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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적 완치 위한 만성 골수성 백혈병 약제 선택은
정새임 기자 2021-09-06 06:00:25
기능적 완치 위한 만성 골수성 백혈병 약제 선택은
정새임 기자 2021-09-06 06:00:25
김동욱 교수(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종양내과)

표적항암제 등장 이후 획기적 개선…약 끊어도 관리 되는 TFR 기대

초기 치료가 TFR 가능성 판가름…환자마다 최적의 약제 찾아야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세계 최초의 표적항암제 '글리벡'이 등장한 이후 만성 골수성 백혈병(CML) 치료는 획기적인 변화를 맞았다. 과거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지 못하면 거의 사망했던 환자들이 이제는 장기 생존뿐 아니라 보다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고 나아가 약을 중단해도 암 세포가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기능적 완치(Treatment-Free Remission, TFR)'를 논의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기능적 완치 가능성은 대개 치료 초기 약물에 대한 반응에 따라 판가름 난다고 분석된다. 치료 3개월 시점에서 조기 분자 유전학적 반응 달성률(혈액 내 암 유전자가 10% 이상인 상태)이 높은 환자들은 미래 약을 끊을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미다. 초기 치료에서 높은 반응을 이끌어내려면 환자에게 적절한 표적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CML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1차 표적 치료제는 1세대 글리벡(성분명 이매티닙)', 2세대 '스프라이셀(성분명 다사티닙)', '타시그나(성분명 닐로티닙)',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 '보술리프(성분명 보수티닙)' 총 5가지다. 약제마다 복용 방법과 효과, 부작용이 각기 달라 환자 상태에 따라 최적의 약제를 골라야 한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대가로 불리는 김동욱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약 1년간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며 베스트 약제를 찾아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치료에 대한 반응을 계속 유지하면서 튜닝을 해나가는 것이 의사의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복약 순응도가 매우 중요해진 만큼 환자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약제 선택과 교육도 강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팜은 김 교수를 통해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서 기능적 완치로 나아가기 위한 적절한 약제 선택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 김동욱 의정부을지대병원 교수

-최근 몇 년 전부터 CML에서 기능적 완치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환자들의 관심도 높을 것 같다.

=제가 보는 환자 2200명 중 약을 중단하는 접근이 가능한 환자가 절반쯤 된다. (임상에 참여해) 약을 끊고있는 환자가 200명 정도다. 그중 가장 오래된 환자는 2004년부터 17년간 중단 중인 환자로 3개월마다 검사를 하는데 1년 정도는 낮은 수준에서 암세포가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다시 0이 되는 과정을 세 번 정도 반복했다. 현재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기능적 완치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이 절반에 달할 정도면 꽤 많은 것 아닌가

=그렇다. 왜냐하면 약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어느 타이밍에 어떤 환자를 어떻게 치료할 것이냐에 대한 부분이 중요한 컨센서스다. 이제까지는 3년 이상 약을 쓰고 2년 이상 유지해서 (유전자 검사 수치가) 0이 나오면 (약을) 끊었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의 환자 데이터를 보건복지부에서 지원받아 글리벡을 끊는 부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었다. 자료를 보면 3년 이상 약을 쓰고 2년 이상 유전자 검사 수치가 0이 나온 환자들에 대해 약을 중단했을 때, 50%가 재발한다. 두 명은 병이 진행해서 한 명은 사망했고, 다른 한 명은 다른 약으로 바꿔서 지금 치료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1% 정도는 위험하게 될 수 있다. 그리고 절반이 재발한다. 물론 다시 약을 썼을 때 대부분은 좋아진다.

-처음 3개월 시점에 유전자 분석을 했을 때 백혈구 수치가 10%로 이하로 나오면 기능적 완치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조기에 반응이 잘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어떤 약을 정확하게 선택하는지 여부다. 약제 선택에 따라서 완전히 예후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기 3개월은 항암제를 처음 쓰는 시점이므로 부작용이 굉장히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약제의 용량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부작용 때문에 중단도 많이 하며, 용량을 줄이기도 한다. 이러한 양상은 의사 사이에서도 중구난방이다. 초기 3개월 동안은 반응이 오는 환자, 반응이 오지 않는 환자, 컴플라이언스 이슈 등에 좌지우지되는 중요한 시기다.

처음 온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로 5가지가 있고, 이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 그 사람의 모든 캐릭터를 반영해야 한다. 나이, 성별, 좋아하는 음식, 부모의 질환 등을 고려해 하나를 선택한다. 본인은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범위에서 보고 고른다. 10월달에 세계혈액학회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을 하는데, 강연 주지도 '나는 만성백혈병에서 표적항암제를 어떻게 선택하는가'이다.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제가 적절할지 판단하기 위해 고려하는 점을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준다면?

=크게 세 가지를 본다. 환자가 진단 당시에 가지고 있는 기저질환이 무엇인가? 당뇨병이 있는지, 혈압이 높은지, 콜레스테롤이 높은지 등을 살핀다. 이는 표적항암제의 부작용 때문이다. 항암제마다 부작용이 모두 다른데, 당뇨병 환자에게 혈당을 올리는 부작용이 있는 표적항암제를 쓰면, 병은 치료가 될지 몰라도, 당뇨병 때문에 별도로 치료해야 한다. 혈관을 많이 막히게 하거나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약도 있다.

