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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대여 척결의 진정성면허대여라는 단어는 언제쯤 사라질까? 의료계에서는 이미 옛 이야기가 되었으나 약국 쪽에는 아직도 생생한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최근에는 약사회가 의심되는 곳에 대한 청문회를 여는 등 부산한 모습이지만 면대가 금명간 척결되리라는 믿음이 금세 와 닿지 않는다. 물론 면허대여라는 말을 없앨 수는 있다. 약사만 약국을 개설하게 한 약사법을 고치면 된다. 누구나 약국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면 옛 단어로 바뀔 것이다. 웃어 넘겨버릴 패러디지만 사실 현재의 면대는 그럴 가능성을 앞당기는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의 면대는 생계형에 가까웠고, 지역사회에서 가업으로 내린 뿌리를 이웃지간에 어쩌지 못하던 낭만적인 측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사라져가던 면대는 의약분업이후 의료기관이나 도매업과 연관되는 기업형으로 부활했고 종합병원 근처뿐만 아니라 의원과의 커넥션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대규모의 가짜 약 유통 사건이 검찰에 적발되면서 면대약국의 업주와 약사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준 바 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일반 약국에서도 가짜 약 적발 사례가 있었으니만큼 면대약국과 범법을 등식화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개연성과 확률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대가 사회적으로 어떤 폐해를 주느냐에 대해선 보는 각도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약사 입장에서는 면대 금지를 당연시 하겠지만 소비자 측에서는 문제가 없다 볼 수도 있다. 약사가 관리만 잘 하면 약국소유자가 누가 되든 상관없다는 관점이다. 이 화두는 면대에 관한 한 책임이 전적으로 약사에게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전가할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실 약사회가 나서서 청문회를 한다, 고발도 한다지만 큰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보다 몇 배의 노력을 했던 역사가 있음에도 척결되지 못한 미완의 과정이 말해주고 있다. 약사회의 단속 자체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업주에게 뭐라 할 권한이 없기에 고작 약사회원에게 호소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다. 업주에게 직접영향을 끼치려면 확실한 증거를 갖고 당국에 고발해야 하는데 이것을 잡기가 쉽지 않다. 당국은 정황만으론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약사가 아니면 바로 잡아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업주를 벌해야지 왜 약사만 들볶느냐는 의타적 생각을 한다면 면대는 없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면대 척결은 약사법에 명시된 전문직의 배타적 권리를 지키겠다는 뜻이다. 반면에 면대가 국민에게 해롭고 위험한 반사회적 행위라고 심각하게 생각하는 외부인은 거의 없다. 따라서 정부당국이나 사회 기능이 면대를 척결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말한다면 내 권리를 남더러 지켜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면허를 구하는 사람은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오직 한 길, 빌려주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면대 척결의 해답이다. 내부 오염물질을 스스로 정화시키는 능력이야말로 약사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첩경이다.2008-12-01 06:45:38데일리팜 -
리베이트 해소의 역발상일반 국민에게 비친 약업계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긍정적으로는 필수 건강 산업으로 이해하지만 부정적으로는 리베이트를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의약분업에서의 충돌 배경을 기억하거나 약값에 대한 불만을 가진 사람이라면 일단은 리베이트에 대한 선입관을 지우지 못한다. 특히 세정당국이나 보험정책 담당자라면 아주 어두운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료계를 포함한 약업계 모두는 리베이트라는 단어에 예민하지 않을 수 없고 대부분 이 수렁에서 빠져나오길 원할 것이다. 그러나 없어질 가능성에는 회의적이다. 