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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판례로 알아보는 의약품 약국외 판매약사법 제50조 제1항 본문은 '약국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위반하여 약사가 의약품을 약국 외 장소에서 판매한 후 약제비 등을 청구하면 이는 요양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한 경우에 해당하여 업무정지와 같은 행정처분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에 관하여 우리 대법원은 "의약품의 주문, 조제, 복약지도, 인도 등 의약품 판매를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이 약국 또는 점포 내에서 이루어지거나 그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3423 판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두21727 판결). 그렇다면, 의약품의 주문, 조제, 인도, 복약지도 등 의약품 판매를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 전부나 주요 부분이 약국 내에서 이루어지거나 그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인지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헌법재판소는 약사법 제50조 제1항의 입법목적이 약사가 환자를 직접 대면하여 충실한 복약지도를 할 수 있게 하고 보관과 유통과정에서 의약품이 변질·오염될 가능성을 차단하며, 중간 과정 없는 의약품의 직접 전달을 통해 약화사고 시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하는 데에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8. 4. 24.자 2005헌마373 결정). 따라서 의약품 판매를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 전부나 주요 부분이 약국 내에서 이루어지거나 그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우선 해당 의약품 판매행위가 이러한 약사법 제50조 제1항의 입법목적에 충분히 부합하는지 여부를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장기요양시설과 촉탁협약을 맺은 촉탁의가 요양원에서 환자들을 진단한 후 발행한 원외처방전을 약국개설자가 촉탁의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처방전을 전송받거나 요양원으로부터 팩스나 이메일을 통해 받은 후 의약품을 조제하고, 조제된 의약품을 환자보관용 원외처방전과 복약안내문, 영수증 등과 함께 포장하여 약국 직원이나 퀵서비스, 촉탁의 소속 병원의 직원 등을 통해서 요양시설에 배달한 것이 약사법상 '약국외판매(서울행정법원 2018. 10. 5. 선고 2018구합61024 판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의약품 주문과 관련하여, 원고(약국개설자)는 원외처방전을 촉탁의나 요양원으로부터 전송받았을 뿐 이를 접수하는 과정에서 약국 내에서 환자나 환자보호자를 직접 대면한 바 없으므로, 원고가 의약품을 주문받은 행위는 약국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복약지도의 경우, 약사법 제24조 제4항(약사의 복약지도는 환자 또는 환자보호자에게 구두 또는 복약지도서)의 규정 및 약사가 환자를 직접 대면하여 충실한 복약지도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 약사법 제50조 제1항의 입법목적인 점에 비추어, 단지 복약지도서를 의약품과 함께 배달한 행위는 약국 내에서 환자 또는 환자보호자에 대해 복약지도가 이루어진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의약품의 인도에 대해서는, 약사법 제50조 제1항의 입법목적에는 보관과 유통과정에서 의약품이 변질 오염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의약품의 직접 전달을 통하여 약화사고시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함이 포함되어 있는 점 및 약품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제3자가 일괄 배달하는 과정에서 부주의로 변질, 훼손될 가능성 또는 지연배송, 분실, 악의적인 혼입이나 오염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원고가 조제된 의약품을 약국직원이나 퀵서비스, 촉탁의 병원의 소속 직원 등을 통해 요양원에 배달한 것은 의약품 인도가 약국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거나 이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요컨대 위 하급심 판결은 이메일이나 팩스를 통해 처방전을 전달받은 의약품 주문행위는 그것이 약국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약국외판매라고 보았습니다. 그에 비해 복약지도나 의약품 인도의 경우, 그것이 약국 안에서 복약지도나 의약품 인도가 이루어진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뤄졌는지를' 따져보았을 때, 그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약국외판매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판결은 앞서 헌법재판소가 약사법 제50조제1항의 입법목적이 '충실한 복약지도의 실시 및 약화사고시 책임소재의 명확화'에 있다고 결정한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의약품 판매행위의 주요 부분들이 약국 내에서 이루어진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행위 별로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오늘날 재화의 유통방법은 매우 다양해졌습니다만 의약품은 일반적인 재화와 달리 사람의 질병 진단·치료·처치·경감에 사용되며 국민의 건강권과 직결된 물품이라는 점에서 그 취급 방법을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의약품의 특성과 앞서 언급한 사법의 입법목적, 그리고 판례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여 향후 약사업무에 임하신다면 준법적인 약국경영의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2019-03-18 18:40:39데일리팜 -
[칼럼] 얼굴 보며 이야기 하기엔 너무 안 친한 '우리'매일 아침, 스타벅스에 간다. 주문은 (말을 나눌 필요가 없는) 사이렌오더를 통해 한다. 커피를 픽업하고, 앉아서 일을 한다. 그 곳에서 하루 서너 시간 일을 하지만, 나는 스타벅스 파트너와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는다. 얼굴 보며 이야기 나누기에, 나와 스타벅스 파트너는 결코 친하지 않다. 피부과에 갔다. 말 없는 원장에게 말 없는 치료를 받았다. 치료가 끝이 나고, 수납원이 궁금한 점은 카카오플러스를 통해 문의해 달라고 했다. 이튿날 건조한 각질이 올라왔다. 전화를 할까 싶었지만 그냥 카카오를 통해 질문을 했다. 바로 답이 왔다. 사진과 다양한 자료들을 함께 보내 주었다. 원장님의 전언도 포함돼 있었다. 궁금증이 해결됐다. 안 친한 우리 사이에 딱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하지 않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온라인으로 급속하게 전환되고 있다. 전환의 배경은 크게 세 가지 이다. 첫째, 모바일이라는 움직이는 소통 도구의 도입, 인간은 도구를 통해 굳이 품을 들이지 않고, 얼굴 붉히지 않고, 어색해 하지 않고, 소통할 수 있게 됐다. 둘째, Mass 형태의 대중이 아니라, 정보 취사선택이 가능하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Public 형태의 공중이 다수가 되었다. 그래서 mass communication, 혹은 mass media 보다는 개개인에게 맞춤 정보가 제공되는 형태, 개개인이 정보를 나누는 소셜 네트워크 형태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변화했다. 