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조제, 복약상담, 처방검토, 약물모니터링, 의약정보제공, 만성질환관리, 기능성화장품, 일반의약품상담, 경증질환상담등 약사와 약국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의 확장성은 엄청나다. 결국 약사의 역할과 기능이 상품의 영역에서 머물지, 기술(서비스)영역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지는 약사 사회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이다.

필름 사진이 주는 느낌, 추억 등을 디지털사진이 대신하기는 어렵다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한다. 손 편지가 주는 감동을 이메일이 대신할 수 없는 것처럼 필자 역시 이 부분은 동의한다. 세월이 흘러도 필름사진이나 손 편지는 없어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필름 사진의 추억은 소중하게 간직될 것이고 이것이 주는 기쁨은 그대로 그 자리에 계속해서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름 사진이 아닌 디지털 사진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소비자가 원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그들이 의약품 관련 건강전문가에 요구하는 많은 것들에 약사 사회가 빠르게 답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대체 가능한 다른 상품과 기술(서비스)을 찾기 시작할 것이다. 100년 넘은 코닥 회사도 필름 사진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며 아마도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오늘날 필름 사진은 우리 주변에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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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30 12:30:34 수정 | 삭제

    코닥에서 배울 점

    참으로 마음에 와닿는 칼럼
    우리 약사사회도 변화하는 시대에 어떤 전문적인 약사의 모습을 환자중심으로 준비하고 발전시켜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댓글 0 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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