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심작인데 왜, 다국적사는 관심없지?매해 1월 초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4일간 열리는 제이피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는 지난 해를 마무리하면서 한 해의 전세계 제약바이오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행사이다. 흔히들 JPM이라고 줄여서 부르는데, 행사 자체는 제이피 모건이라는 투자은행이 자신들의 고객들(기관투자가들)을 위해 투자고려 대상이 될만한 상장 제약회사와 바이오텍 회사들을 초대해서 30분 정도 아이알(IR)을 하게 하는 행사이다. 함브렉트 & 퀴스트(Hambrecht & Quist)라는 기술주 중심의 소형 투자은행에서 바이오 전문 IR행사로 에이치&큐 헬스케어 컨퍼런스(H&Q Healthcare Conference)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가 이런저런 인수합병 과정을 거쳐 제이피 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로 주최가 바뀌면서 현재의 행사이름이 되었다. 국내 제약회사들과 바이오텍 회사들도 과거와는 달리 매우 활발하게 참여하여 다양한 개별미팅들을 하기도 하고, 올해는 한미약품, 녹십자, 씨젠,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초대되어 발표했으니정말 뿌듯하고 힘이 난다. 우리가 비교하기 좋아하는 일본의 경우 초대받은 바이오벤처가 없는데 우리는 당당히 있으니…. 그런데, 최근 사업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임원분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사연들도 많이 듣게 된다. 연구 결과물들(가끔은 임상 1상이나 2상 단계) 을 가지고 나가는데, 관심을 보이는 다국적제약회사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하소연이다. 대부분 본격적인 연구개발 자금이 들어가는 임상 단계나 혹은 조금 더 일찍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위한 자료를 만들어서 다국적제약사나 바이오텍들을 접촉하게 되는데, 이 때 사업개발 담당자들이 관여가 시작된다. 고객이 될 다국적제약사나 대형바이오벤처들의 니즈와는 맞지 않거나 관심사가 아니게 될 경우 정말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연구개발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수십억 혹은 수백억을 투자했는데…. 막상 기술이전을 시도하는 시점에서 관심을 보이는 곳이 별로 없다니…. 사실 필자에게 이런 상황을 호소하는 제약회사들이 다수가 있다. 사연을 들어보면,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가정했던 전세계 동향이 그 사이 많이 바뀌어 있더라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동일계열최고(best-in-class)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는데, 이미 그 계열의 약물들(class)이 한물 가고 있거나, 새로운 작용기전의 약물(new class)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실정들이 다수가 있다. 어떤 경우는 잠재적 고객인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동일계열최고"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임상3상이나 어느정도 규모의 임상2상 자료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참 난감한 경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개발의 역할이 단순히 "만들어진 연구개발 결과물"을 팔기 위한 활동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좀더 연구부서와 협력해서 연구개발 초기부터 관련분야의 해외 동향과 경쟁 상황에 대한 파악의 첨병 역할을 해야한다. 왜냐면 사업개발 담당자들이 잠재적 고객들과의 일차 접점이 되기 때문이다. 첫째, 사업개발 네트워크를 기업의 주요 자산으로 인식하고 구축 및 유지에 투자하여야 한다. 모든 영업에서 네트워크가 자산이 되듯 지적재산을 사고파는 "기술이전" 영업에서도 네트워크는 생명과도 같다. 어디나 마찬가지 이듯이 이 네트워크 구축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개발을 위한 네트워크 구성원들(다국적 제약회사/대형바이오텍회사 사업개발 담당자들, 각종 컨설턴트들 그리고 각종 여론형성집단들)과의 지속적인 접촉과 교류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BIO나 BioEurope 한두번 다녀오고나서 성과없다고 다그칠 일이 아닌 것이다. 해외 사업개발활동에서는 행사기간 동안 다국적제약사들이 별도의 환영리셉션을 마련해서 현재의 협력회사들, 논의를 진행중인 회사들, 관심가지고 지켜보는 회사들 매우 다양한 회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자리들을 마련하는데 경쟁적이다. 이런 모임들을 통해서 혁신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볼 수 있다. 국내 바이오코리아에서도 국내제약사들이 서로 리셉션에 벤처나 해외 사업개발 담당자들을 초대하면서 네트워크 강화에 노력을 했으면 한다. 둘째, 기업 최고경영진 수준에서 사업개발의 최일선에 나서야 한다. JPM등 주요 사업개발 행사에서 보면 다국적제약사이나 바이오텍들의 연구담당 부사장들 혹은 사업개발 임원들은 JPM 기간 동안 아침 7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간격으로 하루 종일 개별회의들을 했다고 한다. 필자가 아는 분은 이런 일정을 월요일부터 목요일 오후까지 하고, 저녁비행기타고 자정 즈음에 뉴욕에 있는 집에 도착한다고 한다.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새로운 회사들의 과학과 개발후보들에 대한 자료들과 평가들을 "가공된 보고서"를 통해서 접하는 것이 아니고 "현장에서 직접" 접하고 바뀌는 외부환경을 직접 느낀다. 필자가 아는 많은 고위 임원들이(대부분 50대의 이학박사 혹은 의학박사 소지자들로 경력이 20~30년된 분들) 비슷한 살인 일정으로 JPM에 참석한다. 이런 전문인력들이 중간 관리자들의 가공된 보고에 의한 정보 수집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현장에서 수집하는 정보와 자료들은 거대한 조직에서 큰 규모의 결정을 신속하게 하는 큰 밑거름이 된다. 셋째, 연구초기 단계부터 지나친 보안 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연구과제의 초기단계부터 핵심기밀이 아닌 사항을 제외하고는 적절히 정보를 제공하면서 잠재적인 고객들의 피드백을 주의깊게 점검해 보아야 한다. 그런데, 국내 회사들은 아직은 보안주의가 때로는 심한 편이다. 나의 내용을 적절히 공개함으로써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고 대응할 수 있으니, 좀더 공개하면서 더 큰 정보와 지혜들을 얻어야 한다. 이렇게 사업개발 네트워크를 통해 얻어지는 피드백들을 연구부서와 협의한다면 과제들의 기술이전 가능성 (licenseability)가 제고될 것이다. 제약회사들의 연구개발 결과물들에 대한 활발한 해외 접촉 소식을 많이 듣게 되면서 참 희망적이다. 이제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도 연구개발 규모가 커진 만큼, 사업개발의 질적 성장도 필요한 때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사업개발의 전략적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연구개발과 사업개발이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세계를 놀래킬 만한 멋진 계약 소식들을 많이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왠지 올해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새로운 이정표로 남을 만한 큼직한 제휴들이 나올 것 같다.2015-03-02 06:14:52데일리팜 -
