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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100원 팔아 1원남는 도매, 제약이 왜 흔드나요즈음 도매유통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크든 작든 살림살이가 갈수록 더더욱 팍팍해지면서 한계상황을 넘어섰기 때문일 것이다. 겉으론 연매출 3조 원이니 1조 원이니 하는 초대형 유통회사들도 생겨나고, 선진국 이상의 최신 대형 물류센터를 경쟁적으로 여기저기에 구축하고 있으니 잘나가고 화려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텅 빈 강정이다. 먹잘 것 없이 빛깔만 곱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자산 100억 원 이상인 의약품 도매유통사 129개 처에 대해,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려진 2016년 결산자료를 분석해 보면, 매출액순이익률(순이익/매출액*100)이 평균 1.5%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00원 팔아 고작 1.5원 남겼다는 예기다. 매출 1조원이 넘는 2개 그룹(group)은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0.73원, 5천억원~1조원인 3개 그룹(group)은 겨우 0.97원 챙겼다. 다들 훅 불면 날아 갈 것 같다. 유통업계가 이렇듯 궁박한데, 금년엔 대형 제약사 중 손꼽히는 'J약품'(2016년 도입상품 매출비중 70,2%)이 지난 6월1일부터 '화이자'와 '룬드백'으로부터 도입한 상품 5품목에 대해 도매마진율을 한꺼번에 무려 3%나 대폭 인하한 것이다(P유통 K기자 2017.06.02.).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우리를 왜 매년 자꾸 흔들어 대나"하며 불쾌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또한, 'D제약'의 모회사인 'D'의 최대주주(지분11.61%) 오너 회장이 절대적인 23.79%의 주식을 소유하고 두 번째인 서울대학교병원이 5.55%를 가진, 병원 입찰대행 전문업체인 '이지메디컴'이 올해 백병원에 조영제를 직접 낙찰시킴으로써 그 유통시장을 빼앗긴 도매유통업계를 들끓게 하고 있다.(M파나 S기자 2017.05.25.) 유통협회가 즉각 맞대응했다. - 국내의 '화이자'와 '룬드벡'에 공문을 날렸다. 'J약품'이, 그들로부터 도입한 일부 상품에 대해 도매마진율을 대폭 인하함으로써 유통비용이 적자로 전환되어 그 제품들이 요양기관에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고 있으니, 'J약품' 대신 도매유통사와 직거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이었다.(D팜 K기자 2017.06.05.) - '이지메디컴'에 대해서는,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 그리고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문제 제기를 하는 등 강력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입찰대행을 전문적으로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응찰(應札)을 한다면, 업무적으로 확보한 가격 등 제반 우월적인 입찰정보를 불공정하고 부도덕하게 이용할 개연성(蓋然性)이 아주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 그 문제의 중심 논리다.(M파나 S기자 2017.05.25.) 어떻게 보면 이들 두 사례가 지엽적일 수도 있는데, 유통협회는 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며 전면적 방어선(防禦線) 구축에 온 힘을 쏟는 걸까? 자칫 방치할 경우, 도미노(domino) 현상처럼 연쇄반응(連鎖反應)으로 제2의 'J약품'과 '이지메디컴' 등이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번지며 기존 도매유통업계의 설 땅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것이라는 '파급효과의 가공할 위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도매마진'과 '유통시장'은 도매유통업계가 먹고 살아가는 식량이자 터전이다. 당국의 무분별한 '규제완화'라는 다산(多産)정책으로 도매유통사들이 이젠 발 디딜 틈 없이 출산(出産)되어 가뜩이나 양식이 부족하고 땅이 비좁은 판에, 그것도 바로 이웃인 제약업계로부터 무방비 상태에서 침공을 받았으니 얼마나 속 쓰리고 아리겠는가. 물론, 힘든 건 도매유통업계나 제약업계가 도긴개긴일 것이다. 수익의 원천인 90%이상의 의약품 가격이 정부에 의해 과도(過度)하게 통제되고 있으니 제약업계가 왜 어렵지 않겠는가. 그런데 2016년 경영분석 데이터(data)를 보면, 업종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양자 간의 힘든 상황은 서로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마진율(매출액총이익률)의 경우 제약이 40.4%(M파나 C기자 2017.03.14.)인데 도매유통은 7.7%(금감원 공시 재무제표 분석)이고, 매출액순이익률 또한 도매(1.5%)보다 제약이 훨씬 높은 6.64%(M파나 C기자 2017.03.09.)이니 말이다. 이를 보면, 제약의 경우엔 삭감코자하는 도매마진율 1~2%가 '죽고 사는 급박한 비용'은 아니지만, 도매는 삭감당하는 그 마진율 1~2%에 목숨이 걸려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도매가 걸핏하면 "죽을 지경이다"라고 하는 말이 결코 엄살이나 빈말이 아닌 것 같다. 그런데, 그러한 제약업계의 유통업계에 대한 마진율 축소 등 '목조르기'는 비단 어제오늘 일만이 아니었다. 무작위(無作爲) 연례행사가 되어 온지 오래다. 그때마다 유통협회(종전 도매협회)가 몸으로 막아 왔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불상사는 없었다. 금년 'J약품'과 도매유통업계 간의 극심했던 갈등도 예년처럼 다행히 지난 6월23일 서로 원만하게 막을 내렸다. 그러나 제약업계의 도매유통시장 침범(侵犯) 사건은 오랜 역사를 지녔다. 52년 전(1965년) DSC(DongA Sales Circle)라는 조직으로부터 시작돼 1990년대 초반에 그 세(勢)가 정점을 찍은 후 아직 명맥은 유지되고 있지만, 입찰시장에서 제약 세력의 우회적 간접 진출은 올해가 처음이니 귀추가 주목된다. 도매유통업계는 의약품산업에서 중추(中樞)라 할 수 있다. 기능과 역할이 막중하다. 약을 만드는 제약업계와 그 약의 소비처인 요양기관(약국 및 병의원) 사이에는 인격적& 65381;시간적& 65381;장소적인 3가지 괴리(乖離)가 있기 마련인데, 도매유통이 그 양자(兩者) 간의 3가지 간격(間隔)을 중간에서 메워주기 때문이다. 약을 만드는 자(제약)와 소비시키는 자(요양기관)가 서로 틀리는 인격적 괴리는 사고파는 상류기능 수행을 통해, 약이 제조되는 시간과 소비되는 시간이 서로 다른 시간적 괴리는 보관(저장) 행위를 통해서, 약이 만들어지는 장소와 소비되는 장소가 각각 다른 장소적 괴리는 운송(배송)행위를 통해, 서로 연결시켜 주는 자(者)가 바로 도매유통업자인 것이다. 만약 그와 같은 유통업자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제약사는 약을 팔기 위해 소비처인 약국이나 병의원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 헤매야 하고, 약국과 병의원은 환자의 약을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제약사를 찾아다녀야 한다. 이 얼마나 불편하고 답답하며 비경제적인 일이겠는가. 그렇지만 도매유통사들이 전국 도처에 산재해 있고 도매마진율 7.7%라는 최소한의 희생적 유통경비로 제약과 요양기관에 봉사하고 있어, 지금처럼 제약사와 요양기관은 아주 경제적이면서 번거롭지 않게 약을 팔고 구할 수 있는 것이다. 