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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공동 물류에 거점도매 등장…유통업계 변화 시험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대웅제약의 ‘거점도매’ 도입을 둘러싼 제약·유통업계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 대웅제약에 간담회를 공식 요청했다. 비대위는 간담회가 성사되지 않거나 거점도매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웅제약 제품에 대한 물류 보이콧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갈등의 본질을 의약품 유통 주도권을 둘러싼 충돌로 해석한다. 나아가 국내 의약품 유통 구조의 변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제2‧제3의 거점도매 모델 나올까…유통업계, 역할 축소 우려 대웅제약이 추진하는 거점도매 정책의 핵심은 일부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재편하는 것이다. 대웅제약은 전국을 여러 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별로 특정 유통업체를 ‘거점’으로 지정해 의약품을 공급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거점도매는 해당 권역의 재고를 관리하고 약국과 병·의원 공급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유통업계가 이번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거점도매 모델이 다른 제약사로 확산할 가능성 때문이다. 대웅제약의 시도가 선례가 돼 ‘제2·제3의 거점도매’가 나타날 경우, 국내 의약품 유통 질서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현재 국내 의약품 유통은 통상적으로 제약사가 여러 유통업체와 동시에 거래하는 구조다. 여기서 거점도매 모델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제약사와 관계 거점도매를 중심으로 의약품 공급망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기존 유통업체의 역할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유통업계의 시각이다. 제약사와 직접 거래하던 유통업체가 거점도매를 거쳐 의약품을 공급받는 구조로 바뀔 경우, 유통업체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거점도매가 한 기업의 정책에 그치지 않고 업계 전반의 유통 모델로 자리잡을 경우 국내 의약품 유통 질서가 자체가 크게 바뀔 수 있다”며 “유통업체들이 사실상 제약사의 물류 하청업체처럼 전락할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몰’‧‘피코몰’ 때도…반복되는 갈등의 핵심은 ‘유통 주도권’ 이런 구조의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물류 효율화를 명분으로 한 유통 구조 개편 시도 때마다 양측은 번번이 충돌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약사가 직접 운영하는 약국 전용 온라인 주문 플랫폼(온라인몰)이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의 ‘HMP몰’과 대웅제약의 ‘더샾’이 온라인몰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어 일동제약, JW중외제약, 보령 등 주요 제약사들도 온라인몰을 도입했다. 제약사들은 주문부터 결제까지 통합 관리하며 재고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려 했으나, 유통업계는 이를 ‘제약사의 직접 유통 강화’로 해석하며 반발했다. 유통업계는 온라인몰을 통해 제약사가 데이터를 확보하고 거래 관계까지 관리할 경우 기존 도매의 중개 기능이 약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피코몰’ 사례도 비슷한 경우로 해석된다. 중소제약사들은 공동으로 피코이노베이션을 설립하고, 공동 물류‧유통 모델인 피코몰을 도입했다. 제약사들은 공동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제약사 물량을 통합 처리하고,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통해 병·의원과 약국에 공급하려 했다. 그러나 피코몰 역시 유통업계와의 갈등을 피하지 못했다. 유통업계에선 공동 물류와 직거래 구조가 확대되면 유통업체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결국 온라인몰이든 피코몰이든 방식은 다르지만, 유통 구조 재편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도매업계와의 충돌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갈등의 본질을 ‘유통 주도권’ 문제로 해석한다. 제약사가 유통 구조를 직접 설계하고 통제하려는 시도가 확대될수록 유통업계는 역할 축소를 우려했다. 제약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유통 구조를 직접 설계·통제하려 하고, 도매업계는 생존권 차원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구도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 거점도매 갈등 역시 단순한 거래 방식 변화를 넘어, 의약품 유통 구조의 주도권을 둘러싼 충돌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가다. 해외는 대형도매 집중형 구조…주도권도 유통업체에 이같은 유통 구조 갈등은 해외 사례와의 비교 속에서 자주 언급된다. 국가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제약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대형도매 중심 집중형 구조다. 미국은 의약품 유통 시장을 맥케슨(McKeson), 카디널헬스(Cardinal Health), 아메리소스버겐(Amerisource Bergen) 등 3개 업체가 대부분 담당한다. 유럽 역시 국가별로 3~7개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한 유통망이 형성돼 있다. 일본은 지난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상황과 유사했다. 당시 1200개에 달하던 의약품 유통업체들은 지속적인 인수합병과 계열화를 거치며 2023년 기준 69개로 통폐합됐다. 현재는 전체의 75% 시장을 7개 대형 업체가 담당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다수 유통업체가 참여하는 분산형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해외 사례와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제도와 환경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가장 큰 차이는 처방 방식이다. 해외는 대부분 성분명 처방인 반면, 한국은 제품명 처방을 기본으로 한다. 제품명 처방 제도 아래서 약국은 처방된 특정 제품을 반드시 확보해둬야 한다. 이런 환경에선 특정 유통업체에 재고가 없을 경우, 다른 업체에서 약을 조달하는 ‘도도매’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또 다른 차이점은 유통 주도권이다. 미국‧유럽‧일본에선 제약사가 아닌 대형 유통업체가 공급망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 대형 유통업체가 강한 협상력을 갖고 유통 시장을 주도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논의되는 거점도매 모델은 ‘집중형 구조’라는 점에서는 해외와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주도권이 제약사에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른 모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전히 남은 갈등…공정거래‧공급안정성 논란 확대 가능성도 이번 갈등은 향후 법적‧정책적 논쟁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통 집중에 따른 공정경쟁 문제, 의약품 공급 안정성, 약국의 거래 선택권 등이 동시에 얽혀있기 때문이다. 우선 제약사가 특정 유통업체에 의약품을 몰아주는 행위가 공정거래법 혹은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대웅제약의 거점도매가 ‘특정 업체에만 물량을 공급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약사법 시행규칙 제44조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존 거래 유통업체를 유통망에서 배제하는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거래 사절’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경고했다. 대한약사회 16개 시도지부협의회 역시 대웅제약의 거점도매 정책이 시장 공급 불균형과 유통 질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의약품 공급 안정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쟁점은 양면적이다. 대웅제약은 유통 단계를 단순화하고 중복 재고를 줄여 품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반면 유통업계는 공급 창구가 소수 거점도매로 제한될 경우 물류 병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특정 품목 수요가 거점에 집중되면 지역 약국과 병원의 입고 지연이나 공급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약국의 거래 선택권 침해 문제도 거론된다. 약국은 배송 속도와 긴급 조달 가능성, 반품 편의, 정산 방식 등을 고려해 거래선을 선택해 왔다. 그러나 거점도매 모델에선 기존 거래 관계와 무관하게 특정 도매와의 거래를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정산 지연이나 반품 거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단순히 선택지 축소를 넘어 약국의 행정 부담과 현장 운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대웅제약 모델의 정착 여부가 향후 유통 구조 변화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거점도매 모델이 자리잡을 경우, 온라인몰 사례처럼 다른 제약사가 비슷한 모델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땐 의약품 유통 시장 전반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비대위가 대웅제약 제품의 보이콧을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2026-03-18 06:00:58김진구 기자 -
