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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가 R&D 평가에 대한 변명국가 R&D 관리에서 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그래서, 국가 R&D 평가는 정도에 차이만 있을 뿐 모든 나라에서 항상 고민하는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국가 R&D 평가에 대한 이슈는 크게 ‘공정성과 전문성’ 2가지다. 공정성 이슈로 인해 오래전부터 조선시대 때 운영하던 상피제도(相避制度)를 국가 R&D 평가에서도 운영하고 있다. 상피제도란 정부관리를 친족이나 연고가 있는 관사나 지역에 파견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피평가자와 사제관계, 동일기관, 친족 등의 특수이해관계에 있는 연구자는 해당과제 평가에 참여하지 못한다. 상피제도에도 불구하고 정부 R&D 평가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당수다. 최근에는 국가 R&D 평가위원을 인공지능을 통해 선발하겠다는 대책까지 나왔다. 사람을 믿지 못하니 차라리 기계를 믿겠다는 사회다. 저신뢰 사회의 민낮이다. 실제로 평가현장에 가보면 다른 불만들이 쏟아진다. 예를 들어 ‘평가자 질문을 들어보니 전문성이 떨어진다’, ‘이 분야 바닥이 뻔한데 내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라는 둥의 주로 전문성 이슈다. 기본적으로 R&D과제평가는 Peer Review(동료평가)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과학기술은 고도로 전문화되고 세분화되다보니 정보비대칭이 발생하여 동일분야 동료가 평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성 이슈로 상피제도를 적용하고 나면 섭외할 수 있는 해당과제 관련 전문가는 제한적이다. 더군다나 해당 전문가는 일정이 바쁘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맞춰 평가에 참여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최소 1~3달 전에 연락을 줘야 평가일정에 맞춰 스케쥴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해 연구비를 회계연도에 맞춰 집행해야하기 때문에 연초에 연구과제를 선정해야 하는데, 공모기간 등을 고려하게 되면 결국 평가위원을 섭외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몇 주밖에 남지 않는다. 평가위원을 섭외하는 기간이 짧은 것도 문제지만 평가위원을 대부분의 전문기관이 비슷한 시기에 섭외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결국 시간되는 사람만 평가위원으로 섭외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과제를 단기간내 평가하다보니 평가시간도 대부분 1시간을 넘기기 어렵다. 이틀간에 걸쳐 1차평가를 하고 연구비 신청 후 7~10달 후에 최종 선정하는 미국 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선정 프로세스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사회가 상호신뢰도가 낮으니 평가위원은 최대한 이해관계자를 배제해야 하고, 해당 전문가를 섭외하는 시간도 짧다 보니 시간되는 사람만 섭외해야 한다. 평가시간은 1시간 남짓에 불과해 제대로 검토하기도 어렵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모든 게 복잡하게 얽혀있다. 국가 R&D평가가 신뢰를 받기 위한 해법은 제각기 다르겠지만 적어도 3가지는 지켜져야 할 필요가 있다. 첫째, 평가를 투명하게 공개하자. 평가자명단에서부터 평가의견, 평가점수, 평가경과 등 가능한 평가의 모든 것을 공개하자. 이런 정책은 세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해당과제 관련 비전문가를 사전에 배제할 수 있고, 평가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이해상충이 있는 사람은 평가를 포기할 것이다. 평가가 투명하게 공개되면 평가자 섭외에 더 공을 들이게 되고 비전문가는 스스로 평가참여를 회피하게 된다. 평가현장에서는 전문가들이 평가의 객관성을 유지하고 평가결과 근거를 작성하는데 노력을 더 기울이게 된다. 이해상충이 있는 사람은 이름과 평가내용이 모두 공개되니 언젠가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대부분 평가를 포기할 것이다. 둘째, 평가참여를 의무화하자. 일각에서는 평가를 모두 공개하면 평가자를 섭외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 해당 전문가들은 피평가자와 어떻게든 얽혀있는데 대놓고 평가할 수 있겠냐는 한국적 맥락의 주장이다. 평가공개와 평가참여 의무화를 동시에 시행하게 되면 이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미국 NIH의 경우 일정규모 이상의 연구비를 받고 있는 연구자는 평가자로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이와 함께, 평가에 참여하는 평가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같이 고려되어야 한다. 평가수당을 현실화하고 평가에 참여하는 연구자에 대한 소속기관 차원의 배려와 인센티브가 병행되어야 한다. 셋째, 충분한 시간을 갖고 평가하자. 그동안 우리나라는 평가에 많은 공을 들이지 못했다. 평가를 운영하기 위한 자원인 시간, 돈, 인력 모두가 선진국에 비해 열악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평가위원을 섭외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하고 평가시간도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 공정성 이슈로 연구과제를 제대로 검토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20~30분 발표를 듣고 평가한다니 해당전문가라 할지라도 놓치는 게 생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평가활동 가치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런 상상을 해보자. 자신에게 1억원이 있고 어딘가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때 1억원을 인공지능 기술에 투자하면 몇 년 후에 2억원 이상의 가치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연구자가 3명이 있다. 개인이라 할지라도 투자를 위해서는 충분히 조사하고 검토하여 최대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해당기술을 잘 모르면 사전조사를 하고 인공지능 전문가에게 검토의견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연구자가 신뢰할만한 사람인지도 꼼꼼히 알아볼 것이다. 시장이나 기술 환경을 정확히 알기 위해 전문투자자에게 컨설팅을 받을 수도 있다. 투자에 대한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조사하고 검토할 것이며 확신이 들지 않으면 투자를 내년으로 미룰 수도 있을 것이다. 어째든 최종적인 투자결정은 자신이 내리며 투자결과에 대한 책임도 자신이 진다. 이에 반해, 국가 R&D 투자는 극히 제한된 시간과 정보에 의존해 투자해야 하고, 투자결정을 내리는 주체도 명확하지 않으며, 투자 확신이 들지 않는다 할지라도 투자를 미룰 수도 없다. 최근 ‘국가 R&D 제도 혁신방향’이 발표되었다. 상피제도 완화, 평가자 평가, 평가 참여 의무화, 평가 인센티브 제공 등 평가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내용이 상당수 담겨 있어 반갑다. 하지만, 국가 R&D 제도 혁신방안도 필자가 제안하는 제안도 전반적인 행정시스템이 받쳐주지 않으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회계연도 일치를 비롯한 근본적인 제도가 개선되지 않았고,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평가를 운영하는 인력도 대폭 늘어야 하는데 여전히 녹록치 않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디테일을 챙기는 사람은 드물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2018-04-02 06:24:04데일리팜 -