경험상 보건대, 도매유통 없이 제약이 그 유통을 모두 직접 담당한다면 아무리 적게 든다 해도 매출액 대비 족히 15~20%의 비용이 들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그러한 제약업계의 역할분담 동반자인 도매유통업계가, 바로 그 제약업계에 의해 도매마진과 유통시장이라는 숨통이 조여들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내가 살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인들 못하겠나' 이건가. 의약품산업에서 제약과 도매유통은 순치(脣齒)관계에 있다. 입술(도매유통)이 없으면 이(제약)도 시리고 병들게 되어 있다. 따라서 제약업계는 도매업계의 밥그릇인 도매마진율과 이들의 텃밭인 유통시장을 더 이상 넘보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딱 멈추면 어떨까. 이쯤에서 끝내면, 그래도 제약이 더 힘든 이웃 도매유통을 배려해 줬다는 명분(名分)을 세울 수 있지만, 앞으로도 그 연례행사가 계속되면 제약업계는 명분과 실리(實利) 모두 잃을 것이 빤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도매유통업계를 놓고 인내(忍耐)의 한계(限界)를 매년마다 시험해서 제약업계가 얻을 큰 것이 뭐 있겠는가. 설마 소탐대실(小貪大失)을 원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또한, 도매유통업계가 제약의 도매마진율 축소로 적자를 보고 제약의 유통시장 진출로 터전이 줄어 의약품 유통을 원활하게 할 수 없게 되면, 결국 그 피해는 제3자인 환자에게까지 돌아간다는 점을 제약업계가 인식했으면 좋겠다. 제약업계의 올바르고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2017-07-31 12:14:54데일리팜 -
[칼럼] 백신개발 : 프레임 파괴하는 상상력 필요백신업계 당사자들은 부정할 지 모른다. 그러나 외자사들의 시각에 국내제조 백신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1980년대중반. 백신회사간에 경쟁이 치열하던 시절 매우 황당한 광고카피가 등장했다. 당시 외국산 백신을 수입하던 한 제약사가 다음과 같이 주요 일간지에 8단광고에서 미다시로 뽑은 카피이다. '항체를 확인하셨습니까?' 국산백신이 수입백신을 사정없이 잠식하던 때였다. 대세였던 국산백신을 향한 전형적인 그리고 노골적인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이었다. (후에 이 무책임한 한 줄의 카피로 인해 업계는 지금은 상상도 못할 정도의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기억이 정확하다면 보통 백신임상시험 연구결과 항체형성이 80%대수준으로 동백신의 항체양전율은 만족할만한 수준이라는 논문이 발표될 때였다. 숫자에 민감한 우리나라의 정서에서 소위 백신의 항체양전율 인플레경쟁이 일어났다. 이후로는 나오는 논문마다 항체양전율이 높아졌다. 80%대는 아예 자취를 감추고 90%를 훌쩍 넘더니 같은 종류의 백신들이 어느새 95%, 96%, 98%의 항체양전율을 보였다. 과거보다 높아진 이유로 민감도(sensitivity)가 높은 검사방법을 썼기 때문에 과거의 검사방법과 차이가 나는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백신이 달라진 건 전혀 아니었다. 1990년대중반. 국내에서 개발된 백신의 효능에 대한 공방이 학자들간에 심하게 갈린 적이 있었다. 저명한 모학회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당대 한 분야를 석권했던 대학교수A가 역시 세계적으로 한 시절을 풍미했던 대학교수이자 개발자인 B에게 질문을 던졌다. A: 선생님은 백신을 왜 맞는다고 생각하십니까? B: 몸에 항체를 만들어 면역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A: 그렇지 않습니다. 백신을 맞는 목적은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모나 고모나 식의 Q&A였다. 그런데 플로어에서 터져나온 이 웃음소리로 인해 순간 A는 의기양양했고 훗날 B는 청중들 앞에서 심한 모욕을 느꼈다고 기억을 했다. 명쾌한 이분법의 프레임앞에서는 대학교수도 세계적인 석학도 무력했다. 진검승부에서 먼저 찔린 사람은 본인의 순발력을 탓할 뿐이었다. 찌르거나 찔리거나. 생기거나 안생기거나. 걸리거나 안걸리거나. 당대의 시절이 요구했던 한계였다. 세상이 요구하는 것은 모 아니면 도였다. 우리나라에서 늘 백신은 원리주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 원리주의는 외자사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국내업계의 반동이었을 것이다. 합리성을 추구해야할 과학자까지를 포함해서 누구도 이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런데 당시 세계적인 백신개발은 어땠을까? 오래전부터 백신개발의 방향은 바뀌고 있었다. 엄숙하고 권위있는 학회에서 이런 논쟁이 오고가던 당시에도 이미 세상은 변화되고 있었다. 백신개발의 트렌드는 100% 항체율에 도달하는 게 목표가 아니었다. 백신개발의 목표가 백신을 맞으면 100% 병에 안걸리도록 하는 것도 아니었다. 백신개발의 목표는 100%의 항체와 100%의 방어가 아니라 증상완화와 합병증예방, 입원률감소, 사망률감소까지를 고려해서 방향을 튼 지가 제법 되었던 것이다. 1970년대에 개발되어 국내로는 80년대초 백신이 소개된 인플루엔자백신의 경우 백신접종의 목적은 인플루엔자 발병의 예방뿐 아니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감염과 관련된 이차 합병증을 막고 그로 인한 입원과 사망을 감소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된 백신이었다. 당연히 초기에 우리나라에서 이 독감백신은 소비자들에게 크게 매력이 없었다.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걸릴 수가 있다니 그런걸 뭐하러 맞느냐는 식으로 반응은 시큰둥했다. 물론 감기와 독감을 크게 구분하지 않던 시대의 분위기도 한 몫을 하긴 했지만. 게다가 백신은 항체양전율이 높아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된 소비자들에게 독감백신은 다른 백신에 비해서 항체형성이 좀 떨어져 접종을 해도 걸릴수도 있는 본전생각을 안할 수 없는 백신이었다. 한편 수두백신의 경우 접종후 돌파감염으로 발생하는 수두는 미접종자에서 발생하는 자연감염으로 인한 수두에 비해 임상증상이 경미하여 열이 없거나 미열이고 발진 개수가 적은 것을 특장점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여기서 더 나가 이후 동일한 수두바이러스를 이용하여 개발된 대상포진 백신은 효능효과에 아예 대상포진의 예방 뿐 아니라 대상포진 백신접종후 대상포진으로 인한 증상감소, 합병증과 신경통감소, 그리고 대상포진으로 인한 질병부담감소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로타바이러스백신 역시 마찬가지다. 백신접종으로 감염예방의 역할이외에도 증상완화를 통해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응급실방문과 입원을 크게 감소시키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여기에다가 사망률감소효과가 꼽히고 있다. 우리가 백신에 대해 생각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의 전환이었다. 기우일지는 모르나 이런 생각을 해본다.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지만 만일 국내에서 접종을 한 이후에 감염시의 증상약화, 합병증감소, 입원률감소, 사망자 감소를 목표로 해서 백신개발을 했을 때 우리에게 이를 충분히 가치있는 성과로 인정해 줄만한 문화는 성숙되어 있는가? 백신개발을 포함한 신약개발은 기술적 측면보다 오히려 문화적 측면이나 환경적 측면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을지 모른다. 백신개발의 영역에도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난 상상력이 요구되는 시대가 도래한 듯하다.2017-07-20 06:14:54데일리팜 -