혁신인가 교란인가…대웅 vs 유통 '거점도매' 쟁점의 본질[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의약품 유통업계와 대웅제약이 ‘블록형 거점도매’ 정책을 두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단체행동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고, 대웅제약은 이러한 반발에도 거점도매 모델의 도입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표면적으로는 제약사와 유통업계 간 이해관계 충돌처럼 보이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갈등의 본질을 보다 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내 의약품 유통의 핵심 축인 ‘도도매(도매 간 거래)’ 중심 분산형 유통 구조가 변화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블록형 거점도매’…대웅이 꺼낸 의약품 유통 실험 대웅제약이 추진하는 거점도매 정책의 핵심은 유통 채널 단순화다. 전국을 권역별 블록으로 나누고 각 권역마다 대웅제약이 선정한 ‘거점도매’가 의약품 공급의 중심 역할을 맡는 방식이다. 제약사는 거점도매에 물량을 공급하고 해당 도매업체는 권역 내 약국과 병원에 제품을 전달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말 거점도매 운영 방침을 공표했고 두 달여 만에 거점도매 업체 선정을 마쳤다. 이달부터 거점도매를 중심으로 자사 의약품 공급을 시작했다. 대웅 측과 계약하지 못한 유통업체는 원칙적으로 대웅그룹 의약품을 취급할 수 없다. 기존에는 대웅 제품을 취급하는 직거래 도매업체가 약 40곳에 달했다. 제약사가 여러 도매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면 이들이 다시 약국과 병원에 물량을 납품하는 방식이었다. 대웅은 이 구조를 ▲수도권 4권역 ▲강원 ▲충청 ▲부산 ▲영남 ▲대구 ▲전주‧광주 등 10개 권역 거점도매 체계로 축소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제약사→다수 직거래 도매→약국·병원’ 구조를 ‘제약사→권역별 거점도매→약국·병원’ 구조로 바꿨다. 대웅제약은 이를 통해 유통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재고 관리 효율화와 물류 비용 감축, 배송·반품 체계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고 관리 효율화와 관련해 대웅제약은 어느 도매에 재고가 있고 어느 지역에서 부족한지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대웅제약은 재고를 거점 중심으로 관리할 경우 공급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 효율 개선 역시 회사가 기대하는 효과다. 다수 도매업체에 물량을 나눠 배송하는 구조보다 거점 중심으로 물량을 집중하면 물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거점 물류 시스템을 활용하면 배송 추적과 반품 관리 등 물류 관리가 더욱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물류 흐름을 기반으로 유통 데이터를 확보해 수요 예측과 생산 계획 수립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분산형 유통망'…공급 안정성은 장점‧효율성은 한계 하지만 유통업계는 거점도매 모델이 기존 의약품 유통 구조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국내 의약품 유통시장은 오랫동안 다수 도매업체가 참여하는 분산형 구조를 유지해왔다. 제약사가 생산한 의약품을 여러 도매업체가 동시에 유통하면서 약국과 병원은 다양한 거래선을 선택할 수 있었다. 실제 국내 유통시장은 도매업체 수가 많은 분산형 구조가 특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4년 발표한 ‘의약품 유통 선진화를 위한 유통체계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의약품 도매업체는 3503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연매출 100억원 미만 영세 도매업체 비중은 81.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산형 구조는 특정 유통망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유통망을 통해 약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의약품 유통 영역에서 공급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반으로 작용해왔다는 평가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도매업체 간 거래, 즉 ‘도도매’다. 예를 들어 어느 약국이 특정 처방약을 주문했을 때 거래 중인 도매업체에 재고가 없을 경우, 해당 도매업체가 다른 도매에서 약을 받아 공급하는 방식이다. 한국의 제품명 처방 체계는 도도매의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의사가 특정 제약사의 특정 제품을 처방하면 약국은 해당 제품을 확보해야 한다. 도매업체 입장에서는 모든 제품을 상시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도도매를 통한 재고 이동이 공급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덕분에 약국은 필요한 의약품을 적시에 공급받을 수 있었다. 또한 지역 중소 도매업체 역시 다른 도매와의 거래를 통해 약국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유통업계는 도도매가 '재고 보완'과 '지역 공급'을 담당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한다. 다만 분산형 유통망과 도도매 구조는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도 지적된다. 여러 도매업체에 재고가 분산되면 제약사가 시장 재고를 파악하기 어렵고 물류 비용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도매업체 간 거래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2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의약품이 제약사에서 약국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여러 도매업체를 거치며 발생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거래 단계가 많아질수록 물류 비용과 재고 관리 부담이 커지고, 제약사가 시장 전체 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워지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대웅제약이 거점도매 모델을 추진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비효율 해소의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 효율화” vs “도도매 붕괴”…엇갈린 시각 대웅제약과 유통업계의 갈등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대웅제약은 거점도매 정책이 공급망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한다. 재고 관리와 물류 체계를 개선해 의약품 공급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유통업계는 거점도매 정책이 실제로는 도도매 구조를 약화시키거나 사실상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우려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기존 거래 도매업체들이 거점도매 체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다. 거점으로 선정되지 못한 도매업체들은 거점을 통해 약을 조달하거나, 도도매로 공급받아야 하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다. 둘째, 도도매의 실질적 기능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형식적으로 도도매가 허용되더라도, 마진이나 거래 조건이 맞지 않아 실제로는 거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셋째, 약국 거래 구조 변화다. 기존에는 약국이 여러 도매업체 중에서 거래선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거점 구조에선 특정 유통 채널로 거래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유통업계에선 이러한 변화로 인해 결국 의약품 유통 시장의 주도권이 제약사로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변화의 기로에 선 의약품 유통 구조…거점도매 논란의 본질 이 때문에 제약‧유통 업계 안팎에선 거점도매 논란이 단순한 유통 갈등을 넘어 국내 의약품 유통 구조의 방향을 둘러싼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처럼 다수 도매가 참여하는 분산형 구조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효율성을 앞세운 집중형 구조로 이동할 것인지가 쟁점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의약품 도매업체가 3500곳 이상 존재하는 구조에서 유통 효율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그 해법을 두고 ‘집중형 유통’과 ‘분산형 유통’ 사이에서 업계 시각이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유통 구조가 집중형으로 재편될 경우 공급 효율은 높아질 수 있지만, 시장 경쟁이나 약국 거래 구조, 기존 유통 질서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다. 반대로 기존처럼 분산된 유통 구조를 유지할 경우 물류 효율화와 유통 개선을 둘러싼 논의 역시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통 효율화 필요성은 꾸준히 지적됐다”며 “겉으로는 제약사와 유통업계의 갈등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국은 국내 의약품 유통 구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2026-03-17 06:00:58김진구 기자 -
4월 약물운전 처벌 강화…약국 비염약 '성분' 확인 필수오는 4월 2일부터 약물 복용 상태에서 운전하는 이른바 '약물운전'에 대한 처벌 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으로 약물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할 경우 음주운전과 유사한 수준의 처벌이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감기약, 비염약 등 일상적으로 복용하는 의약품도 운전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약 성분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 이번 개정 도로교통법의 핵심은 약물 측정 불응죄 신설이다. 경찰이 운전자 상태를 확인한 뒤 약물 영향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고 판단해 측정을 요구했을 때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만약 이러한 측정 요구에 불응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 마약류에 한정되지 않고 의약품 복용으로 인해 운전 능력이 떨어진 경우까지 단속 된다는 점에서 제도 변화의 파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대한약사회는 이 같은 법 시행을 앞두고 '운전 주의 의약품 리스트'를 정리해 발표하며 대응에 나섰다. 해당 리스트에는 전문의약품뿐 아니라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 성분들도 다수 포함됐다. 특히 감기, 알레르기 등의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가 주요 대상 성분으로 분류된 것이 특징이다. 다만 항히스타민제는 세대에 따라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사용되는 2세대, 3세대 항히스타민제의 경우 기존 약물 대비 졸음, 집중력 저하와 같은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성분에 따라 운전 주의 등급이 달라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한약사회 자료에 따르면 펙소페나딘(fexofenadine) 성분은 운전 주의 등급이 Level 0~1(주의)로 분류된다. 