셋째, 예전의 mass (대중)은 피교육자로 일컬어졌다. 가르쳐야 하는 대상, 계도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지금의 public(공중)은 수용자이다. 주어진 정보를 수용할지, 배척할지는 수용자의 의지에 달려 있다. 수많은 정보 중에, 자신에게 맞는 정보만 골라 수용한다. 약국이라는 공간을 들여다보자. 50대 이상과 30대 이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확연히 구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50대 이상의 고객은, 몇 번 얼굴을 보고 나면 많이 친한 듯 말을 건넨다. 가끔은 터무니없을 만큼 나의 삶을 궁금해 하고 관여하고 싶어 한다. 'Forty is new twenty'를 주장하는 어린 나는 받아들이기 힘겨울 때가 종종 있다. 반면 30대 이하의 고객은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이미 검색을 통해 다 알아보았다는 표정, 궁금한 것은 그냥 인터넷 찾아보면 되는데 왜 저렇게 말을 꾸역꾸역 하는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들의 냉소에 입 꼬리가 자꾸 굳어지지만, 더 궁금하신 건, 블로그에 있는 & 8211;이 글을 & 8211; 읽고 나서 답글로 달아 주세요. 라고 하면, 반응이 바뀐다. (어머, 그래요? 읽어 볼게요. 감사합니다. 라고 한다.) 필자는 2011년에 블로그를 오픈하고, 누구나 그렇듯 (스스로를 드러내기 부끄러워) 방치했었다.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기 시작하면서, 고객들이 이제 오프라인에서 말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2016년부터 다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현재는 매일 3000여 명이 방문한다. 실제 약국에서 사용되는 일반의약품 중심으로 된 블로그임을 감안하면, 꽤 높은 조회 수이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공유 https://blog.naver.com/mofree) 참고로, 건강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포스팅은 & 8211; 어디 어디에 좋은, 100% 천연의, 약사가 추천하는, 어떤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등이 들어가 있는 글들이다. 이런 글들이 없이 조회 수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유튜브도 비슷한데, 영양제에 대한 정보 없이 일반의약품의 착한 사용법, 약사를 이용하면 좋은 부분 등을 콘텐츠화 하여 구독자를 늘려 가는 것은 불모지를 개척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실제 약국이라는 공간에서, 약사라는 전문가가 전달해야 하는 정보는 착한 사용법, 착한 복용법이다. 조제약을 어떻게 먹어야 안전한지, 오라메디를 어떻게 발라야 약이 입 안에 돌아다니지 않는지, 멀미약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사용 접점의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 약사를 통하면 1000원 짜리 소독약도 제대로 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 그것이 우리가 '전문가' 로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다. (실제로 약사는 성분, 제형, 전달, 부작용 등을 꽤 오래 깊이 공부한다.)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소통을 시작하면서, 많이 놀랐다. 고객이 궁금해 하는 것은 우리의 예상 질문보다 깊었다. 그들은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약이 사용되는 모슨 순간에 의문을 가졌고, 매일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런 저런 사이트를 다녔다. 그냥 약국에 와서 물어 보아도 되는데, 얼굴 보며 이야기 나누기에 너무 안 친하다는 생각을 가진 고객은 그저 '서칭'할 뿐이다. 그들의 서칭 순간에 약사라는 사람이 만든 콘텐츠가 있는 것, 콘텐츠를 통해 약사의 지식과 지혜로 소통하는 것은 '약사 업의 존재 이유'와 연결돼 있다. 게다가 온-오프 채널을 다 가지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좋은 전략이다. ㅇㅇ약국이라는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 채널을 다 가지는 것은 옴니채널 전략의 핵심이고, 놓치면 안 되는 전술이다. 늦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능하다. 새로운 세대와 새로운 채널에서 새롭게 소통을 시작해 보자.2019-03-14 06:00:35데일리팜 -
[칼럼]무면허 의료행위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의료법 제27조 제1항은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를 허용하고, 의료인이라고 하더라도 면허된 의료행위만 할 수 있도록 하여, 무면허 의료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위 조항에 따른 의료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 정립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의료기사가 의사나 치과의사의 지시나 지도에 따라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및 같은 법 시행령에서 정한 업무의 범위와 한계를 벗어나는 의료행위를 한 경우,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8. 6. 29. 선고 2017도19422 판결)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법원은 의료법 제27조 제1항의 ‘의료행위’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하며,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는 추상적 위험으로도 충분하므로, 구체적으로 환자에게 위험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해서 보건위생상의 위해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도5964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하고 있다. 이 사건(대법원 2018. 6. 29. 선고 2017도19422 판결)은 치과의사 피고인 A와 치과위생사 피고인 B가 공모하여, 환자의 충치에 대한 복합레진 충전 치료 과정에서 의료인 아닌 피고인 B가 의료행위인 에칭과 본딩 시술을 함으로써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판례의 취지에 따르면, 의료인에 의하여 수행되지 아니할 경우에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면 이는 의료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과연 충치치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에칭과 본딩 시술이 환자의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의료행위에 해당되는지가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기사법’이라고 한다) 제1조, 제2조, 제3조 및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의료기사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2조는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를 의료기사로 분류하고, 의료기사의 면허를 가진 사람에게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에 따라 의료행위 중 위 시행령 제2조 제1항에서 정하는 일정한 분야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바, 과연 의료기사가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에 따라 의료행위를 하였다면 위의 행위가 의료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한 것인지가 문제가 된다. 