[칼럼] "자보 이의제기, 통보 시점부터 계산해야"요양기관에서 자동차보험심사와 관련된 분쟁을 처리함에 있어 유의해야 할 판결이 최근에 나와 소개하려 한다. 개정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하 자배법)에서는 의료기관이 청구하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의 심사& 8901;조정업무 등을 보험회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위탁하고, 심평원은 의료기관이 청구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가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관한 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심평원의 심사결과에 대한 구제절차로서 자배법 제12조에 따라 의료기관 혹은 보험회사가 심평원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으며, 법 제19조에서는 이의제기결과에도 불만이 있는 경우 결과를 받은 때로부터 30일 이내에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기한 내에 심사를 청구하지 아니하면 그 기간이 끝나는 날에 심사결과에 합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구제절차에 관한 규정은 기존에 심사를 수행하던 보험회사에 이의를 제기하도록 했던 자배법 제12조가, 위탁심사를 수행하는 심평원에 이의제기를 하는 것으로 변경됐을 뿐 나머지 내용은 동일하다. 다만 이의제기 후 심사청구가 30일의 이의기한을 도과하는 경우 민사 합의를 간주하는 자보법 제19조가 자동차보험심사 업무가 공공기관인 심평원에 위탁된 상황에서 그대로 적용되는지가 문제됐다. 일반적인 행정소송의 제소기간인 90일이나 보험금에 대한 소멸시효인 3년에 비해 짧은 30일의 기간을 두고 이를 도과하면 민사합의를 간주하기 때문이다. 최근 기왕증이 있는 환자의 증상에 대하여 수술을 하고 기왕증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심사하였다는 이유로, 보험회사가 환자와 의료기관 및 심평원을 피고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 사안에서 보험회사는 심평원의 심사결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자동차진료수가분쟁심의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하지 않았고, 이의제기 결과통보를 받은 후 두 달이 넘어 소제기를 하였습니다. 지난 9일 서울서부지방법원(2016가소446676 판결)은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자보법 제19조에 따라 보험회사 혹은 의료기관이 이의제기결과 통보를 받은 뒤 30일 이내에 분쟁심의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하지 않으면 당사자 간에 합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심평원의 자동차보험 심사 및 이의제기결과 통보는 전산을 통해 이뤄져야 하며 관련 규정에 따라 전산 통보 즉시 송달을 받은 것으로 보아 통보 시점으로부터 날짜를 계산해야 한다. 자동차보험 심사업무를 하는 의료기관은 구제절차의 기한에 대해 유의해 업무를 처리하셔야 한다.2017-07-17 06:14:53데일리팜 -
[칼럼] 보건의료시스템, 의료인 참여 자율규제로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건강보험의 존재 이유이자 국민의 건강권을 위한 기본적인 과제이다. 의료보험을 건강보험으로 개명한 이래 보장성 강화가 건강보험의 화두이었다. 이 결과 보장율이 한 때 65%선까지 상승하였으나, 최근에는 63%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새 정부도 보장성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고가항암제 등 비급여를 급여에 포함시키고, 치매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15세 이하 소아의 입원진료비 부담을 없애는 등의 방안을 발표하였다. 보장성 강화를 위한 필요조건은 소요재정을 조달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재정은 연간 10%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더군다나 보장율은 하락하는 데도 재정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지속되어 왔다. 건강보험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보험료 인상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나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 결과 의료비 보장을 위하여 사보험인 실손보험 가입자가 3,000만명이 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건강보험재정을 늘리는 것만이 보장성 강화를 위한 해법이 아니다. 이런 현상에 응답이라도 하듯이 OECD 관계자가 건강보험 40주년 기념 심포지움에서 이에 대한 쟁점을 제기하였다. 한국 의료비의 20%는 불필요한 입원, 수술, 응급실 이용과 행정비용으로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로 한국 입원환자의 평균재원일수가 OECD 평균 8.1일의 2배가 넘는 16.5일이라는 것이다. 한국 의료의 비효율성을 지적한 것이다. 의료 현장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2016년에는 일부 의원에서 1회용주사기의 재사용 등 부적절한 침습행위로 내원한 환자들에게 C형간염을 감염시켜 의료인의 신뢰를 추락시킴은 물론 사회적 파장을 야기하였다. 또 다른 심각한 행태는 의료인의 명의를 대여하는 소위 사무장병원과 약사의 면허를 대여하는 면대약국이다. 이러한 현상과 문제는 의료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의료는 면허를 가진 의료인만이 행할 수 있는 독점적인 행위인데, 환자는 의료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정보가 없어서 자신을 위한 의료에 대하여 의사결정 능력이 없다. 환자에게 특정 의료행위의 필요 여부, 내용, 방법 및 수준 등은 의료인에 의하여 정해지고, 이 결과가 의료의 질과 의료비로 나타난다. 즉, 의료인의 행태가 의료의 질과 건강보험재정을 비롯한 의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보건의료시스템은 질로 대변되는 효과성과 효율성이 조화로운 상태이다. 질을 향상하기 위하여 재정을 한없이 투입할 수 없고, 재정의 한계로 질을 떨어뜨릴 수도 없다. 지금의 현상은 정부나 보험자는 건강보험 등 의료비용의 효율성을 우선하고, 의료인이나 요양기관은 질 향상을 내세우면서 개인이나 기관의 효율성인 수익성을 우선하고 있다. 이 결과는 정부의 규제와 단속, 의료인의 편법과 반발로 나타난다. 그러나 의사결정의 독점적 지위를 가진 전문영역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단속은 한계가 있다. 심평원의 심사와 평가가 그 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 정부의 국정기획위원장이 “의사의 전문성을 토대로 자율규제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보건의료정책을 설계하겠다.”