[칼럼] 원가계산 활용한 수가결정 가능성과 한계의료행위의 비용인 원가가 수가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당위성과 이을 위한 노력은 1980년대부터 지속되어 왔다. 상대가치 도입을 위한 연구는 수가가 원가의 75% 정도라는 결과를 제시하여 논란이 일었고, 수가가 원가 미달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수가는 활동원가에 기반하여야 하고 이를 위하여 원가를 지속적으로 수집하여 관리할 공공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건강보험공단은 신포괄수가의 원가계산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에 있다. 원가계산은 수가결정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활용될 수 있을까? 수가 수준 결정 원가계산 활용 한계 원가는 특정 활동에 소요되는 투입자원을 비용으로 환산한 것이다. 요양급여의 지속적인 제공을 위하여 수가가 원가 이상이어야 함은 당연하다. 공급자가 원가를 보상받기 위해서는 투입된 자원과 그에 따른 비용을 제시하여 객관성을 검증받아야 함은 당연하다. 검증 내용은 비용의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자원의 양과 질 그리고 이를 반영한 비용이다. 자원의 양은 인력 수, 장비 활용 시간이나 재료의 사용량이다. 자원의 질은 인력의 전문성과 장비나 재료의 수준이다. 비용(원가)이 수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비용을 산정하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투입되는 자원의 양과 질은 물론 그에 따른 비용의 적정성이다. 인력의 전문성과 수는 물론 인건비 수준과 장비나 재료의 수준을 반영한 비용의 적정화가 그것이다. 현행 수가는 이러한 조건의 충족은 커녕 논의도 진행되지 못한 상태이다. 2005년 이후 공급자와 보험자가 함께 참여한 연구에서 원가를 수가에 반영하는 방법은 한계가 있음을 입증하였다. 비용의 적정성 문제를 극복한다 하더라도 지불단위당 비용(수가)은 모든 요양기관의 비용을 적정하게 보상할 수 있어야 한다. 동일 수가를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부익부빈익빈이라는 왜곡 현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자원 투입에 비하여 환자수나 진료량이 적정수준 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요양기관은 투입된 비용 보다 많은 보상을 받게 된다. 반대로 환자수나 진료량이 적은 요양기관은 상대적으로 적은 보상을 받음은 물론 적자 상태에 이르게 된다. 보상의 왜곡 결과는 일부 공급자의 존립을 어렵게 하고 의료자원의 지역별 편차를 유발하여 특정 지역이나 계층의 의료이용을 제한하게 된다. 더군다나 공급량과 구성의 지역별 불균형이 관리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 부작용은 심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보험재정 측면에서는 과잉보상과 과소보상의 공존으로 재정활용의 효과성과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보상수준의 절대적 기준(수가) 결정에 원가계산의 활용은 그 과정이나 결과의 활용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상대가치점수 산정 땐 원가계산 활용필요 의료행위 보상액(수가)은 행위나 포괄 등 지불단위당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라는 단가를 곱한 결과이다. 상대가치는 개별 지불단위 비용의 구성 요소와 요소별 비용을 계산한 금액의 지불단위 간 비교치로 소요비용(원가)의 상대적 크기이다. 상대가치는 보상액(수가)을 정하는 수단일 뿐이어서 제한된 조건에서 산출하여 활용이 가능하다. 즉, 다양한 의료행위를 제공하는 보편적인 요양기관의 자료를 토대로 적정한 방법론을 활용하여 산출할 경우 수용이나 활용이 가능하다. 환산지수는 상대가치점수 당 단가로 일정량의 지불단위에 투입된 비용을 해당 지불단위 상대가치점수 총점으로 나눈 값이다. 요양기관이 동일 크기의 자원(비용)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상대가치점수(진료량)를 실현할 경우 환산지수는 낮아지고, 반대일 경우 환산지수는 높아진다. 이는 상대가치(행위)당 원가가 요양기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원가계산 결과를 수가로 활용하기에 부적절한 이유이다. 현재의 상대가치는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 우선 상대가치는 보상받을 총비용을 배분하는 기준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총비용을 배분하기 위해서는 보상대상 모든 의료행위(지불단위)의 상대가치가 균형성 있게 산정되어 활용되어야 한다. 현재의 상대가치는 입원료와 진찰료가 최초 산정이나 조정 과정에서 제외되어 모든 행위를 포함하지도 못하고. 균형성도 상실한 상태이다. 이 결과 상대가치는 수가라는 인식이 상존하고 있서 상대가치의 정상적 활용이 안 되고 있다. 진찰료와 입원료를 제외한 상대가치도 산정이나 조정 과정에서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전문의 개원과 병원 의사 보수의 실적급으로 전문진료과 간 이기가 심하게 작용하고 있다. 상대가치가 총비용의 배분 수단으로 정상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요양기관의 모든 행위를 대상으로 포함하여야 하고, 지불단위 간 상대가치의 균형을 위한 조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지불단위별 원가계산을 활용하여 모든 지불단위의 균형성있는 상대가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가에 원가를 반영하기 위해선 수가라는 용어를 상대가치와 환산지수로 구분할 경우 상대가치에 원가계산의 반영은 가능하고 필요하다. 반면 환산지수에 원가계산의 반영은 제한적이다. 요양기관에 따라 원가인 환산지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든 보건의료기관을 요양기관으로 당연 지정하고, 행위별수가를 주된 보상방식으로 활용하는 현실에서 일률적인 환산지수의 적용은 보상의 왜곡을 초래한다. 당연지정제는 필요 이상의 과잉공급에 대해서도 보상하여야 하고, 투입자원(비용)의 증가없이 진료량의 증가로 수입(보상)을 을릴 수 있는 행위별수가제는 보험재정의 낭비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원가의 수가반영은 필요한 공급에 적정 방법과 수준의 지불제도가 전제되어야 한다. 요양기관계약제로 적정 공급을 확보하고, 총액계약제로 합당한 비용을 보상하는 것이다. 총액계약제가 활용될 경우에도 환자수가 적은 일부 요양기관 등은 원가보상이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요양기관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보상이 필요하다. 보험자가 필요한 공급이라고 판단되는 요양기관에 대해서는 수가 외에 별도의 보상이나 지원방법을 활용하여야 한다. 외국의 경우 이러한 방안이 활용되고 있다. 독일, 영국 및 호주 등 외국에서도 원가를 반영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어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들 국가는 우리의 상황과 다르다. 해당 국가 모두 공급을 제한하여 필요한 공급에만 보상한다. 지불제도는 총액(예산)을 활용한다. 비용을 조사하여 활용하는 목적은 보상을 위한 수단으로서 DRG 등에 대한 상대가치를 정하기 위한 것이지 수가를 정하는 것은 아니다. 결과의 적용도 일률적인 보상이 아니고 요양기관별 상황을 고려한 차등보상을 활용한다.2018-03-26 06:15:32데일리팜 -