또 환자의 나이가 굉장히 중요하다. 70세에 병에 걸릴 수 있는데, 특히 백혈병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점 발병률이 높아진다. 세포가 노화 과정에 따라 늙어가는데, 특히 나이가 들면 빨리 죽는 것이 혈액세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70세에 병에 걸리게 되면, 글리벡보다 효과가 훨씬 강력한 2,3세대 약을 사용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긴다. 70대 환자는 반드시 완치가 목표가 아니라 효과가 약하더라도 글리벡과 같이 장기적인 부작용이 적은 약제를 통해 환자를 10년, 15년 생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유전자 변이도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변이로 인한 결과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에 현재는 ELTS 위험 예측 지수를 활용하고 있다. 저위험군, 중간위험군, 고위험군에 따라 예후 차이를 예측하는 것이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활용해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면 굉장히 중요한 바이오마커가 될 것이다.

-고령층에는 1세대가 안전하고 보다 젊은 연령대에서는 2세대가 더 어울린다고 보면 되나

=그렇다. 글리벡과 비교해 2세대 약물의 효과는 약 20배, 크게는 스프라이셀 같은 경우 약 325배 더 강력하다고 보고되었다. 부작용은 각자 다르다. 오래 썼을 때 스프라이셀은 폐에 물이 차는 흉막삼출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타시그나는 심장혈관이나 뇌혈관이 막히는 부작용이 10년 사이에 약 25%, 동일한 연령에서 약 10배 늘어난다. 슈펙트도 마찬가지인데 이유는 혈당을 높이기 때문이다. 타시그나나 슈펙트는 혈당을 녹이거나,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부작용이 조금 더 많다. 그래서 고령 환자는 동맥경화가 발생해 심근경색, 뇌경색, 혈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 실제로 환자가 처음 왔을 때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는 가족력이 있다면 하면 해당 두 가지 약은 배제해야 한다.

이는 심플하게 부작용을 고려한 방식이고, 여기에 더해 환자가 가지고 있는 추가 염색체 이상 여부, 추가 유전자 변이 여부, 고위험군 가능성 여부에 대한 요인들이 있다면 2세대 약 중에서 기저질환을 고려해 관련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이 적은 표적항암제를 선택해야 한다.

따라서 의사 개인마다 동일한 환자라 하더라도 약 처방이 달라지게 된다. 특히 환자의 유병률이나 발병률이 많지 않은 병원의 경우 특정 처방으로 집중되는 경우가 있다. 의정부을지대병원과 같이 상당한 환자 규모가 있는 병원에서는 어떤 약제의 선택이나 치료가 좀 더 효율이 좋다. 가령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어쩌다 한번 진료하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실패해 방문한 환자들도 있는데, '왜 이 약을 이렇게 썼지?'라는 의문점이 들 때가 꽤 많다. 용량을 제대로 쓰지 않기도 하는 등 기록을 보면 치료 실패를 많이 한다. 환자가 원래 복용하고 있는 약의 부작용 때문일수도 있다.

-복용 방식도 차이가 있다. 환자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이 또 달라질 것 같다.

=그렇다. 스프라이셀은 하루에 한 번 복용한다. 타시그나나 슈펙트는 하루에 두 번 복용해야 한다. 복용 방법도 슈펙트나 타시그나는 공복을 유지해야 해서 식사 한 시간 전 또는 식후 두 시간 경과 후 복용해야 하지만, 스프라이셀은 전혀 상관이 없다. 음식과 관계없이 일정한 시간에만 한 번 복용하면 되므로 편의성에서는 훨씬 뛰어나다.

특히 야간에 일해야 하거나, 3교대 근무하는 간호사와 같은 환자들은 두 번 먹는게 상당히 고통스럽다. 그래서 환자의 직업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서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고, 하루 두 번 복용하는 것이 무난할 수도 있다.

약을 정확히 먹고 빠짐없이 먹는 것이 치료에 좋다는 건 이미 다 알려져 있다. 중간에 중단을 하게 되면 내성도 많이 오고, 치료가 떨어진다. 매일 복용을 하는 약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복용법이 특정 직업군에서는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환자 교육이 더 중요해졌을 만큼 복약 순응도는 정말 큰 문제다. 유럽의 CML Advocate라는 환자 단체가 수만명의 환자에게 약 복용에 대한 조사를 한 적 있는데, 지난 한달간 의사가 처방한 대로 3일간 약을 복용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한 환자가 70%밖에 되지 않았다. 30%가 한 달에 4일 이상 약을 제대로 안먹은 것이다. 놀랍게도 글리벡 도입 이후 글리벡을 그대로 쓰면서 살아있는 환자가 60% 정도다. 복약 순응도와 얼추 비슷하게 맞아 떨어진다. 복용 순응도는 정말 중요하고, 복약 순응도에 대한 자주 논의가 되고 있다. 가령, 하루에 한번 먹으면서 식사와 전혀 상관이 없는 스프라이셀이 훨씬 순응도가 높다.

-종합해보면 환자의 기저질환과 상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최적의 약제를 찾아나가는 노력을 해나가는게 기능적 완치로 가는 중요한 과정이라 볼 수 있겠다.

=그렇다. 그 약을 찾는 노력을 언제까지 해야 되느냐 묻는다면 1년이라 할 수 있겠다. 환자들에게도 '1년간은 최대한 반응과 약에 대한 부작용을 보면서 적절한 용량을 환자에게 튜닝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치료에 대한 반응을 계속 유지하면서 튜닝을 해나가야 한다. 그 차이가 의사들의 실력 차이다.

강의를 하면 교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교수님은 어떤 약을 선택하십니까?'이다. 본인의 답변은 항상 '환자 모두에게 베스트인 약은 없다'였다. 한 환자한테 가장 맞는 베스트 약제를 찾고자 노력해야 한다.
정새임 기자 (same@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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