는 발언은 매우 중요하고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의사의 전문성과 그에 따른 사회적 위상과 역할을 인정하면서 책임도 부여하겠다는 의미이다. 우선 보장성 달성을 위한 건강보험재정 활용의 효율성과 의료의 질 향상에 의사의 협조가 필요함을 인정한 것이다. 협조의 방법으로는 정부의 규제나 단속 보다는 전문가 집단인 의사들의 자율규제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의사 등 의료인들의 이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과 대처가 필요할 것 같다. 정부의 조치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율 감시와 통제 등의 시행 가능한 자율규제 방안을 마련하여 신뢰성과 위상을 확보하여야 한다. 먼저 보수교육과 의료행태 등을 면허 사후관리와 연계한 자율규제시스템을 구축하여 C형간염 사태나 사무장병원 등의 예방에 참여하여야 한다. 이를 토대로 정부나 보험자와 대등한 관계에서 요양기관계약제와 수가계약제를 도입하고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의료인의 자발적인 협조 없이는 재정의 효율성을 통한 보장성의 확보도 의료의 질 향상도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를 실행하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 같다. 의료계 또한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자발적인 협조 없이는 수익성도 의료의 자율성도 담보받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자율규제가 없으면 외부의 간섭과 규제는 강화될 수 밖에 없음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2017-07-13 06:14:52데일리팜 -
[칼럼] 그대 곁에 전문성으로 직언하는 관리자 있나드라마 '김과장'이 화제였다. 동시간대 드라마(사임당 빛의 일기)가 제작비 200억, 스타배우 이영애 출연 이라는 것에 비해 시청률 10%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보인데 비해 '김과장'은 적은 제작비로 18%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기 때문이다. 기업 내에서 벌어지는 뻔한 '오피스스토리' 같은 이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마도 만화를 원작으로 한 스토리의 흥미로움 때문일 것이다. 이른바 '삥땅 전문' 경리과장인 주인공 김과장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입사한다. 그런데 이 TQ그룹의 소유주는 경영을 모르는 사모님(회장부인)이고, 경영은 전문경영자인 회장님이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사모님의 남편이기도 한 CEO회장님이 사심을 가지고 불합리하게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김과장은 자신의 본래 입사목적과는 달리 회사의 불합리와 비리에 맞서 정의롭게 싸우면서 어려움에 처한 회사를 살려내고 소유주인 사모님의 신임을 얻으며 영웅으로 등극한다는 스토리다. 드라마는 여기서 끝났다. 하지만, 일단 김과장의 활약으로 위기를 모면한 사모님이 앞으로 회사를 직접경영하게 되면 '삥땅전문 경리과장' 출신인 김과장을 지속적으로 신뢰하면서 회사경영을 믿고 맡길 수 있을까. 사람에 대한 리스크는 언제나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회사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다. 그 중에서도 최고 경영자(CEO)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CEO의 의사결정에 따라서 회사가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그래서 CEO의 연봉이 일반직원에 비해 훨씬 높다.(미국 104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2016년 평균 연봉은 약 130억원) 그렇다면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기업과 소유주가 직접 경영하는 기업 중 어떤 기업이 더 성과가 좋을까? 결론은 소유주가 직접 경영하는 기업이다. 해외연구에 따르면, '가족기업과 비 가족기업의 기업성과를 비교' 결과 가족기업의 수익성이 더 높고, 시장가치도 더 높게 평가받으며, 이른바 '가족기업 프리미엄을 누린다'라고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경영체제가 경영성과에 미치는 효과 "소유경영과 전문경영의 비교", 한국경제연구원 2014). 물론 이 연구결과만 가지고 소유주가 직접 경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소유주가 회사를 직접 경영할 수 있는 전문적인 경영능력이 있을 때 가능한 얘기이기 때문이다. 다시 드라마 '김과장'으로 돌아가면, 남편인 회장은 자기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검사출신의 이사를 기용하여 회계부정을 더욱 강화한다. 인사권을 쥐고 있는 회장의 기업경영 마인드가 이러하다보니, 자연히 그 옆을 보좌하고 있는 관리자들도 비슷한 사람들이다. 그러니 기업이 위기에 내몰리는 것은 아마도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즉, CEO가 어떤 비젼과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CEO 개인적인 요소에 좌우되는 기업 리스크를 줄 일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의 특징은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여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다. 인공지능은 감정이 없고, 의사결정과정에서 조작자인 CEO의 눈치를 보거나 아첨하지 않는다. 분석 결과를 팩트(사실) 그대로 직언한다. 즉, 전문성을 갖추고 회사를 위해 CEO에게 직언할 수 있는 충직한 관리자인 셈이다. 최근 4차 산업이 화두다. 4차 산업에는 인공지능이 있다. 지난해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하면서 관련 대기업의 상용화가 빨라지고 있다. 의료분야에서도 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국내 병원에서 치료방법의 추천에 활용되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은 인공지능 같은 4차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보건의료 빅데이터 관련 추진 정책을 추진 중이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확대를 목표로 ‘보건의료 빅데이터 추진단’을 구성하였으며(2017.3.16.일), 추진단은 보건의료 빅데이터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전문가와 각 기관에서 제기한 건의사항에 대한 해결 방안을 강구한다. 아무쪼록 우리 제약기업도 인공지능, 빅데이터 같은 4차 산업의 변화를 잘 활용하여 더욱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2017-07-10 12:14:55데일리팜 -