초회 복용 시 개인 체질에 따른 반응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나 다른 항히스타민제에 비해 졸음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매우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펙소페나딘이 혈액뇌장벽(BBB) 투과율이 낮아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전성이 높은 항히스타민제라고 알려져 있다. 펙소페나딘의 대표 제품으로는 알레그라 120mg 정이 있다. 반면 데스로라타딘, 로라타딘, 루파타딘, 에바스틴, 에피나스틴, 에메다스틴 등 일부 2세대 및 3세대 항히스타민제는 Level1 즉, 운전주의로 분류된다. 졸음 발생 가능성이 낮은 편이지만 개인에 따라 주의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어 운전 전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레보세티리진, 세티리진, 미졸라스틴, 베포타스틴, 올로파타딘, 아젤라스틴, 케토티펜 등은 Level 2(운전위험)으로 분류돼 운전 전 복용 시 더욱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일부 환자에게 졸음, 집중력 저하 등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봄철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비염, 알레르기 증상 등으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만큼 일반의약품이라 하더라도 어떤 성분인지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해지고 있다. 같은 비염약이라도 성분에 따라 운전 안전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약물운전 처벌 강화라는 사회적 변화 속에서 약사들의 복약지도 역할 또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약사가 환자에게 약을 건넬 때 운전 여부, 직업 환경 등을 함께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성분을 안내하는 세심한 상담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제약업계의 한 전문가는 "약물 복용은 치료를 위한 일상적인 행위지만 그 영향이 운전과 같은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인식도 함께 변화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운전이 잦은 환자의 경우 약을 선택할 때 성분을 확인하고 가급적 펙소페나딘과 같이 운전 안전성이 비교적 확보된 항히스타민제를 고려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2026-03-16 06:00:44강혜경 기자 -
"1%에 갇힌 대체조제", 약사 참여 없는 간소화는 '공염불'[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대체조제 사후통보 절차 간소화 정착 여부에 따라 지역 약국의 ‘조제 선택권 확대’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약사들의 참여 여부에 따라 이번 제도 개선이 약사에게는 약 선택에 있어 자율성을 부여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약국 유형 별 이해관계,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제도와의 연계, 성분명 처방으로의 전환 가능성 등 복합적 요소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제도 정착 여부는 현장의 수용성과 이것을 뒷받침 할 정부, 그리고 약사 단체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문전약국·동네약국 ‘온도차’…비대면진료 시행 여파도 사후통보 간소화 시행으로 약국의 행정부담은 줄어들 것은 분명한데 이번 제도 시행을 앞둔 약국 유형 간 시각차는 존재한다. 주처방 의원 인접 약국이나 대형 문전약국의 경우 특정 처방 패턴과 연동된 조제가 많아 대체조제 활용 여지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반면 전국구 처방을 수용하는 동내약국은 접근성이 높고 복약 상담 비중이 큰 만큼 이번 대체조제 간소화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지방이나 외곽 지역에서 서울, 수도권 병의원 처방을 들고 오는 환자를 감안해 동일 성분 약을 여러개 보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이런 경우 대체조제를 활용하면 기존보다 더 수월하게 조제와 재고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홍성광아카데미 홍성광 약사는 “동네약국은 비정기적 처방조제를 감안해 기본 주처방 의원 약 외에 같은 성분 약을 2~3개는 보유하고 있는게 통상이고 그에 따른 재고, 반품 부담이 항상 뒤따랐다”며 “간소화 조치로 대체조제가 자리잡게 되면 주처방 의원의 약 이외 품목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대체조제로 충당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 약사는 “애초에 대체 약이 없어 불가한 약을 제외하고는 수급이 불안한 약에 대해서는 이전에 비해 부담 없이 약국에서 대체조제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특정 약에 대한 수요가 분산되게 되고, 전반적인 의약품 수급 불안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약사들은 지난해 말 법 통과로 올해 말 시행을 앞둔 비대면진료가 대체조제 활성화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이번 대체조제 통보 간소화 수용 이면에는 비대면진료 시행이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비대면진료가 제도권 내에서 시행되게 되면 약국들로서는 의지와 상관없이 대체조제에 참여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이것이 현 통보 간소화가 맞물리게 되면 약국 유형과 상관 없이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윤영미 보건의료정책연대 공동대표는 “비대면진료 제도화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대체조제가 필수 불가결한 조치일 수 있다”며 “약 품절 대란을 겪었던 정부로서는 비대면진료 시행속 약 접근성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건 부담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도, 의료인, 약사도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 향상 측면에서 대체조제 활성화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체조제 활성화가 의원-약국의 종속관계 구조 개선에 도화선일 될지도 관심거리다. 지금도 암암리에 진행 중인 약국의 의원 인테리어비 대납, 처방료 지원 등 신종 의약담합에도 대체조제 활성화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조제 활성화, 성분명처방 징검다리?…"정부가 앞장서야" 일각에서는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와 조제 선택권 확대가 장기적으로 성분명 처방으로 가는 제도적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약사가 성분과 약효 중심으로 의약품을 선택하는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처방·조제 체계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성분명처방 역시 약사의 책임과 전문성, 환자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제도적 선언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체조제 제도의 연착륙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소화 시행을 앞두고 정부도 대체조제를 건보재정 절감 수단이자 품절약 사태 해법으로 적극 활용하는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의사 처방약보다 가격이 싼 약, 즉 저가약으로 대체조제했을 때 약사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더 공격적으로 운영하고 참조가격제 도입 등으로 약국을 넘어 저가약 조제를 선택한 환자에게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이 복지부가 고민해야 할 정책으로 꼽힌다. 아울러 처방약이 약국에 없을 때 동일성분 다른 약으로 대체조제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복지부가 의료기관(의사)과 약국(약사) 간 협력 모델을 고민하고, 의·약사 팀 의료 체계 구축 때 수가를 지급하는 행정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박현진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은 "대체조제 간소화로 사후통보 부담이나 의·약 분쟁 우려가 크게 줄면서 제네릭 다품목 군에서 대체조제 실효성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약사 조제 판단 기준 역시 의사 눈치를 보는 현실에서 약국 재고, 가격, 환자 순응도를 중심으로 변모하는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회장은 "대체조제 간소화 효과를 키우려면 복지부가 선순환 제도를 다양하게 고민해야 한다. 약국에 주는 저가약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약국에만 인센티브를 줄 게 아니라 환자가 싼 약을 선택했을 때 건강포인트를 지급한다던지 이익을 주는 건보정책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체조제가 전산화 된 만큼 건보 절감, 품절약 해소 등을 목표로 복지부가 더 정교한 정책을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피력했다. 약사 의지 관건…“약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공염불” 제도 설계가 아무리 정교해도 일선 약사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조제 선택권 확대는 곧 ‘선택에 따른 책임’ 확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후통보 간소화로 일정 부분 행정 부담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약사들은 환자 동의, 의료기관과의 소통, 부작용 발생 시 대응 등의 부담은 남았다. 이 과정에서 약사가 제도를 소극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조제 선택권은 형식적인 권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약사 개개인의 의지를 넘어 약사단체의 철저한 대비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약사회가 단순 제도 옹호를 넘어 ▲회원 약사 교육 ▲환자 안내 자료 표준화 ▲의료계와의 소통 창구 역할 ▲법적 책임 쟁점에 대한 보호 장치 마련 등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조제 선택권 확대가 약사의 권한 강화로 이어질지, 현장 부담만 가중시키는 제도로 남을지는 약사회가 어떤 로드맵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와 조제 선택권 확대는 약사 직능의 위상을 재정의 할 수 있는 기회이자 동시에 책임을 시험하는 제도다. 일선 약사들의 체감 부담을 해소하고 환자와 의료계의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제도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환자 치료 연속성 확대 등 국민 보건 차원에서 제도를 바라본다면 의사와 약사가 대체조제를 매개로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영미 공동대표는 “대체조제는 이미 정부가 필요성을 인정하며 인센티브 까지 도입해 놓은 제도"며 "이를 처방권 침해로 보는 시각은 제도를 직역 논리로 해석하는 것이다. 대체조제 활성화를 직역 침해가 아닌 제도의 정상 작동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표 대한약사회 홍보이사는 "약사회는 대체조제 간소화를 약 수급 불안정 상황에서 환자 치료 연속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보고 있다"며 "제도가 연착륙 하려면 약사, 의사, 복지부 모두 이 점을 공통으로 인식하고 대체조제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역할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현진 회장도 "의사 처방에 대한 약사 대체조제가 어려운 뒷 배경엔 리베이트라는 키워드가 있지만, 과거와 상황이 많이 달라진 부분도 있다"며 "정부가 의사-약사가 환자 처방·조제에 협업해 최선의 투약 환경을 구축했을 때 수가를 지급하는 정책 모델을 고민하면 불필요한 직능 갈등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2026-01-30 06:00:59김지은 기자 -