"GPP 도입, GSP가 타산지석이 됐으면"지난 2월5일 약사회관에서 '우수약무관리기준(GPP, Good Pharmacy Practice) 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대한약사회(대약) 주관으로 개최됐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GPP 전문가인 대학교수 학자와 약사사회의 절대 수장(首長)인 대약이, 예고했던 공청회까지 연기하면서 지난 1년 가까이 머리를 맞대고 심혈을 기울여 만들고 다듬은 GPP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왔다. 국민건강을 위해 약국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총론적 필요성은 모두가 긍정적이었으나,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들어가서는 견해차(見解差)가 상당히 컸다. 여러 전문언론에 보도된 보완요구 사항만 따져 봐도 족히 45가지가 넘는 것 같다. 이 중에서 특히, '1인 약사 약국이 70%가 넘는 현실을 충분히 감안하여 GPP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현장 중심의 의견이 유난히 돋보인다. GPP는 이들 1인 약사 약국이 참여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고, 또한 무지개 빛 당위(當爲) 이전에, 지금 당장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체적인 현실(Practice)이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뒤돌아보면, 대약 차원의 GPP 방안 마련은 과거에 두 번 있었다. 1998년 대약은 의약분업 준비의 일환으로 ‘의약분업 모델약국 운영지침(GPP) 개발’을 외주연구 한 바 있고, 이를 바탕으로 1999년11월 GPP 방안을 국내 처음으로 마련하였으나, 정작 의약분업이 시행되면서 차츰 잊혀져갔다. 2004년부터는 대약이 약대 6년제 도입을 위해 매진하고 있었고, 그 일환으로 종전에 추진한 GPP보다 진일보한 개념이라는 성격부여와 함께 'GPP S(Standard)'라는 이름으로 GPP를 다시 추진하면서 2005년에 2번째의 GPP 방안을 내놓았으나, 이번에도 약대 6년제 도입 방침이 확정 시행되자 곧 흐지부지되었다. 그렇다면, 모두에서 언급한 지난 2월5일의 3번째 GPP 방안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번에는, 전의 두 경우와 사정이 상당히 다른 것 같다. 종전 두 번의 GPP추진과 그때그때의 제도변화(의약분업과 약대6년제) 간의 관계는 서로 '보완 관계'였기 때문에 제도변화라는 목적이 달성된 후에는 대약이 GPP 추진동력의 스위치를 꺼버릴 수 있었지만, 지금의 제도변화(법인약국) 계획과 이에 대한 대항마라는 GPP 간의 관계는 전과 반대로 '길항 관계’이기 때문에 당국이 법인약국 추진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 한, 대약이 먼저 GPP 추진을 멈출 수 없는 입장일 것이라는 점. -또한, 약대 6년제를 계기로 학계가 앞장서서 GPP 도입에 매우 적극성을 보여 왔고, 약사 사회의 일반 여론도 GPP가 정략적인 목적에서가 아니라 그 자체의 순수한 당위적 측면에서 꼭 필요한 것이며 또한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야 한다는 흐름이 대세라는 점 등을 생각해 보면 그렇다. 따라서, 금번 대약의 GPP 도입추진은 그 방안이 수정보완 되는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봐야 하겠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필히 심사숙고를 거듭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의약품도매상의 벗지 못할 굴레가 돼버린 GSP(Good Supplying Practice)처럼, 요양기관의 GPP도 한 번 건너면 다시 돌아오기 지난한 규제의 강(江)이 될 것이 빤하기 때문이다. 첫째, 개국가는 GPP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절체절명의 이유가 있는가? 도매상이 자발적으로 GSP를 수용한 데는, ‘선진적 유통일원화(유통비중 90%) 실현’이라는 절체절명의 목적이 있었다. 유통일원화의 개념은 의약품이 도매상을 통하여 요양기관에 유통되는 것으로써 한마디로 도매상의 ‘밥그릇’인데, 의약품시장에서 그 비중이 1965년까지는 100%였지만 그해 박카스 유통문제로 불거진 DSC(DongA Sales Circle) 직거래 사건이 터진 이후, 도매 밥그릇을 직거래로 빼앗기면서 도매유통 비중이 급락하였다. 급기야 1982년에는 37%가 되었고 2년 후 1984년에는 26%까지 떨어졌다.(도협 50년사 초고) 이러한 절대적인 궁박한 상황에서, 도협(유통협 전신)을 중심으로 한 도매업계는 당국이 약속한‘유통일원화 제도 추진 정책’을 믿고 그 조건인 GSP라는 정부규제 미끼를 1994년 기꺼이 물었다. 그러나 당국의 약속은 ‘종합병원 직거래 금지제도’로 인색하게 한정됐고 그것도 2011년부터 헌신짝처럼 폐지돼 버렸으나, GSP라는 64가지의 신종 규제는 오늘도 그대로 남아 행정처분이라는 갑(甲)질을 하면서 도매업계를 괴롭히고 있다. 지구상에서 GSP라는 이름으로 정부 규제가 시행되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다. 이웃 일본도 도매협회 자율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면 개국가는 GPP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절체절명의 이유가 있을까? 설마 법인약국 저지를 위함 때문은 아니겠지. 둘째, 정부가 재정적 지원을 하든가 행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대약 자율규제가 정부 규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몹시 크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는가? 지금의 GPP 도입 계획은 대약 자율시행 쪽으로 가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GPP를 하는 대가로 정부에게 재정 지원이나 제도적 인센티브를 요구하는 내용들이 토론회에서 많이 나왔다. 그러나 정부가 어떤 형태든 지원을 하게 되면, 그에 따른 간섭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정부 지원에는 공짜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쌓이다보면 결국 자율규제가 알게 모르게 정부규제로 바뀔 가능성이 지대하다. 정부규제는 행정처분이 뒤따르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정부 당국도 GPP 방안을 마련했던 전례가 있다. 또한 말로는 자율시행을 권장하고 있지만 내심 호시탐탐 GPP 제도화를 노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GPP는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및 GSP와 함께 '의약품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들어 가야할 한 세트(Set) 중 마지막 남은 카드라고 정부 당국이 인식하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셋째, 자칫 GPP 인증 약국 수 목표가 개국가에 제3의 계급(계층)을 만드는 시발점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는가? GPP를 하려면 약국의 수용도 수준을, 모든 약국이 100%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선으로 결정해야 한다. 그 이유는, 예컨대 인증 목표를 70%로 잡고 GPP의 수준을 정했다면, 그러면 나머지 30%는 어쩌란 말이냐 라는 문제가 발생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와 도매업계에 GMP 및 GSP가 도입될 당시 그것을 하는 목적 중 하나가 ‘경쟁력 없는 제약과 도매상의 퇴출과 진입 억제로 난립을 방지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GMP와 GSP의 순수성을 모독한 것 아니겠는가? 때문에, GPP까지 그래선 안 된다. 넷째, GPP는 이상을 표현한 선언문이 아니라 발이 땅에 닿아있는 현실의 실천지침이라는 점을 생각해 봤는가? GPP는 업계의 자율적 운영이던, 정부 당국의 제도적 운영이던, 운영 주체와 상관없이 모두가 다 규제다. 거의 모든 내용이 ‘이렇게 해야 한다. 또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는 식으로 실천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GPP는 국민 보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되 실현 가능성이 있어야 하고, 구체적인 하위 실천지침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또한 실천한 내용을 모두 사후에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도록 증거 서류를 기록하여 보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GPP는 실천지침이 아니라 이상만을 표현한 선언문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말썽 많았던 종업원의 업무 항목에 '업무는 훈련받고 경험한 범위를 넘어서는 아니 된다'라는 GPP 규정이 있다고 하자. 이를 실천하려면 구체적으로 훈련 계획서 작성, 훈련할 교과목, 교관, 훈련 일시 및 시간, 훈련 후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 졌는지 시험 등에 의한 평가, 평가가 나쁠 경우의 조치, 훈련 교과목에 대한 교안, 사진 등에 의한 훈련했다는 증명서 등이 필요하다. GPP의 의약품 보관 및 진열 항목에 '보관 온도의 구분이 필요한 의약품은 관계법령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관하고 적절한 실내온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 이를 실천하려면, (1) 약국에 상온보관의약품실, 실온보관의약품실, 기타 의약품에 표시된 저장 온도에 따라 의약품보관실을 각각 따로 마련하여야 한다. (2) 또한 적절한 실내 온도가 몇도C인지 정해야 하고, 그 온도를 확인하기 위해 온도계를 설치한 후 매일 몇 번씩 온도기록부 양식을 만들어 기록하고 이를 확인하는 사인(Sign)해야 하며,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대비해 에어콘과 온풍기 등의 기본시설을 설치하고 이들 설비에 대한 운영상태 점검표를 만들어 기록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것들이 GSP적 사고방식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고방식은 GPP와는 과연 무관할까? 님아, 그 강을 (너무 쉽게) 건너지 마오.2015-02-23 12:24:50데일리팜 -