[칼럼] 급여기준 초과한 원외처방 책임 기관은의약분업 이후 원외처방전을 발급 받은 환자가 약국을 방문하여 약제를 조제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모두가 잘 아시다시피, 처방전 발급의 권한을 갖고 있는 의사는 환자를 진단한 후 필요에 따라 원외처방전을 발급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의사가 국민건강보험법령에서 제시한 요양급여기준을 위반한 처방전(과잉 원외처방전)을 발급하게 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될까? 또 그러한 오류에 대한 점검은 어느 기관에서 하게 되는 것일까? 국민건강보험법령은 요양급여기준을 정하여 요양기관(병원, 약국 등)이 요양급여(진찰, 검사, 약제 지급 등)를 함에 있어 일응의 기준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이런 기준에 따라 개개의 요양급여가 각기 기준에 맞게 이루어 졌는지 심사를 하는 기관이 바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인 것이다. 실제로 위와 같이 과잉 원외처방이 발생하는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요양급여심사 후 해당 사실을 건강보험공단과 발급기관인 병원에 통보하고 있다. 왜냐하면 병원은 과잉 원외처방전을 발급함으로써 급여기준에 맞지 않는 약제가 조제되게 하였고, 이에 따라 건강보험공단은 약국에게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약제 비용을 지급하게 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양측이 인지할 수 있도록 알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과잉 원외처방에 따른 약제 비용은 누구한테 어떠한 방식으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이에 대하여 일찍이 대법원은 해당 비용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에 의한 부당이득으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고, 건강보험공단이 발급기관인 병원으로부터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의 판시 사항을 내린바 있다(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6두6642 판결 참조). 이런 법리에 따라 건강보험공단은 현재 과잉 원외처방에 따른 손해가 발생한 경우 발급기관인 병원에게 약제비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을 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편, 국가보험으로써 다른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의료급여에서도 과잉 원외처방이 발생할 수 있는바, 이에 따른 손해의 경우에도 상기 판례와 같이 민사상 취급되면 되는 것인지 여부가 불확실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이에 대해 참고할만한 판결이 내려졌는데, 사실관계를 간략히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의료급여법 상 혈액투석은 정액수가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해당 정액수가에는 약제에 대한 비용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원외처방전을 발급하면 과잉 원외처방이 되는 구조이다. 그런데 병원이 혈액투석 환자에게 원외처방전을 발급하였고, 이를 인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과잉 원외처방이 발생했음을 알리는 취지의 내용을 발급기관인 병원에게 통보하였다. 그러자 통보를 받은 병원은 통보행위가 행정소송법 상 처분이라는 전제로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심 법원은 ‘해당 통보는 향후 민법 상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것을 알리는 사실의 통지에 불과한 것으로 행정소송법 상 처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시사항과 함께 각하 판결을 내렸고, 동 판결은 대법원까지 다퉈졌으나 동일한 결론으로 확정됐다(대법원 2018. 1. 11. 2017두61720 판결 참조). 상술한 판례는 의료급여법령 상 과잉 원외처방도 국민건강보험과 같이 취급되면 되는 것이므로 민법 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만 지게 되는 것임을 명확히 확인받았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고, 다만 의료급여법령 체계상 손해배상 청구주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아닌 시장& 8231;군수& 8231;구청장으로 다를 뿐인 것이다. 결국 두 판례를 정리해보면, 사법부는 병원이 급여기준을 초과한 원외처방전을 발급하여 약제가 조제될 경우 이에 따른 비용의 법적성질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및 의료급여법 제23조에 의한 부당이득이 아닌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에 해당될 뿐임을 명확히 하였다. 이는 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이 부당이득 징수의 요건을 ‘급여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구조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2018-03-19 06:15:16데일리팜 -
[칼럼] 국내에 다양한 제형의 B12 제제가 공급된다면약국에서 위 절제한 환자들이 어지러움을 호소하거나 식사 후 복부 팽만감, 체중감소 등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덤핑 증후군, 철결핍성 빈혈, B12 결핍등이 올 수가 있는데, 오늘은 B12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약사님들이 아시다시피 B12의 흡수는 위 벽세포에서 Intrinsic factor가 분비되고 회장 말단에서 B12와 Intrinsic factor가 결합체가 흡수되고 나면 두 복합체는 분해가 되고, 흡수된 B12는 혈액내에서 Transcobalamin II 와 결합돼 이동이 됩니다. 여기서 위를 절제하게 되면 절제되는 비율에 따라 Intrinsic factor분비가 부족하게 되고 결국 B12가 결핍이 되어 문제를 일으킵니다. 대표적으로 악성빈혈이 일어나고 신경계에선 B12 부족은 methyl malonic acid가 증가해 neuronal membrane(신경세포막)에 문제되는 지방산이 합성돼 세포괴사를 유발하게 되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한 신경수초가 파괴되고, 인지기능저하, 피로등을 유발하게 됩니다. B12 투약은 위에 이야기한 문제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고homocysteine혈증을 예방할 수 있는데, homocysteine에서 methionine으로 바뀌게 해서 homocysteine을 낮춤으로써 혈관 내피의 항혈전기능 이상 및 손상을 예방하고 혈전증, 동맥경화 형성을 예방하며 더 나아가서 심혈관과 뇌혈관 질환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생성된 methionine은 S-adenosyl methionine으로 바뀌고, 이 S-adenosyl methionine은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에피네프린 등 메칠기 공여자로 작용 하기에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 부족으로 인한 우울증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비타민 B12는 체내에 많이 저장되어 있지만, 수술 후 3년 이내에 예방적 방법으로 B12 근육주사를 환자에게 투약하게 되는데, 약국에서는 대안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약국을 하면서 아직 보진 못했지만, 외국에서는 B12 설하정이나 구강 스프레이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B12의 혈장농도가 낮은 30명을 대상으로 B12 500 µg을 설하투여, 경구 투여를 4주간 실시하였는데, 투약 전에 설하투여는 치료전 혈장 농도가 94 ± 30 pmol/L였는데, 4주 후에 288±74 pmol /L로 증가하였고, 경구 투여인 경우는 108±17 pmol/L였는데, 4주 후 286±87 pmol/L로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외국에서 나오는 B12 설하정 또한 B12스프레이 타입이 나온다면, 근육주사를 싫어하는 환자들에, 그리고 또한 위절제 후 환자, 메트폴민 복용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2018-03-12 12:21:45데일리팜 -