비어 가는 건보 곳간..."대체조제 50% 늘면 연 2천억 절감"[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대체조제 통보 간소화로 저가의약품 대체조제율이 증가할 경우, 보험 재정 건전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체조제율이 50%까지 오르면 건강보험 재정 약 2000억원이 절감될 전망이다. 점차 늘어나는 약제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체조제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 현황에 따르면, 총 진료비 중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기준 24%로 높다. 총 진료비가 매년 늘어나는 상황에서 약제비 절감 대책은 시간이 갈수록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저가 대체조제 장려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1.3%대의 낮은 대체조제율로 인해 지급되는 액수는 약 23억원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지난 6년 동안 4배 이상 증가한 액수다. 지난 2019년에는 대체조제율이 0.3%로 장려금 지급액도 4억9610만원에 그쳤다. 코로나와 품절 사태를 겪으며 재작년 대체조제율이 1.37%로 올랐고, 장려금도 22억8486만원으로 증가했다. 대체조제 장려금은 처방약과 대체약의 차액에서 30%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70%는 재정절감액으로 볼 수 있다. 즉, 재작년 대체조제 장려금으로 23억원이 지급됐다면 정부의 재정 절감액은 약 53억원이 되는 셈이다. 지난 2019년 19조3000억이었던 약제비가 2024년 26조8000억까지 총 7조5000억이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대체조제 장려금 효과는 극히 미비하다. 2023년도 장려금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저가 대체조제율이 10% 오른다면 예상되는 장려금은 약 170억으로 늘어난다. 그렇다면 정부 재정 절감액도 약 400억으로 크게 증가한다. 20%로 올린다면 장려금은 약 340억원, 연간 약 800억의 재정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제조제율이 50%까지 오른다면 장려금은 약 840억원, 재정절감액은 약 2000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전문가들은 대체조제가 전면화된다면 1조원 이상의 재정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의약품정책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성분명 처방 모델 개발 연구’의 분석 결과, 동일한 성분을 가진 여러 의약품 가운데 실제 사용을 기반으로 약값이 가장 저렴하거나 중앙값인 제품으로 대체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결과 연간 7.9조원 규모의 의약품비 절감 효과가 추정된다고도 발표했다. 제품명 중심 처방 관행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까지 고려하면 약 1조4614억원을 추가로 절감해 연간 최대 9조3600억 원의 재정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대체조제 통보 방식에 전산시스템을 새롭게 추가하면서 대체조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아직은 전산시스템 활용 편의를 높이기 위한 API 연동 등을 비롯해 더 많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인석 약사회 부회장은 “전산시스템 통보 방식이 늘어난 것만으로는 재정 절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다. 우선 API를 활용한 청구프로그램과의 연동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 외에도 대체조제에 대한 환자 거부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고, 제네릭에 대한 정부의 대국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사·약사·환자 유도 대책 부재...해외는 인센티브에 의무화까지 대체조제 활성화는 장기적인 품절약 문제에 더해 비대면진료까지 법제화되며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재정 절감뿐만 아니라 환자 불편 해소를 위해서는 대체조제 활성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환자 입장에서는 저가의약품 대체로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의·약사와 환자에 대한 인센티브부터 의무화 정책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대체조제율을 높이고 있다. 심평원이 지난 2020년 발표한 ‘건강보험 약제비 지출 효율화 방안 연구’에는 한국이 참고할만한 해외 대체조제 활성화 사례들이 담겨 있다. 프랑스는 제네릭 대체 촉진을 위해 의사 수가를 인상하는가 하면, 다빈도 성분 20개에서 대체조제율을 높이는 목표로 약사들과 합의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또 제네릭 대체를 거부하는 환자에게는 약값을 전액 지불하고 이후 환급받는 방식으로 불편을 주기도 했다. 스웨덴은 2002년부터 저가 제네릭 강제 대체조제를 도입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제네릭 처방 목표제를 시행했다. 독일은 의사 처방약 중 가장 싼 3개 약 중 하나로 대체조제를 의무화했다. 이외에도 호주는 대체조제 인식 제고 캠페인을 진행하기 위해 1000만 달러(한화 146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비영리기구에 투자했다. 이들 국가 모두 약제비 지출을 효율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체조제 활성화 정책을 펼쳤던 것이다. 국내 약학대학 한 교수는 “대체조제율을 높이려면 정부의 분명한 의지가 있어야 하지만 의사단체 반발에 손놓고 있는 것과 다름 없다”면서 “정책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사, 약사들에 대한 인센티브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체조제 간소화에서 성분명처방으로?..."단계적 논의는 시대 흐름" 대체조제 통보 간소화에 의사단체가 거세게 반발한 데에는 자칫 성분명처방으로 가는 원인 제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대체조제 통보 방식을 하나 추가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 성분명처방으로 직접 연결짓는 것은 확대 해석에 가깝다. 약사들도 성분명처방으로 가는 길이 될 거라고 보지는 않고 있다. 다만, 대체조제 활성화와 성분명처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입장이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은은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해 의사, 약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도 있겠지만 자칫 대형병원들이 인센티브를 모두 받아가는 구조가 되지 않도록 설계를 잘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대해서는 성분명처방을 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허가 받을 때 상품명이 아니라 일반명(INN)으로 사용하도록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꾸준히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 진전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처방 권한이 의사에서 약사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완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부회장은 “환자에게 약의 선택권을 줄 수 있도록 하거나, 최저가약으로 대체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우려 의견을 해소할 만한 대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강조했다.2026-01-29 06:00:59정흥준 기자 -
의사만 잡으면 끝?…기로에 선 CSO 리베이트 영업 '위기'[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대체조제 통보 절차 간소화가 현실화되면서 제약 영업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처방 이후 조제 단계에서 약사가 동일 성분의 타사 제품으로 즉시 대체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리면서, 기존 ‘의사 중심’ 영업 구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평가다. 제도 정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 속에서도, 업계는 제약 영업 구조의 변화 가능성을 전제로 대응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특히 제네릭 중심 시장에서 약국의 선택권이 확대될 경우, 제약사 간 경쟁 구도는 물론 CSO를 포함한 영업 생태계 전반의 재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제약 영업 무게중심 이동…처방 이후 ‘조제’ 단계, 새 공략 대상 기존 제약 영업은 병·의원 처방을 확보하면 조제가 뒤따르는 구조였다. 처방과 조제가 대부분 일치하던 환경에서는 의사 대상 영업이 사실상 성과를 좌우했다. 그러나 대체조제 간소화 이후에는 처방과 매출 간 결합이 느슨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제약 영업의 관리 범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의사 대상 영업만으로는 실제 매출을 방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체조제가 일부 품목에서라도 작동하기 시작하면, 처방 단계에서의 영업과는 별도로 조제 단계에서의 영업 관리가 필요해진다”고 전망했다. 