"의약품개발 과정 협력, 내 맘같지 않죠?"우리 회사가 연구개발한 제품 중에 급만성위염 치료용 전문의약품이 한가지 있다. 2008년 연구에 착수했고 2012년 허가 취득했으니 개발이 완성되기까지 5년이 걸렸던 셈이다. 건강기능식품만을 연구개발, 생산해 온 중국 파트너와 초기 추출 공정을 확립하고, 우리 회사 전문 분야는 제형 설계이니 이 부분은 우리가 도맡아 진행했다. 제형 설계 마무리 단계인 코팅제 선정은 2000년 초반부터 업무협력계약을 체결한 전세계 1위 코팅제 전문 회사와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추출 공정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를 파악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물질은 상용 표준품이 없어서 이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독일 기업과 협력해서 확보했다. 추출물 내 성분들의 프로파일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는지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computational similarity solution을 보고했던 홍콩 유명대학 교수와 일을 함께 했다. 오히려 포함되어서는 안 되는 성분이 있었는데 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정통한 네덜란드 기업을 통해 결과를 얻었고 이 과정을 매개해준 독일 친구가 있었다. 효력과 안전성 검증은 국내 전임상시험CRO가 담당해주었고, 의약품 생산에서 GMP에 문외한인 우리 회사에 성실히 도움을 준 완제품 생산 전문 회사도 함께 해주었다. 그리고, 이 지리한 시간의 협력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아무런 이익도 얻지 못했지만 지금도 우리 회사 일이라면 신실하게 개발 협력을 모색해주는 모 회사의 사장님도 계셨다.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밤 새가며 특허 관련 일들을 도와준 변리사도 계시다, 나라면 그렇게 못할 것 같을 정도로. 내부 자원이 한정되어 있는, 해당 분야 이외에는 전문적 역량을 확보하지 못한 우리 회사와 같은 입장에서 협력(collaboration)은 불가피한 항목이 되었다. 특별히 기존과 다른 새로운 형식의 도전에선 필수적인 항목이 되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위치에서 업을 해왔었다 보니 상호 이해가 부족하기 마련이고 특히, 마음 급한 우리 사정을 상대가 호응해주지 못하거나 우리가 기대했던 수준 이하의 자료를 산출해 제시해 올 때 감정적으로 서운한 건, 사람이라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서운한 수준을 넘어서 감정을 다치면 이젠 상황이, 큐피드 화살 맞고 다푸네를 쫓는 아폴로 신세가 되고 만다. 신뢰, 이 상황들을 다시 회복시키고 처음 그 지점은 아니어도, 다른 방향으로 달아났던 마음을 처음에 함께 바라봤던 방향으로 옮겨주는, 쉽게 형성되지 않지만 단칼에 사라지기도 하는 이것이 협력의 기초를 다시 놓음을 여러 차례 확인한다. 국내엔 제약용으로서 제조 및 품질 관련 기초 개념이 없었던 시기에 한국에 진출하고 싶어 우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던 싱가포르 소재 포장재 전문기업이 대표가 바뀌며 일언반구 상의 없이 제휴를 파기할 때도 그 한국 지사장과 국내 공급원 대표와 관계는 무너지지 않았었다. 너무나 손쉽게 말을 바꿔온 여러 중국회사를 소개해준 또다른 중국 친구와는 그런 난처한 과정을 함께 겪었어도 지금도 새로운 과제를 같이 모색하는 사이에 있다. 단칼에 사라지기도 하지만 한번 형성되면 좀처럼 마음에서 제거하기 어려운 이 '신뢰'에 너무도 감사를 느낀다. 새로운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이번 대만 일정을 마치면서 이 친구들과 쌓일 또다른 종류의 신뢰에 기대를 걸면서 동시에, 지난 협력 과정에서 내게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지면을 빌어 용서를 구한다. 감사했습니다.2015-02-16 06:14:48데일리팜 -
"제약영업도 이제 정보력 싸움이다"흔히 제약영업하면 병(의)원, 약국에 방문하여 제품의 정보를 제공하는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맞는 얘기이다. MR(Medical Representative)은 의약품의 정보를 전달하는 자 이다. 제약영업사원들은 하루에 보통 10~20군데의 병(의)원과 약국을 방문한다. 제품을 디테일하며 의사, 약사에게 제품의 정보를 제공한다. 어쩌면 단순한 업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디테일 영업을 잘하다고 과연 병(의)원을 신규할수 있을까? 하루에 병(의)원을 20군데 다닌다고 과연 제품을 신규할수 있을까? 주변의 아무런 정보 없이 이런 눈에 보이는 영업만으로 승부를 본다면 제약영업에서 살아남을수 없을 것이다. 왜냐면 제약영업도 이제 정보력 싸움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많은 타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을 알고 있다. 또한 많은 약국의 약사님들도 알고 있다. 또한 많은 원장님들도 알고 있다. 그들과 교류하면서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 필자도 정보를 활용하여 영업활동을 한다. 그중 필드에서 영업을 하다보면 종종 제품이 품절 되는 경우가 생긴다. 어쩌면 모든 제약영업사원들에게 가장 민감한 것이 바로 품절이다. 제품 품절이 걸리면 영업사원들은 정말 답답한 마음 뿐이다. 이때 필자는 문전 약국의 약사님을 통해 타 제약회사 제품의 품절 정보를 얻어 바로 병(의)원으로 달려가서 동일성분의 자사 제품으로 교체 작업을 한다. 품절이 걸렸을 때 제품 교체가 가장 쉽기 때문에 절묘한 시점과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다면 자사의 제품으로 바로 교체할수 있다. 문전 약국 약사님을 통해 병(의)원의 원장님이 어떤 제품을 선호하고, 어떤 처방 패턴을 선호하는 지, 환자 연령층이 어떤지 등 내가 어떤 방향으로 공략을 해야하는지 알수 있다. 이런 고급정보는 문전 약국 약사님을 통하지 않으면 쉽게 얻을수 없을 것이다. 또, 담당자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주로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은 일정 주기로 지역 로테이션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타이밍을 절대 놓치면 안된다. 이것 또한 여러 타 제약회사 영업사원들과 친분을 쌓아두면 어느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언제 바뀐다는 정보를 알수 있다. 필자도 일을 하다가 타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바뀐다는 정보를 입수하면 이 기간동안은 병(의)원에 더욱더 집중적으로 방문하여 영업활동을 한다. 타 제약영업사원들과 병(의)원 대기실에서 나누는 대화에도 예기치 못한 정보를 얻을수 있다. 그들의 회사 얘기를 통해, 그들의 마케팅 정책 얘기를 통해, 그들의 거래처인 병(의)원 얘기를 통해 우리는 뜻하지않는 고급 정보를 얻을수도 있다. 또, 병(의)원 원장님의 취미나, 소모임 등의 정보를 통해 감성영업이나, 제품설명회 등으로 공략할수 있다. 앞으로 개원 예정인 병(의)원은 어디서 이전하는 병(의)원인지, 첫 개원이신지, 개원 날짜가 언제인지 정보를 입수한다면 거기에 맞춰서 미리 사전 공략을 할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개원 예정인 병(의)원 현수막을 발견하면 인근 부동산에서, 또 인테리어 실장을 통해서, 일하시는 인부 아저씨를 통해서 여러 가지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원장님이 몇시쯤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 오시는지 정도만 알아도 큰 정보를 얻는 것이다. 뉴스나 신문, 의약 전문 매체 등을 통해 제약업계의 흐름과 변화 등을 아는 것도 정보력 싸움에 반드시 필요하다. 