가령 300곳이 넘는 제약회사를 모두 국영으로 만드는 천지개벽이 아닌 한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리베이트에 관한 선입관은 제약계를 옥죄는 정책을 계속 만들어 냈다. 보험재정 절약의 명분과 함께 약값 깎기 일변도의 정책이 그 예이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절대로 변하지 않을 태세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관민 따질 것 없이 모든 측면에서 대세가 투명화로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손꼽히는 한 대학병원은 “안 받겠다”는 선언을 했다. 과징금을 수 없이 물어야 했던 제약회사는 앞으로도 또 물어야 하고 그래서 영업정책이나 도매거래의 원칙을 수정하려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직거래 비중도 줄인다고 한다. 워낙 드러난 문제이고 감시의 눈도 많기 때문에 리베이트는 이제 ‘생존’의 차원으로 들어서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제약산업 육성을 표방한 입법 활동이 국회에서 시도되었다. 이에 대해 한 연구자가 제약회사는 정부의 육성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투로 일간지 칼럼 기고를 통해 공개적인 반박을 했다. 역시 리베이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관이 읽혀지는 글이었다. 이에 대해 입법을 추진 중인 국회의원은 데일리팜과의 인터뷰에서 리베이트구조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제약 산업의 육성정책이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공중 화장실에 가면 변기에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라는 경고문구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어김없이 담배꽁초가 변기의 흐름을 막고 있는 장면이 목격된다. 이 곳에는 재떨이가 없었다. 반대로 경고 문구와 함께 재떨이가 있는 곳에는 변기속의 담배꽁초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자녀교육에서 공부하라고 때리기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님을 경험을 통해 잘 안다. 리베이트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기업을 어찌 자녀교육에 비유하냐고 하겠지만 제약산업은 국민 건강과 직결된 필수 산업이고 국가 성장동력의 하나로 꼽히는 분야다. 리베이트는 누구나 없애고 싶은 통증이다. 그러나 과당 경쟁이 남아있는 한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업계 관계자 모두가 발목을 묶는 삼각경기처럼 같이 출발하지 않으면 고칠 수 없는 병이다. 이 점을 인정하면서 치료기간 동안은 나쁜 선입관을 배제하고 제약산업의 실력을 키움과 동시에 시장에서의 자연스런 구조조정을 꾀하는 것이 오히려 해결을 앞당기는 길이 아닐까 한다. 이젠 역발상이 필요한때다.2008-11-27 06:45:16데일리팜 -
약의 날의 존재 의미11월은 약의 날 기념행사가 있는 달이다. 그러나 약국을 비롯한 제약회사 등 약업계 종사자들 상당수가 이 날을 모르고 지나간다. 약계 전문 미디어 보도가 유일한 소식창구지만 이나마 관심을 갖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이다. 스물두 번째 맞는 금년의 약의 날은 다양성 측면에서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들리는 바로는 약무행정의 고위층이 깊은 관심을 갖고 독려했다는 후문인데 30여년만의 약의 날 부활도 당시 식약청장의 적극성 때문에 가능했음을 기억하건대, 관청에서 나서야 일이 만들어진다는 개운치 않은 뒷담화가 귀를 울린다. 약의 날은 1957년에 첫 행사를 치른 이후 16년간 지속되다가 1972년 유신 때 보건의 날로 통합시켜버린 기념일이다. 그 후 다른 기념일 대다수가 환생하는 가운데 2003년 5월 식품의 날 행사에 참석한 당시의 식약청장이 약의 날은 왜 없는가에 대한 의문을 표하면서 부활의 불씨를 살렸었다. 결국 그 해 가을 3일간의 제17회 약의 날 행사가 치러지면서 오늘에 이르렀으나 제22회라는 연륜의 무게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약의 날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는 존재의 의미가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 기념일이라지만 무엇을 기념하자는 것인지 답이 명확하지 않다. 약의 날의 주체가 ‘약과 관계된 직업인들 모두’라는 점에는 이의가 없겠지만 그것이 약업인끼리 자축하는 날인지, 아니면 국민에게 약을 친근하게 만들려는 컨셉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금년의 KBS 열린 음악회는 국민을 의식한 것이며 비용도 많이 투자한 값진 시도였다. 그러나 나머지 행사는 모두 자축 성격이었다. 약의 날을 자축 개념으로 할지, 대 국민 기념행사의 성격으로 할지는 선택사항이다. 