그런데 의료기사법에서 위와 같이 규정한 취지는 의료인만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음을 원칙으로 하되, 의료행위 중에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적은 특정 분야에 관하여, 그 특정 분야의 의료행위가 인체에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 등에 대하여 지식과 경험을 획득하여, 그 의료행위로 인한 인체의 반응을 확인하고 이상 유무를 판단하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면허를 부여하고, 그들로 하여금 그 특정 분야의 의료행위를 의사의 지도에 따라서 제한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취지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도2014 판결 참조)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이 사건 판결에서도 의료기사라 할지라도 의료기사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이 정하고 있는 업무의 범위와 한계를 벗어나는 의료행위를 하였다면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고, 이는 비록 의사나 치과의사의 지시나 지도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655 판결,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1337 판결 참조) 판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충치예방을 위해 시술되는 치면열구전색술(이른바 ‘실런트’, 이하 ‘실런트’라고 한다) 과정에서도 에칭과 본딩 시술이 이루어지는데, 이 경우에 실런트는 충치의 예방을 위해 이루어지는 시술로, 치아 삭제 없이 치아에 복합레진을 전색하고, 크게 에칭, 본딩, 레진 충전 및 교합 조정의 순서로 구성되고 실런트는 치아 삭제를 하지 않으므로, 치아의 상아질이 거의 노출되지 않고, 치아의 법랑질에서만 시술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보건복지부는 이를 치과위생사에게 허용되는 업무로 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충치치료’과정에서는 치아 삭제로 인하여 치아 상아질이 노출되는 경우가 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치아의 신경이나 치수까지 노출될 우려가 있는 점, 치아 삭제 후에는 복합레진을 충전하기까지의 치아의 환부가 환자의 침이나 세균 등에 의하여 오염되지 않도록 함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 환부가 오염되면 충치 치료 자체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의 사정이 있으므로 충치치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에칭과 본딩 시술은, 의료기사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이 허용하고 있는 치과위생사의 업무의 범위와 한계를 벗어나는 의료행위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충치치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에칭과 본딩 시술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에 의해 실시될 경우 환자의 보건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어 의료인인 치과의사만이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비록 치과위생사가 치과의사의 지도나 감독 아래 이러한 시술을 하였더라도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본 사안의 주요 판결 요지이므로 비록 의료기사법에서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에 따라 의료행위 중 일정한 분야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오인하여 의료기사법에서 허용하는 업무 범위와 한계를 벗어난 의료행위를 한다면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여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음을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2019-03-04 10:09:22데일리팜 -
[칼럼] 건강보험 진찰료 조정 실질적 대안 모색을진찰료 30% 인상과 관련하여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의사협회는 진찰료 30% 인상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정부와 대화 단절은 물론 파업도 불사하겠단다. 의사협회는 진찰료 외에 처방료의 신설과 진료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한 안전관리 수가의 신설도 요구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수가 관련 문제를 정부를 상대로 요구·협상하며, 정부도 이에 응하고 있다. 의사협회와 정부 간 갈등의 골만 높아지는 이러한 요구와 대응이 타당하고 현실적인지 의문이다. 의사협회의 요구에 의한 영향은 정부 보다는 국민들에게 더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가 인상과 신설 등 의료계의 요구와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수가조정 관련 제도 수가는 의료행위 등에 대한 대가로 상대가치와 상대가치점수 당 단가인 환산지수로 구성되어 있다. 상대가지점수나 환자지수의 변화는 요양기관의 수입과 건강보험재정 나아가 국민의 부담과 직결되어 있다, 이해관계 당사자 간 관계 조정을 위하여 건강보험법은 관련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환산지수는 건보공단이사장과 의약단체장과 협상을 통하여 계약함을 원칙으로 하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건정심이 조정하여 결정한다. 건보공단이사장의 계약은 재정운영위원회의 동의 내지 승인을 전제로 한다. 상대가치점수는 건정심이 관련 전문가들의 검토결과를 결정하거나 조정한다. 현 제도에서 상대가치점수와 환자지수는 독립적으로 관리된다. 건정심의 환산지수 조정이나 결정 또한 환산지수 협상과정이나 결과와 독립적이다. 즉, 공단은 독자적인 논리에 의하여 환자산지수를 협상·계약하며, 건정심은 자체 논리에 의하여 협상이 결렬된 환산지수를 조정·결정하도록 되어있다. 상대가치저수 또한 공단의 환산지수 계약 결과나 자체의 조정·결정 결과와 무관하게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수가조정의 현실과 한계 수가조정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의 조정이다. 환산지수 조정은 관련 분야 모든 행위에 일률적으로 적용되어 파급효과가 넓고 크다. 일차적으로 공단과 의약단체의 협상·계약 과정이 불합리하다. 원칙과 근거가 없는 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양자 간 협상의 원칙도 없고 요구하는 측이나 주는 측 모두 근거없이 주먹구구식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결국 주는 자인 공단의 의지가 반영되기 마련이다. 협상결렬 이후 건정심의 조정 내지 결정과정도 마찬가지이다. 협상과정에 원칙과 근거가 없었으니 조정이나 결정 시 활용할 자료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건정심의 조정·결정 또한 원칙과 근거가 없다. 이 결과 협상이 결렬된 책임을 의약단체 물어 괘씸죄를 적용하는 경우도 발생하기도 한다. 한편 환산지수 조정과정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도 문제이다. 공단의 협상과정에 정부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의약단체는 이를 활용하여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환산지수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정부를 상대로 인상폭을 제시하고 요구하는 행태가 바로 그 예이다. 