이처럼 제약영업에서 정보력은 매우 중요하다. 제품 공부만 열심히 하고, 제품 디테일 연습 열심히 하는 제약영업사원은 제품 시험은 1등 할수 있겠지만, 제품 디테일 능력은 1등 할수 있겠지만 실전 필드에서 절대 1등을 할수 없을 것이다. 경쟁사의 정보, 병(의)원의 정보, 타 제약영업사원의 정보 등이 없다면 나의 제품 지식은 단순한 이론적인 지식만으로 남을 것이다. 제품 지식과 정보력이 결합되었을 때 영업적인 능력이 극대화 되는 것이다. 고객의 정보를 알고 공략하는 제약영업사원과, 고객의 정보를 전혀 모르고 공략하는 제약영업사원 중 과연 어느 영업사원이 병(의)원을 신규 할수 있을까? 한번쯤 생각해보자. 나는 고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아무런 고객의 정보 없이 무조건 병(의)원만 방문하고 있는건 아닌지, 무조건 하루 20군데 콜수만 채우고 있는건 아닌지, 고객이 선호하는 약물이 무엇인지 모른채 내가 선호하는 제품으로만 디테일하는건 아닌지. 정보력이 없다면 나는 단순히 일만 열심히 하고 있는 제약영업사원 일뿐이다. 필드에는 보이지 않는 정보들이 무수히 흐르고 있다. 이런 정보를 빨리 얻는 것도 제약영업의 노하우이다. 또 이렇게 얻은 정보를 영업적으로 활용할수 있는 것이 진정 일 잘하는 제약영업사원 일 것이다. 2015년. 필드에서 뛰고있는 제약영업사원. MR들은 정보를 최대한 활용하여라. 제약영업도 이제 정보력 싸움이기에 정보력 없다면 결국 나는 살아남을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2015-02-05 06:14:49데일리팜 -
"신약개발 끝 목표, 성공적 글로벌 상용화"국내 의약품산업은 글로벌 신약개발에 많은 발전을 이루었고, 글로벌시장 진출을 통한 부가가치의 창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 상업적인 성공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내기업의 글로벌 신약개발을 통한 글로벌시장 진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의약품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계 주요시장에 진출하여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어야만 정책목표에 부합하는 규모의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및 중국 등 많은 국가들은 의약품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하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여 천문학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데 많은 투자와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정부도 바이오의약품산업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지정 한 후 2020년 글로벌 제약 7대 강국 진입을 위한 "제약산업의 비전과 발전 전략"을 발표하였고 연구개발 및 각종지원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기업들은 미국FDA의 허가를 획득한 신약 및 개량신약의 개발, 유럽에서 판매승인을 받은 바이오시밀러의 개발, 미국에서의 임상시험 건수의 증가, 및 최근에는 초기단계에서 미국의 바이오벤처 회사들에게 기술 이전한 항생제가 미FDA로 부터 허가되었으며 혁신적인 고도비만치료제는 임상3상 진입으로 하는 등 글로벌시장 진출에 많은 성과를 보이는 등 R&D역량은 글로벌 수준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판매허가를 획득하는데 만족하는 수준에 머물고 선진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세계 7대 제약강국 진입 목표 연도인 2020년 말까지 6년 밖에 남지 않은 현시점에서 우리의 의약품산업이 글로벌 신약개발 및 글로벌시장에서 상용화에 성공하여 신성장동력산업에 부합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시급히 이루어 져야 한다. 신약개발을 통하여 글로벌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려면 글로벌 수준의 R&D 및 상용화의 2가지 역량이 필요하다. 신약개발 투자는 세계 각국에서 판매승인에 필요한 글로벌 수준의 생산 및 R&D 역량과 글로벌시장에서 많은 환자에게 사용되어 상용화에 성공하여 야만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다. 미국 FDA는 세계 신약허가의 골드스탠다드며 10년 이상에 걸쳐 평균 1조 원 이상의 투자가 요구되는 매우 어려운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DA의 승인은 미국 내에서 판매 할 수 있는 허가이지 그 자체로는 상업적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한 연구에 의하면, 1997~2007년 동안 미국 과 유럽에서 허가되어 출시된 270개의 신약 중 겨우 26%만이 상업적 성공을 이루었고 나머지 74%는 평균투자비도 회수하지 못 할 만큼 상용화에 실패하였다. 상용화에 실패한 80%의 신약들은 출시 후 시장에서 경쟁제품과의 차별화 부족 때문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즉, 상용화 역량 없이는 신약개발의 궁극적 목적인 성공적인 상업화를 이룰 수 없음을 보여준다. "가치중심의신약개발"의 패러다임에서는 상업성평가가 신약개발의 Go/No-Go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들은 빠르게 증가하는 신약개발 비용을 줄이고 성공적인 글로벌상용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하여 허가획득을 주목표로 하던 종전의 "연구중심의 신약개발"에서 "가치중심의 신약개발"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였다. "가치중심의 신약개발"은 허가를 받기위하여 필요한 안전성과 유효성 자료 획득과 동시에 상업적 성공에 필요한 약물경제성 자료, 미래의 경쟁제품과의 차별화 및 처방확대에 필요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의 다양한 니즈를 임상연구 초기연구 단계 에서 부터 반영하여 글로벌상용화의 확률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Phase 2단계에서 엄격한 과학적 Go/No-Go 결정기준 및 상업성평가를 통하여 약75%는 개발을 중단시키고 소수의(25%) 후보물질만 Phase 3 단계로 진입시켜 Phase 3에 진입한 소수의 물질에 대하여 집중적인 투자하여 허가획득 및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높여 투자회수율(ROI)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신약개발의 주요 마일스톤의 Go/No-Go 결정시 과학적 평가기준 에 통과 하더라도 상업성평가에서 우선순위가 낮은 후보물질의 개발은 중단된다. 국내의 글로벌 신약개발전략 및 지원은 여전히 허가를 목표로 하는 "연구중심의 신약개발"의 전통적인 사업모델을 따르고 있으며 초기단계에서 해외의 빅파마에 라이선싱아웃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성공적인 기술수출을 위하여 계약 이후에도 빅파마와의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대화 관계를 유지 하여야 한다. 특히, 글로벌시장의 변화를 반영한 상용화전략에 대하여 빅파마와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여야만 여러 번의 중요한 Go/No-Go결정 과정에서 높은 가치의 상용화평가를 받을 수 있으며 실패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글로벌 상용화 전략 역량의 강화가 시급하다. 지난 몇 년간 국내기업이 개발하여 해외의 다국적 제약회사들에 기술 이전한 신약들이 Phase 3단계에서 여러 이유로 인하여 개발이 중단되는 사례가 보도 되었다. 초기단계에서 라이센싱아웃된 신약의 경우 해외의 기업이 비용과 실패에 따르는 모든 위험을 부담하지만 성공적인 신약개발과 상업화에 의하여 창출되는 부가가치의 대부분을 가지고 국내 기업은 국내 판권, 마일스톤 및 판매액의 5~10% 내외의 로열티 수입에 만족하여야 한다. 상용화 역량은 신약의 개발과정에서 필요한 "글로벌 상용화 전략 역량"과 허가승인 후에 글로벌시장에서 성공적인 출시 및 판매에 필요한 전술적인 "글로벌 마케팅/판매 조직 역량"의 둘로 구성된다. 경쟁력 있는 글로벌마케팅전략은 연구개발부와의 협업을 통하여 개발단계에서의 상업성평가에서 후보물질의 가치를 높이고, 미래의 예상되는 경쟁 재품과의 차별화를 위한 연구개발 전략을 가능하게 하여 출시 후 상업화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현시점에서는 "글로벌 마케팅 및 판매조직 역량" 강화는 많은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고 판매승인 전후에 전략적 제휴관계를 활용 할 수 있으므로 우선 순위가 아니다. "가치중심의 신약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의약품산업이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성공하기 위하여 글로벌상용화에 성공하는 신약개발에 정책의 목표 및 투자의 우선순위가 주어져야 한다. 이를 위하여 글로벌 수준의 R&D역량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경쟁력 있는 "글로벌 상용화 전략 역량"의 보강이 시급히 요구된다.2015-02-02 06:14:50데일리팜 -