[칼럼]약국 안 '상호주관성'과 '인정투쟁'의 과제헤겔은 그의 저작 역사철학에서 이성(理性)이 역사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이성의 개념이 최초로 발생한 지점은 동양의 왕도개념이었다. 국왕이 자의적으로 국가를 통치하지 않고 백성의 형편을 헤아려 통치하는 가이드라인인 왕도(王道)의 개념을 최초의 이성(理性)의 원형이라고 보았다. 이성은 자신의 즉자적(卽自的) 욕구뿐 아니라 상대의 입장을 대자적(對自的)으로 살펴서 그것이 합치될 수 있는 지점을 찾는다는 개념이며 이를 통하여 인간은 진정한 자율성(自律性) 즉 자유(自由)를 얻을수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이성적 자유는 동양에서 발생하였지만 서양의 귀족과 영주, 시민 계층으로 점차 확대해 나간 것이 세계사의 발전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헤겔의 이러한 이성 개념범주는 오늘날에는 사람들 누구나 누려야할 권리로서 , 그리고 지켜야할 규범으로서 보다 보편적인 것이 되어 있다. 악셀호네트는 인정투쟁이라는 책에서 이러한 이성적 활동을 상호주관성이라는 개념을 통하여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자신의 주관적 욕구와 대자적 입장을 조화시킬 수 있는 행동과 이해를 통하여 인간관계는 도덕적으로 인정하고 기대되는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그것이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뼈대가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러한 인정관계가 불만스러울 때는 저항행위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이러한 인정관계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미드는 헤겔의 상호주관성 개념을 좀 수정하여 그것이 사회적 분업의 기반이 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높은 인정관계는 기능적으로 좀 더 자율적이고 존중받는 직업범주가 허용되고 인정관계에서 실패하게 되면 낮은 인정관계에 처하게 되고 낮은 자율성과 수동적인 기능만이 허락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신이 혹은 자신이 속한 업종이 자율적으로 존중받는 직업이 되고자 한다면 우선 그의 일상 업무와 활동이 성공적인 상호주관성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약국에서 약사는 조제, 투약 업무를 통하여 자신이 지출하는 비용과 이익을 보상받는다. 따라서 약사는 즉자적으로 이 업무를 시간과 정신적 비용을 적게 들이고 원활하게 업무를 수행하기를 원한다. 대자적인- 환자의 입장에서는 약사의 실패 없는 조제업무 뿐 아니라 완전하게 안전한 복약지도가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약사 업무의 궁극적 대자성(對自性)은 처방검토 업무를 통하여 완성된다. "의심스러운 점을 확인한 후가 아니면 조제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은 대자성의 완성이자 자율성의 근거 조항이다. 이 조항에 근거하여 약사는 환자 의약품 안전의 최종적 지위를 부여받는다. 이러한 약사업무의 대자성(對自性)을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즉자성과 대자성은 상충한다. 따라서 약국에서의 상호주관성은 이러한 상충을 효율적인 방법으로 조정하여 양자의 욕구를 최적으로 구성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이것은 적정한 업무 설계와 시간의 배정을 통하여 달성할 과제이다. 최근의 약사법 개정에서 약사의 확인 의무 범위가 매우 축소된 문제가 있다. 현행법은 약사의 의심처방 확인 의무를 고시된 사항에 국한하여 가장 큰 약화사고의 진원지인 질병금기 처방에 대한 확인의무 조차 제외하고 있다. 이것은 약사에게 처방 이중점검 기능을 부여한 약사법 입법취지를 벗어난 것이다. 따라서 약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위해서는 이러한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나가는 '인정투쟁'이 포함되어야 한다. 업무의 상호주관적 완성과 자율성을 제한하는 제도의 개선, 그것이 약사의 개인적, 집단적 실천 목표가 되어야 한다.2018-03-08 12:25:23데일리팜 -
[칼럼] 중개연구 2.0시대 R&D 트렌드, 4P를 주목하라생의과학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Pubmed에만 매년 1백만 편의 논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기초와 임상을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괴리를 만들었다. 그 결과 과학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잘 알고 있으나 임상현장의 문제점을 잘 모르며, 임상의사는 임상현장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으나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잘 모르는 현실을 양산했다. 이렇듯 과학자와 임상의사와의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번역(translation)’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기초연구성과를 임상현장에 연결하는 활동과 환경이 필요하게 되었다. 즉, 임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상의 관점에서 기초연구 성과를 번역하는 연구를 중개연구라고 한다. 미국, 영국,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지난 20년간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중개연구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보건의료 R&D의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였다. 첫째, 보건의료 R&D 생산성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년간(1997∼2016년) 미국 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연구비는 2배 이상 증가하여 현재 약 36조원에 달한다. 산업계의 신약개발비용도 매년 증가하여 신약 1개당 약 3조원까지 상승했다. 그에 반해, 보건의료 혁신은 여전히 더디고,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신약건수는 매년 제자리걸음이었다. 최근 신약승인건수가 증가추세에 있다고는 하나 바이오제약기업의 신약개발 ROI(투자대비수익)는 3%대까지 추락했다. 한때 10%를 상회하던 바이오제약기업의 ROI를 고려할 때 얼마나 심각한지 가늠할 수 있다. 미국 NIH의 R&D 투자도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2003년 대비 22% 감소하였다. 이는 실험실에서의 논문이 보건의료 혁신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기초와 임상연구의 통합연구 패러다임으로 변했다. 과거 보건의료 R&D 패러다임은 기초연구성과가 발생하면 세포나 조직에서, 동물에서, 사람에서 순차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선형적 구조였다. 