상대가치점수를 올리는 것은 실리적인 수가인상임에도 건정심은 환산지수 조정과 무관하게 상대가치를 조정한다. 새로운 행위의 신설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논란 중인 진찰료 30% 인상, 처방료와 안전관리 수가의 신설은 상대가치 조정을 통한 수가의 실질적 인상이다. 특히 거론 중인 행위항목은 모든 외래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재정 영향이 크다. 의사협회는 이처럼 영향력이 큰 문제를 정부에 요청하고 있고, 정부는 의정협상이라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문제가 의정 간에 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것은 당연하다. 최소한 건정심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의정협상이 타결되면 건정심은 거수기 역할을 하라는 꼴이다. 이 과정에는 의료계의 이중성이 개입되어 있다. 의료계는 건정심의 구성이나 의사결정이 편파적이고 정부가 횡포를 부린다고 비난하면서 위원회 참여를 거부하기도 하면서 제도개선을 요구하여 왔다. 그러나 진찰료 인상 등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항에 대해서는 정부가 건정심을 무력화시키자고 나서는 꼴이다. 한편 이러한 과정이 반복됨에도 건정심에서 의정협상결과를 수용하고 과정상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가입자대표도 직무유기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수가조정 현실은 제도의 한계와 원칙과 근거가 없는 운영으로 혼란과 갈등 그리고 비능률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 운영, 의약단체의 이중성 그리고 가입자단체의 무관심 내지 직무유기의 산물이 아닌지. 합리적인 수가조정을 위하여 가장 우선적으로 수가조정을 위한 원칙과 근거가 필요할 것 같다. 환산지수나 상대가치점수 조정이나 결정을 위한 과정과 방법 그리고 활용할 근거를 마련하고 활용하여야 한다. 원칙과 근거없는 조정과 결정은 일방성, 불공정, 비능율, 갈등 그리고 제도의 불신을 초래하는 복합적 원인이기 때문이다. 원칙과 근거에는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의 연계, 환산지수나 상대가치 조정 근거는 물론 협상과 조정원칙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환지수와 상대가치점수의 변화는 요양기관의 수입과 건강보험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 변화를 총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정하는 기능이 제도화되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제시한 원칙과 근거를 합당하고 적용하고 운영할 관리체계이다. 현 체계에서는 건정심의 사무국을 공단에 설치하여 관련 자료를 수집·정리·분석하여 건정심과 재정운영위원회의 수가 관련 업무를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당장 현재 진찰료 인상 문제는 의정 간에 해결할 일이 아니 것 같다. 수가인상은 정부의 고유 권한이 아니어서 의정 간에 해결될 수도 해결되어서도 안 된다. 의료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도, 정부가 의정협상이라 명분으로 협상을 진향하는 것도 부당한 것 같다. 결정권을 가진 건정심의 안건으로 선정하여 기간 제한없이 심도있는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조정과 같이 심도있는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마련하고 거칠 필요가 있지 않을까?2019-02-25 09:30:48데일리팜 -
[칼럼] 유튜브 광풍 속 의·약사 전문가 역할은바야흐로 유튜브 광풍의 시대다. 시간을 거슬러 오르면 2012년 가수 싸이(PSY)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10억뷰를 세계 최초로 돌파했다는 뉴스에 유튜브의 위력을 실감했었다. 유튜브 이용량도 억대 규모를 넘어섰다. 유튜브 월평균 순 방문자는 약 10억명, 동영상 재생시간은 32억5000시간에 달한다. 미국 외 국가 접속 비중이 80% 이상으로, 모바일 접속자 비중 역시 50%가 넘는다. 세계 사용자는 18억명으로, 작년 6월 한 달 우리나라의 유튜브 순 이용자는 2500만명 정도로 집계됐다. 스마트폰 앱 사용량 역시 유튜브가 압도적이다. 와이즈앱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 달 유튜브가 333억분의 사용량을 기록한 대비 네이버는 136억 분, 카카오톡은 199억분에 불과했다. 한 때 대형 기획사의 전유물로만 인식됐던 유튜브는 최근 개인 창작 동영상이 폭발적인 관심과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며 지각변동중이다. 국내 1인 크리에이터 중 유튜버 구독자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선 가수 제이플라(J.Fla)는 유튜브 추정수익만 30억원(작년 기준)에 이른다. 가장 매출을 많이 올린 유튜버는 영국 프로게이머 다니엘 미들턴으로 2017년 180억원 수입을 올렸다. 정부 역시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미흡하다. 2017년 정부의 '소셜미디어를 통한 국민소통 강화방안 연구'에 따르면 정부 SNS는 국민 참여와 커뮤니티 관계 형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수나 활용면에서도 미미한 수준이다. 그나마 경찰청이 유튜브 구독자 11만명을 넘어서며 체면치레중이지만, 청와대 유튜브 구독자도 11만명 수준에 그쳤다. 정치권은 다른 어느 분야보다 열띤 유튜브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진보와 보수 진영 대표 주자들이 채널을 앞다퉈 개설했다. 홍준표 의원의 홍카콜라는 24만명, 유시민 작가의 알릴레오 67만명,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김문수TV 18만명, 이언주 국회의원의 이언주TV 9만6000명, 정청래 전 국회의원의 정청래TV 뉴스농장 7만1000명, 박용진 국회의원의 박용진TV 5만4000명 등이다. 의사의 경우는 어떨까? 최근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소셜미디어 사용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를 열었다. 의사 공공 신뢰 유지를 위해 의협이 소셜미디어 활용에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의협 조승호 홍보이사는 미국·영국·캐나다 등은 이미 의사 SNS 가이드를 보유했다며 국내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실제 미국 의협은 이미 2010년 의사를 위한 소셜미디어 가이드를 발표했다. 새로운 소통창구인 소셜미디어에서 발생하는 의사-환자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환자 개인 정보·사생활과 의사의 개인적·전문가적 입장을 동시에 보호한다는 게 가이드 목적이다. 다수 선진국 의사단체는 소셜미디어 활용에 아직까지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유튜브에서는 몇몇 흥미로운 의사·의료 채널을 찾을 수 있다. 의협의 '닥터in', 홍혜걸의 의학채널 '비온 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톡투건강 동아일보', 의형제, 정신과의사 정우열, 피부과전문의 오수진, 청년의사 등이 그나마 구독자 수와 컨텐츠 수준면에서 손에 꼽을만 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컨텐츠 양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단편적인 게 현실이다.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핵심 기능은 소통이다. 