급여기준고시에 대한 해석의 문제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요양급여비용의 심사를 그 주요업무로 하고 있고, 위 심사를 함에 있어 기준이 되는 구체적인 내용은 대부분 보건복지부 고시에 담겨져 있습니다. 특히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는 요양기관에 지급되는 요양급여비용을 결정하는 직접적인 기준이 되는 것으로 그 형식이 비록 행정규칙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상위법령과 결합하여 법령을 시행하는데 필요한 구체적 사항을 정한 것으로써 법원 또한 일반적인 행정규칙과 달리 위 고시는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법규명령으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시의 해석과 관련해서 심사평가원과 국민 간 의견이 분분한 경우가 가끔 있는데, 최근 분쟁사례를 통해 위 고시의 해석과 관련하여 발생하였던 문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인공와우이식과 관련한 고시의 해석에 대해 분쟁이 발생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인공와우이식술이란, 와우(달팽이관)의 질환으로 양측 귀에 고도의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생한 환자가 보청기를 착용하여도 청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 인공와우를 달팽이관에 이식하는 수술인데, 이러한 수술이 요양급여 즉, 보험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고시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하여야 합니다. 그 고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에 의하면 ① 양측 고도(70dB) 이상의 난청환자로서 ② 문장언어평가가 50%이하여야 요양급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중 "② 문장언어평가가 50%이하”라는 요건과 관련하여 요양기관은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장언어평가를 측정하여 50%이하에 해당하면 위 요건을 충족하므로 요양급여에 해당한다고 해석하였고, 심사평가원은 위 요건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보청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측정하여야 한다고 보아 의견의 충돌이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원은 부적정한 요양급여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피해 혹은 손해는 당해 환자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보험료를 납입한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귀착될 수 밖에 없는 점을 고려하면 위 고시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불필요한 과다진료 및 부적절한 이용 등으로 인한 부당한 비용지출을 방지하고 국민의료의 질 향상과 비용의 적정성을 도모하여야 한다는 정책적 판단을 충분히 고려한 탄력적 해석이 요구된다고 전제했습니다. 이와 함께 ① 인공와우이식술은 보청기에 보충적 성격을 갖는 시술인 점 ② 보청기 착용을 전제로 한 것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보청기로 충분히 청취능력 교정이 가능한 환자도 고가의 인공와우이식술의 본인부담금을 내지 않고 받을 수 있게 되어 불필요한 과다진료 및 이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요건 "② 문장언어평가 50% 이하”부분은 보청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문장언어평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2014. 4. 4. 선고 2013구합51145 판결 참조)"고 하였습니다. 해당고시 명문의 내용만으로는 문장언어평가가 "보청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측정되어야 하는 것임을 알기 어려우므로 위 규정을 그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다소 부당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가지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양급여비용의 지급과 관련한 규칙 및 각 고시는 의료분야의 전문가들 의견을 반영하여 제정하고 있는 점, 이미 오랜 기간 위와 같은 해석에 따라 심사해 왔기에 위 고시의 적용에 있어서는 위 해석대로 심사하는 것으로 약속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은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보험재정에서 지출되는 것으로 심사는 보험재정의 건전성을 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심사평가원이 위 고시를 해석함에 있어 왜 "보청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문장언어평가를 실시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였는지, 또 법원에서는 왜 심사평가원의 그와 같은 해석을 존중해 주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위 고시는 일반적인 행정규칙과 달리 법규명령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인 만큼 심사평가원과 의료계가 함께 협력하여 국민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고시제정을 위해 힘써야 함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2015-01-24 06:32:48김정주 -
약가로 본, 두얼굴(Janus)의 제약업계보험약가를 통해 들여다보면, 제약업계는 분명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그동안, 당국은 '국민의 약제비 절감으로 국민건강보험 재정안정을 도모한다'는 공익적(公益的) 명분을 앞세워, 보험약가에 대해 가지가지 칼질을 다 하는 제도를 시행해 왔다. 2006년 12월부터 지금까지의 사용량약가연동제, 2010년10월부터 시행되다가 2년 유예 후 2014년 8월말 폐지된 저가구매인센티브제(시장형실거래가제), 2012년4월부터 현재까지 실시되고 있는 약가일괄인하제도, 2014년9월부터 시장형실거래가제를 대체한 새 장려금제도 등이 대표적인 그것들이다. 당사자인 제약업계는, 이러한 약값 떨어뜨리는 제도들에 의해 수익감소가 촉발되고 이로 인해 국내 제약산업이 결국 고사(枯死)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사생결단(死生決斷) 극구 반발했고, 제도 시행중에도 끊임없이 개선 내지 폐지를 촉구한 바 있다. 이러한 제약업계의 주장에 도매유통업계를 비롯한 유관업계와 일부 국회의원 및 언론사 등도 동조했다. 제약업계 등의 반발은 당연한 걸로 생각된다. 국내 의약품시장에서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보험의약품(약90% 점유, 심평원 자료)의 가격이, 제도에 의해 지속적으로 하락되면 제약업계는 결국 수익성 고갈(枯渴)로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은커녕 살아남는 일 자체까지도 위태롭게 될 우려가 지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그 우려가, 현실로 어떻게 다가왔을까? 종잡을 수 없는 이 시점에서, 엄살이었는지 아닌지 확인하고 넘어 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각종 약가인하제도 시행 전후(前後)의 일정기간 동안, 가격변동이 그대로 반영되는 수익성 평가지표인 매출액총이익률과 순이익률 등의 동태(動態)자료(매년 발행되는 한국은행ECOS 기업경영분석 책자 자료)를 비교 분석해 봤다. 다만, 시장형실거래가제는 도입 4년 중 2년간 시행 유예되다 결국 폐지됐고, 이를 대신한 새 장려금제도는 최근에 도입되었기 때문에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사용량약가연동제(이하 연동제)는 생각보다 제약업계 전체의 수익성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연성(蓋然性)은 컸지만, 필연성(必然性)은 아니었던 것 같다. 