[칼럼] 고객 눈에 난, 불친절한 하얀 가운 아닐까실습생이 온단다. 작은 동네, 의원 하나, 약국 하나 하루 방문객 100명 남짓, 처방과 구매 고객 비율이 3:7 인 모약국으로 말이다. 조제가 많아 바삐 돌아가는 약국과는 다르게 여백이 많은 모약국은, 그 여백만큼의 시간이 존재 한다. 여백의 시간동안, 실습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지 않으면 어색한 공존으로 진행 될 수 있기에 실습생 방문 두어 달 전부터 모약국만의 프로그램 기획에 들어섰다.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이다. 무엇이 실습의 본질일까. 무엇이 약국 실습의 본질일까. 무엇이 모약국 실습의 본질일까.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길, 현상은 복잡하지만 본질은 단순하다 하였다. 본질의 단순함은 '존재 이유의 간략함'으로 대치된다. 다시 생각해 본다. 모약국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날이 지나고, 내린 내 나름의 결론. 모약국은 문제를 가지고 방문하는 고객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주기 위해 존재한다. 이제, 조금씩 가닥이 잡혀 간다. 고객의 문제를 약사가 ‘함께’ 해결해 주기 위해 내가 실습생에게 해 줄 수 있는 교육은 무엇일까. 약사라는 딱지를 달고, 병원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대면하던 순간이 떠올랐다. 나는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얼음처럼 서 있었고 고객은 하얀 가운의 무표정한 내게 그 어떤 교감도 없이, 약만 받아 갔다. 그 때 느꼈던 부끄러움. 친절하게 지식을 전달하고 팠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어떻게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는 그 어색한 순간들 속에서 나는 그저 불친절한 약사였을 뿐이었다. 결론. 나는 실습생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교육프로그램'을 짜기로 했다. 처방전을 해석하는 시간, 해석을 통해 예측된 부작용 들을 그저 읽음이 아닌 예방 목적으로 우아하게 알려 줄 수 있는 단어 선택과 말투. 처방 관련한 질문에 대비한 질병 가이드라인. 가이드라인에 기초해 의사의 진단과 결을 같이 하는 대화 플로우. 일반약을 원하는 고객에게 질문할 내용들. 연령을 묻고, 하루 최대 용량을 짚어 주고, 기분 좋게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게 안내. 등등을 적으니 실습이 아니라, 긴 근무가 필요할 스케줄이다. 어이쿠, 솎아 내자. 솎다 보니 문득 아쉬워 진다. 현장이라는 고객 접점에서 배워야 하는 내용들이 지식 중심의 교육에서 소외 받는 현실이 말이다. 다음소프트의 송길영 박사가 어느 강의에서인가 이런 말을 했다. 소통에 있어서, 설명하는 것은 전문가, 퉁치는 것은 업자. 우리는 전문가답게 설명하며 소통하고 있는가. 설명에 필요한 온전한 이해, 투명한 논리, 정제된 언어를 우리는 가지고 있는가. 어쩌면, 고객의 눈으로 보는 우리는 여전히 약대를 갓 졸업한 불투명한 논리와 언어를 가진 불친절한 하얀 가운이 아닐까.2017-07-01 06:14:53데일리팜 -
[칼럼] 아세트아미노펜과 습관적 음주는 왜 나쁜가아세트아미노펜의 사용상 주의사항을 보면 란에 ‘매일 세잔 이상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이 이 약이나 다른 해열진통제를 복용해야할 경우 반드시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라고 써 있습니다. 여기서 아세트아미노펜이 왜 습관적으로 술 마시는 사람에게 안 되는지 이야기해 볼까합니다. 일단은 알콜의 대사 과정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알콜의 대사 과정을 보면 아세트 알데히드로 대사되는 과정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Alcohol dehydrogenase(알콜 탈수소효소)에 의해, 또 다른 하나는 CYP450 중에 CYP2E1로 대사가 일어납니다. 음주 후 저혈당이 오는 경우는 Alcohol dehydrogenase의해 대사가 일어나면서, NADH 증가로 당 신생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알콜성 지방간이 오는 이유도 Alcohol dehydrogenase 대사로 인한 NADH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알콜을 섭취하는 사람은 CYP2E1대사가 Alcohol dehydrogenase에 의한 대사 보다 10배 이상 나타납니다. 그럼 아세트 아미노펜의 음주환자의 간독성은 왜 올까요? 이는 CYP2E1 와 연관이 있습니다. 아세트 아미노펜의 대사과정을 보면 아세트아미노펜은 세가지로 대사가 되는데, 하나는Glucuronide 포합 반응 에 의해, 또 다른 하나는 sulfate 포합 반응 에 의해 대사가 되는데 이 과정의 대사물질은 독성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세트아미노펜의 간독성은 CYP450 중 하나인 CYP2E1에 의해 생성되는 NAPQI(N-acetyl-p-benzo-quinone imine)가 간독성을 유발합니다. 그럼 알콜을 습관적으로 많이 먹는 사람은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알콜의 대사과정 중에 Alcohol dehydrogenase로 인한 대사보다 CYP2E1 대사가 더 활발히 증가된 상태이며, 아세트아미노펜의 대사도 아세트아미노펜의 간독성 대사과정인 CYP2E1 대사와 일치하게 됩니다. 그래서 알콜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은 CYP2E1 대사가 활발히 일어나서 아세트아미노펜의 간독성 물질인 NAPQI가 증가하게 됩니다. 간독성은 투약 후 2- 6일 후에 확진이 가능하다고 하며, 간단백질과 NAPQI와 공유결합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 증상은 24시간 이내에 오심, 구토, 식욕부진, 두통이 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세트아미노펜의 간독성에 N-아세틸시스테인 주사를 투약하는 이유는 글루타치온을 증가시켜서 NAPQI를 감소시키기 때문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습관적으로 음주하는 사람에게 특히 주의해야겠습니다.2017-06-26 06:14:52데일리팜 -
[칼럼] 지금도 맞고, 미래에도 잘 맞을 전략을 짜자개인적으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저예산을 투입하여 비용대비 효과적인 영화를 만들고 있고, 살인, 복수 등 끔찍한 사건없이 일상생활 속에서 재밌는 특징을 발견하여 영화를 만드는 이유에서이다. 또한 지금까지 만든 19편의 작품들이 마치 드라마의 한편 처럼 연속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남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 무심코 충고하는 현대인의 특징을 재밌게 묘사하고 있는 영화이다. 또한 2015년의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한 사건(하나의 기억)을 두고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의 두가지 버전으로 사건을 표현한 영화이다. 이렇듯 한 사건을 보는 시점에 따라 그 당시에는 맞았는 데 세월이 흘러 다시 생각해 보면 틀린 것이 있다. 현실 비즈니스에서도 유사한 경우가 있는 데 그것이 바로 경영전략이다. 시대별 경영전략 트렌드를 보면 어떤 때는 사업 집중화가 대세인 경영전략이었고 어떤 때는 사업 다각화가 좋은 전략이었다, 수출지향이냐 내수지향이냐, 북미 선진국시장 진출이냐 중국 등 동남아시장진출이냐, 일본식경영이냐, 미국식 혹은 한국식 경영이냐, 오너식경영이냐 전문경영인 경영이야 등 셀수 없이 많은 전략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경우가 있었고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제약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90년대부터 2천년대 초반에 제약업계는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음료, 화장품 등 사업다각화를 하여 큰 실패를 맛보았지만(90년대는 맞았고 2천년대 초반은 틀렸고) 다시 2016년에 와서는 제약업계는 제약뿐만 아니라 화장품, 건강식품 등 관련 사업에 다시 뛰어 들고 있다(지금은 맞고 미래는 모름). 