지난 10년간 기초연구성과를 임상적으로 검증하는 단계에서 연구성과물을 보완하거나 다시 동물실험을 하거나 실험실에서 기전을 연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과학적 근거를 축적하는 쌍방향 연구가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었다. 이때 실험실과 임상현장 사이에는 끊임없는 피드백이 발생하며 상호협력과 통합적인 이해의 과정을 거쳐야한다. 미국 NIH 임상병원 구조의 핵심도 병원현장과 실험실과의 연결성에 두고 있다. 셋째, 병원의 임상자원이 연구의 핵심자원이 되었다. 전통적인 신약개발 방식은 신약후보물질을 동물에게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후 사람에게 임상시험을 거쳐 최종 허가를 받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동물에게 나타난 약효가 사람에게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항암제의 경우 동물에서 나타난 약효가 사람에게서 나타날 확률은 절반에 불과하다. 기초연구성과의 임상시험 결과를 더 잘 예측하기 위해서는 임상에 기반한 새로운 검증모델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때 병원의 임상자원과 데이터는 새로운 검증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핵심기반이 된다. 특히, 세계 유수저널의 논문조차도 재현 가능한 논문이 50%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중개연구는 더 중요해졌다. 3분진료로 대변되는 임상현장에서 우리나라는 중개연구를 하기에 너무 척박한 환경일지 모른다. 어쩌면 병원의 임상의사는 연구를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중개연구 환경이 열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임상의사의 연구의지와 활동은 산업계에서 놀랄 정도로 변하고 있다. 국내 임상시험 건수는 세계 6위 수준까지 도달했고 기초연구분야 과학자의 연구생산성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임상의사의 연구생산성도 지속적으로 상승추세다. 병원은 기업과의 협력과 기술이전에 적극적이고 임상의사의 창업이 활발해지는 변곡점에 와있다. 다만, 아직까지 분산되고 파편화되어 있는 병원별 인력, 시설, 자원, 데이터는 중개연구 혁신을 위해 남은 과제다. 앞으로는 산학연(産學硏)과 병원과의 중개연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병원간 협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도록 제도를 고도화하고 행동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정책에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 중개연구도 2.0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중개연구 1.0 시대에서는 3P(Ph.D.-Physician Partnership)가 중심이었다면 중개연구 2.0 시대에서는 4P(Ph.D.-Physician-Patient Partnership)가 중심이 된다. 즉, 과학자와 임상의사와의 협력은 기본이고 환자가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모델이 더해져야 한다. 환자는 보건의료 혁신의 핵심자원을 생산하고 시험하는 요체이며 보건의료 혁신을 완성하는 최종수요자라는 사실은 보건의료 혁신이 결국 환자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을 주지시킨다. 최근에는 디지털헬스케어와 정밀의료의 발전으로 환자의 현실세계데이터(Real World Evidence)에 기반한 기술개발과 건강관리·치료가 더욱 중요해졌다. 미국 NIH에서도 2016년부터 중개연구의 핵심특징으로 기초연구에서부터 전임상연구, 임상연구, 임상이행, 공중보건 등 중개연구 모든 단계에 있어서 “환자 참여(Patient Involvement)”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환자가 참여하여 보건의료 혁신을 이끌어가는 4P 생태계를 고민해야 한다. 과학자, 임상의사, 환자의 언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번역(translation)’ 과정을 거쳐 실험실, 임상현장, 환자생활공간을 연결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환자참여 플랫폼을 어떻게 설계하고 실험실과 임상현장과 연결하느냐가 21세기 보건의료 R&DI(Research & Development for Innovations)의 핵심경쟁력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자. 이 분야만큼은 아직까지 어느 나라도 주도적인 플랫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2018-02-26 06:25:52데일리팜 -
[칼럼] 의료기관-요양기관 구분, 의료체계 정비를문케어라는 보장성 강화와 더불어 의료기관의 감염과 화재 등 사고로 의료체계에 대한 관심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작금의 현상은 양 중심의 성장과 발전의 결과로 의료체계 지속성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 같다. 의료체계에 대한 대증요법의 한계를 극복할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지속적인 문제 발생에 규제 위주 대처 한계 병원 화재사고는 세종병원 이전에 2014년 장성요양병원에서도 발생하였다. 사후조치로 요양병원의 안전기준을 강화하면서 세종병원을 포함한 중소병원은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근본적인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별도로 대처한 결과는 아닐지? 신생아 집단 사망이 발생한 감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2015년에 메르스 관리의 한계와 두 개 의원의 C형간염 집단 감염에 이은 감염관리 사고이다. 음압병실을 마련하고 감염관리 체계를 정비하여 사후관리를 강화하였으나 근본적인 문제는 남아있었던 것이다. 신생아 사망과 화재발생의 원인으로 인력 부족과 업무 과다, 건물과 시설의 부적절, 관리체계의 미흡과 미작동 등이 복합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병원이 투자비와 인건비 등 운영비는 줄이고 수익을 늘리려는 과도한 영리 추구가 지적되기도 한다. 신생아 사고에 대한 대처는 해당 병원에게는 상급종합병원 지위를 박탈하고, 모든 의료기관의 감염관리체계와 사후관리의 강화이다. 화재사고에 대해서는 사고병원과 유사한 중소병원 전체의 안전점검을 실시하여 보완하고 사후관리를 강화할 것이란다. 사고 예방을 위하여 점검, 처벌과 사후관리 강화 등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동시에 규제가 작동되기 위해서는 규제가 수용될 수 있는 환경이 전제되어야 한다. 수용되어 지켜지지 못할 규제는 형식적 규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현 상황에서 시설·장비와 인력 기준 및 관리·운영체계에 대한 기준이 강화되면 병원들은 이 기준들을 수용하여 보완할 수 있을까? 당장 제기되는 병원의 요구 사항은 비용 보전을 위한 수가인상과 의사와 간호사 등 인력 충원의 한계 극복 방안이다. 규제 기준을 충족하고자 하나 돈이 없고, 근무할 인력이 없어서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준 준수를 강요하는 것이 마땅한 것인가? 결국 병원의 반발, 정부와 보험자는 물론 종사자 등 관련 당사자들 간 갈등이 지속되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적당하게 넘어갈 것 아닌지? 그러다 사고 등 문제가 발생하면 전과 같이 동일한 과정을 반복할 것이라는 불신과 불안이 앞선다. 근본적인 대책과 대안이 필요한 까닭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규제와 지원 적정화를 건강보험의 전신인 의료보험이 확대·적용되면서 모든 의료기관은 어떤 조건도 없이 당연히 의료보험 요양기관이 되었다. 의료기관이나 보험자 또는 정부의 의지와 상관없이 법에 따라 강제적으로 의료기관은 바로 요양기관이 된 것이다. 