연동제가 시행되기 전 4개년(2003년~2006년)의 제약업계 연평균 매출액총이익률을 보면 46.5%였는데, 연동제가 시행된 후 4개년(2007년~2010년)간은 47.1%로, 오히려 0.6%만큼 조(粗)수익성이 호전됐기 때문이다. 연동제가 시행된 앞뒤 8년간은 특별한 약가제도의 변화가 없었다. 다만, 이 연동제에 이따금 소수의 품목들이 저촉돼, 약가가 이중으로 인하되기도 하였고 어떤 국산신약은 해외 진출에 장애를 받기도 하였으나, 매출액총이익률 분석 자료에서 보는 것처럼 이 연동제가 제약업계 전체의 수익성 변화에 별 영향을 주진 못했다. 매출액순이익률을 보면, 연동제 시행 전 4개년간은 6.71%, 후 4개년간은 6.60%로, 연동제 전후 거의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약가일괄인하제도는 제약업계의 수익성에 매우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생각된 이유는, 이 제도 시행 전 2개년(2010년~2011년)간의 제약업계 연평균 매출액총이익률은 44.75%이었는데, 시행 후 2개년(2012년~2013년)간은 41.66%로, 무려 3.09%나 갑자기 추락했고 이 원인은 모두 약가일괄인하제도로 인한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요인으로도 매출액총이익률이 하락할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약가일괄인하제도에 따른 약가급락 이외에 딱히 집히는 것이 없다. 저가구매인센티브제를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제도는 시행 초기 1년6개월 동안 일부 대형종합병원에만 영향을 미쳤을 뿐 다른 요양기관에는 영향 확대가 안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후 2년 간 시행 유보됐기 때문에 논외(論外)로 하고, 환율 변화도 지목할 수 있겠으나 이는 지난 4개년 간 지속적으로 떨어져 왔기 때문에(1US$:2010년 1107.99원~2013년 1095.04원, 한국은행), 제약원료의 극심한 수입초과 현상을 감안해 보면, 국내 제약업계엔 오히려 수익성 개선으로 작용했을 것이니, 환율 또한 매출액총이익률 급락 원인으로는 볼 수 없다. 매출액순이익률도 시행 전 연평균 6.52%에서, 시행 후 4.89%로, 1.63% 급락했다. 이와 같은 분석과 심평원의 완제의약품유통정보통계집 자료를 바탕으로, 약가일괄인하제도의 악영향을 금액으로 환산해 보면 참으로 엄청나다. 지난 2년간 제약업계(제조와 수입)는 매출액총이익 1조3,916억 원, 생명줄인 순이익을 7,339억 원이나 날려버렸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나 환경변화 등이 없는 한, 약가일괄인하제도가 존속하는 날까지 앞으로도 계속 매년 최하 3,679억 원 이상의 순이익이 달아날 참이다. 그러나, 이러한 참담하고 긴박한 와중(渦中)에도, 제약업계는 한편으로, 언제 약가제도 때문에 우리가 다 죽는다고 말했느냐는 듯이, 민낯을 다양하고 적나라하게 그리고 아무런 주저나 부끄러움도 없이 빈번히 보여 왔다. 참 알다가도 모를 제약업계다. 지켜도 시원치 않을 그 알량한 보험약가를, 제약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자진(自進)해서 깨 부스러뜨리고 있다. 오리지널 가격의 53.55% 미만과 판매예정가를 선택하는 제약회사들과 그들 제품들이 부지기수(不知其數)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의약품 입찰시장에서는 약가제도들의 악영향을 비웃듯, 초저가 낙찰이 관행으로 고착된지 오래다. 제약업계는 초저가낙찰을 유통업계가 일방적으로 저질러놨다고 매번 비판하고 있지만, 그걸 믿는 분들은 입찰시장의 속사정을 잘 모르는 분들뿐이다.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기 때문이다. 신문들에서 회자(膾炙)되고 있는 몇 가지 사례들을 보자. (제1 상황) - "달라진 제약환경?"…경쟁위해 약값도 스스로 인하 - '시장형실거래가제 사라지니 저가등재 경쟁 재 활개' - '00K(외자제약사), 신흥시장 약가인하 통해 판매량 높인다' - '오리지널 상한가의 15%수준까지 저가 등재된 제네릭' - '초저가 제네릭, 오리지널 상한가의 16%면 족하다?' - '저가등재 경쟁에는 00제약, 00약품, 00양행, 00파마, 한국000 등 줄줄이 나섰다' - '판매예정가가 몰고 올 변화를 주목한다' - "시장경쟁은 가격" 보험약가 3186원짜리 900원으로 자진인하' (제2 상황) - '보험약가의 13% 수준에…00병원 등 덤핑낙찰 여전' - '시장형실거래가제(저가구매인센티브제) 기간, 1원 낙찰 품목 48% 급증' 제약업계! 이 무슨 두 얼굴. 지금이 어느 때라고, 야누스(Janus)의 이중성(二重性)인가? 한 면(面)으론, 잘 못된 약가제도들이 국내 제약업계를 말려 죽인다고 울부짖는다. 억울해서 참지 못하겠다는 듯, 당국을 대상으로 약가 원상회복을 위한 소송까지도 불사한다. 그런데 또 다른 한 면(面으)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당국이 던져 준 그 빈약한 보험약가마저 경쟁적으로 그것도 자진해서, 오리지널의 15%수준까지 태연히 폭삭 깎아내리기도 한다. 당국이 강제로 내리면 갑(甲)질이고, 내(제약사)가 스스로 내리면 로맨스(Romance)인가. 아무리 경쟁우위가 기업성장의 발판이라 해도, 보험약가에 해당 제약사만 아는 비밀이 있지 않고서야 이럴 수는 없다. 그 비밀이 도대체 뭘까? 약가에 아직까지 거품이 잔뜩 끼어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과거(1994년~2000년) 7개년 간의 매출액순이익률이 연평균 1.32%(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자료)였던 절박한 시절도 있었지만 오늘도 이렇게 쌩쌩하게 살아 있는 걸 보면 순이익률 4.58%의 지금은 그래도 호시절이니, 가격경쟁에 배팅(Batting)할 수 있지 않은가. 이건가? 21세기도 벌써 15년이 흘렀다. 2015년 새해를 맞아, 우리 제약업계는 공익을 앞세운 반기업적인 약가제도로 인해 주저앉을 확률보다, 업계 스스로의 값 깎기 무한경쟁 때문에 선진화의 발목이 잡히고 무너질 가능성이 훨씬 더더욱 높다는 것을 자각(自覺)했으면 좋겠다.2015-01-12 06:14:49데일리팜 -
"가장 위험한 건 우리 마음속 두려움이다"14년 제약환경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15년 다가올 허가특허연계제도와 14년 PICS의 가입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많은 단계를 흘러가고 있다. 환경변화는 무시할 수 없는 큰 변화다. 환경의 변화에 진화하는 자만이 살아갈 수 있다. 내부의 자원은 한계가 있으며, 외부의 변화와 미래에 대한 예측을 통해 자원의 효율적 분배가 요구되는 시기다. Input은 Outcome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가장 효율적인 것은 Input이 Output이 아니라, Outcome으로 산출되는 직선경로를 택해야만 하는 시기에 우린 놓여있다. 보호화된 제약환경에서 이제 많은 전략적인 사항들과, 효율적인 자원분배가 요구되고, 시장은 개방화를 맞이한다. 기술변화에 주목해야 하며, 기술변화는 특허 변화이며, 이는 시장을 여는 열쇠로 작용한다. R&D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며, Research 와 Development를 연결하는 것은 곧 특허라고 볼 수있는 시대에 들어간다. 가보지 못한 길이기에 두려움은 있다. 모든 것을 아직 다 준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겁을 먹는 순간 모든 것은 없어진다. 결국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스스로 넘어지고 만다. 전쟁에서 승전이란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에서 준비되어지는 결과물이다. 해병대의 명언 중에 "나를 죽이지 못할 고통은 나를 더욱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 준비되어진 철저한 기술력과 전략의 대결 속에서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 벌이나 전갈 따위가 적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그 무기인 독침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병사들이 용감히 싸우는 것은 방어가 튼튼함을 믿기 때문이다. 날카로운 무기와 튼튼한 무장, 바로 이러한 것이 있기 때문에 병사는 용감히 싸우는 것이다. 무장이 튼튼하지 않으면 벌거벗고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화살이 명중하지 못하면 화살을 안 가진 것과 마찬가지이다. 명중시켜도 깊이 박히지 않으면 화살촉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척후나 파수를 두지 않으면 눈을 갖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장수에게 용기가 없으면 장수가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조직을 이끄는 장수의 자질이 중요하며, 단기 트랙의 개발과 중기 트랙의 개발, 장기적인 기술확보가 적절히 매칭이 되어야 한다. R&D에 있어서 특허 경쟁력 자원의 확보가 필요하며, 이는 Market 을 여는 Key로 이어지는 시대로 들어간다.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한 시장 침투 전략이 필요하다. 내적인 효율적 자원활용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마켓에 대한 권리를 해석하고, 이에 따른 자원의 효율적 분배가 중요하다. 지적재산은 의약시장에서 창과 방패의 역할을 한다. 효율적인 방어와 효율적인 공격, 그리고 자신만의 창과 방패를 만들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 2개월전에 전라좌수사로 있으면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불과 하루 전에 거북선 3척을 만들었다. 성즉명(誠卽明) 이란 말이 있듯이, 정성스러우면 밝아지는 법이다. 뜻을 꺽지 않고 일심으로 정성을 다하면, 마침내 이루어진다는 지성의 가치가 필요한 시기이다. 긴 인내도 필요하고, 철저한 준비와 용기가 필요한 시기이다. 지형을 살피고 지세를 다스릴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환경변화 속에서 "두려워하지 않은 마음"에서 준비되어지는 결과물들이 승전이고, 생존임을 마음속에 새겨본다.2015-01-05 12:24:50데일리팜 -