물론 지금의 상황이 90년대의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건강산업이라는 큰 흐름에 맞춰 자사의 강점을 바탕으로 사업을 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도 맞고 미래에도 맞을 경영전략은 없을 까? 그러한 전략은 많지 않다. 하지만 있다면 그것은 소비자의 수요를 제대로 읽고 기술개발 및 제품화,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아마 이것이 기본중의 기본일 것이다. 제약업계의 소비자는 약을 소비하는 일반 소비자들도 있지만 기술개발을 하는 다국적 제약기업(기술 수요자),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마케팅 및 제품화가 부족한 벤처기업, 약을 처방하는 의료인 등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소비자의 수요를 적시에 제대로 파악하여 회사의 연구개발, 제품화, 마케팅, M&A 등에 활용해야 한다. 또한 최근에는 상생이라는 사회적 요구도 높은 추세이다. 기술개발해서 돈을 벌면 그에 대한 이익을 주주와 종업원들과 나눠야 하고 또한 사회와 환자를 위해서도 일정부분 나누는 전략이 필요하다. 일부 제약회사에서는 이러한 목적으로 공익재단을 만들어 학술연구 지원사업과 우수 연구자 시상 등을 하고 있다. 매우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공익재단이 각 회사차원에서 제약업체 전체 차원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최근에는 크라우드 펀딩제도(신생 벤처 등 초기기업이 불특정 다수의 개인투자가로부터 직접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온라인 소액투자 중개 제도)가 합법화 되어 제약업에서 다양한 신생벤처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어 그에 대한 제약업계의 선제적 대응 전략도 필요할 전망이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 보건산업의 미래에도 맞는 전략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전략, 고령산업 육성전략, 뷰티 화장품산업전략, 영양산업 전략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결론적으로 국내 제약업계가 지금도 맞고 미래에도 맞는 경영전략을 구사하여 시행착오를 줄인 선진화된 경영전략을 시현하기를 기대해 본다.2017-06-19 06:14:53데일리팜 -
[칼럼] 건강보험 계약제로 보건의료정책 정비하자보건의료정책은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수단이다.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보건의료를 필요한 시기에 경제적으로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여야 한다. 건강보험은 건강권 보장을 위한 보건의료정책의 수단이다. 건강보험은 초기에 질병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적용범위를 불건강의 극복에서 건강의 보장으로 확대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여 국민 건강권 보장의 독보적 수단이 되었다. 건강보험의 확대와 발전은 기존 보건의료 제공체계에 재정적인 영향은 물론 제공 행태에도 많은 영향을 미쳐왔다. 이러한 영향과 변화에 따른 발전에도 불구하고 보건의료 제공체계는 기존의 상황에 머물러 있어서 부조화와 비능율로 인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건강보험을 건강권 보장을 위한 보건의료정책 정비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당연히 시도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보건의료 분야의 해묵은 당면과제 보건의료의 당사자는 이용자인 국민, 공급자인 보건의료인 그리고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관리하는 정부와 보험자이다. 건강보험이 도입된 40여 년 동안 이들 당사자 간에는 불만이 증폭되고 갈등이 지속되어 왔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보험료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데, 의료비 부담은 여전하고 이용은 불편하다. 공급자들 입장에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살림살이는 어렵고 지속되는 규제로 활동은 불편하다. 정부와 보험자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보장성은 제자리이고, 공급자들의 수가에 대한 불만은 물론 보건의료 관련 사고와 갈등은 지속·증가되고 있다. 이러한 과제의 해결을 위하여 새 정부가 출범할 때 마다 보건의료와 건강보장에 관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위원회가 활용되었다. 위원회에는 관련 당사자들이 참여하여 많은 내용과 양의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성과는 미미하였다. 모든 위원회가 활동보고서를 채택하고 발간하였으나, 기본방향이나 내용 이전에 실행이 담보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 원인으로는 해당 정권 임기 내 성과를 염두에 두고 서두른 단기계획이어서 기간 내 실행이 어려웠고, 더군다나 차기 정권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 동안 거론되었던 보건의료 분야 화두는 보건의료 제공체계의 효율성과 건강보험의 적정성으로 현재까지 진전도 별로 없고 당사자 간 갈등의 원인이다. 새 정부에서는 이러한 과제에 대한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것 보다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틀이 마려되었으면 한다. 사상누각 보건의료정책 기초보강 건강보험으로 대통령 선거공약에 의하면 새 정부 보건의료정책의 기본방향은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보장성 강화와 의료공급의 효율성 제고이다. 공공성을 위하여 공공의료기관 외에 민간의료기관도 공공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보장성을 위해서는 적정부담-적정수가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의료제공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하여 양극화를 해소하고, 의료기관 간 역할을 재정립한다는 것이다. 각각에 대한 실행 전략으로는 지원과 유인은 물론 규제를 포함하는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새 정부 보건의료정책의 실행과 성과는 물론 정권을 초월한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제시된 내용을 수용하여 담을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하다. 그 그릇은 깨지지 않아야 한다. 깨지지 않기 위해서는 단단하여야 하고, 단단하기 위해서는 그릇을 만들고 유지하는 당사자들의 참여와 협조가 전제되어야 한다. 참여와 협조는 건강보험에서 재정활용의 효율성을 전제로 한 부담, 보장과 보상의 적정성에 대한 것부터 논의돠어야 한다. 