약국의 선택권이 확대될 경우 제네릭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일 성분 제품이 다수 존재하는 시장 구조상, 약국은 일부 제품만을 중심으로 조제를 단순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기존에 처방을 통해 일정 물량을 유지해온 제약사 제품도 약국 단계에서 밀려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제네릭 중심 품목에서는 ‘처방은 유지되지만 조제가 줄어드는’ 성과 괴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는 제약사 입장에서 기존 영업 성과 평가 방식이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영업 대상 병의원에서 약국으로…도매·유통 전략적 가치 부상 이같은 변화는 제약 영업의 대상 자체를 넓히는 방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병·의원에 집중돼 있던 영업 전략이 약국까지 확장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처방 단계 관리와 함께 조제 단계 대응 전략을 병행해야 하는 구조로 전환이 요구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도 시행 이후 대체조제가 어느 정도 뿌리내리면 제약사들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국을 주요 고객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도매·유통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개별 약국을 직접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약국 구매 패턴과 재고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의 정보력이 중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터 기반 영업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DUR 시스템 등을 통해 대체조제 발생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동시에, 기존의 ‘관계 중심’ 영업이 힘을 잃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약국 단위의 대체 패턴을 분석해 대응하지 못하는 영업 조직은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대형제약-중소제약 대응 전략 갈림길…다국적제약도 영향권 제도가 정착되면 제약사들의 영업 전략도 기업 규모별, 제품 포트폴리오별로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선 국내 대형제약사는 자본력과 영업 조직력을 바탕으로 의사와 약사를 동시에 겨냥한 ‘이중 전략’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처방 의원에서의 핵심 품목은 처방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약국 대상 정보 제공과 브랜드 신뢰도 관리에 무게를 두는 방식이다. 일부 대형제약사에서는 약사 조제 판단에 직접 활용될 수 있는 학술·제품 정보를 정리하고, 도매·유통망과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약국 대상 전략을 점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 대형제약사 관계자는 “병·의원 단계에서는 기존 처방 유지하기 위한 경쟁이, 약국 단계에서는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제약사의 경우 주 처방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체조제를 통한 약국 진입이 현실적인 돌파구로 거론된다. 처방 단계에서 대형제약사와 경쟁하기보다, 조제 단계에서 선택받는 구조를 노리는 접근이다. 업계에선 대체조제를 ‘처방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처방이 없는 구간에서 일종의 ‘우회 진입로’로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만성질환, 반복 처방 비중이 높은 성분군에서는 약국에서 ‘대체하기 좋은 브랜드’로 인식되는 것이 관건이 될 수 있다. 다만 약국의 재고 구조가 단순해지는 과정에서 선택받지 못한 품목은 시장에서 빠르게 배제될 위험도 있다. 이에 따라 다수 품목을 고르게 가져가기보다, 대체 가능성이 높고 가격·공급 안정성에서 경쟁력을 갖춘 일부 품목에 역량을 집중하는 ‘선별 집중’ 전략이 거론된다. 나아가 대형제약사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두는 특정 성분·질환·가격대 등 틈새 영역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도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장기적으론 기존의 ‘백화점식 영업’이 한계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중소제약사 임원은 “대체조제가 활성화되면 처방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며 “약국에서도 선택받을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결국 약국에서 ‘바꿀 이유가 있는 약’으로 인식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지널 제품 비중이 큰 다국적제약사 역시 대체조제 간소화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동일 성분 제네릭이 다수 존재하는 품목에서는 약사 선택에 따라 오리지널에서 제네릭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따라 의사 중심 마케팅 전략의 한계가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사 대비 약국 네트워크가 약한 만큼, 도매·유통과의 협업이나 디지털 채널을 통한 접근이 주요 전략으로 거론된다. 한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기존 전략을 전면 수정하기보다는 정보 제공과 공급 안정성 관리 중심의 점진적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CSO의 역할 변화 불가피…'처방 중심' 기존 모델 변화 압박 대체조제 간소화는 CSO 업계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CSO의 역할은 병의원 처방 창출과 유지에 맞춰져 있었다. 처방 데이터가 곧 성과로 인식되는 구조 속에서, 약국은 조제 결과를 확인하는 보조적 채널에 머물렀다. 그러나 대체조제가 늘어날 경우 처방이 실제 조제로 연결되지 않는 사례가 증가할 전망이다. 이 경우 처방 수치는 유지되지만 매출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 괴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처방 중심으로 성과를 관리해온 CSO 입장에서는 기존 성과 증빙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이 CSO 성과 평가 기준과 수수료 체계를 재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단순 처방 지표만으로는 비용 대비 효과를 설명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CSO 업계 전반이 구조적 압박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병·의원 처방에만 의존해온 CSO는 역할 축소 또는 재편이 불가피해지고, 실제 매출 기여도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제약사 활용도 자체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도매·유통과의 연계 역량을 갖추거나, 조제 단계까지 반영한 데이터 분석 역량을 확보한 일부 CSO만이 제한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결국 CSO의 역할은 처방 창출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단순 인맥형·관계 중심 영업에 의존해온 CSO는 대체조제 환경에서 설 자리가 좁아지고, 공급 안정성 관리나 데이터 기반 설명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CSO 관계자는 “영업 대상은 늘어나는데 통제 가능한 영역은 줄어들고 있다”며 “대체조제가 정착되면 기존 방식으로는 버티기 어렵다. CSO 영업 모델 전반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2026-01-28 06:00:59김진구 기자 -
"내 처방이 무너진다"…원클릭 대체조제는 '처방권 침해' 반발[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무분별한 대체조제는 의사 처방권을 침해하고 의약분업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체조제 내용을 통보하는 방식을 추가한 것인데 사실상 의사에게 사후통보하는 방식이 사문화될 우려가 큽니다." 대체조제 사후통보 개선이 당장 2월부터 시행이 예정되자 의사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의사들 왜 반대하나 = 기존 사후통보 방식에 심평원 전산시스템 하나를 추가하는 것인데도 의사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의사협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약사가 의사에게 대체조제 사실을 직접 통보하도록 한 기본 원칙을 무너뜨리고, 의사의 처방권을 무력화시켜 환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의협 관계자는 "처방을 변경한 내용이 심사평가원을 거쳐 간접적이고 지연된 형태로 의사에게 전달될 경우 환자의 약물 부작용이나 상호작용에 즉각 대응할 수 없게 되고, 환자가 실제 어떤 약을 복용했는지 확인할 수 없게 돼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약사법 개정으로 약사의 대체조제가 만연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전 동의나 사후 통보 없는 불법행위도 증가할 것"이라며 "대체조제는 환자의 건강권을 철저히 외면하고 의약분업의 원칙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제네릭과 생동시험 불신 = 의사들이 대체조제를 불신하는 또 다른 쟁점은 생동성시험이다. 대체조제의 전제가 되는 생물학적 동등성이란 제제학적으로 동등하거나 대체 가능한 제제가 생체이용률에 있어서도 통계학적으로 동등한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제네릭의 생체이용률이 80~125% 범위 내에 들면 생물학적으로 동등하다고 평가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게 의협 주장이다. 의협 관계자는 "대체조제 후 의사에게 사후통보하도록 한 것은 의사가 환자가 복용하는 약을 인지하고 필요한 경우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라며 "즉 처방약이 대체조제된 경우 의사는 복제약이 처방약과 치료효과가 동일한지 확인하기 위해 복용량 등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시기적절하게 의약품을 변경하거나 복용량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기존에는 제약사가 의사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했다면, 대체조제가 활성화될 경우 마케팅의 대상이 약사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대체조제가 활성화되면 사실상의 성분명 처방이나 다름 없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개원의들 생각은 = 2000년 의약분업 도입 당시 의약정은 대체조제의 큰 틀에 합의했다. 