약사(藥事) 영역서 직업자유 제한과 한계약사(藥事)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영역이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 및 해당 분야에 종사하려는 사람의 직업의 자유를 불가피하게 제한하는 입법이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직업의 자유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본권입니다. 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여 직업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직업선택의 자유'란 원하는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좁은 의미의 직업선택의 자유뿐만 아니라 선택한 직업을 원하는 방식대로 영위할 수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우리 헌법은 제37조제2항에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하여 기본권의 제한이 가능하되 그 제한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본권 제한의 한계로서 위헌성 판단의 기준이 되는 '과잉금지원칙'은 첫째, 기본권 제한의 목적이 정당하고 둘째, 기본권 제한의 수단이 그 목적 달성에 적합하며 셋째, 그 제한 수단이 기본권을 필요최소한으로 제한하는 것이어야 하고 넷째, 기본권 제한을 통해 보호하려는 공익이 기본권 제한으로 인한 개인의 불이익 보다 크거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원칙으로서 자유권적 기본권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과잉금지원칙은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적용되는데,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직업의 자유 제한을 그 정도에 따라 3단계로 구분하는 단계이론을 확립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경우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기 이전에 그 보다 낮은 수준의 제한인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여야 합니다. 즉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여야 합니다. 영업 장소를 제한하거나 영업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둘째,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여야 하는 경우 주관적 사유에 의한 직업선택의 자유 제한이 먼저 고려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주관적 사유에 의한 제한이란 그 직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일정한 자격, 경력 등 개인의 노력으로 갖출 수 있는 요건을 충족시킨 경우에만 그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약사 면허를 취득한 사람만이 약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셋째, 가장 큰 제한은 객관적 사유에 의한 직업선택의 자유 제한입니다. 개인의 능력이나 자격과 상관없는 객관적 조건을 설정하여 이를 충족하는 사람에게만 일정한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시각장애인에 한하여 안마사 자격을 인정하는 것은 비시각장애인에 대하여는 객관적 사유에 의한 직업선택의 자유 제한입니다. 이와 같이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갈수록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커지고 위헌성 판단에서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에 비하여 언제나 덜 엄격하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위와 같은 단계 구분에 절대적으로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헌법재판소가 단계이론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직업의 자유 제한을 단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관련 판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위에서 직업의 자유의 제한과 그 한계에 대하여 간략하게 개관하였는데 이를 토대로 약사(藥事)와 관련된 대표적인 헌법재판소 판례를 살펴보면 이해가 더 쉬울 것입니다. 의약품 도매상 허가를 받기 위해 필요한 창고면적의 최소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약사법 제45조제2항제2호 중 창고면적과 관련된 '264제곱미터' 부분과 기존의 허가를 받은 의약품 도매상으로 하여금 법 시행일부터 2년 이내에서 이 시설요건을 갖추도록 하는 부칙 제5조가 면적이 187.4제곱미터인 창고를 보유한 의약품 도매상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법익의 균형성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로 인해 기존에 264제곱미터 미만의 창고를 보유하고 의약품 도매업을 운영하고 있던 청구인의 경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창고를 법률에서 정한 새로운 기준에 맞추어 확장하여야 하므로 직업수행의 자유가 다소 제한됨은 인정할 수 있으나, 그 제한의 정도가 의약품 도매업소의 난립을 막고 과당경쟁을 방지하여 의약품 도매업의 건전한 육성을 유도하고, 의약품 유통질서와 거래질서를 개선하여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하려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의 공익에 비해 결코 중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법익의 균형성에 반하지 않는다."(헌재 2014. 4. 24. 2012헌마811) 반면에, 헌법재판소는 약사가 아닌 자연인 및 일반법인은 물론이고 약사들로만 구성된 법인의 약국 설립 및 운영도 금지하고 있는 구 약사법 제16조제1항(현행 약사법 제20조제1항에 해당)이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하여 헌법에 합치하지 아니하고 다만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는 계속 적용된다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헌재 2002. 9. 19. 2000헌바84). 직업의 자유 침해에 대하여 판단한 부분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는 국민보건을 위하여 의약품의 조제와 판매는 그 분야의 전문가인 약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인바, 구성원 전원이 약사인 법인에 대하여까지 약국의 개설·운영을 금지하는 것은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수단으로서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위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입법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제로 약국을 관리하며 약을 취급하는 사람이 약사이면 되는 것이지, 약국의 설립과 경영 자체를 반드시 자연인 약사에게만 허용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입법목적 자체에서 약국의 소유자를 자연인 약사로 한정할 합리적 이유가 도출되지는 않는 것이다. 