의료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료보험 초기에 가입자인 국민의 의료이용 편의를 위한 당연한 조치이었다. 이제는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확충 등 변화에 따라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의 역효과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공급의 자유방임으로 의료수급 불균형의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 국가 전체적으로 의료기관과 병상 공급이 과잉 상태이다. 과잉인 공급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재정 등 필요 이상의 재정이 투입되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질적으로는 역할 분담이 미흡하고, 지역적 분포의 불균형은 과잉 속의 과소라는 모순도 초래하고 있다. 의료기관의 조건 없는 요양기관화는 낭비와 의료이용의 불편 등 비효율의 원인이 되고 있다. 당연지정제는 요양기관에 대한 보상의 불균형으로 부익부빈익빈의 현상을 초래한다. 당연(강제) 지정에 따른 공정성 담보를 위하여 획일적인 보상을 활용하고 있다. 보험자는 요양기관의 기능과 역할, 과잉공급 여부, 규모나 지역의 여건과 상관없이 동일한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투자비에 비하여 수익성이 높은 즉 환자가 많은 병원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이다. 가산율 등 일부 차등방안이 적용되고 있으나 이는 오히려 보상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가산율은 상대적으로 환자 유인력이 높은 대형병원에 유리하게 주어지고, 대형병원은 환자들이 많은 대도시에 위치하고 있다. 환자 수가 많은 병원에 가산율을 더해 주어서 환자 수도 적고 환자 유인력도 낮은 중소병원 그것도 지방의 중소병원에게는 이중고를 안겨 주고 있다. 보장성 강화를 위한 선택진료 폐지 이후 조치는 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의료 질 평가 지원금'은 대형병원에 집중되고, 선택진료비 부담이 낮아진 환자는 대형병원으로 집중하여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중소병원들이 시설의 안전도를 높이고, 적정 인력을 충원하고, 관리체계를 합리화할 수 있을까? 보장성 강화를 위하여 지금과 같이 많은 병원의 많은 병상이 필요한 것일까? 대형병원으로 환자 집중은 바람직한 것일까? 자유방임적으로 설립·운영되는 모든 의료기관이 경영수지를 맞추도록 제도를 운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의료의 양적 확충이 지나친 지금 질적 확충 시점이 이미 지나친 감 있같다. 건강보험제도의 운영을 통하여 보장성 달성에 필요한 양과 질의 의료기관만을 요양기관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필요에 따라 확보된 요양기관에 대해서는 적정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보상을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 자율규제 중심 요양기관 관리 문화를 국민(환자), 요양기관 및 보험자가 win-win하는 방법은 당사자 간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다. 보험자는 국민의 건강 보장을 위하여 필요한 양과 질의 의료기관만을 요양기관으로 선정하고, 요양기관과 권리와 의무를 주고받는 동등한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보험자는 요양기관에 미션을 부여하고, 미션 수행에 필요한 인력·시설과 장비 등 투입자원과 관리체계에 대한 조건을 제시한 후 미션 수행을 위한 자원의 투입·유지와 의료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적정하게 보상하여야 한다. 요양기관은 미션 수행을 위한 여건을 충족함은 물론 적정 의료를 제공하여야 하고,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규제나 불이익을 감수하여야 할 것이다. 요양기관은 국민의 이용 편의성과 의료의 질 담보를 위하여 기능과 역할, 규모와 지역 등이 고려된 적정 양과 질의 기관이 선정되어야 한다. 시행 초기에는 희망하는 모든 의료기관을 요양기관으로 선정하고, 과잉 지역이나 분야의 추가 유입은 통제하며 과소의 경우는 유인하고 장려할 필요가 있다. 병원의 환경적 여건 상 일상적으로 내원하는 환자에 의한 진료수입으로 미션의 수행이 어려운 병원에게는 별도의 방법으로 추가 보상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응급, 중환자와 분만 등이 대표적인 대상이다. 제도의 운영을 위해서는 다양한 기준과 조건이 필요하다. 요양기관 선정과 퇴출기준, 요양기관의 미션 수행 조건, 별도 보상 대상과 기준은 물론 요양기관과 보험자의 관계 설정 방법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기준과 조건 그리고 운영에 관한 사항은 의료전문가들이 마련하고 평가하게 하고, 보험자는 운영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 요양기관과 의료계의 참여로 자율규제에 의한 요양기관 관리 문화를 형성하기 위함이다. 현 의료체계는 무질서, 비능률, 불균형, 불공정, 무한출혈경쟁, 갈등과 지속성의 한계 등 부정적 요인과 현상이 상존하는 혼돈의 상태이다. 현 상태에서는 안전도, 질 보장도, 원가보상도, 건강보장도, 건강보험재정의 안정적 활용도 불가능할 것이다. 혼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제도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최선일 것 같다. 적정 공급에 적정 보상을 전제로 건강보장에 필요한 요양기관을 확보하고, 요양기관의 정상 활동을 보장하는 요양기관계약제의 도입을 고려할 시점이 아닌지.2018-02-22 06:14:54데일리팜 -
[칼럼] 무섭게 바뀌는 제약바이오업계, 그리고 소망셀트리온이 지금 자본주의의 꽃인 증권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2018.1.19. 종가기준,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시총, aggregate value of listed stocks)이 35조3033억 원을 넘어섰다. 국내 전체 기업 중 4위다. 이게 어디 보통 일인가. 셀트리온보다 앞선 회사는 삼성전자(355조원)와 SK하이닉스(53조원) 및 현대자동차(36조원)뿐이다. POSCO(34조원), LG화학(30조원), NAVER(29조원), KB금융(28조원), 삼성생명(27조원) 및 현대모비스(26조원) 등 내로라하는 재벌 핵심 회사들 위에 우뚝 선 것이다. 제약바이오회사도 잘만하면 저와 같이 반도체회사 등에 버금가는 기업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구나 하는 희망을 본다. 여기서 시가총액(시총)이란, 상장(발행) 총주식수에 주당 거래가격을 곱하여 계산된 금액을 말한다. 회사(기업체)의 실질적인 현재 경영가치와 미래의 기대치가 함께 반영되는 시장가격이다. 모든 상품에 가격이 붙여지는 것처럼, '기업체(회사)'라는 상품에도 가격이 매겨지는데 상장기업인 경우 이것이 바로 '시총'인 것이다. 따라서 예컨대, 지금 당장 '셀트리온'을 사고 싶다면, 변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35조원 이상의 돈이 필요하다하겠다. 이를 계기로, 기업가치(시총)가 1조원이 넘으면서 연매출액이 1천억 원 이상인 제약·바이오 업체들을 정리해 봤다. 이들 중 3위의 한미약품(6조4000억원), 5위의 유한양행(2조6000억원), 6위와 7위 및 9위의 녹십자(2조6000억원)와 대웅제약(2조2000억원) 그리고 종근당(1조3000억원) 등은 자타가 다 공인하는 제약바이오업계를 대표하는 빅파이브(Big five)다. 시총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1위의 셀트리온(35조3000억원), 2위 삼성바이오로직스(25조6000억원), 4위의 메디톡스(3조1000억원), 8위의 차바이오텍(2조원) 등은 아직 일천하거나 생소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어찌 저렇듯 초고가의 값비싼 제약바이오 기업들로 거듭나고 있을까? 