대 국민으로 확대하자는 말은 듣기는 좋겠지만 재원마련과 행사 추진 주체에 대한 특별한 계획이 필요하므로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 몇 년간은 약업계 내부 행사로 끌고 가다 몇 년부터 대 국민 행사로 확대한다는 식의 비젼과 장기적인 준비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언제까지 집안잔치만 되풀이 할 수는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약의 날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숙제는 달력에 기록되는 ‘정부 인정 기념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숙제는 수년전부터 기념사에서 언급되어 온 희망사항이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적극적인 추진 노력이 실제로 없었다. 지금까지 약의 날 행사는 유관단체의 실무자들이 모여 의논을 하고 치루어 내지만 행사가 지나면 해체되는 형국이었다. 각 단체 집행부의 지속적 관심이 적기도 했고 공동 추진체의 한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려면 추진체의 상설화가 필요하다. 1년 내내 가동하면서 기금출연 단체가 계속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보건복지부와 식약청을 지원하여 정부의 공인 기념일로 만드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약의 날이 달력에 오르려면 착수일로부터 2~3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약의 날이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기 위한 지도층의 인식 개선, 이것이 약의 날 존재의미를 살리는 길이다.2008-11-24 06:46:55데일리팜 -
재발의 된 약국법인 개정안법인약국 설립을 가능케 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18일 발의되었다는 소식이다.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이미 16대 국회부터 제기된 내용이었다. 7년 가까이 논의만 되던 것이 18대 국회 초기에 재발의 되는 것이기에 이젠 국회임기를 넘기지 않을 모양이다. 보도에 따르면 발의된 내용은 17대 국회 정성호의원이 발의한 내용과 거의 같다고 한다. 법인 구성원을 약사만으로 하고 합명회사 체제로 하며 1법인이 하나의 약국법인만 소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골자가 변하지 않았다. 대자본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것도 다르지 않지만, 그동안 심의 지연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비영리법인 여부는 ‘영리’로 구분하고 있다. 약업계나 약국의 공익성을 긍정하는 쪽에서는 법인 구성원과 소유의 제한 취지를 이해하겠지만, 부정적으로 본다면 왜 일반인의 진입을 제한하느냐는 논란 가능성이 있었던 문제였다. 그러나 17대국회 심의 과정에서는 이 점들이 문제되지 않았다. 그 대신 약국법인이 영리냐 비영리냐 하는 문제로 시간을 끌다가 임기를 넘기고 만 것이다. 국외자 입장에서 보더라도 영리법인 여부는 문제의 핵심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약국 경영이 좌우될 상황도 아니었다. 영리 여부는 순전히 ‘외풍’에 따른 논란이었다. 17대 국회의 법안심사소위에서 ‘영리’로 결론을 내렸던 개정안은 의료법인의 영리화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활동과 이에 동의하는 국회의원 때문에 보건복지위원회 심의에서 통과되지 못했던 것이다. 따라서 당시 법안심사 소위는 체면을 구기는 작은 진통이 있었다. 의료법인은 의료법에 비영리 법인으로 되어있다. 이를 노무현정부가 영리도 가능케 고치려 했으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정부는 인천 경제특구에 외국 의료기관도 설립할 수 있게 하려면 의료법을 고쳐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의료의 상업화를 반대한다는 진보 그룹들은 공공의료 비중을 높인 다음에나 하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약국 법인의 영리여부가 부각되자 의료법인에 빌미가 될 것이라 우려한 반대론자들이 비영리 체제를 고수한 것이다. 국회는 정부에 공을 넘겨 영리가 맞는지 용역 연구를 하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수개월 만에 보건복지부가 받은 연구 보고서의 결론은 영리 쪽이었다. 따라서 이번에는 영리여부 논란이 과거처럼 되풀이 될 가능성이 약하다. 정권이 바뀌면서 진보그룹의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의료 산업화, 민영화 반대가 대 정부 투쟁그룹의 슬로건에 들어가 있지만 약국법인까지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한다. 약사가 제기한 헌법소원 때문에 고쳐야만 할 약사법이 되었으나 개정 지연이 잘된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는 세월이 지나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제도는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 법인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운영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2008-11-20 06:45:36데일리팜 -