적정성을 기반으로 건강보험이라는 수단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그릇은 총액계약제와 요양기관계약제이다. 총액계약제는 보험재정의 효율적 활용을 통하여 보장성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다. 현재 보장성의 저해요인은 비급여이다. 보장성을 위하여 모든 비급여를 급여화하기 위해서는 공급자들의 비용절감형 급여가 전제되어야 한다. 공급자들이 참여하는 비용절감형 총액계약제는 현재와 같은 비급여의 만연을 방지함은 물론 건강보험재정 활용의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공급자의 총액계약제에 대한 거부감은 보상의 수준에 대한 불신이다. 제도의 초기에는 약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지만 장기적으로 재정절감을 위한 통제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것이다. 불신의 해소를 위한 실질적 방안과 소통이 필요하다. 총액계약제는 적정보상을 전제로 하여야 하고, 적정보상은 공급자의 적정공급을 전제로 하여야 한다. 총액은 공급자의 적정공급에 부족함이 없어야 함은 물론 의료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자의 비용절감은 공급자의 수익으로 담보되어야 한다. 즉, 공급자 스스로 비용효과적인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인이 작동되어야 한다. 총액계약을 위해서는 적정에 대하여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치열하고 지난한 논의에 의한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동시에 총액과 공급자들의 공급을 일치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는 의원이나 병원 모두 환자유치를 위하여 경쟁하지만, 총액이 확보될 경우에는 의원이나 병원의 그룹 차원에서는 환자 수를 늘릴 유인이 없어진다. 즉, 환자 수와 상관없이 의원이나 병원 그룹이 보상받을 크기는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의 구분이 전제되어야 한다. 외래와 입원 그리고 의료기관과 한방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의 구분이 난제가 될 것이다. 요양기관계약제는 적정한 양과 질의 공급을 확보하면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요양기관계약제는 기존 또는 신규 진입 의료기관과 보험자가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적용 조건을 계약하는 것이다. 보험자 입장에서는 가입자인 국민들의 의료이용에 부족하거나 넘치지 않는 적정공급을 확보할 수 있고, 공급자는 계약 범위 내에서는 충분한 보상을 요구하고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당연 내지 강제 지정은 보험자에게는 권리에 비하여 의무는 미미하고, 공급자에게는 의무에 비하여 권리가 미미한 형상이다. 요양기관계약제는 보험자와 공급자 간에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하여 적정공급과 적정보상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이다. 보건의료 전반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요양기관계약제와 총액계약제는 동시에 연계·활용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초기에는 기존의 의료기관 중 희망하는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각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활용을 수용하고, 신규 진입이나 증설에 대해서는 적정 여부를 적용하는 것이다. 적정 여부의 판단을 위하여 지역별로 병상은 물론 의원급 기관과 특수 장비나 시설의 양과 질을 관리하는 방안을 활용하되, 기관의 기능과 역할 분담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계약기관에 대한 보상방법으로는 총액계약제에 의한 일반적인 기준의 보상을 기본으로 하고, 개별 기관의 기능과 역할 또는 취약지나 응급이나 분만 등 특별 조건에 따라서는 기관별로 별도 보상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총액계약제와 요양기관계약제는 공급과 보상의 적정화 방안이다. 효율을 기반으로 하는 공급과 보상의 적정화는 부담과 보장 적정화의 조건이다. 따라서 두 가지 계약제를 기초로 공급체계와 지불체계의 정비 환경을 마련하여야 한다. 공급체계가 정비되면 공급에 필요한 인력, 시설과 장비 등 필요 자원의 양과 질을 마련할 기준이 마련되고, 지불체계가 정비되면 보장성과 공급체계 유지에 필요한 재정확보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면 현재와 같이 절대인력이 부족하고 보상이 부적절한 상황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무턱대고 확대하려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2017-06-08 06:14:54데일리팜 -
[칼럼] "약제비 총액제...소망의 신약 꽃망울 뭉개면 안돼"올 것은 기어이 오는가. 정부 당국이 최근 '약품비 총액관리(이하 '총액제')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제약업계가 심히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말경 업계를 대표하는 제약바이오협회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약품비 목표관리제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하 '의약산업')의 육성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라고 단정했다(D팜 Lee기자 2017.04.28.). 물론 현재도 경제성평가 면제특례 약제에 한해 총액관리제가 시행되고는 있지만, 이를 곧 일반 신약으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 정해진데다, 내친김에 한 발짝씩 더 내딛다보면 국내 의약품시장의 90% 이상(2015 완제의약품유통정보통계집, 심평원)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이하 '건보') 약품 전체가 총액제의 캡(cap)속에 완전히 갇히는 것은 시간문제라 생각될 것인데 왜 안 그렇겠는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 '진료비 총액제'의 칼을 빼어든 것은 자그마치 20년 전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주요국 진료비 총액관리제도 고찰 및 시사점', 정현진외 4인, 건보정책연구원, 2011.12.). 그때부터 대부분 건보연 및 보사연 소속 연구원 분들에 의해, 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빈번하게 최근까지 이루어져 왔다. 이와 같은 공단의 총액제 도입을 위한 '군불 때기'는 금년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3월24일 공단은 약제비 정책에 명망 높고 내공 깊은 외부 전문가들(김진현 및 이의경 교수 외 5인) 컨소시엄(consortium)과, '약제비 총액관리제 도입방안'을 놓고 4개월 단기간의 7천만 원짜리 외주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D팜 Choi기자 2017.03.24.). 