요즈음 국내 제약업계의 경영 패러다임(paradigm)이 카피켓(copycat) 개발에서 신약 연구개발로 빠르게 바뀌어가고, 바이오제약기술(Biotechnology)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데, 이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미래의 국민 먹거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기관과 외국인 및 개인 투자자들이 다음과 같은 제약사들 주식에 목숨처럼 귀한 돈을 아낌없이 '배팅'하고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남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세계 최고, 최대 수준의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전문회사가 됐다. '한미약품'은 2015년 7조원이라는 꿈의 신약기술수출 대박을 실현시킨 장본인이다. 현재 7개의 비만& 8729;당뇨 바이오신약과 12개의 항암신약, 1개의 면역질환 치료 신약, 3개의 희귀질환 치료 혁신 신약 등 총 23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이다. 제2의 '신약 기술수촐 대박'의 기대가 현실로 무르익어가고 있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관련 배양 및 분리·정제 기술이 세계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는 생체친화적 필러개발, 독소진단키트, 항독소 치료제 개발 등의 연구기술을 발굴·확장하여 글로벌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유한양행'은 실질적인 국내 제약업계의 맏형이다. 3세대 비소세포폐암치료 신약인 YH25448에 대해 작년 2월 임상1상을 개시했으며 올해 완료하고 임상2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기대가 큰 신약이다. YH25448은 전임상 결과 기존 경쟁 약물 대비 약효와 부작용이 개선되고 뇌로 전이된 폐암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은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를 앞세워 지난해 12월 임상1상 중인 자가면역질환치료 항체신약인 HL161의 사업권을 스위스 로이반트사이언스에 5억250만달러(약 54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했다. 현재 APA(P-CAB) 기전의 항궤양제, SGLT2 당뇨치료제, PRS 섬유증치료제 등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제대혈(臍帶血,cord blood) 줄기세포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세계적인 바이오 신약개발 전문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금년 1월 자체 개발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 천연물 신약 DA-9801을 단계별 마일스톤 비용 포함해 1억7,800만 달러(약1,902억 원)에 미국 제약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NeuroBo Pharmaceuticals)에 기술 수출했다. 현재 미국 임상2상을 완료하고 임상3상을 앞두고 있다. 동아에스티 파이프라인 중 글로벌 진출이 기대되는 신약이다. 이렇듯,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지금 무섭게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입에 발린 소리에 불과했던 신약개발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이젠 가슴 속 깊이 파고들어 실제 투자로 이어지면서, 좋은 성과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하고 있다. 이러한, 제약바이오업계의 신약개발 의지의 강렬함은, 글로벌 최고의 신약개발정보 공개시장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 급증으로 표출되고 있다. 2015년에는 고작 한미약품, 녹십자 및 종근당 등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8년에는 한미약품을 비롯해 LG화학,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동아에스티, 메디톡스, 씨젠, 바이로메드, 툴젠, 대웅제약, 한올바이오파마, 유한양행, 녹십자, 신라젠, 지트리비앤티, 파멥신, 브릿지바이오 등 20여 곳으로 늘어났다. 또한, JP모건 컨퍼런스의 스타 '한미약품' 이후, 콧대 높기로 유명한 저 컨퍼런스의 우리에 대한 위상과 대우도 확 달라졌다. 금년엔 한미약품, 셀트리온. LG화학, SK바이오팜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무려 6개사에, 그렇게도 잡기 힘들다는 신약 연구내용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기회가 주어졌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무대 객석의 초라한 방청객이 아니라, 무대 위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발탁되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하기 나름인가 보다. 일제 해방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인 양약(洋藥) 역사가 시작된 이래 70여년 만에, 제약바이오업계가 요즈음 갈 길을 제대로 찾은 것 같다. 축하할 일이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의미로, 업계의 본산인 제약바이오협회는 각계각층의 손님들을 모시고 자축행사 겸 '신약개발 올인 다짐 궐기대회'를 벌려도 좋지 않겠는가. 최근 '셀트리온의 기념비적 대사건'에 붙여, 제약바이오업계에 바란다. 저마다 특색 있는 다양한 신약 꽃망울들이 모두 활짝 피어나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각양각색의 아름답고 희망찬 신약 꽃밭을 이루기를 소망한다. 이참에, 부끄럽고 암울한 불법리베이트 영업 등의 오명을 신약 연구개발 정진(精進)으로 깨끗이 씻어 내 주기를 희망한다.2018-02-19 06:14:54데일리팜 -
[칼럼] 환자에게 '5% 진실' 이야기하기 위해 약사는약국 경영과 약료 실현 [3] Relationship 우리는 대부분 진실한 말을 진심을 다해 이야기 하면 상대가 알아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약국에서 매일 다짐한다. 진심을 다해 잘 설명하자고. 약사의 진심은 한 줄로 설명하면 이런 거다. '당신의 건강을 위해 함께 노력해요.' 이것을 이루기 위한 수단은 약력관리, 부작용관리, 영양요법 등이 있다. 그런데 정작 현실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약력관리를 해주려는 나에게 그저 빨리 약이나 달라하고, 약을 드시고 불편한 점이 없었냐고 살뜰하게 챙기고 싶어 말을 걸면 '없어요'라고 딱딱한 답이 돌아오기 일쑤다. 몸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보여, 영양물질이라도 추천하려 하면 상대의 눈동자는 위태롭게 흔들리며 '다음에 올게요'라고 한다. 나는 그저 나의 진심 '당신의 건강을 위해 함께 노력해요'가 전달되길 원할 뿐인데… 주홍글씨의 저자 나다니엘 호손은 "5퍼센트의 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95퍼센트의 농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듣는 상대의 마음을 농담이라는 수단으로 말랑말랑 하게 해 놓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계란 옳은 말을 전달하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장 선생님의 1시간 훈화 말씀은 옳은 말로만 이루어져 있고, 주례선생님의 말씀도 그러하지만, 그런 말들은 우리의 딱딱한 가슴을 뚫지 못한다. 그래서 요새 리더들은 웃기려고 난리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말랑하게 해주기 위해 유머를 보내고, 편하게 말을 툭툭 던진다. 