즉 의약정이 합의한 대체조제 원칙은 ▲의사의 사전동의를 받은 대체조제의 경우 사후통보를 요하지 않으나, 생동성 인정 품목은 대체조제 후 사후통보하고 이를 환자에게 알려야 하며 ▲대체조제 사후통보는 1일 이내를 원칙으로 하되, 부득이한 경우 3일 이내로 하고 ▲생동성 인정 품목이더라도 의사는 대체조제 불가를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체조제 불가는 처방의사가 임상적 사유를 명확하게 기재해야 만 효력이 발생한다. 그러나 대체조제 시행 26년이 지났지만 대체조제율을 미미했다. 저가약 대체조제율을 보면 2025년 기준 1.3%에 그쳤다. 의사들에게도 대체조제는 사실상 이름만의 제도에 불과했었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의사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개원의사의 말을 들어봤다. 서울 강남의 내과 개원의는 "과거에는 약사들이 불용재고약 해소를 위해서 대체조제 활성화를 주장했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지금은 수급불안정 의약품이 너무 많아졌다"며 "정부가 의사들의 반발에도 제도 개선을 한 이유도 품절약 이슈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국에 약 공급이 안된다는데 의사들도 원 처방약을 고집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경기 수원의 가정의학과 개원의는 "비대면 진료 전면 시행을 앞둔 정부 입장에서도 비대면 처방에 대한 원활한 조제를 위해 대체조제 활성화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다만 사후통보 과정에 심평원을 추가한 것은 의사와 약사 간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단절시키는 것으로서 통보 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한 오해나 불신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의사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대체조제약을 복용했을 경우 약화사고 대한 책임여부다. 서울 송파의 한 개원의는 "의사는 환자의 병력과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다. 약사는 의약품 조제 전문"이라며 "이 경계가 흐려지면 가장 큰 피해자는 환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의협 대응은 = 의협은 지난해 불법 대체조제 피해신고센터를 가동하고 대체조제 관련 위법한 혐의가 있다며 약국 2곳을 고발 조치 한 바 있다. 즉 대체조제가 증가할 경우 피해신고센터를 통한 여론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의협은 대체조제 환자 서면동의 법제화 카드도 검토 중이다. 환자 알 권리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대체조제 시 반드시 환자에게 사전 설명을 하고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만들겠다는 것이다. 의협은 "약물 변경은 단순한 이름 차이가 아니라, 환자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에 직결되는 문제로 환자가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동의하는 절차를 강화하는 것은 환자 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절차"라고 지적했다. 또한 약사가 대체조제를 안내할 경우, 환자가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명확하게 법으로 규정해야 할 필요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금은 약사가 환자에게 대체조제 사실을 고지하도록 만 규정하고 있다.2026-01-27 06:00:59강신국 기자 -
"사후통보 늪에 빠진 대체조제", 2월부터 클릭 한번에 '끝'[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가 지난해 개정 공포한 약사법령이 본격 시행되는 2월 2일을 기점으로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전산화가 시작된다. 지금까지는 대체조제 내역을 약사가 의사에게 전화·팩스·이메일 등을 매개로 직접 통보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심사평가원 정보시스템에 입력하는 것 만으로 사후통보가 가능해지면서 '간접 통보' 방식이 도입되는 것. 약사가 의사 처방약을 대체조제 할 때 사후통보하는 수단이 지금보다 늘어나고 방법도 간편해지면서 과거 저조했던 대체조제율이 크게 늘어날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다만 대체조제 사실을 환자에게 미리 알리고, 의사가 처방전에 대체조제 불가 표기와 함께 임상적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한 경우 약사 대체조제가 금지되는 규정은 간소화 제도 시행과 상관없이 동일하게 유지된다. 25일 보건의료계는 개정 약사법령 시행으로 '약국 대체조제=의사 직접 사후통보'란 공식이 흐릿해지고 '간접 통보·정부 전산화' 환경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약사, 의사 직접 통보 아닌 '정부 시스템' 입력 가능해져 대체조제 사후통보를 과거 대비 간소화하는 입법이 추진된 배경은 간단명료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처방약 수급이 불안정한 품절약 사태가 빈번해졌고, 환자가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찾아가도 약이 없는 상황이 크게 늘어나자 정부가 대체조제 간소화를 해결책으로 낙점한 결과다. 비대면진료 허용으로 처방 의료기관과 조제 약국 간 물리적 거리가 늘어나면서 처방약이 약국에 없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대체조제 간소화 입법에 힘을 더했다. 동일성분·함량·제형 의약품의 경우 약국이 대체조제 사후통보를 의사가 아닌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심평원 정보시스템으로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게 새 제도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전화나 팩스, 이메일로 약사가 의사에게 직접 사후통보 내역을 전달하는 절차를 밟지 않고도 심평원 정보시스템에 입력·통보할 수 있게 된다. 약국 사후통보 부담이 이전 대비 크게 줄어들 것이란 약사사회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사후통보 정부 전산화로 시스템 안정성·보안 향상 나아가 일각에서는 약사법령 개정 의미와 영향력을 단순히 대체조제 사후통보 방식이 편리해지는 점에만 국한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정부 정보시스템 가동으로 과거 대체조제 사후통보가 주로 전화나 팩스 등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뤄졌던 시대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된 부분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정부 시스템으로 사후통보가 전산화하면서 약사와 의사는 대체조제 내역에 대한 시스템적 안정성과 강화된 보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약국 현장에서 약사들은 처방의료기관 전화번호나 팩스번호가 없어 대체조제를 꺼리거나, 사후통보를 제대로 완료하지 못해 고발당하는 등 위법 가능성에 대한 '찜찜함'을 해소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정보시스템 사후통보가 보장되고 대체조제 내역이 디지털로 저장되면서 앞으로 약사들은 이런 법적 모호함이 불안정한 보안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된다. 복지부 역시 정보시스템 사후통보 제도화로 처방 의사와 조제 약사가 상호 대체조제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결과적으로 의사 처방약이 없는 상황에서 약사 대체조제 자율성이 크게 향상되고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아날로그식 사후통보 문제점이 대폭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사들도 지금까지 '건 바이 건'으로 통보받았던 대체조제 내역을 전산망(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명확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가세 올라탄 대체조제율…간소화로 시너지 예상 대체조제 간소화로 약국 대체조제율은 더 늘어날 수 있는 긍정적인 환경에 놓이게 됐다. 특히 간소화 시행 시기가 길어지고 대체조제 취지에 대한 국민 인식이 확대될 수록 대체조제율은 더 증가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복지부가 건강보험재정 절감 수단으로 대체조제를 낙점할 경우 간소화 제도 실효성은 급등하게 된다는 기대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수 년째 지속되고 비대면진료가 허용되는 과정에서 대체조제 취지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확대되면서 이미 자연스레 대체조제건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국면에 진입한 만큼 복지부 대체조제 활성화 정책이 도입되면 처방·조제 환경에 또 한 번 큰 변화가 생길 것이란 얘기다. 실제 이미 저가약 대체조제율은 꾸준히 증가세다. 국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확인되지 않았던 2019년 대체조제율은 0.3%였는데,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팬데믹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는 대체조제율이 매년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체조제율은 2020년 0.41%, 2021년 0.46%, 2022년 0.84%, 2023년 1.25%, 2024년 1.37%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까지 확인된 대체조제율도 1.33%로 늘어난 대체조제율이 유지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부가 건보절감 수단으로 대체조제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수립하면 간소화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저가약 대체조제 인센티브 강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약사가 의사 처방약보다 가격이 싼 약으로 대체조제하면, 약가 차액의 30%를 인센티브로 약사에게 지급한다. 약사사회는 대체조제 간소화와 함께 저가약 인센티브 등 지원 정책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활성화 대책을 모색해야 간소화 의미가 한층 빛날 것이란 분석이다. 이광민 대한약사회 정책부회장은 "간소화 제도 시행 시기가 길어지고 대체조제 취지와 본질에 대한 국민 인식이 확대될수록 대체조제율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사후통보 간소화에 이어 복지부가 건보재정 절감 수단으로 대체조제 활성화를 선택하면 상호 시너지를 통한 대체조제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광민 부회장은 "국가 필수의약품에 대한 제한적 성분명 처방 같은 제도 역시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와 맞물릴 수 있다"며 "간소화 법제화로 복지부는 대체조제를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행정적 환경이 마련됐고, 약사사회 역시 성분명 처방 등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에 진입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중인 한 약사도 "사후통보 간소화와 함께 약사가 대체조제를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정부 정책이 마련되면 대체조제율 급등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저가약 대체조제 약국 인센티브 등이 대표적"이라고 내다봤다.2026-01-26 06:00:59이정환 기자 -