미디어 제작자 의도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데 그쳤던 TV와 달리 소셜미디어는 실시간 방송과 댓글로 제작자와 소비자 간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이는 독자 생각과 요구를 콘텐츠에 즉각 반영할 수 있고, 소비자가 궁금하고 원하는 게 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셜미디어만의 강점이다. 일간지·지상파 방송에는 건강칼럼 등 여전히 건강 관련 기사·콘텐츠가 넘쳐 나지만 대중 소비자의 다양하고 심도 깊은 요구를 만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의사국가고시에는 임상술기시험(Clinical Practice Examination)이라는 실기시험 영역이 있다. 이 시험은 가상 환자를 대상으로 얼마나 진료를 잘 볼 수 있는 지를 평가한다. 환자 소통을 평가하는 문항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환자가 대답하기 쉽게 효율적으로 잘 물어봤는지, 환자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는지, 환자가 알기 쉽게 설명했는지 등을 평가하는 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하는 말은 알아듣기 어렵고, 이해할 때까지 친절하게 반복해 들을 수 없다는 게 다수 국민의 보편적 인식이다. 의료분야에서 의사가 대국민 소통을 강화할 필요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유튜브라는 단일 소셜미디어만으로 전체를 설명하기 부족하지만 의사나 약사를 포함한 전문가 소통은 방법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콘텐츠 품질과 양 측면도 강화해야 한다. 의협은 지난해 '소셜미디어 사용 가이드라인 개발 특별위원회'를 구성,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한 후 오는 5월~6월께 최종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환자가 목말라 하는 양질의 의료 콘텐츠와 소통을 위한 합리적 가이드가 시급해 보인다.2019-02-21 11:32:38데일리팜 -
[전문가 칼럼] 한국의 '데스밸리'를 넘어서려면데스밸리(Death Valley)라는 용어는 벤처업계에서 아이디어가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화까지 이어지기 어려운 현실을 의미한다. 데스밸리가 생기는 주된 이유는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만들지 못했거나 도중에 자금이 고갈되기 때문이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기초연구단계를 지나 환자에 첫 적용되는 임상에 진입까지의 단계를 데스밸리라고 칭한다. 미국의 경우 기초연구단계는 NIH와 같은 공공기관에서 지원이 많이 이루어지고 임상부터는 빅파마나 벤처투자 등 민간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반면 기초와 임상사이의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영역은 미국 NIH도, 민간투자도 저조하기 때문이다. 급기야 2000년대부터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비해 신약은 나오지 않는 R&D생산성위기(R&D Productivity Crisis)를 초래했다. 미국 NIH는 R&D생산성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선진중개과학센터(National Center for Advanced Translational Science)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민간투자도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후속 파이프라인이 고갈됨에 따라 조금씩 투자단계를 앞당기고 있는 추세다. 한국의 경우 바이오헬스분야 데스밸리를 2000년대 중후반부터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 환경은 많이 달랐다. 글로벌제약기업은 없고 국내제약기업이나 벤처기업이나 신약개발경험이 부족했으며 민간투자자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더구나, 벤처기업의 경우 후보물질에 대한 데이터 신뢰가 부족하고 지식재산권도 취약해 글로벌 라이센싱이 어려웠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데스밸리는 메우기 위해 첨단의료복합단지, 연구중심병원, 병원-기업 상시연계형 R&D 플랫폼 등 각종 인프라와 범부처신약개발사업, 글로벌제약펀드 등 민간전문성을 도입한 투자기전을 마련하여 노력해왔다. 아울러, R&D단계의 글로벌 혁신네트워크도 지속적으로 발달하여 자금만 있으면 웬만한 서비스는 모두 조달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동안 꾸준히 신약개발경험을 축적해온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5년 한미제약의 빅딜 이후로 벤처기업에서도 글로벌기업과 일정규모 이상의 라이센싱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2018년에도 5조원을 돌파하며 일시적 거품이 아님을 보여줬다. 2016년에는 제2의 바이오기업 창업붐이 일어났고 2018년 기업을 제외한 민간투자만 3조원에 달한다. 바이오헬스 R&D도 민간투자가 정부투자를 이미 넘어서 변곡점에 와있다. 국내제약기업이나 바이오벤처기업의 수준은 글로벌 수준을 향해가고 있는데 비해 대학과 기업 사이의 간극은 지금도 별반 차이가 없다. 대학교수가 잘못해서라기보다는 대학교수 인센티브는 다른데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수는 정년보장을 받기 위해 연구비를 받아 실험실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학원생을 유치해 논문을 생산해야 한다. 논문과 특허 생산주기는 대학원생의 재학기간과 연구과제 수행기간에 맞춰지기 일쑤다. 더구나, 연구과제 수행기간과 교수평가 기간 내 성과를 제출하지 못하면 평가에 불이익이 오기 때문에 설익은 논문과 특허라 할지라도 일단 내야한다. 기업이 설익은 논문과 특허를 이전받아 개발하기에는 데이터는 재현성이 부족하고 특허는 부실하다. 대학교수가 유망한 후보물질을 찾았다 할지라도 더 개발할 이유가 별로 없다. 열악한 대학환경에서 그 이상을 개발하기는 가보지 않는 길이라 힘들고 어렵고 모르기 때문이다. 기업으로 기술이전이 어렵다면 교수창업도 하나의 방안일 수 있다. 그러나, 창업가에게 많은 책임을 지우는 제도 하에서 실패는 무덤과도 같다. 미국과 같이 좋은 기술을 가지고 창업만 하면 민간투자기관이 자본부터 경영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환경도 아니다. 그렇다고, 기업만 지원하는 건 혁신의 절반을 버리고 시작하는 것과 같다.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신약의 절반은 대학을 비롯한 공공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산학협력정책은 15년이 넘었지만 학생 수가 줄어들고 나서야 대학도 산학협력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약적으로 성장한 산학협력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는 발전이 더디다. 그동안 대학 산학협력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정부 의존적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의 열쇠는 ‘연결’에 있다. 인구 800만 중소국가인 스위스의 경쟁력은 내부와 외부의 연결에 있다. 연구자와 연구자, 전문가, 투자자를 연결하고, 대학과 스타트업을 연결하고, 스타트업과 글로벌기업, 대기업을 연결하여 촘촘히 거미줄처럼 연결된 혁신네트워크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한다. 민간투자 3조원 시대에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연결해야 한다. 과거에 우리나라를 이끌었던 경쟁의 이념으로 21세기에 맞는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 억지 춘향식 연결도 곤란하다. 일례로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정부사업에 맞춰 연결해오는 그룹이나 양쪽을 연결해주는 주체에게 돈을 주는 식으로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돈을 쫓아 억지로 연결된 네트워크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리가 없다. 