위엄 있어 보이기보다는 상대의 마음을 열어 진심을 5% 라도 넣어 보려 애를 쓴다. 우리도 약국에서 고객과 좋은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한다. 대부분 상대에게 전달할 '약학지식'을 쌓기 위한 노력을 가장 많이 한다. 우리 머릿속에 있는 멋진 전문가의 모습은 '블라블라'로 표현되는 어려운 말 전달자이다. 지적 권위를 보여야 상대가 'Yes, Sir' 할 거라는 환상을 우리는 아직도 가지고 있다. 상대의 마음을 열어주는 유머의 힘을 배워 본 적이 없다. 실없는 소리를 하는 약사의 이미지를 가져본 적이 없다. 아프고 불편한 상대를 웃겨 주려는 배려 속에서 건네지는 조금은 가벼운 단어들이 지식으로 무장한 단어 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음을 잘 모른다. 약국이라는 공간은 문제 혹은 불편함을 가진 사람들 즉 특정 목적을 가진 소비자들이 방문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무언가를 사고, 처방약을 받으면 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약국의 진심 '당신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가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진심이 전달되기 위해 95%의 농담이 필요하다는 호손의 말을 기억하자. 나의 약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나와 한마디를 나누고, 웃으며 문을 열고 나가는 장면을 그려보자. 미소와 웃음으로 말랑해져야, 지식이 신뢰로 쌓이고, 약사와 고객이 relationship을 가질 수 있다. 참고로, 유머를 잘할 수 있는 정해진 방법은 없다. 그저 상대를 살짝 미소 짓게 만들어야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아무 말 대잔치처럼 던져봐야 한다. 던지다 보면 초반에는 어이없어하는 고객을 마주하게 되고, 잠자리에서 이불 하이킥을 하는 순간들을 맞닥뜨린다. 매순간 나는 유머는 안 된다며 포기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포기 하지 않고, 고객을 관찰하고, 듣고싶어하는 즐거운 말을 던지고, 마음을 말랑하게 해주면, 그 따뜻함 들이 관계의 단단한 주춧돌이 되리라.2018-02-05 12:14:59데일리팜 -
[칼럼] 사전통지절차 없이 이뤄진 현지조사, 위법한가처분의 원인이 된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되나 처분의 절차가 위법하여 그 취소나 무효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어떤 행정처분에 절차적 하자만 있는 경우에도 그 자체로 독립적인 취소나 무효사유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우리 대법원은 절차나 처분형식의 하자도 독자적인 소송 사유가 된다는 입장이다. 가령, 해임처분 과정에서 처분 내용을 사전에 통지받거나 그에 대한 의견 제출기회 등을 받지 못했고 해임처분 시 법적 근거 및 구체적 해임 사유를 제시받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해임의 사유는 실제 인정된다 하더라도) 해당 해임처분은 위법하여 취소사유가 된다는 판결(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두5001 판결)등이 있다. 요양기관이 현지조사 결과에 따른 업무정지나 과징금 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도 그 절차적 정당성은 소송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쟁점이다. 먼저 행정절차법 제21조에 따르면, 행정청은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의 제목과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관계 등을 통지하여야 한다. 이처럼 사전통지란 행정청이 불이익한 처분을 하기 전에 처분의 상대방에게 결정내용과 청문의 일시& 8228;장소 등을 알리는 것이므로, 국민건강보험법상 업무정지(제98조)나 과징금(제99조) 처분을 부과할 경우에는 사전에 미리 그 당사자에게 처분사실을 통지해야 한다. 그렇다면 현지조사를 실시하기 전에도 요양기관에게 사전통지를 하여야 할까. 만약, 조사 직전에 구두(口頭)로 조사 개시를 알린 경우에는 위법한 현지조사일까. 우선, 현지조사는 국민건강보험법 제97조제2항에 따라 위 업무정지처분이나 과징금처분의 전단계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실시하는 행정조사의 일종이다. 따라서 현지조사의 절차와 관련해서는 '행정조사기본법'이 적용되는데,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제1항 본문에 의하면, 행정조사를 실시하고자 하는 행정기관의 장은 제9조에 따른 출석요구서, 제10조에 따른 보고요구서·자료제출요구서 및 제11조에 따른 현장출입조사서를 조사개시 7일 전까지 조사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다만, 동조 단서에 의하면, 행정조사를 실시하기 전에 관련 사항을 미리 통지하는 때에는 증거인멸 등으로 행정조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나(제1호), 통계작성을 위하여 조사하는 경우(제2호), 조사대상자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실시하는 행정조사인 경우(제3호)등에는 조사개시와 동시에 구두로 통지를 하여도 무방하다. 이에, 현지조사를 실시하기 전에도 위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제1항 본문에 따라 서면에 의한 사전통지를 해야 하는지 여부가 소송에서 문제되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해당 사안에서 재판부는 현지조사가 위 현지조사기본법 제17조제1항 단서 의 제1호에 해당하므로 사전에 미리 조사 사실을 통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현지조사는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위 사건에서 원고(요양기관측)는 피고(보건복지부장관)가 현지조사 당시 조사개시 7일 전까지 조사목적, 조사기간과 장소 및 조사범위와 내용이 기재된 현장출입조사서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해당 현지조사가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요양기관에 대한 현지조사는 그 특성상 요양기관이 제출하는 자료와 관계인들의 진술에 의존하여 이루어지는데, 만약 현지조사 예정사실을 미리 통지할 경우 요양기관은 관련 자료를 소급하여 작성하거나 관계인들의 진술을 맞추는 방법으로 현지조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도록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이 사건 현지조사는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 제1항 단서 제1호의 '행정조사를 실시하기 전에 관련 사항을 미리 통지하는 때에는 증거인멸 등으로 행정조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현지조사에 관하여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에 규정된 사전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서울행정법원 2017. 7. 20. 선고 2016구합72310 판결). 요컨대, 보건복지부 장관이 실시하는 현지조사는,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기 위해서는 긴급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당사자에게 미리 조사사실을 통지하지 않았더라도 위법한 현지조사가 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2018-01-30 06:14:54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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