알부민 과대광고 홈쇼핑 단속 '제로'…"식약처는 적극 나서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알부민 식품이 마치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인양 판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관계당국의 대응은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물 들어올 때 노 젓듯이 기업들이 앞다퉈 다양한 알부민 식품을 쏟아내면서 소비자들 피해를 더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월 7일 기준 제품명에 '알부민'이 포함돼 제조 보고된 식품은 1190개에 달한다. 특히 작년에 유행을 타고 많은 알부민 제품들이 등록됐다. 난백 알부민같은 일반가공식품은 제품 생산 시작 전후 7일 이내 지방자치단체에 보고만 하면 된다. 또한 광고 또한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처럼 사전 심의 대상이 아니어서 사후 규제만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은 알부민 식품 시장에 국내 식품·제약업체들이 몰려든 것으로 파악된다. 식약처, 인터넷사이트 점검 통해 알부민 광고 위반 적발...기획감시나 현장조사로 확대 안 돼 알부민의 어원은 라틴어 'albus(알부스)'에서 유래한다. 알부스는 '하얗다'는 뜻이다. 이 단백질을 처음 발견한 과학자들이 달걀 흰자의 흰색에서 이름을 따와 지금의 '알부민'의 이름이 탄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알부민은 달걀 흰자뿐만 아니라 인체 혈장에서도 존재한다. 따라서 계란 흰자에서 추출되는 알부민을 주성분으로 하는 식품 제품명에 알부민 이름을 넣는 게 큰 문제는 아니다. 다만, 이 알부민이 혈장 속 알부민을 연상되게끔 허위·과대 광고하는 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알부민 식품들이 혈장 속 알부민의 역할과 중요성을 소개하면서 체력 증진, 면역력 강화 등 건강 증진 용도로 판매하고 있다. 이는 법률과 법령, 식약처 기준(고시)을 벗어난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 8조와 같은법 '시행령', '식품 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에 따르면 식품은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 표시광고, 의약품 오인혼동, 건강기능식품 오인 혼동, 거짓·과장, 소비자 기만 광고를 해선 안 된다. 특히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표시 광고로 적발됐을 경우, 제조·수입·판매업체는 1차 위반 영업정지 2개월(해당 제품 폐기), 2차 위반 영업허가·등록 취소 또는 영업소 폐쇄(해당 제품 폐기) 처분이 내려질 만큼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 혼동되는 광고를 할 경우에는 1차 위반 영업정지 15일, 2차 영업정지 1개월, 3차 영업정지 2개월이 내려진다. 그렇다면 알부민 식품은 작년 이같은 법령 위반으로 적발된 제품이 몇 개나 됐을까. 작년 식약처가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는 딱 한번 나타난다. 지난 6월 배포된 '온라인 부당광고 지자체 합동점검' 자료에서, '소비자 기만' 광고 사례로 언급된다. 적발된 광고 내용을 보면 "알부민 영양제는 알부민 수치를 천천히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만성피로를 느끼는 분들의 피로 회복에 유용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피로 회복 개선 효과를 보실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알부민 효능·효과 등 원재료나 성분의 효능·효과를 해당 식품의 효능·효과로 오인·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라며 관할 기관에 행정처분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식품 광고 위반 행정처분은 지방자치단체가 관할한다. 해당 보도자료 외에는 작년 알부민 식품이 광고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는 찾을 수 없다. 데일리팜은 식약처에 공식 질의를 넣어 작년 알부민 식품의 광고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는 몇 건인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지난 6월 배포한 보도자료는 언급하지 않고, 10월과 11월에 진행된 인터넷 사이트 집중 점검 결과에서 129건의 의약품 모방 식품 부당광고에 대해 사이트 차단 등 조치했다고 답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129건의 제품 가운데 알부민 식품은 대략 40여건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식약처는 광고 위반으로 적발된 알부민 식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것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부당광고 등으로 확인돼 지자체에 현장 점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6월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는 소비자 기만 행위로 적발됐지만, 10~11월 조사에서는 건강기능식품 오인 혼동 광고로 적발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외에 최근 매일 알부민 식품이 송출되는 홈쇼핑에서 알부민 광고 위반 적발은 없었을까. 이에 대해 식약처는 "홈쇼핑의 경우 '방송법'에 따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규정을 준수해 방송되고 있다"면서, "홈쇼핑 방송에서 광고판매하는 식품 중 의약품으로 오인 혼동할 수 있는 부당광고 신고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올해도 상·하반기 의약품 모방 식품 부당광고 집중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식품표시광고법'을 준수하도록 'TV 홈쇼핑 협회'에 자율관리 협조 요청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식약처 답변을 종합하면 작년 식약처 사이버조사단의 정기 점검에서 일부 알부민 식품이 온라인 과대광고로 적발됐으나, 홈쇼핑에서 적발된 적은 없다. 신고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알부민 식품 광고 위반을 메인으로 한 기획감시도 없었지만, 적발된 건수 중 대중이 집중하는 보도자료 제목에 오른 적도 없었다. 조사는 대부분 사이버조사단에서 수행했으며, 식약처가 직접 현장조사한 적도 없었다. 소비자 주의보 발령부터 내려야…표시·광고기준 강화, 플랫폼 책임도 명확히 해야 그 사이 알부민 식품은 혈청 알부민인양 소비자에게 인식돼 광고시장을 휩쓸었다. 라디오에서는 매일 '마시는 알부민' CM송이 들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식약처가 알부민 식품 과대광고를 다른 케이스와 동일시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업 전 대한약사회장은 "홈쇼핑에서 알부민 식품이 혈장 알부민인양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있는 상황에서 식약처가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식약처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규정에 얽메이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사이버조사팀의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단속만으로는 관리에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초래해 일반식품을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 만든 책임은 식품업체뿐만이 아니라 식약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알부민 식품 광고 문제를 메인 무대로 끌어올린 건 지난해 10월 식약처 국정감사였다. 당시 남 의원은 "'한가인도 챙겨 먹는 알부민', '링거를 맞으러 갈 수 없을 때 먹어요', '식약처 인증 받은 알부민', '알부민의 효능' 등등 부당광고를 일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일반식품을 정제·캡슐 형태로 제품화하는 것은 제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감 이후 식약처는 그제서야 일반 식품과 의약품-건강기능식품 간 소비자 오인·혼동 대처 방안을 내놓았다. 식약처는 알약이나 캡슐 형태 일반식품 중 의약품·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될 우려가 큰 제품은 생산 제한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일반식품에 위고비 등 처방의약품 명칭·성분명 등과 유사한 표시·광고는 금지하고, 정제·캡슐 식품은 소비자 오인 방지 표시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올해 4월까지 관련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제도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형에 초점을 맞춘 생산제한 조치는 풍선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알부민 식품처럼 액상 제형이 많은 제품은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미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의약품과 비슷한 정제·캡슐 제형 기능성 표방 식품 생산을 제한하면 다른 제형으로 만들어 계속 제조하면 막을 수 없게 된다"며 "이런 풍선효과도 충분히 고려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건강기능식품과 일반 식품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식품업계 종사자들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건강기능식품의 정의부터 재정립해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어떤 것이 건강기능식품인지 여부를 알기 쉽도록 하는 것이 제도를 바로 세우는 첫 걸음이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소비자 주의보부터 식약처가 발령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성경 충남소비자와함께 대표는 "다가오는 설 명절 건강식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과 구매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건강기능 표방 일반식품에 대한 식약처의 '소비자 주의보 발령'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시·광고 기준 강화도 주요 방안으로 언급된다. 강 대표는 "건강기능식품과 일반 식품을 구분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을 고려해 명확한 식품 구분과 제품의 표시 기준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며 "정제·캡슐형 일반식품의 경우 식품 유형을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표시하고, 건강기능식품의 인정마크와 식품 인증 마크의 디자인 도안 개선과 주 표시 제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홈쇼핑, TV 광고에서 식품 유형을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강조하거나 멘트를 삽입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제조판매 업체뿐만 아니라 플랫폼의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준배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장은 "반복적인 위반에 대해서는 징벌적 책임을 부과하고, 플랫폼의 자율 관리에 대한 책임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비자원은 데일리팜 취재와 관련 "알부민 식품 과대광고 문제에 대한 제보가 이미 있었다"며 "검토를 통해 조사를 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2026-01-16 06:00:59이탁순 기자 -