만나고 협력하는 활동이 신뢰가 쌓이고 서로 이익이 되어야만 네트워크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정부는 서로 이익이 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대를 탐색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부터 시작해서 투자확대 등 민간의 자율적인 행동변화를 유도할 수 있게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학교수가 더 이상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게 제도를 바꾸고 대학 지원도 연결 가치에 부합하게 지속가능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최근, 장안에 화제가 된 드라마 ‘SKY 캐슬’을 보면서 21세기 협력의 시대에 20세기 경쟁에 매몰된 사회의 단면을 보게 되어 씁슬했다. 협력의 기술도 핀란드처럼 조기 교육과 오랜 경험이 필요한 법인데 어찌보면 한국사회에서 서로 연결이 잘 안되게 당연하다. 획일적인 줄세우기로 사람을 평가하는 교육체계에서는 21세기 부를 향유하기 어렵다. ‘SKY’는 우리 모두 같이 호흡하고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하늘’이 본래의 뜻이다. 같이 공유하면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이지만 소수 이익이 지배하면 모두가 숨쉬기 힘들뿐이다.2019-02-11 12:17:13데일리팜 -
[칼럼] 약사가 '왜 겁 주냐'는 환자와 소통하려면필자의 블로그를 통해, 어떤 분이 이런 사연을 보냈습니다. "병원에서 당뇨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렇잖아도 우울함 가득인데, 약을 건네주는 약사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당뇨는 평생 다독거려야 하는 관리 질병입니다. 매일 약을 먹고 잘 관리 하지 않으면, 당뇨에 의한 합병증이 올 수 있습니다" 라고요. 그래서 합병증이 무어냐 물으니, 작은 혈관들이 있는 시신경이 안 좋아져 실명의 위험이 있을 수 있고, 발 상처가 났을 때 발 관리를 제대로 안하면 외과적인 수술을 할 수도 있고, 큰 혈관들도 순환이 잘 안 되니 막히거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혈압과 고지혈증 관리도 잘 하라고 합니다. 에잇! 정말 왜들 이렇게 말하는 걸까요? 나는 지금 현재 아무 느낌이 없는데, 내일 당장 나에게 큰 일이 일어날 것처럼, 왜 이렇게 약사는 위협을 하는 건지. 아주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약사의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적으로 지각된 위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 됩니다. 왜 그럴까요? 이론적 배경의 기반은 '건강신념모델'입니다. '건강신념모델(Health belief model)'은 1974년 MH Becker에 의해 주도적으로 연구된 헬스커뮤니케이션의 기반이 되는 모델입니다. 이 모델에 따르면 개인의 건강 행동은 어떤 이슈에 대한 지각된 위험(지각된 위험은 지각된 심각성과 지각된 취약성: 발생가능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프로세스를 상상해 보면 됩니다. "네가 혈압약을 꾸준히 먹지 않으면, 이렇게 심각해질 수 있다"고 위협을 하면, 개인은 "내가 혈압약을 먹지 않으면, 위험해 지겠구나"라고 생각하며 그 질병에 대한 위험을 지각합니다. 나에게 어떤 위험이 생길지를 지각해야, 개인은 예방적 건강행동을 한다는 것이 바로 '건강신념모델'의 기본 원리입니다. 이 논문이 발간된 이후 지각된 취약성(발생 가능성)과 지각된 심각성, 건강행동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후 헬스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타니엘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전망이론(Prospect theory)'에 의해 더 풍성해 집니다. 전망이론의 핵심은 '손실과 이득 프레임'입니다. 예를 들어, 당뇨약을 꾸준히 먹으면 합병증을 예방하고 기대 수명이 10년 늘어 날 수 있다고 캠페인을 하면(예시) 이것은 '이득 프레임'입니다. 반면 당뇨약을 꾸준히 먹지 않으면 하지 말단을 자를 수 있는데, 당뇨 환자는 일반 환자보다 하지 절단 위험이 최고 30배까지 높다고 하면(예시) '손실 프레임'입니다. 어떤 것이 효과가 더 좋을까요? 일반적으로 질병치료 관점, 약을 꾸준히 먹어 치료하는 관점에서는 손실프레임이 더 효과가 좋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인간은 아무래도 손실에 민감하니까요. 그런데, 어떤가요? 너무 무섭고 듣기도 싫고, 속상하기만 합니다. 이쯤에서 겁을 주어서 건강행동으로 이끄는 것 말고, 이득을 강조해서 건강행동으로 이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는 주장도 나올 수 있겠죠. 그래서 연구자들은 또 연구를 합니다. 연구 결과 건강 검진의 경우에는 이득 프레임이 좀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건강검진을 하면 어떤 병을 빨리 발견해서 치료 확률이 높아진다는 캠페인을 종종 보게 됩니다. 약사의 말, 그리고 공공 캠페인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은, 그저 환자를 위협하고 우울하게 만들기 위해 고안되지 않습니다. 이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듣는 이의 건강 행동과 연결되어 있고, 약사는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 공부를 해야 합니다. 1970년대와 지금의 환자군은 다릅니다. 흐름에 따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습득하고, 자신의 커뮤니케이션이 고객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지 검토해 보는 것은, 고객 중심으로 의료가 개편되는 이 상황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약사의 말은 고객을 건강행동으로 이끌어야 한다.' '약국은 고객의 건강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이 명제는 지역약국(community pharmacy) 고객 접점에서 약사와 고객의 소통을 통해 증명돼야 합니다. 이론은 인간이 생존, 적응, 진화를 위해 활용한 일종의 도구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수많은 이론은 소통 대상인 고객의 행동을 바꾸는 근간이 됩니다. 약사가 배운 것을 제대로 활용하고, 고객의 건강에 이바지 할 수 있는 도구인 이러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이론 교육이 제대로 시작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2019-01-21 20:34:59데일리팜 -
[칼럼] 한국의료의 민낯 권역외상센터, 왜? 어떻게?최근 JTBC가 권역외상센터의 부실운영 실태를 이틀에 걸쳐 보도하였다. 보도에 의하면 일부 권역외상센터는 정부가 지원한 시설이나 재정을 다른 용도 또는 변칙 활용 등으로 외상환자 진료의 부실을 초래하고 있다. 부실에 의한 피해는 국민인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 해당 병원들은 외상센터의 수익성이 낮아서 경영효율화를 위하여 불가피성을 거론한다. 이러한 현상은 권역외상센터 뿐만 아니라 응급의료기관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에도 동일한 것 같다. 그 원인은 일부 병원의 부적절한 운영이나 일탈행위라기 보다는 한국의료의 근본 구조에서 기안하는 것 같다. 민간의료기관에 의한 자유분방한 공급과 공급량을 기준으로 하는 보상체계가 그것이다. 양적 과잉공급에 따른 예견된 부실 중증외상을 포함한 응급의료의 수요는 발생시점, 건수와 그 내용을 예측할 수 없다. 이러한 응급의료에 적정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응급 상황 발생 시 환자에게 적정 시간 내에 적정 질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시공간적 접근성과 질적 접근성이 동시에 담보되어야 하고 이을 위하여 응급의료기관은 하시라도 적정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상태에 있어야 한다. 