입법자가 앞서 검토한 법인화의 여러 장단점을 참작하여 약사가 아닌 일반 개인과 법인에게 약국의 개설·운영을 허용하지 않는 부분은 정당한 입법형성권의 행사로 인정할 수 있지만, 본래 약국의 개설권이 있는 약사들이 모여 구성한 법인 즉, 구성원 전원이 약사들인 법인에게까지 약국의 개설을 금지하는 것은 이러한 법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법인의 구성원인 개개의 약사들이 법인을 설립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직업을 수행하는 자유를 합리적 이유 없이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직업수행의 방법으로 법인을 설립하여 운영할 수 있는 자유는 그 직업수행의 자유 속에 내포된 본질적 부분의 하나인데, 이에 대한 침해를 정당화할 공익상의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자연인 약사에게만 약국의 개설을 허용하여 약사들만으로 구성된 법인의 약국 개설을 금지하는 것은 국민건강의 보호와 증진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적정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으며, 구성원 전원이 약사인 법인 및 그러한 법인을 구성하여 약국업을 운영하려고 하는 약사 개인들의 헌법상의 기본권인 직업선택(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함에 있어 입법형성권의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넘어 제한의 방법이 부적절하고 제한의 정도가 과도한 경우로서, 헌법 제37조제2항 소정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헌법 제15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약사의 직업수행의 자유에는 법인을 구성하여 약국을 개설·운영할 수 있는 자유도 포함된다고 보면서, 기본권 제한의 방법이 적정하지 않고 침해를 정당화할 공익상의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에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았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제도는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도 크게 발전하고 활성화되어 있으며, 약사(藥事) 영역에 대한 판례도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특히 직업의 자유는 대부분의 약사(藥事) 관련 사건에서 쟁점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업무를 함에 있어 헌법적 시각을 겸비하고 관련 판례를 이해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2014-12-29 06:14:48데일리팜 -
정책은 어떻게 실현되는가?좋은 정책이 마련되었다고 하여 언제나 실현 가능한 것은 아니며 정치적 동력이 형성돼 '기회의 창(windows of opportunity)'이 열릴 때 가능하다고 튜오이(Tuoy,2003)는 그의 저서 'Accidental Logics'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정치제도, 정치적 유산, 정치문화, 정당, 여론, 조직화된 이해, 그리고 전략적 판단이 모두 보건의료 정책을 결정하는 요소지만 그것이 권력을 움직여 정책이 변화하는 것은 특별한 기회의 창이 열리는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분석은 모든 정책이 자체로서 훌륭하다는 것만으로 다 실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되지만 바꾸어 말하면 기회의 창이 열렸을 때 정책의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면 실현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정책은 자신만의 흐름을 유지하고 준비되어 있을 때 정치적 모멘텀이 생기고 정책 당국자가 새로운 정책을 구하는 시기에 실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필자에게 의약품정책연구소 일이 맡겨지고 당면한 첫 번째 이슈는 연구소의 지속성에 대한 것이었다. 회원들이 매년 1만원씩 갹출해 마련한 지원금으로 한 해 한 해 연명되는 정책연구소를 언제까지 지속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것이 자체 경쟁력으로 재정적 독립을 하는 것은 언제나, 혹은 과연 가능하기는 한가? 이다. 두 번째 의문에 대하여 구한 자문의 답은 한마디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정책연구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토대가 약하고 원가를 보상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념과 근거주의 그리고 조작주의 정책연구소가 기반하는 토양은 근거주의이다. 이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필자가 이 지면을 이용해 비판한 조작주의가 자라는 환경이다. 근거주의가 권력이나 지배, 재분배의 논리에 종속되었을 때 조작주의(원래는 operationalism이지만 manipulation으로 발전한)로 왜곡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고 이 비판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 이전에 근거주의가 자라온 한 축이 관념(觀念)과의 지난한 투쟁이라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관념은 '보다'와 '생각하다'가 접합된 용어이지만 내용적 구조로 들어가 보면 '보다'를 '생각하다'가 억누른다.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보면 같은 현상도 달리 보인다. 이런 생각을 형성하는 것이 이론(Theory)이기도 하고 편견이기도하고 이데올로기 이기도 한 것이다. 근거주의는 이러한 이론과 편견이 가설을 형성하는 데까지 허용하지만 경험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참으로 인정될 수 없는 원칙을 가진다. 또한 이 경험은 이해당사자보다 주로 일반인의 경험으로부터 비롯하는 것이다. 근거주의가 가지는 미덕은 이렇게 경험주의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과 이 때문에 매우 다른 관념을 가진 사람들조차 동의하는 콘센서스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책연구소가 가진 유용성은 펀드를 제공한 주체가 이러한 콘센서스에 기반한 발언을 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정제되지 않은 관념적 주장을 순화하고 일반의 이해를 반영하는 기능을 가진다. 이런 점은 때로는 펀드 주체의 조급한 요구에 미흡하게 비칠 수도 있고 따라서 펀드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근거주의 역시 연구자 윤리와 연구 일반화의 한계, 그리고 다원주의를 차단해서는 안되는 점을 여전히 비판할 수 있지만 그것이 정제되지 않은 관념적 주장을 방어하고 보다 많은 사람의 경험을 모으고 컨센서스를 형성한다는 미덕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정책연구소, 유지돼야 하는가? 정책연구의 성격이 이러하다면 그것이 한해 단위의 수입지출구조라는 재정적 판단으로 지속성을 판단해서는 안되며 그것이 지니는 장기적이고 간접적인 가치를 충분히 숙고하여야 한다는 것을 결론으로 제시할 수 있다. 특히 제약과 유통분야에서 초기 자본형성에 기여한 초심을 이어가 정책연구의 한 축을 유지해야할 필요를 강조하고 싶다.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도 그 컨센서스를 정책으로 형성하는데 소극적이라면 그것인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2014-12-22 06:14:50데일리팜
오늘의 TOP 10
- 153.55%가 얼마지?…기등재약 약가인하 '기준 시점' 초관심
- 2"약국은 처방전만 받는 곳이 아닙니다"…'약국 덕후'의 실험
- 3멀어진 K-신약 명예회복…커지는 인보사 임상 발표 의문점
- 4신풍 파세타주 등 28개 주사제 동등성 확보…재평가 통과
- 5현대약품, 맞교환 주식 평가손실 75억 추산…자사주의 역설
- 6TG-C가 남긴 과제…바이오솔루션 카티라이프 미국 3상 시험대
- 7노바티스, 한국에 1400억원 투자…방사성치료제 공장 건립
- 8제약 MR 교육도 AI 시대…20년 교육 노하우 담은 해법
- 9홍승권 심평원장 "신속등재 차질 없이...약가제도 안정 운영"
- 10"아일리아, 투여 유연성 Up…황반변성 장기 치료 근거 강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