"대사질환 전반 정복"…GLP-1의 확장성은 현재진행형[데일리팜=손형민 기자]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출발한 SGLT-2 억제제는 심부전과 신장질환 등 주요 대사 질환에서 임상적 효능을 입증하며 표준치료요법(SOC)으로 자리 잡았다. 혈당 조절을 넘어 심혈관계 질환의 장기 예후 개선 가능성까지 확인되면서 특정 질환 치료제를 넘어 치료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사례로 평가된다. 이제 그 바통을 GLP-1 계열 신약들이 이어받고 있다. GLP-1 제제는 2형 당뇨병을 시작으로 비만, 심혈관계 질환, 신장질환, 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MASH)까지 적응증을 넓히며 대사 질환 전반을 아우르는 치료 옵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과 중독질환, 일부 암 예방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단일 질환 치료제를 넘어선 전신 치료 플랫폼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를 중심으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두 약물은 당뇨병이라는 공통 출발점에서 시작했지만 이후 적응증 확장 전략과 기전 선택에서는 뚜렷한 차별화를 보이며 각자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GLP-1 계열 약물의 임상적·상업적 성공을 계기로 국내외 제약사들은 적응증 확대와 차세대 기전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며 GLP-1 시장의 외연을 본격적으로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비만 치료제라는 단일 카테고리를 넘어 향후 대사질환 치료 전반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비만·당뇨병 넘어 심혈관·신장·간질환까지…GLP-1 확장의 현재 GLP-1 계열 치료제의 적응증 확장은 이미 실제 허가와 후기 임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비만과 제2형 당뇨병에서 시작된 GLP-1 제제는 이제 심혈관계 질환, 신장질환, MASH까지 외연을 넓히며 대사질환 전반을 포괄하는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마글루타이드는 비만·당뇨병 치료제에 이어 심혈관 사건(MACE) 감소 근거를 확보하며 치료 범위를 확장했다.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심혈관 고위험군을 포괄하는 임상 근거를 축적하면서, GLP-1 제제가 체중 감량을 넘어 장기 예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여기에 만성신장질환(CKD) 적응증까지 추가되며, SGLT-2 억제제가 개척했던 신장질환 영역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MASH 치료제로 가속 승인을 받으며 GLP-1 제제의 확장은 간질환 영역으로까지 이어졌다. 체중 감량과 인슐린 저항성 개선, 염증 억제라는 기전적 강점이 간 지방 축적 감소와 섬유화 개선으로 연결되면서 그동안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MASH 영역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터제파타이드 역시 적응증 확장 경쟁에서 빠르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비만과 당뇨병을 넘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에서 허가를 획득했고 심혈관 사건 감소와 신질환과 대사질환 영역에서는 임상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기반으로 비만과 연관된 합병증 전반을 동시에 관리하려는 전략이 특징이다. 이는 GLP-1 계열이 단순히 비만 동반 질환을 치료하는 수준을 넘어 질환의 병태생리 자체를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일 기전에서 다중작용제로…'플랫폼 기술'로 진화 적응증 확장이 어디까지 치료할 수 있는가의 경쟁이라면 기전과 투여방식의 다변화는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를 둘러싼 경쟁이다. GLP-1 계열 시장은 이미 단일 기전 경쟁을 넘어 다중 수용체를 동시에 타깃하는 복합 작용제 개발 단계로 진입했다. 초기 GLP-1 제제는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가를 통한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슐린 분비 자극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CG), 아밀린 수용체 작용제 등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다양한 호르몬 수용체를 동시에 조절하는 이중·삼중 작용제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다중 기전 접근은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지질 대사 개선, 에너지 소비 증가, 장기 대사 안정성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마운자로로 대표되는 GLP-1·GIP 이중작용제는 인슐린 분비 촉진과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동시에 유도하며, GLP-1·GIP·GCG 삼중작용제는 체중 감량과 대사 개선 효과를 한층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GLP-1·아밀린 병용 전략까지 더해지며, GLP-1 계열은 사실상 단일 약물이 아닌 치료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최근 노보노디스크는 이 계열 치료제 '카그리세마(세마글루타이드·카글린타이드)'의 임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마친 상황이다. 세마글루타이드에 카글린타이드를 병용해 장내 포도당 흡수 지연 등의 추가적인 효과를 노리는 기전이다. 투여 방식 경쟁도 병행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비만 치료제는 대부분 주사제 형태지만 장기 지속형 주사제, 경구제, 패치제 등 새로운 투여 옵션이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경구용 GLP-1 제제는 주사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낮춰 치료 접근성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이는 비만 치료의 대상군을 전문 치료 영역에서 일상적 만성질환 관리 영역으로 확장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도 가장 앞서 있는 건 노보노디스크와 릴리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미 위고비 경구제에 대한 허가를 획득했으며 릴리도 '올포글리프론'의 임상을 마치고 FDA에 허가 신청을 마쳤다. 올포글리프론의 경우 마운자로와 달리 GLP-1 단일 기전이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들도 후기 임상에 속속 진입했다. 암젠의 '마리타이드'는 아미노산 링커를 사용해 2개의 GLP-1에 완전 인간 단클론 항인간 GIPR 항체를 접합했다. 이는 GLP-1 단독요법보다 더 체중 감량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진다. 기존 삭센다·위고비·젭바운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등극한 이후로, 제약업계는 제형 변경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기존 약물인 삭센다의 경우 1일 1회 투여,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주 1회 주사로 투여해야 한다.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상용화될 경우 복약편의성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임상 2상에서 마리타이드는 비당뇨 비만군에서 52주차 체중감소율이 최대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암젠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MARITIME이라는 글로벌 임상3상 연구를 본격화했다. 또 암젠은 올해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ASCVD)과 심부전(HF),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SA)에 대한 3상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외 제약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는 다중 기전 파이프라인을 통해 차세대 표준 치료제를 선점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역시 이중·삼중 작용제와 새로운 투여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결국 GLP-1 계열의 기전·투여방식 경쟁은 효과와 편의성, 장기 관리 가능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 이는 GLP-1 제제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향후 수십 년간 지속될 만성 대사질환 치료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만 분야에서도 어느정도 SOC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후발주자들은 투여 편의성, 체중감량의 질, 요요현상 방지 등 기존 신약과의 차별성에 초점을 맞춰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한 번 투여로 더 많은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차세대 비만신약들은 투여 편의성 부문에서 기존 신약보다 앞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 허가된 치료제들의 임상 결과를 살펴봤을 때, 비만신약의 상용화 가치는 평균 체중감소율 20%가 그 기준으로 형성되는 분위기다.2026-01-16 06:00:58손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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