제약회사 학술지원의 한계표준소매가 제도의 시행당시 표준가격이외의 허용 범위는 ±10%였다. 가령 100원이 표준가라면 10원을 깎거나 덧붙이는 것은 위반이 아니었지만 89원이나 111원에 판매했다면 법 위반이었다. 1원에 준법과 위법이 갈리는 것이다. 세무당국에서 인정하는 세법상의 1회 접대비 한도는 50만원이었다. 그래서 49만원짜리 영수증에 매달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시행을 앞두고 최소 100만원은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으나 묵살되면서도 왜 50만원이냐에 대해서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당국자들의 임의적인 기준 설정이었을 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보는 제약회사 학술지원의 정당성을 가늠하는 기준이 1인당 5만원으로 설명되었다. 학술행사를 하고 식사비용을 지원할 때 5만원까지 인정된다는 얘기다. 대한의사협회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인 심포지움에서 나온 공정위 시장감시국 공무원의 공식적인 말이다. 그리고 환자진료에 도움을 주기위해 연간 30만원 한도 안에서 소액의 물품을 지원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했다. 금액이 어떻든 간에 인정되고 적법하다는 말은 ‘지원’행위가 정당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아도 제약회사의 의사, 약사에 대한 학술 정보 제공행위는 많을수록 좋다는 언급이 나왔다. 여기에 공정위는 “의료서비스와 약물 선택에 관한 충분한 정보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도록 노력함과 동시에 과다한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법 집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뜻이다. 참으로 옳은 말이며 공정위 같은 정부기관에서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을 것이다. 아울러 ‘과유불급’ 의미를 강조하는 공정위의 관점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여기에서 또다시 비현실성이라는 행정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1인당 5만원이라는 임의적 경계선이 단적인 예이다. 5만원은 또 다른 부조리를 부르는 비현실적 숫자다. 5만원은 쓰고도 좋은 소리 못 듣고 호텔에서 행사를 한다면 아예 불가능 한 금액이다. 1년에 30만원상당의 물품 제공이라는 한도는 더욱 그렇다. 물론 정부당국이 앞장서 한도를 높여 주다가는 역풍을 맞기 십상이다. 그러나 지금은 리베이트 관행 개선이라는 사회적 목표가 있으니 만큼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일정 기간 마당을 열어 주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인정되는 범위를 현실에 맞게 넓히고 기업 활동의 제한을 풀어주는 대신 벌칙을 강화하여 책임을 강하게 묻는 제도 운영을 생각해 보자는 뜻이다. 사회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것은 행정만으론 안 된다. 민간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사회 개혁 행정의 딜레마이지만 정부는 민간의 협조와 참여를 끌어내는 조치를 먼저 실행해야 한다. 안 된다는 말만 앞세우면 개선은 불능이다. 해묵은 관행일수록 고치는 일은 비례해서 많은 시간을 요한다. 학술 정보 제공이 당연한 것이라면 공급과 수요의 현실에 맞게 충분한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비현실적 기준으로 잣대를 휘두른다면 음성적 탈법행위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기업에게는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학술정보를 받는 쪽의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 한 사라질 수 없는 현실에서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되풀이 하는 것은 아까운 시간낭비가 아닐까.2008-11-17 06:45:18데일리팜 -