7인 연구자 분들의 면면을 볼 때 '약제비 총액제 연구'에 관한 '결정판'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공단은 왜 이렇게 오랜 기간, 끈질기게 '총액제'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버리지 않고 있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만약, 건보재정이 거덜이라도 난다면 그 덩치와 국민적 중요성 등으로 비춰 봐, 국가가 관리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고 자칫 잘 못하다간 파산상태로까지 이어질 텐데, 이를 예방하기 위한 건보재정 지출관리의 수단과 방법 중, '총액제'보다 더 직접적이고 더 효과가 큰 것은 아직까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연유로, 공단은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기회 있을 적마다 총액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들고 나왔지만, 그때마다 보건복지 당국은 아직 시기가 아니라고 균형 잡힌 브레이크(brake)를 걸어왔고, 포괄수가제(DRG, diagnosis-related group)와 경제성 면특 약제에 대한 '총액제' 이상의 선(線)을 결코 넘지 않았다. 그런데 근자 당국이 달라졌다. 잔뜩 겁먹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2016년5월1일부터 C형 간염치료제인 '하보니'가 1정에 35만7120원, '소발디'가 27만656원에 보험약제로 등재되면서부터다. 이들은 초고액(超高額)의 건보재정 지출이 요구되는 초고가(超高價)의 신약제들이다. 당국은 어쩔 수 없이 환자 및 국민의 건강과 경제적 부담의 경감을 위해, 불가피하게 이들 비싼 약제를 건강보험에 적용시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더 이상 우물쭈물하다가는 이제 머지않아 신약으로 인해 건보재정이 파탄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져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당국이 갑자기 돌변해 통상적인 '약제비'라는 용어 대신 굳이 '약품비'라고 바꿔 '약품비 목표관리제(총액제)'를 들고 나올 까닭이 없지 않은가. '약품비'로 용어를 변경한 이유 또한 궁금하다. 혹시, '약제비'라고 하면 '진료비'가 바로 연상되고 이렇게 되면 의사회 및 약사회 등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니까 '약품비'라고 바꿔줌으로써, 그들과는 관계가 적은 제약산업 관련 제도라는 점을 의도적으로 명시하고 싶은 때문은 아닐까? 아무튼 다 좋은데, 문제는 건보재정 안정책과 의약산업 육성책은 상호 길항(拮抗)관계로 꼬여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당국의 완벽한 일방적 게임(perfect game)이었다. 당국은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인 '건보재정 안정을 위함'을 앞세워, 하고 싶은 대로 모두 할 수 있었다. 실거래가 상환제도, 포지티브제도, 포괄수가제도,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시장형실거래가제) 및 약가일괄인하제도 등이 그 산물이다. 유일하게 참조가격제만, '많이 가진 자'와 '적게 가진 자'간의 국민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는 이유로 유보됐을 뿐이다. 이처럼 그동안 건보재정 안정 카드 중, 써질 것은 거의 다 써졌다. 마지막 한 장인 '총액제'만 남겨졌다. 여기서 '마지막'이라 함은 그것보다 더 이상의 좋은 방법은 세계적으로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나머지는 종전 제도의 범주에 들어가거나 개선시키는 기타 등등에 속하는 잔챙이들뿐이다. 이와 같은 '총액제'는 국내 의약산업 발전과 선진화에 치명상을 입힐 것이 분명하다. 자유 시장경제 속에서 능력껏 뜻을 펴야할 의약산업을,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도록 건보재정 지출예산의 약품비 범위 안의 캡(cap)속에 꽁꽁 묶고 가두어 관리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부가가치 창조 능력으로 봐, 미래의 국민 먹거리산업이 확신되는 대망의 의약산업이, 비좁아 빠진 닭장 또는 오리장 속의 닭과 오리 같은 신세가 되어 당국에 의해 건강보험용 산업쯤으로 사육(飼育)되어서야 무슨 발전과 선진화가 기대되겠는가. 총액제는, 이제까지 있어왔던 개별약품에 대한 미시적(微視的) 가격 규제와는 차원이 전혀 다른, 최후 최강의 거시적(巨視的) 통제 수단이다. 따라서 총액제가 일반화된다면 국내 의약산업은, 잘하면 현상유지는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산업 선진화의 모태가 될 신약개발 사업은 그 싹이 완전히 말라버릴 것이 틀림없다. 돈줄(수익)의 원천인 매출액과 가격이 건보재정 예산범위 속에서 극심하게 통제될 텐데, 무슨 수로 어떻게 신약개발용 자본 축적이 가능하겠는가. 지금 국내 의약산업계는, 1950년대의 폐허된 황무지를 딛고 최근엔 한미약품을 기폭제 삼아 각사마다 자체 역량을 극대화하면서 어렵사리 신약 꽃망울들을 싹틔우고 있다. 가상(嘉尙)하지 않은가. 그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국내 제약사들은 이미 27개의 신약개발 경험을 보유하게 됐고 신약 파이프라인(pipeline)도 1,000여개나 구축했다. 제약바이오산업의 강국으로 가는 초기단계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D팜 Lee기자 2017.04.28.). 어린이들을 잘 보살피고 훌륭히 키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어른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처럼, 신약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국내 의약산업도 선진국처럼 국민 먹거리 산업으로까지 가능한 빠르게 육성되도록 당국의 강도 높은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당국이 도움을 주기는커녕 의약산업 발전의 최대 장애물인 총액제를 공개적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잔혹하지 않은가. 이는, 겨우 싹트기 시작한 신약 망울들을 짓뭉개는 일이다. 그렇다고, 건보재정 안정의 막중함이나 당국의 정책적 선택에 대한 번민을, 모르거나 이해 못하는바 아니다. 그러나 국내 의약산업의 신약을 통한 선진화 도약(跳躍)과제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때문에 보건복지 당국은 총액제 확대시행에 신중 또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 건보재정 상태를 살펴보면, 그 누적흑자가 2016.8.31.기준으로 무려 20조2천억 원 가까이나 된다(연합-서울, S기자, 2016.09.11.). 2011년부터 견실한 흑자기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매우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최소 5~10년 이내에는 건보재정 위기가 닥칠 염려는 없다고 본다. 때문에, 당국이 굳이 신약 육성을 통한 의약산업 선진화 기회를 포기하면서까지 총액제를 확대 시행해야 할 이유가 없다. 만약, '제2의 하보니' 사건이 또 터진다면 그 때가서 개별적으로 슬기롭게 대응하면 될 일이다. 따라서 총액제를 일반 신약으로까지 확대하는 지금의 방침은 시기적으로 필히 유보돼야 한다. 얼마간의 돈을 지원해 주는 것이 의약산업 육성책의 다가 아니다. 신약개발 육성에 장애가 되는 기존 제도를 개선해주거나 제거해 주고, 신약개발을 촉진시키는 제도를 새롭게 만들어 주는 것이, 당국이 우선적으로 취할 일이다. 당국의 현명한 선택적 결정을 기대한다.2017-06-05 06:14:56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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