현 권역외상센터는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광역시와 도별로 1개소씩 17개소가 지정되어 있고, 이중 15개소가 운영 중이다. 일견 시공간적 접근성이 양적으로 담보되어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서비스의 내용과 질의 부실이라는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시공간적 접근성만 고려하고 질적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로 처음부터 부실은 예견된 것이었다. 시공간적 접근성은 헬리콥터 등 운송수단의 활용으로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다. 적정의료를 위해서는 시공간적 접근성 조건 내에서 의료의 질이 담보되어야 한다. 적정 질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경제성은 해당 기관의 수익성이 아니라 국가사회적 수준에서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의미한다. 활용할 자원은 제한적이므로 시공간적 접근성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범위에서 경제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개별 기관 차원에서도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자원 투입을 줄이거나 환자를 기피하여 의료의 질을 저하시킬 수 밖에 없다. 현재의 17개소는 공급의 과잉이다. 2009년 당시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위한 연구결과는 6개 권역에 1개소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적용 단계에서는 시도별 1개소의 기계적인 기준을 적용하여 부실의 원인을 제공하였다. 부실의 실태로 우선 관련 인력의 절대 부족으로 일부 외상센터는 외상전문의를 채용하지 못하여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일부 센터는 환자 수가 적어서 인력 등 자원의 유휴도가 높아서 해당 센터는 일시적 유휴 인력을 타 용도로 전용하는 등 편법의 유혹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센터별로 적은 환자 수는 수익성의 저하로 연결되어 해당 기관은 편법에 편법을 동원하여 부실한 운영을 시도하기 마련이다. 과잉공급이 나은 재앙이다. 정상 운영을 위한 적정 수익 확보의 한계 응급의료의 특성 상 적정 공급일 경우 외상센터 등 응급의료기관은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인정되어야 한다. 환자를 진료하여 얻는 수익과 상관없이 해당 기관은 적정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재정이 담보되어야 한다. 권역외상센터에 시설과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현재의 일률적이고 기계적인 지원은 적정하다고 보기 어렵다. 개개 센터의 환경에 따라 환자 수가 상이하여 수입의 크기가 상이하고, 지역 등의 여건에 따라 인건비 등 비용의 크기도 상이하다. 이 결과 일부 센터는 수익성의 악화로 적정 의료의 제공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개별 기관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센터의 시설이나 인력을 다른 용도로 적용하는 등 편법을 활용하기 마련이다. 적정 의료를 위한 적정 수익의 담보가 필요가 이유이다. 선택과 집중 후 실효성 있는 사후관리를 중증외상 등 응급의료의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시공간적 접근성과 의료 질의 접근성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는 기관을 선택하여야 한다. 적정 규모의 특정 지역 내에서 가정 적합한 기관을 선택하여 지정이나 계약의 형태로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현재 17개 권역외상센터는 과잉이다. 초기의 6개소나 현재 응급의료권역 9개소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권역을 재설정하고, 권역 내에서 접근성과 서비스 능력을 감안한 선택이 우선되어야 한다. 현재의 센터는 수요자의 필요에 의한 지정 보다는 공급자의 필요에 의한 지정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 예로 인구수나 사고 건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의 경우 센터가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소위 big 4라는 유수의 병원들이 권역외상센터나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되지 않았다. 반대로 지방의 경우는 사립을 중심으로 개인병원까지도 센터로 지정되어 있다. 이는 지정에 따른 병원의 명성 상승과 정부 지원금을 활용하기 위한 민간병원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지정이나 계약된 기관에 대해서는 시공간적이고 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모든 센터에 일률적인 지원과 보상이 아니라 개개 기관의 현실을 감안한 차등보상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센터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하여 현재의 통상적인 지원과 보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별도로 보상하는 방안이다. 적정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양과 질의 기관 선택과 그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과 보상을 전제로 이들 기관에 대한 실효성있는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사후관리에는 자원의 투입은 물론 운영 내지 서비스 제공 과정과 성과 내지는 실적이 포함되어야 한다. 사후관리의 결과는 상과 벌이 동시에 적용되어야 한다. 상으로는 재정지원의 학대 등 인센티브를, 벌로는 행정 처분 등 형식적인 것 외에 재정지원의 감축 등 경제적 불이익을 포함하여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언 발에 오줌 누기'보다는 신발과 양말로 보온을 권역외상센터의 문제는 개별 센터를 운영하는 병원의 부적절한 행태라기보다 이러한 행태를 유발하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부적절한 기관의 과잉 공급은 자원의 전용 등 편법이전에 비효율적이고 질이 떨어지는 의료서비스의 근원이다. 이는 외상센터 등 응급의료기관 뿐 아니라 모든 의료기관에 동일한 현상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를 경제적이고 편리하게 제공할 의료기관을 지역, 양(수)과 질을 고려하여 선택하여야 한다. 다음으로는 선택한 의료기관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도록 차별화된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집중하여야 한다. 동시에 선택과 집중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실질적인 사후관리가 도입되어야 한다.2019-01-19 06:07:19데일리팜 -