의약품 택배판매 위법판결택배 방식의 의약품판매를 불법이라고 판시한 대법원의 확정 판결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와 함께 논란이 커지는 추세이고 인터넷이 필연적으로 몰고 온 문제의 하나이지만 대법원 판결은 그 변화의 흐름에 제동을 건 셈이다. 약업인이라면 약사법 50조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안된다’는 조항이나 그 의미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까지 상고절차가 이어졌다는 것은 약업계 내에 다른 생각,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이 많아졌다는 현실을 뜻한다. 하지만 고무줄같은 조항을 대법원은 매우 엄격한 시각으로 논란을 차단시켰다. 실제 사안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처벌을 받는 쪽에서는 억울해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단골 환자인데 전화나 온라인으로 상담도 못하냐는 반문, 환자 대리인이 와서 조제해 갈 수 있는데 택배나 퀵서비스 배달만 안 된다고 할 수 있느냐, 나아가서는 인터넷 시대에 구시대적 발상으로 영업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등 반론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약사법을 편의주의적 시각으로 임의 해석했을 때의 ‘재앙’을 약사라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감각적으로는 족쇄지만 내면에 깊이 숨은 뜻을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약사법은 약의 탄생부터 소멸까지의 전 과정을 관장하는 규범이다. 그리고 그 과정의 요소요소에 약사의 책임과 임무를 명시하고 있다. 이를테면 부양책임을 지닌 부모의 도리를 다하라고 약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약사 아니면, 그리고 약국에서가 아니면 의약품을 수여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외각에서는 이러한 조항이 지나치게 약사의 배타적 권한을 보장했다면서 슈퍼에서 약을 팔게 하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약사가 아니라도, 약국이 아니라도 약을 유통시킬 수 있게 되는 변화가 새 시대의 추세라고 이야기 한다면 약사법의 제정 취지가 수명을 다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법원의 판결은 현행 법률의 해석과 판단일 뿐 정책 방향의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약사법에 대한 구구한 억측을 정리하는 의미로 보면 된다. 약사법이 잘못됐다고 우긴다면 그것은 입법 단계의 일이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에서 드러나는 분명한 원칙은 약사와 환자의 ‘직접 대면’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원칙은 입법단계에서도 손을 댈 수 없도록 굳혀야 할 핵심이기도 하다. 대법원은 “의약품의 주문, 조제, 인도, 복약지도 등 의약품의 판매를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가 약국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고, 퀵서비스를 통한 판매행위에 대해 수원지법은 “약사가 환자를 직접 대면해 충실히 복약지도를 할 수 있게 하고 보관과 유통과정에서의 의약품이 변질, 오염될 가능성을 차단하는 한편, 의약품의 직접 전달을 통해 약화사고 때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한 것은 약사의 ‘손’을 그만큼 중요하게 보았다는 얘기가 된다. 하나의 작은 소송 건을 매듭짓는 상식적 판결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강렬하다. 약사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법이 선을 긋고 잇는데 약사 스스로 선을 무너뜨린다면 그것은 직업적 자존심의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불편한 족쇄지만 더욱 강하게 조여 주는 것이 맞을 것 같다.2008-11-13 06:44:03데일리팜 -
일반인의 약국개설약사사회에는 만성 편두통이 있다. 한쪽은 슈퍼 판매론이고 한쪽은 일반인의 약국개설론이 자아내는 통증이다. 이 편두통은 번갈아 오기도 하고 한꺼번에 닥치기도 한다. 두 가지의 통증원인은 출생지나 배경이 같다. 나름의 신념에 찬 명분론도 비슷하다. 출생지는 규제완화 내지는 합리화라는 곳이다. 규제 얘기만 나오면 당연히 따라 다니는 그림자다. 공정거래법 정신의 ‘진입 규제 장벽’ 철폐도 강력한 무기의 하나이다. 누구나 들어올 수 있게 장벽을 깨야 한다는 이데올로기는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서비스 개선이고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의 편익 증진이다. 이쪽이 무찌르고 싶은 주적은 약사법이다. 약사만이 약국을 개설할 수 있고 약사만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한 약사법을 타도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이라는 절대적 명제를 앞에 두고 약사법을 특정 직능만 비호하는 난공불락의 요새로 보는 것이다. 이에 대응하는 논리의 핵심은 안전성이었다. 그 안전은 전문성으로 지켜지는 것이라 강조해도 국민의 편의라는 무기 앞에 밀리는 형국이다. 