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약, 대이어 물려주는 가족경영 탈피해야"
- 이정환
- 2016-09-12 1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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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보건산업진흥원 아구스틴 상임컨설턴트의 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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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제약산업 글로벌 진출은 오랜 화두다. 합성·바이오신약과 고품질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해외 수출의 근간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게 각 국가별 산업 특성을 파악한 시장접근(MA, Market Access) 전략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제네릭 중심에서 자체개발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백신 신약 등으로 체질전환에 나서며 세계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사들이 해외 각국 의약품 시장 진출 성공률을 높이고, 시행착오를 줄여주기 위해 해외제약전문가 컨설턴트를 영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11일 데일리팜은 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지원단 제약글로벌지원팀 소속 해외제약전문가 아구스틴(53) 델 라 카예 상임컨설턴트(이학박사)를 만나 국내 제약산업의 해외시장 진입 성공전략과 비전을 들었다.
아구스틴이 제시한 국내 산업 성공전략은 흥미롭다. 대를 이어 제약사를 물려주는 '가족경영 중심 기업 구조'를 탈피하거나 선진화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가족경영 제약사가 가업을 이어줄 때 해외시장에 효율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경영·투자 전략을 충분히 보유했는지 역량평가가 반드시 수반돼야 해외 산업 수출에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가격 경쟁력 보다는 품질 경쟁우위를 점유해야 품목 수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 제약 MA는 싼 맛에 수출계약이 체결되는 게 아니라 고품질 의약품(신약·제네릭)을 내놨을 때 각국 제약사들이 구매의사를 내세우는 게 트렌드라는 견해다.
아구스틴 박사는 1997년부터 미국, 독일, 프랑스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제약산업 컨설팅과 제약 마케팅·라이센싱·국제제휴 업무를 담당해 온 MA(Market Access) 전문가다.
특히 신약개발사 마이크로멧과 프랑스 생명공학사 이네이트 파마(Innate Pharma)에서 제약 사업개발 담당이사를 역임했었다.
지금은 진흥원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기술 수출 또는 제품 시장출시 계획을 세울 때 필요로 하는 궁금증이나 실질적 기술마케팅 전략을 짜주는 직무를 수행 중이다.
아구스틴은 국내 제약사들이 의약품을 해외 라이센스 아웃 할 때 가장 염두해야 할 점으로 '품질(Quality)'을 꼽았다.
의약품은 철저히 유효성과 안전성을 중심으로 환자에게 투약되는 제품인 만큼 가격 경쟁력을 선택하기 보단 품질 우위를 확보하는 게 미국, 유럽, 중국 등 다국가 진출에 훨씬 이득이라는 것.
아구스틴 박사는 "의약품은 결국 규제과학의 결정체다. 인도 등 국가들이 생산하는 의약품은 품질이 낮다는 이미지가 크다"며 "한국 화장품은 품질이 뛰어나다는 인식을 세계에 심는데 성공했다. 의약품도 마찬가지다. 현재 글로벌 제약 MA 트렌드는 단연 가격 아닌 품질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 진출 국가에서 국내사 품목 마케팅·영업을 함께 할 파트너를 제대로 물색하는 것 역시 중요한 성공조건이라고 했다.
아구스틴 박사는 "내가 진흥원에서 하는 일은 제약사들이 컨설팅을 신청했을 때 해당 의약품을 미국, 유럽, 중국 등 현지 기업에 소개하고 인적 커넥션을 통해 효율적인 시장전략을 세워주는 것"이라며 "현지 기업들과 많이 만나서 자사와 잘 맞는 파트너사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으로 가족기업 중심 국내사들의 경우 제약산업에 혜안을 지닌 적합한 조력자(Right Advisor)를 적극 영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상위 제약사를 포함한 다수 제약사들은 대대로 가업을 물려주는 형태의 가족경영 기업구조를 갖고 있다.
아구스틴은 가족경영 중심 기업운영은 세계를 타깃으로 한 제약 영업에 유리하게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식구들끼리 자기 경영을 지속하면 자칫 기업문화가 폐쇄적으로 작용하거나 세계 제약 트렌드에 뒤쳐질 수 있기 때문에 사외 전문가들을 다수 영입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아구스틴 박사는 "제약사 회장이 자신의 아들이나 딸에게 가업을 물려줄 때 이사진이나 투자자들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제약경영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미래 해외수출 전략을 세울지 등을 확인하거나 적합한 제약 전문가를 영입해야 고립이나 정체를 면할 수 있다"고 했다.
가족경영 제약사 중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으로는 베링거인겔하임을 꼽으며 "제약산업과 신약 발굴·수출 등 배경지식과 기술이 풍부한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해외지사를 설립하는 등 세계시장에 부드럽게 안착했다"고 평했다.
아울러 성공적인 제약 MA를 위해 현지 언어 취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프랑스에 수출하려면 불어를, 북미 국가라면 영어를, 중국은 중국어에 능통한 MA전문가를 육성하거나 영입해야 관계를 형성하고 품목를 도입하거나 수출할 때 유리하다는 것.
아구스틴 박사는 "언어는 문화적인 차원에서 중요하다. 독일 등 해외 제약사들의 경우 사내에서 영어로 소통하는 것은 다반사다. 자사 품목을 해외에 소개하고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려면 현지 언어에 능통한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사내 직원들의 언어교육을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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