[칼럼] 사용량-약가연동제의 모순과 역주행신년 정책을 설계하는 예민한 시점에 건보공단의 사용량-약가연동제 관련 내부연구보고서가 공개되었다. 합리적 약품비 관리를 위한 협상 개선이란 제목도 달렸지만 누가 봐도 약가인하가 주 목적이고 주요 골자는 현행 10%의 약가인하 상한을 20~40%까지 확대해야 된다는 게 핵심이다. 이 제도는 보험등재 당시 추계된 예상 사용량보다 청구량이 늘거나 전년도보다 일정부분 청구량이 늘면 약가를 인하하는 규정인데, 사실 회사가 약가인하를 막기 위해 전문약의 사용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다. 달리 말해, 연구비를 투자해 좋은 약을 만들어 경쟁사보다 마케팅을 더 잘하면 약가인하 벌칙을 받게 되는 구조다. 비약하자면 많이 팔리면 이윤도 더 남으니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단순 논리인데, 여기에 연구개발비의 선순환 구조 또는 사용량확대의 원인과 파급효과는 안중에도 없는 듯 보인다. 보고서에서는 상한선을 올리는 해외 사례로 일본의 높은 인하율을 들었다. 왜 일본만 볼까 의구심도 있지만 두 나라 비교에서 간과한 점 몇 가지가 있다. 일본에서는 간염치료제나 면역항암제의 시장확대에 따른 약가재산정으로 인하폭이 30~50% 에 이른다고 강조하지만 등재 당시 가격 수준을 놓고 한일간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C형 간염치료제는 일본이 그렇게 높은 비율로 인하를 했음에도 현재 50만원 대인데 반해 국내보험상한가는 1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면역항암제도 대폭 인하했지만 지난 6월 기준으로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위험분담제로 등재되었으니 여기에 환급율을 감안하면 그 차이는 더 커진다. 모든 약제를 허가 후 60일 이내 보험등재를 원칙으로 하는 일본의 제도적 차이 외에도 일본은 신약가격을 결정할 때 외국약가 비교해서 프리미엄까지 챙겨준다. 이에 반해 선별등재 방식을 택한 우리나라는 등재기간이 18~29개월 가까이 걸리는데다 제네릭을 포함해 대체약제와 비교해서 낮추고 추가로 외국과 비교해서 더 깍는 약가결정의 이중구조를 일본과 동등하다고 보는 것은 비교 자체가 무리다. 산이 커야 굴도 크다고 한다. 사용량에 따른 인하율을 외국처럼 높이고 싶으면 먼저 약가결정구조를 바꿔서 사후관리제도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는 게 순리일 것 같다. 오죽하면 대기업 총수가 바이오시밀러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국내 오리지널 약가를 올려야 한다고 역설을 폈을까. 이번에 합리적 관리라는 명분하에 합리적 근거없는 절감액 크기를 미리 산정해 놓고 인하율을 제시하는 개선 방안은 목표를 정해 놓고 의도적으로 앞뒤를 끼워 맞췄다는 합리적 의심마저 든다. 그렇게 인하시키면 사용량이 조절되는지 정책의 실효성도 의문이다. 적정 사용량의 해법은 의료 환경의 개선에 달려 있음을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 제도하에서도 신약의 등재 후 5년 평균 인하율은 17%에 이른다. 사후관리의 무리한 합리화는 결국 신약등재협상의 걸림돌이 되고 약가인하의 불확실성을 키워 국내약가를 참조하는 차이나리스크에 덧대어져 코리아패싱의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다. 단지 명분이 좋다는 이유로 국내 실정을 감안하지 않고 이미 제약강국이 된 특정 국가의 규제를 취사선택하여 정책에 활용하는 건 지나친 왜곡이다. 사후관리가 미흡하다고 해서 건보공단이 약가결정 연결고리의 구조적 문제점을 간과한 채 자기만의 역할에만 충실하다 보면 좁은 논리의 모순에 빠질 수 있다. 이래저래 약가결정의 일원화가 필요한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2019-01-14 06:20:21데일리팜 -
[칼럼]임세원 교수 사망과 환자·의사 신뢰회복지난해 의료계는 '다사다난'이란 사자성어를 여느 때 보다 크게 겪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과 의료진 전격 구속을 시작으로 헌정사상 최초로 기록 될 오진 의사 구속, 잇따른 의료기관 내 의료진 폭행, 대리수술과 수술실 CCTV 설치 논란, 타미플루 복용 여중생 사망 등 의료계는 굵직한 사건과 직면했다. 더구나 한 해의 마지막 날 발생한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임세원 교수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은 의료계를 충격과 비탄에 빠뜨렸다. 일련의 사건·사고를 되새기며 환자-의사 간 신뢰의 가치를 떠올렸다. 의료기관 내 의료행위는 환자와 의사의 깊은 신뢰가 기본이다. 한 명의 주치의에게 꾸준히 진료받은 환자의 사망률이 15%~25%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주치의에게 진료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환자-의사 신뢰가 깊고, 주치의를 믿는 환자는 약을 임의로 끊거나 치료를 멈추는 경우가 적어 사망률이 떨어진다는 게 해당 연구결과 핵심이다. 현대사회 의료서비스 다양성이 증가하면서 환자-의사 간 신뢰 쌓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의학정보가 곳곳에 넘쳐나고 의료 접근성도 좋아져 이제 환자는 자신의 질환과 의사에 대한 사전 정보를 갖고 진료실에 들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때로 오랜 시간 공들여 쌓은 신뢰도 사소한 것 하나로 무너져 환자가 의사에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거나 다른 병의원으로 전원을 결정하는 일도 생긴다. 지난해엔 경기도지사가 수술실 내 CCTV 설치 추진을 공론화하는 한 편, 응급실 폭력 근절을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새해 들어서는 정신의학과 선생님의 사망 사건으로 국회 계류중인 의료법개정안이 재조명되는 동시에 일부 병원은 진압장비로 무장한 보안요원을 발빠르게 배치했다. 의사에 대한 환자 신뢰와 환자에 대한 의사 신뢰가 '법과 보안요원'이 개입해 규제되는 힘겨운 상황이 실현된 셈이다. 이런 논란은 앞으로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이어지는 한 반복 될 전망이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남자의 기대수명(출생아가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하는 년수)은 79.3세, 여자는 85.4세다. 기대여명(특정 연령자가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하는 년수)은 60세를 기준으로 남자는 82.5세, 여자는 87.2세다. 평균수명과 기대여명이 늘 수록 신뢰도 높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의료 서비스를 향한 사회적 욕구도 커진다. 나이 들수록 발생이 증가하는 암이나 퇴행성 질환과 맞서려면 사회경제적 노후 보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의료 서비스는 필수요소다. 결국 신뢰와 안정, 지속 가능이란 키워드를 충족하는 고품질 의료 서비스는 환자와 의사 간 신뢰를 기반으로 실현된다. 환자·의사 신뢰는 의사가 환자에 친절히 설명하고 설명동의서 서명을 받는다고 쌓이지 않는다. 환자가 이해할 때까지 의사가 장시간 설명한다고 쌓이지도 않는다. 환자 보호자들이 수술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는 수술실을 만드는 것 역시 신뢰 회복의 해법이 될 수 없다. 결국 환자와 의사 간 통합적 소통을 촉진시킬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 환자안전에 큰 획을 그은 '종현이법', 의료분쟁 조정을 강제한 '신해철법' 그리고 음주운전 처벌수위를 높인 '윤창호법' 등 우리 사회는 크고 작은 사건이 있을 때마다 제도적 미비점 해결을 위해 희생자 이름을 딴 법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국회, 정부, 의료계는 고인의 이름을 딴 임세원법을 고민중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난이 재차 나오지만, 외양간을 고치려면 소가 빠져나간 길을 추적하는 게 가장 확실하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중요한 것은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새로 만들어 지는 법으로 진료실 내 안전을 담보하고 환자-의사 상호신뢰가 두터워질 의료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아울러 의료선진국 사례를 분석해 인명 피해 없이도 국회와 정부, 의료계가 쉼 없이 제도를 정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나는 의사로서 내 환자를 신뢰한다. 환자로서 나의 주치의도 날 신뢰하길 기대한다.2019-01-10 06:20:31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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