또한 집단이기주의라는 선동적 단어에 심리전에서도 열세인 실정이다. 그러나 같은 배경의 편두통도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슈퍼 판매는 약사법만 해당되지만 일반인의 약국개설은 약국만의, 약사법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면허 소지자에게 독립된 ‘업’을 영위할 수 있게 한 법은 무수히 많다. 변호사, 의사, 회계사, 법무사 등 모든 전문직이 해당된다. 때문에 일반인의 약국개설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수많은 사례의 하나일 뿐인데 일간지 기사의 제목에 약국이 대표선수로 거명되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반인의 개설 문제는 처음 나온 것이 아니고 DJ 정부에서 강하게 제기되었던 문제였고 당시의 주목표는 변호사법이었다. 법률시장 개방이라는 선진국의 압박에 ‘국제경쟁력 강화’ 명분이 추가되면서 국회에서 법 개정이 추진되었었다. 법무법인을 변호사만으로 제한하는 것을 풀자는 것이 개정의 골자였고 상당히 구체적인 논의 단계까지 갔었다. 그러나 결국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절대 다수의 변호사로 구성된 법사위였으니 결과가 미리 예정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당시 법사위는 전문직 단체들의 주목 대상이었다. 만일 법사위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줄줄이 법 개정이 이루어질 상황이었다. 의사, 약사, 회계사 등 관련법은 물론 면허제도에 대한 국가 전체의 패러다임이 바뀔 뻔 했다. 그러나 변호사들이 앞장서 선전(?)한 덕분에 전문직 단체는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당시의 선례를 회상해 보면 진입장벽 철폐는 쉬운 일은 아닐 듯 하다. 그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똑 같을지는 모르지만 이번에도 전문직들은 막강한 변호사 쪽에 기댈 것이라는 상상은 어렵지 않다. 변호사가 무너지면 그 후방은 볼 것도 없다는 가설이 가능한 것이다. 정부의 추진 방침의 무게가 어느 정도냐 하는 것 보다는 변호사 협회의 입장이 어떠냐는 것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빠르다는 아이러니에 의사 약사가 손을 잡아야 할 것이라는 가설도 가슴에 와 닿는다. 사실 전문직들의 진입장벽은 정보화사회로 들어서면서 이미 무너지기 시작했다. 앨빈 토플러는 일찍이 이 점을 예견하여 유명한 미래학자가 되었지만 소비자 권리의식 고조와 함께 전문직의 보호막은 그렇지 않아도 헤지기 시작한 것이다. 사회적 격변의 물결이 도도히 흐르고 있는데 법이 뒷북을 치고 나오는 것 보다는 전문직들의 윤리의식과 서비스 향상을 유도하는 ‘조장행정’을 할 수는 없는 것인지 선진화를 외치는 정부에게 묻고 싶은 말이다.2008-11-10 06:53:26데일리팜 -
구천을 맴도는 슈퍼 망령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치는 양치기 소년의 외침을 동네사람들은 아예 외면해버렸다. 그러나 약계에는 외면할 수 없는, 사라지지도 않는 외침이 망령처럼 떠돌고 있다. 바로 일반약의 슈퍼판매 논란이다. 이 얘기는 소관부처인 보건복지부의 방침이 서 있는 내용이다. 안전성이 확보된 약은 의약외품으로 분류하여 약국 외에서 판매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약사법의 근간을 고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기 때문에 기존의 방향성을 지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를 제외한 모든 경제부처, 시민단체, 언론들은 당장 내 놓으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의사단체에서도 몽니를 서슴치 않는다. 심심하면 불거지니 더욱 가관이다. 외부의 요구에는 약사법을 어떻게 고쳐서 어느 범위까지 하라는 구체적 주문이 없다. 약사법의 의미가 뭔지, 그것을 바꾸면 어떤 파장이 올지 상관할 바 아니라는 태세다. 사실 이것은 보건복지부가 알아서 할 일일인데도 무슨 규제 개혁 얘기가 나올 때마다 공문서에 과제랍시고 올리니 약국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지경이다. 여기에 답답함을 더 하는 것은 약사회가 제대로 대응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현실이다. 약사회의 기본 정책은 보건복지부와 맥락이 같다. 그리고 말을 아끼자는 입장이고 논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방침이었다. 자칫 여론재판에 휩쓸리는 것을 경계하면서 “절대로 안 된다”는 성명이나 집행부의 코멘트를 내곤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극적인 대응으로 보여 회원들의 불만을 사기도 하지만 그것이 전략이라면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피동적 회피 수법만으론 이제 통할 것 같지 않아 안타깝기만 하다. 슈퍼 판매 논리의 무책임성은 전문약은 일체 거론을 하지 않는 데서도 드러난다. 이 말은 국민 편의성 주장에 정면 배치되는 그쪽의 허점이다. 이 사실은 정책담당자들에게는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슈퍼판매 문제에서 가장 큰 적은 여론의 악화다. 경제부처나 시민단체의 주장이 언론을 타면서 같은 이야기가 되풀이 되면 약사회는 무조건 반대나 하는 집단 이기주의 표상으로 굳어질 것이다. 그리고 보건복지부를 특정 단체의 비호 세력으로 몰아세워 고립시키려 할 것이다. 이 문제를 거론하는 측은 아마도 이 시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대비할 시기가 아닌가 한다. 안 된다는 말만으론 역부족인 상황을 뜻하는 것이다. 특히 내부의 공감대를 갖춰야 할 약사회로서는 한가지의 전략만으로는 취약성을 면할 수 없다. 수퍼판매는 쉽게 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안 된다고 장담할 일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2008-11-06 06:46:38데일리팜 -
약 철학·약 사회학‘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서의 약은 이미 물질만이 아니다. ‘사랑의 묘약’도 같은 의미다. 그렇다면 약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은 끝도 없이 나올 수 있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목적으로 먹거나 바르거나 주사하는 것이라는 국어사전만으로는 설명이 너무도 부족하다.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해보자는 철학적 도전이 지난 달 21일 시도됐다. 팜 오케스트라라는 포럼에서 ‘약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제목으로 하는 서울대학교 철학교수의 발표와 ‘약의 사회적 고찰’이라는 주제의 사회학 교수 발표가 그것이다. 약을 굳이 철학적으로 따져보려는 이유나, 그 결과 우리가 얻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심도 깊은 고려가 필요하다. 세계적으로도 논의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철학은 근본적인 원리를 탐구하고 사물의 본질을 살피는 학문이므로 인간과 사회에 연결된 약의 본질을 철학 이론으로 정리한다면 약학 교육방향은 물론, 약의 공급자나 소비자의 약에 대한 인식에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포럼에서는 법철학, 의료철학, 생명철학처럼 좀 더 표면적인 문제의 근본 기제를 밝히는 응용철학의 한 분야로 약철학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편 전쟁이나 탈리도마이드 사건 같은 역사적 사건이나 신약들의 생성 과정에서 경험했듯이 예견할 수 없는 ‘명증의 숙제’를 약이 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약은 인간을 위한 것이라서 인간의 존재를 함께 인식해야 하지만, 상업주의와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현대의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인류의 행복증진을 행위원리로 하는 ‘책임’을 발표자는 키워드로 강조했다. 인간에 대한 사랑이 약의 본질이며, 데카르트적 인간 모델이 정신과 물질의 2원론으로 설명되듯이 인간을 기계나 육체만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약의 연구는 인간의 사랑이라는 최고의 행위원리가 없을 경우 약이 독으로 전환되고 인류의 파멸을 초래한다는 경고가 곁들여졌다. 또한 이 경고는 윤리학의 관점에서 행위원리가 해명되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패널 토론에서 드러난 관심도 약이 던지는 철학적 명제는 결국 ‘윤리’로 모아진 것이다. 철학적 논의가 약의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묻는다면 형이상학적인 막연한 답에 그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연과학 울타리에서 맴도는 약학을 인문과학에 폭 넓게 접목시키는 일이나, 물질로만 여겨온 약에다가 정신을 담는 것은 인식론 차원에서의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약업계에 상업주의나 리베이트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만연되어 있고, 교육의 근본적 체제를 바꾸게 되는 약대 6년제 시행을 앞둔 현 시점에서는 더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철학을 가까이 하려는 태도는 모든 관계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로 설명된다. 뒤돌아보고 생각해보고 판단하는 것이 철학이고 이러한 태도가 좀 더 근본에 접근하는 것인 만큼 약철학이라는 생경한 단어가 오히려 신선하게만 느껴진다.2008-11-03 06:44:2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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